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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 <Aaron Burden / Unsplash>

강아지

 5년 전부터 키웠던 강아지가 한 마리 있었다. 종은 푸들. 이름은 지어주지 못 했다. 그러면 안 되는데, 어쩌다 보니 그 아이가 나를 참 잘 따라 주어서 지어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야, 하고 부르면 꼬리를 흔들며 다가와 나의 손등을 핥곤 했었다. 그 녀석을 참 이뻐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 강아지의 무덤 앞에 서 있다.

 몸이 어딘가 아픈 것 같았다. 밥을 줘도 잘 먹지 못하고 계속 낑낑대고는 했다. 급히 찾아간 병원에서도, 이 아이는 치료하기 힘들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얼마 후에 아이는 죽었다. 화창한 아침에 평소처럼 낑낑대는 구석도 없이 마치 잠이 든 것 처럼 죽었다. 나는 마당에서 볕이 드는 적당한 자리를 파내어, 그를 묻어 주었다. 벌써 1년이 지난 일이었다.

 사랑했단다, 아롱아.

 문득 지어주지 못한 이름이 걸려서, 푯말에 그렇게 적고는 그의 무덤 앞에 세워 주었다. 아롱이. 나는 오늘도 너의 이야기를 했단다. 이번에 너에게 이름을 붙여 주었던 이야기를 했단다... 하면서. 무지개 건너에 있는 아롱이에게 들릴 만큼 조곤거리고 싶었다. 너는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건너에서도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길까.

 나는 한참동안을 거기에 서 있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들판에 자라난 꽃 한송이를 뽑아 곁에 놓아 주었다. 이제는 아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말했다.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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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보고싶고,안아주고 싶고
온갖 예쁜짓은 다 한 작고작은..
작고작은 나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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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그래요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난 강아지같은 애예요
꼭 강아지를 닮았어요
주인에게 재롱부리는 강아지처럼
아무리 놀리고 힘들게 해도
항상 명랑하게 웃으며
시키는 대로 하죠
날이 어두워지면 눈물이 흐르지만
참고 참고 또 참는
그런 비참한 강아지 같아요
정작 그들은 모르죠
내가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참고 있는지
얼마나 아픈지 알지 못해요
나도 감정이 있고
아픔과 슬픔, 괴로움을 느낀다는 걸
전혀 알지 못해요
아프고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는
바보같은 강아지라고 볼 수 있지만
그건 주인이 두려워서예요
힘들다고 짖고 물면
주인이 더욱더 아프게,
더욱더 힘들게 할까
두려워서예요
주인에게 나는 그저
감정 따윈 없는
장난감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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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나는 강아지가 싫다.
정확히는 개가 싫다.
이유없이 사람을 좋아해서 꼬리를 흔들며 복종하는, 그런 개들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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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작

내가 잘하고 있는지, 잘살고 있는지, 내가 뭘 원하는지, 내가 누군지도차. 
너무 어려운거 아니야? 짜증나. 
그냥 자고 싶다. 자각몽 최근에 딱 한 번 꿨었는데 또 해보고 싶네. 
위로도 받고 싶고. 간단한 욕구 채우기도 쉽기 않네. 바보같은 걸.
나란히 앞에 놓인 컴퓨터싸인펜과 노트는 사용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나는 밀당을 하고 있지. 계속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말이야. 
이렇게라도 글 쓰는 것이 내 미래의 자소서에 도움이 되길, 내가 잘하고 있다는 식으로 합리화하고있어. 참나. 어이가 없네. 
이제 그만 만지작거릴까? 파란 책상이 계속 날 쳐다보고 있는데, 길가에서 처음만난 강아지처럼. 
난 내가 하려했던 일을 하러갈게.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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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꿈

어디 사무실 같은데 갔는데 강아지가 다리쪽을
살짝 물어서 피멍같은거 든 꿈을 꿨다
찾아보니 태몽으로 보면 영리한 남자애를 갖는꿈이고
해몽으로는 하던일이 잘 성사된단다~
아직 해야할것을 못하고 있어서 나올게 안나와서 
태몽일수도 있어 불안하다~
몇달전엔 아들이 우리 죽으면 혼자라는게
불쌍해서 둘째 갖을까 망설인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닌데..맘접었는데..그래서 불안하다
그래도 생긴다면 기꺼이 낳겠지만
며칠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걱정만 태산~
내인생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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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인형

어렸을 때 생일선물로 받은 녀석이었다. 머리만 큰 강아지 인형. 볼 때마다 새삼 느낀다. 이녀석과 10년이 넘었다. 너가 없다고 불안하거나 잠 못 이루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주 영영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다시 널 껴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토록 든든한 이 녀석이 때로는 사람보다도 가치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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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있잖아요.
제가 강아지라고 믿었던 것이
사실 고양이라면,
착할 거라 믿었던 사람이
사실 나쁜 사람이었다면,
정신병이라 믿었던 것이
정신병이 아니면,
저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저는 치료받을 수 있을까요.
저는 정신병자가 아니게 되는 걸까요.
저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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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찍는 사진관*

살구나무 도봉산 친할머니 흰호랑이 복숭아 학교 유에프오 어떤여자 친구 달리기 낭떠러지 강아지 가도가도끝없는길 목련 광장 또다른나
* 강소천 동화집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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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는 너를 사랑할 수 있을까
옆에 있던 강아지를 껴 안았다 
'넌 아무 것도 없잖아. 아무 것도 하는게 없잖아.'
돈도 직장도 없는 스물 다섯의 나였다.
삼년의 연애를 하며, 결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다.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과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같지 않은 것일까
.
난 그 사람 옆에서 같이 살고 싶었다.
돈이 없는 것이 원망스럽다거나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저런 말을 하는게
속상하거나 그런건 아니었다.
단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
고등학생, 적어도 스무살 무렵까진
사랑을 쉽게 정의했던 것 같다.
내가 아파도 남을 위할 수 있는 것.
그런데 지내보니
그것으로 다 정의할 수 없었다.
내가 아파주고 싶어도 그럴 자격이 없는 날이 
더 많았다.
나는 
너를 사랑할 수 있을까
- 사랑의 자격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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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야 천국으로 가렴🕊

강원도 울부모님집에 토토랑 미미랑
강아지가 두마리 있다.있었다.
토토는 남자고 미미는 여잔데
미미가 말썽을 마니 부려서 가끔만 풀어주고
부모님이 두마리 다 묶어 놓으셨다
삼면이 산으로 된 집이라 한쪽옆에 산물 내려가는
또랑 같은곳이 있었는데 꽤 높다
작은 판자 다리를 만들어 두마리를 떨어뜨려서
또랑 건너에 개집이 두개 다 있었다
미미가 임신을 해서 엄마가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새끼 낳다 또랑으로 떨어질까봐
아빠께 말씀드려 어제 미미집을 새로 만들고 있다가
볼일 보러 나가시고 엄마는 닭물을 주려고 나갔는데
토토(목이 아푼개인지 원래 짖는 소리가 엄청 작음)가
엄마테 말하는것처럼 갑자기 옆에서 막 짖어대서
미미가 목마르다고 알려주는건가 해서
미미집에 가봤는데 미미가 새끼 한마리는 낳고
아푸니까 또 다른 새끼 낳을려고 몸부림 치다가
또랑으로 떨어졌는데 개목줄이 짧아서
목이 감겨 매달려서 죽었다고 한다.
내가 맘이 아픈건 아직 낳지 못한 새끼들과
새끼도 다 못 낳고 맘도 몸도 마니 고통스러웠을 미미와
목소리가 안나와 알려주지 못한 토토와
이미 낳은 엄마 없는 새끼 강아지가
너무 불쌍하고 안쓰러워서..
강원도 가면 얼굴한번 제대로 본적없고
촉새처럼 자주 짖는다고 울엄마가 구박만 하고
사랑도 마니 못받아보고 이렇게 죽었다니
너무 미안하고 엄마아빠가 밉다
조금만 빨리 개집 새로 지어주지..
토토랑 빨리 개집 바꿔주지..
자주 나가서 미미좀 봐주지..
왜 내가 이렇게 죄책감이 드는지
찝찝해서 미치겠는지 너무 불쌍해서 미쳐버릴거 같다
그동안 미미랑 울아들이랑 찍은 사진 한장이 없네.
하느님 우리 미미 천국으로 데려가 주세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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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가을인데 왜 아직도 이렇게 더운 건지. 추울까 일부러 챙겨온 블루종은 금세 귀찮은 짐이 되었다. 그늘이 있는 곳으로만 골라 걷다가 도서관에서 막 나오는 J와 마주쳤다. 녀석은 인사도 없이 대뜸 이렇게 말했다. 

“우와, 너 땀났어.”

그렇게 얇게 입고서 더워? 가디건 주머니에서 꺼낸 휴지로 내 콧잔등을 닦아주는 J는 어쩐지 즐거워 보이는 얼굴이었다. 뭐 좋은 일 있냐? 툭 물어보니 배시시 웃는다.

“오다가 선물 받았거든. 보여줄게, 있어 봐.”

그러더니 들고 있던 가방을 열어 열심히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금방 꺼내 보여줄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 속이 얼마나 난장판인지 이미 여러 번 목격했던 나는 잔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야, 넌 제발 가방 정리 좀 해. 니가 도라에몽이냐.”
“내 라이프 스타일이야.”
“뭐? 그건 그냥 쓰레기장 스타일이야. 너 가방에서 봤던 것 중에 제일 황당했던 게 뭔 줄 알아? 탁상에 놓는 알람시계. 대체 그걸 왜 들고 다니냐고.”
“살다 보면 다 필요할 때가 오거든?”
“아니 핸드폰에 손목시계까지 꼬박꼬박 차고 다니면서 무슨…”
“찾았다! 선물!”

티격태격하는 동안 녀석이 선물을 발굴해냈다. 번쩍 꺼내 든 손에는 제과점에서 팔 법한 캔디 깡통이 들려 있었다. 그게 웬 거야?

“오다가 새터 앞에서 K오빠 마주쳤거든. 알바하다가 남아서 받았는데 자기는 단 거 안 좋아한다고 주시던데.”

아. 너무 뻔하다. 그런데 이렇게 빤히 보이는 걸 지금 이 멍청이만 모르고 있다. J는 신난 강아지 같은 표정으로 노란색 사탕을 골라 세 개나 입에 넣었다. 저거저거 충치 걸려봐야 정신 차리지. 속으로 혀를 차는데 J가 내 쪽으로 깡통을 쑥 내밀었다. 먹을래? 알록달록한 사탕이 한가득 들어 있는 통 안이 한없이 발랄해 보였다. 이 녀석 머릿속이 아마 이런 색이지 않을까. 나는 포도 맛으로 보이는 보라색 사탕을 집어 먹으며 말했다.

“그 오빠 너 좋아해.”
“헐… 설마.”
“야, 말해두지만. 복학생은 안 돼.”

그러자 말도 안 된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왜 웃어 인마, 난 진지해. 다른 놈은 몰라도 그 오빠처럼 속 시꺼먼 복학생은 안 된다고. 다리로 툭툭 차대자 웃음이 더 높아진다. 햇빛을 베어 문 듯 눈부신 웃음 사이로 라임 향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