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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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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간, 소리를 지를 뻔 했다.

SY 를 보았기때문이었다. 


나의 시선이, 그녀를 쫓으며 

버스에서 내리려 했을 때, 버스는 이미 

그녀만 내려주고 출발한 뒤였다. 


그녀는 예뻣다. 

나는 그녀를 고등학교때 부터 줄곧 보아왔지만 

한 번도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직도, 양배추 인형 닮았다고 놀리고 그녀가 삐졌던 생각이 난다.


이제 40살이 다 되어서야 

그녀가 

올망졸망하게 생겼으며, 

그녀의 검고 검은 그 흑발이

매우 독특한 그녀만의 특성이며, 

양배추 인형을 닮은 그 입술은 

Mac 이나 시슬리 같은 웬만한 메이크업으로도 

연출할 수 없는 

귀엽고도 특별한 라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아, SY!' 

라고 미친 사람 처럼 혼자 버스에서 소리 쳤을 때, 

그녀는 이미, 

유유히 버스 정류장을 벗어나고 있었다. 


그 때, 생각했다.

나는 ㅊㅈ와 ㅈㅎ 을 찾지 않는다.

그런데, 순간 MK와 SY라면,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ㅊㅈ와 ㅈㅎ 을 찾지 않는 이유는, 

서로 살아온 경로와 피, 땀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MK와 SY는 경로가 다른데도 보고 싶은 것이다. 

이유가 뭘까. 

같이 학교를 다녔기 때문일까. 

그들의 성실함을 직접 보았기 때문일까. 

그녀들을 존경하는 이유가 도대체 뭐지.




그녀와 만나야지. 

이제 TEDtalk 때문이 아니라, 

SY 때문에

다이어트를 한다.

맹목적으로 .

저돌적으로 .


그녀를 불러내서,

와인 마셔야지.

애는 몇이나 낳았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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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왔지?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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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밤

우선은 다짐을 하자.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책상에 앉았다. 그러나 글로 다짐을 서술하진 않았다. 글로 다짐을 서술하는 순간 난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가혹하게도 분풀이는 그것으로 끝날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은 확고하게 다지고 강인하게 정신을 차렸다. 맹렬한 눈길로 허공을 응시하며 이 분노에 대한 감정을 온몸으로 표출하지만 가슴 속 깊이 담았다. 다짐은 분풀이로 끝나지 않았다.
찬찬히 고민해보자, 그/그녀를 죽일 수 있는 방법.
이 내 감정은 천천히 시행하고도 싶었고, 아주 빠르게도 처치하고 싶은 강렬하지만 차갑게 식은 분노, 이 거역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분노. 들끓는 분노에 손끝이 벌벌 떨리고 심장 속에는 어느 여자/어린아이보다 더 날카로운 비명이 울리고 있다.
찬찬히 고민해보자. 어디서 부터 시행할지.
우선 나는 그/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상처받지 않는다. 그 차갑다 못해 시린 가슴을 유지하여라, 그 어떤 얼음, 추위에도 비할 수 없는, 그 어떤 뜨겁고도 활화산 같은 사람/사랑이 다가와도 녹아내리지 않는, 달아오르지 않는 시린 가슴을 유지해야 한다.
오랫동안 단련된 상처로 덕지덕지 딱지 앉은 나의 심장은 이제 눈물도, 고통도 느끼지 않는다. 그/그녀의 죽음은 나에게 아주 객관적이고도 진실한, 희망하는 사실.  그리고 이 사실에 가장 괴로워해야할 그/그녀는 설령 나의 앞에서 죽음을 받아들지 못하고 울어버린다면 그것또한 나의 다짐을 확고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다.
모두가 나에게 묻거든 그/그녀는 죽었다고 전하자. 무미건조한 발음으로, 미사어구 없는 간단한 구조의 단어. 단호하지만 확고한 어조로 말하는 것이다.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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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방문을 열고 몰래 엿본다.
엄마가 무릎이 망가졌다며 
침대를 재정비한다.
아직은 엄마가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45 kg 밖에 안되지만 아직 살아 있다. 
난 그녀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1분 1초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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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과 연습실 B-3

“꿈은 보통 황당한 내용이 많지.”

납작한 토슈즈가 바닥을 툭툭 두드린다. 죽어 누워있는 나무들은 기름을 먹어 매끈했다. 

“…하지만 그래서 꿈인거야.”

살해당한 나무들이 잘리고 가공되어 이 연습실의 마룻바닥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했다. 오후 다섯 시. 비스듬한 햇빛이 유리로 된 벽을 뚫고 길게 늘어지는 그림자를 만들었다.

“나는 한 번도 행복한 꿈을 꿔 본 적이 없어.”

나뭇결을 따라가던 시선은 자연스레 그녀의 발 끝으로 돌아와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하얗고 가느다란 발목. 그 위로 쭉 뻗은 다리를 감싼 얇은 검은색 레깅스. 짧은 워머티가 미처 가리지 못한 배꼽. 골반을 더 두드러지게 하는 잘록한 허리. 어깨를 위로 움츠리면 물이 담길듯한 깊은 쇄골. 사슴처럼 여린 목과 아름다운 얼굴.

그녀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속눈썹 아래로 그림자가 졌다가 사라졌다. 나는 무언가, 그녀의 이야기에 끼어들 문장을 찾고 있었다. 무척 신중하게. 아무 단어나 주워 내뱉는 것은 그녀가 나에게 가진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었으므로. 그러나 그녀가 다시 입을 열어 이렇게 말했을 때,

“만약… 네가 되는 꿈을 꿀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행복한 꿈이겠지.”

나는 마음을 모조리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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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웨딩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사진을 보았다.
더 이상 내 것일 수 없는 열망에의 작별은 고한 지 오래지만,
이렇게 흔들리는 것도 참 오랜만인지라 놀랍다.
밤길을 걷고 걷다가 
내 생의 또 다른 선택지에 대한 결과를
이렇게 받아들인다.
우리는 행복하기도 했지만 
서로 가엾기도 했다.
어느 날에는
나는 고고했고
당신은 날이 서있었지.
하여 함께할 수 없었으리라.

잊고 지낸 적은 없었다.
생각이 조금씩 덜 찾아오면서
함께하지 않음에 익숙해진 것이겠지.
이 흔들림은 나의 무뎌짐에 대한 대가이겠지.
무엇도 찾지 못할 인생의 풋잠에서
다시 깨어나게 되는 그런 혹독한 대가일테니.
사랑받으며
행복하길.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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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식욕

늘 맛있게 내려주는 커피만큼 괜찮을 줄 알았던 녹차는 기대보다 텁텁했다. 여기는 앞으로 커피만 시켜야겠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던 책을 펼쳤다.
소설은 아직 초반부였으나 주인공은 벌써 사람을 세 명이나 죽였다. 발 앞의 난도질 당한 시신. 기분 나쁜 온기가 남아있는 핏물. 뱃속 깊숙이 박혀 잘 빠지지 않는 칼을 부득부득 빼내는 묘사에 식욕이 완전히 달아났다.
“사람 죽인 적 있어요? ”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고양이 같은 표정을 한 여자가 앞에 앉아 있었다. 아는 여자다. 맨 윗층에 사는, 집주인의 딸.
“있으면 여기서 커피는 못 마시겠지.”
최대한 억양을 덜어내고 대답했다. 목소리에 자칫 온기나 냉기가 묻어나지 않도록. 목덜미처럼 드러난 감정만큼 손쉬운 먹잇감은 없기 때문이다.
여자의 시선이 나에게서 내가 들고 있는 책 표지로 옮겨갔다. 핥는 듯한 시선에서 나른한 전의를 느꼈다.
“매일 이런 것만 읽길래, 연구라도 하는 줄 알았죠. 제목에 들어가는 단어부터 그렇잖아. 사건, 살인, 시체, 죽음.”
여자가 책 제목으로 나를 찌르는 동안 나는 그녀의 흰 살결을 본다. 푸른색 셔츠 깃 위로 뻗은 가느다란 목. 두 손으로 잡고 누르면 툭 부러지지 않을까.
누군가 토스트를 주문했는지 카페 안에 고소한 냄새가 가득했다. 문득 고개를 든 식욕이 침을 삼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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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깬 이후

문득 잠에서 깨어났을 때
주변이 시릴만큼
고요한 적이 있었다.

밖을 나가봐도
내게 익숙한
세월을 진 곡조조차
들려오지 않았었다
때문에 내 주변엔
누군가가 남아 있지 않구나
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그러다
내게 안심하라는 듯
그 적막을 한 번에 거둬준
그대의 곡조 한 번에
속으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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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게 물든 참꽃이
노랗게 피어난 개나리가
흩날리는 민들레가


봄이 왔다고
세상에 봄이 왔다고 세상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나풀나풀 흰나비가
오밀조밀 토끼가
지저귀는 새들이


봄이 왔다고
세상이 봄이 왔다고 세상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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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안좋으면

글쓰고 싶은듯...
공격적인 말투..
니네가 좀 잘하지.. 니네팀 진짜 문제 많어...
왜케 퇴사하는것같니... 팀원 3명 남은게 정상이냐.. 몇명이었는데.. 으이그..
정신차려 남얘기 옮기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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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레이나.

친애하는 레이나.
가끔은 비가 와도 우산없이 뛰쳐나가고 싶어하는 날이있어. 그건 나에게 충동에 불과했지만 너에게는 현실가능한 것이였지. 차갑게 내리는 비에도 너는 우산도 없이 맨발로 뛰쳐 나갔어.
그래 너의 발끝이 붉게 물들었다가 이내 하얗게 되는 것, 밝은 갈색의 머리카락이 비에 젖어들며 검게 변하는 것, 하얀 원피스가 곧 너의 살결을 내비치도록 젖어가는 것.
그것들 중에서 나는 어느 하나 놓치지 않았어.
사랑하는 레이나.
너의 웃음소리가 빗속에 잦아드며 골목을 울릴때, 그때 내 마음을 너의 비가 톡톡 두드렸단다. 너는 멍하니 서있는 나를 향해 뛰어오며 젖은 머리를 귀뒤로 넘겼지. 그리고 입김을 뿜는 붉은 입술로 속삭였어.
나만의 레이나.
너의 붉은 입술에 따라 나도 우산 없이 너만의 골목에 접어들었고, 너는 나에게 잊을 수 없는 비오는 날을 안겨줬어.
나만의 레이나, 나만의 레이나.
비가 이세상을 잠식하고 홍수로 만들어 버릴지언정, 그 어느 한방울의 비도 미워하지 않으리, 사랑하며 기꺼이 온몸으로 세차게 맞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