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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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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려야지.......차려야지...


하면서도 


내 머리 속은 암흑의 구렁에 빠져든다..


이게 우울증인가보다....싶기도 하다..


제대로 된 정신과 나도 모르는 이상한 정신이 내 머리 속에


공존하는 느낌이다...혼란스럽고..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루에도 수천 번 생각이 바뀐다.. 


잠은 하루에 한두시간 자나보다......


잠이 오질 않는다. 


괴롭다. 


나의 주변에 모든게 괴롭다. 


약한 모습을 보일수 없어서 더 괴롭다.


오늘도 그냥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글을 써본다.


그나마 괴로움이 덜어진다.


너만 힘든거 아니야.. 젊은데 뭐가 문제야...


야!!!!!!!!!!! 내가 나만 힘들다고 그랬냐!!!!!!!!!!!!!!!!!!!!!!!!!!!!!!!!!!!!!!!!!!!!!!!!!!!!!!!


그리고 나 안젊거든!!!!!!!!!!!!!!!!!!!!!!!!!!!!


아흐 짜증나



어디서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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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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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아프네요

락스냄새를 많이 들이마셨네요.
언제 돌아올지 모를 화장실청소를 했거든요.
그래서 맥주한캔  따서 마시고 누웠어요. 
차라리 머리가 띵 한게 나은것도 같아요.  안그러면 불면증에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다 한참후에 잠들꺼였거든요.
누우면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전 정신분열이 무언지 생각해요. 내가 정신분열의 증상중 어떤증상일지 생각해봐요. 어떻게 아냐면요 하루에도 두서너번 정신분열의 증상에 대해 검색해 보거든요. 하지만 아직 제 증상에 대해 소개하는건 못찾았네요. 한편으로는 정신분열이란게 과연 학교수업과목 나누듯이 가지가지로 나눌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아무래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건 내가 정신분열을 앓고있다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 인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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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그만, 그만 조잘대.
네 하루가 어땠는지, 네가 좋아하는 코스모스가 들길 한 귀퉁이에 희게 피었는지, 바람이 들큰하게 불어 네 머리가 흩날렸는지, 벌써 높아진 하늘처럼 푸르게 웃었는지 알고 싶지 않아.
밤낮으로 왜 끊이지 않고 내 귓바퀴에서 울려.
이별을 고한 건 너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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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감기

베개를 끌어안자 더운 숨이 베갯잇에 부딪혀 얼굴로 되돌아왔다. 머리가 웅웅 울리고 코언저리가 뜨겁다. 일어나고 싶은 동시에 일어나기 싫어서 갈등하다가 결국 번데기처럼 이불을 둘둘 만 채로 구물구물 일어났다.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지 허리를 세우자마자 세찬 재채기가 튀어나왔다. 아, 왔다, 왔어… 어쩐지 어제부터 낌새가 수상쩍더라니.
 방전되어 있던 핸드폰에 밥을 주고 전원을 켜자 문자 서너 개가 한꺼번에 떴다. 일어났어요? 저는 지금 일 마무리하고 버스 타요. 열한시쯤이면 터미널 도착할 거예요. 미열 때문에 멍멍한 손끝으로 늦은 답장을 보냈다. 조심해서 와. 근데 나 감기 왔나 봐. 올 때 종합감기약 하나만… 거기까지 보내고 또 까무룩 잠이 들었다. 깊게 잠들지도 못하고 넘실거리는 수면에 이리저리 떠다녔다. 잠결에 문이 열리는 소리, 이마를 짚는 찬 손과 A의 먼 목소리를 들었다.
 많이 아파요? 오면서 죽 사 왔어요. 약이랑 먹고 자요.
 대답만 겨우 하고 한참 정신을 못 차리다가 간신히 상 앞에 앉아 죽을 떴다. 분명 새우랑 당근 같은 게 보이는데 무슨 맛인지 알 수가 없다. 없는 식욕에 억지로 씹을수록 머리가 무거워진다. 오로지 의무감으로 반 그릇을 비운 뒤 약을 먹고 침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폭 떨어지듯 꾼 꿈에는 내가 걸린 감기가 사람의 모습으로 나왔다. 놈은 자신의 오랜 친구인 몸살과 열도 데려왔다. 그것들과 놀다 보니 한겨울인데 나는 점점 따끈따끈해지고, 줄줄 흘러 바닥으로 퍼져갔다. 킬킬 악독하게 비웃는 것들에게 팔다리를 허우적대다가 벌떡 일어났다. 이게 무슨 개꿈이야. 식은땀으로 등과 머리가 축축했다. 숨을 들이쉬자 내내 꽉 막혀 있던 콧속으로 시원하게 바람이 들어온다. 뻐근했던 몸이 조금 개운한 듯도 했다. 약이 잘 듣나. 누워서 마른세수를 하다가 또 잠들었다.
 좀 살만해진 저녁. 나는 소파에 반쯤 누워 시집을 보고 A는 옆에서 키위를 잘랐다. 팔랑팔랑 넘어가는 책장 사이로 A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키위가 미네랄이랑 비타민이랑 뭐더라, 미네랄이 많대요.
 이미 수십 번 읽은 시집은 책장을 덮어도 눈을 시리게 했고, 조곤조곤 말하는 네 목소리는 어딘가 봄볕 같은 데가 있었다. 하루 동안의 병 앓이로 가슬가슬해진 몸이 금세 녹녹해진다. 어느새 접시에 산처럼 쌓인 키위를 한 조각 찍어 먹자 입 안에서 무르고 신 과육과 까만 씨가 자박자박 씹혔다.

 해가 지나간다. 감기도 과일도 끝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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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내일 해야지 오늘만 쉬고
진짜로 딱 내일부터는
다른 사람이 된 것 마냥
열심히 살아야지
굳은 다짐 속에 
오늘도 그렇게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버렸다
그렇게 내일이 오늘이 되었다
이제는 죄책감 마져도
사라져버린 내가 싫다
한 없이 욕을 하고 
머리를 쥐어 박아보지만
눈물만이 대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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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자리

아아,오늘도 밤은 돌아왔구나
하루 일과를 끝내고 돌아온 밤은 안기쁠수가없었다.
어서 빨리 잠자리를 준비해야겠어,
피곤함을 달래줄 잠을 준비하는것은 안좋아할후가없었다.
좋은일보다 힘든일이 많은 하루하루가 지나가
밤은 또 다시 매번 돌아온다.
그리고 모두 눈을 붙이겠지,
침대 위 이불이 너적분하게 깔려있는곳으로 몸을 던진다.
그러는 순간 푹들어가면서 푹신하게 내몸을 편히 눕혀준다.
나는 슬쩍 눈꺼풀을 깜으면 이 침대가 나를 재워주겠지,따듯한 이불은 내 몸울 감아 포근하게해주겠지, 푹신한 베게는 내 머리를 편히해주겠지
나는 무거운 눈꺼풀을 감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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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머리가지끈거려온다 
어쩌면 어쩌면 이일도 이사람을보는것도 매일학교에  등교하는것도 이렇게 끝날수도있어 
칼을들고서 머리를 몸을 찌른다.
시원해지고싶었어 그래서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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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치른 병치레

* 요약 정리
1 각막염
2 편도선 인두염 (목졸리는 듯, 누워서 잠을 못 잘 정도)
3 감기 몇 차례

4 치질 
5 배탈 + 설사 
6 냉방병(머리가 어지럽고, 일어나자마자 바로 쓰러짐, 정신 못 차림)
7 우울증
8 꺼꾸리 운동하다가 등뼈 삐끗 
9 여드름 
10 생리통

결론: 역시, 객지 생활은 고생이다. 집밥 먹으면서, 취미 생활 하고 그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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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부가 너인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렇게 믿고싶다.
우리의 끝이 참흑한 비명과 비루한 울음소리로 끝났음에도, 나는 너로 인해 죽은게 아니었다.

날이 좋았다.
네가 먼저 보트를 타자고 했고, 아마추어 뱃사람인 우리 두사람은 히히덕거리며 들판에 소풍나가는 것 마냥 피크닉 가방을 쌌다.
잔잔하게 가라앉은 물결과 구름 한점없이 맑게 개인 하늘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르고.
거친 풍랑을 만났느냐고?
아니, 그건 재앙이었다. 현세에 강림한 끔찍한 악몽이었다. 선내 테이블에 올려둔 바구니가 튀어올랐고 샴페인병이 포탄처럼 터졌다. 나는 볼썽사납게 굴렀지만 가까스로 구명조끼를 입었다. 너는 운이 좋지 못했다. 들이닥치는 빗물과 바람에 선원실 문이 열렸고 너는 밖으로 내팽게쳐졌다. 내가 어떻게 해야 했을까? 그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했을까?
어디서 솟아난 힘인지 나는 한달음에 너를 따라 나갔다. 정신이 들고보니 나는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서 너에게 입히고 있었다. 네가 태풍속에서 나를 똑바로 바라보려 애썼다. 안돼. 제발 하지마, 그러지 말아. 제발. 네가 소리쳤다. 사실 정확히 듣진 못했다. 사방에서 번개가 번쩍거렸고 천둥의 불편한 으릉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나는 너의 젖은 속눈썹과 경련하는 창백한 얼굴을 바라봤다. 너는 피를 토해내듯 울부짖고있었다. 나는 구명조끼에 연결된 밧줄을 잡고 너를 이끌었다. 우리가 선실문을 잡는 순간이었다. 거짓말처럼 거대한 파도가 배 위를 휩쓸었다.
이번엔 네가 운이 좋았다. 나는 그렇지 못했다.
구조되는 네가 보였다.
바닷물에 두눈이 붉게 충혈되었고, 머리칼은 검은 손가락들처럼 살갗에 달라붙어있다. 혼란한지 네가 머리를 저었다. 이제와 부정하려해도 어쩔수 없다. 나는 이미 죽었다.
육지로 돌아가면 정신이 들것이고,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것이다. 부디 네가 애도의 시간을 가진후 짧게 슬퍼했으면 좋겠다. 하다못해 나를 따라 죽으려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너는 내 전부가 아니다.
나는 네가 없이도 살 수 있다.
그러니 너에게도 내가 그런 사람이길. 그러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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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미치도록 보고싶은 날

네가 이렇게 보고 싶은 날에
나는 그저 머리로만 너를 그리며 
상상만 해야 하는가
보고 싶다고 말하면 안 되는가
그런 조그마한 내 마음도
보이면 안 되는가
미치도록 보고 싶은 날
만나지도 못하는 걸
그저 마음 저 깊은 곳에만 썩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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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잘가, 고마웠어.'
그녀가 남긴 편지.
그리고.. 그녀가 남긴 선물이었다.
아무도 없어 휑한 오피스텔 바닥에 삐뚤빼뚤하게 포장되어있는 선물 하나만 놓여있었다. 
툭.
가방을 쥐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 순간, 나는 끝없는 나락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달려가 포장지를 찢었다. 
볼품없는 포장이였지만 쉽게 열면 안된다는 그녀의 마음을 반영한 듯해, 
...눈물이 났다.
포장지를 찢고 찢어 나온 것은 한 뼘 크기의 조그마한 상자. 그것을 손에 쥐고 흔들어보았다.
짤랑-
안에서는 조그마한 쇳소리가 울렸다.
익숙한, 그러나 이질적인 소음이었다.
상자를 한 손에 쥐고 곧바로 뚜껑을 열었다.
"......."
".........."
-상자 안에 들어 있던 것은,
"....흑...으흑."
-조그마한 신발이었다.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았지만 쏟아져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머리를 쥐어뜯어보았다. 소리를 내질렀다. 두 눈을 터뜨릴 듯 세게 눌러댔다.
그럼에도 흐릿하게 보이는 조그마한 신발은 잔상이 되어 머릿속에 박혀버렸다.
핑크색 프릴이 덕지덕지 붙어있고, 그 위에 방울이 달린 큼지막한 흰색 리본이 달려있었다. 
신발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투명하게 반짝였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하지만 끔찍했다.
모든 것의 시작이었기에,
파멸의 예고였기에.
-그녀의 마지막 선물이었기에.
나는 울부짖었다.
미친듯이 몸부림치고, 또 으르렁거렸다.
치밀어오르는 분노와, 슬픔과, 괴로운 감정이 한데 뒤섞여 내 머릿속을 마구 헤집어댔다.
정신이 피폐했다. 몸이 움직이지 않고, 입에서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런 식의 마지막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잘가,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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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

어릴적부터 나는 굉장히 잘 넘어졌었다.
무릎에 흉터가 많은 이유는 상처가 난 무릎으로 또 넘어졌기 때문이다. 
나는 부모님은 부끄러워 했던 내 흉터들이 자랑스러웠다. 어쨌든 내가 무언가에 도전했다는 증거이고, 아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였으니까.
최근 할 일이 없어 비가 그친 뒤 공원을 산책하다 무심코 물웅덩이를 밟아 미끄러진 적이 있었다. 엉덩이며 등이며 가리며 온갖 진흙탕에 흠뻑 젖어 더러운 상태가 되었었지만 무엇보다 너무 아파서 더러워진 옷과 다리는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간신히 일어나서 근처 벤치에 누워 정신을 차려보려고 했다. 그때 봤던 하늘이 참 예뻤다. 아픈 와중에도 예쁘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름다운 하늘이었다. 
얼마나 넘어지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넘어지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엔 엉덩방아를 찧어 다행이 무릎은 말짱했지만 속이 메슥겁고 머리가 띵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게 넘어질 수 있게 낙법을 배우나보다.
사람은 언제나 실수할 수 있기에 잘못해서 넘어지는 일은 나같은 덤벙이들에게는 자주 있는 일이다. 내가 조심하려고 해도 가끔 내 몸이지만 내 멋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기왕 넘어지는 김에 조금 더 폼나게, 아니면 최소한 조금 덜 아프게 넘어지는 방법을 배우자.
넘어지는 것은 아프지만, 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어떻게 넘어질까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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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자, 후 불어야지?"
그렇게 말하는 검붉은 얼굴은 짓궃은 미소를 짓고있었다. 나는 입을 꾹 닫았다. 불빛에 드러난 상대방의 얼굴이 녹아내린 거친 살거죽과 혐오스러운, 고름으로 번들거리는것이 보였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이 불가능할정도로 망가진 얼굴이었다. 이런 얼굴이라면 삶 자체가 고통이고 절망일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귓구멍이 막혔어?어서 불어."
목소리 또한 연기를 잔뜩 마신 사람처럼 꽉 막혀있었다. '분명 그런걸꺼야, 연기를 심하게 들이마셔서. 기관지가 화상을 입은거지.' 머릿속으로 쉼없이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생각을 멈추면 내앞에 케이크를 들고있는 사이코가 무슨짓을 저지를지 상상해버릴것같았다.
"겁 먹은거야?"
갑자기 녹아들도록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깜짝 놀라서 온몸을 크게 떨었다. 묶여있는 의자에서 한뼘정도 뛰어오른것 같았다.
덜덜 떨리는 턱으로 대답했다.
"누,누구야.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상대방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는것이 보였다. 할로윈에서나 쓸법한 흉악한 가면처럼 그, 끔찍한 얼굴이 미동도 없이 날 바라봤다.
"오늘은 생일이야."
고저없는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즐거운 날이라고."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
"쉿."
그는 내 입술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의 손도 얼굴과 마찬가지로 고름으로 젖어있었다. 견딜수 없는 혐오감에 토기가 올라왔지만 꾹 참아냈다.
"지금부터 이야기를 들려줄게."
"나에게 왜.."
뿌드득-
무언가 뒤틀리는 소리가 나고 나서야 그가 내손에 무슨짓을 했다는걸 깨달았다.
"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틀었지만 이마와 턱을 고정한 철제받침대가 움직임을 막았다. 그가 오른손을 들었다. 펜치의 끝에 살점이 조금 붙어있는 조각이 보였다. 그는 흠, 하고 그것을 관찰했다. 몇초전까지 내 손끝에 붙어있던 것을 그는 황금조각이라도 되는듯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끄윽...끄아아..."
"쉿."
겨우 손톱이었다. 그러나 나는 정수리부터 주체할수없이 많은 땀을 흘리며 격통을 참아내야 했다. 그가 다시 입술에 손가락을 올렸다.
"쉬이이-"
"끄흑...으흐흑."
"조용히 해봐."
그가 천천히 펜치끝을 벌렸다. 손톱이 툭하고 내 무릎에 떨어지는것이 느껴졌다. 그가 다시 펜치를 내 손으로 가져가는게 보이자 나는 입을 꽉 닫고 숨소리도 내지 않기위해 숨을 멈췄다. 그가 흡족하다는 듯 웃음소리를 냈는데, 그 웃는 얼굴은 단순한 가죽의 일그러짐으로 보였다. 내가 잘게 떠는동안 그가 천천히 웃음을 멈췄다.
"어디부터 할까."
그가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그말을 빠르게 이해했다.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나에게 좋은일이 아닐것이다. 나는 내가 할수있는 최대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만...제발, 그만둬주세요."
"당장에 너에게 뭔갈 하려는게 아니야."
"제발, 하지마...살려주세요.제발."
"그저 이야기 해주려는거지."
"제발,제발제발제발제발제발."
"여자애가 있었어. 부모는 없었고, 5살위의 오빠와 같이 살았지. 그들이 살던 동네는 후진곳이었어. 얼마나 후졌냐면 밤이 되면 켜지는 가로등이 손에 꼽을정도로 적은 동네였거든. 어둡고, 음침하고. 그 동네는 한창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지역 옆에 있었어. 그들이 사는 좁은 지하 단칸방은 쥐와 바퀴벌레들로 득실거렸지."
별안간 그가 참을수 없다는듯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거 알아?여자애와 그 오빠는 이상할 정도로 속눈썹이 짧았어. 나중에 인터넷으로 찼아보니 그 눈썹들을 바퀴벌레가 먹었을수도 있다고 하더군. 그들은 서로의 눈썹을 보며 소름끼쳐하면서도."
그가 말을 멈추고 다시 헐떡이며 웃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동안 내 신음소리가 커지자 그가 다시 펜치를 위협적으로 움직였다. 나는 다시 입술을 깨물고 숨을 삼켰다.
"여자애와 오빠가 살던 집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재래시장이 나왔어. 요즘처럼 철제 아치를 세우고 그사이 천막을 올려둔 현대화된 시장이 아니라, 가판대마다 파리가 날아다니고 과일가게에서 생선비린내가 날정도로 가게들끼리 다닥다닥 붙어있는 좁고 비위생적인 시장이었어.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 집앞에서 들려오는 시장소음과 뒤에서 아파트를 올리느라 쿵쿵거리는 공사소리 때문에 온몸이 울리는것 같았지. 시장의 상인들은 자기들이 내는 소음과 재건축현장의 레미콘이 돌아가는 소리, 포크레인이 굴러가는 소리에 점점 목소리를 높여야 했지. 세상에 그런 난장판이 또 있을까 싶을정도로 온갖 소음공해의 천국이었어. 그리고 여름이 왔어. 여전히 시장의 소음과 공사판에서 무언가 뚝딱거리고 쿵쾅거리는 소리가 끝이질 않았어. 거기다 미친듯이 매미들이 울었지. 여자애와 오빠는 마침 여름방학이었고, 돈이 없으니 어디론가 갈수도 없었기에 집안에만 박혀있었어. 집밖에서 들려오는 소음으로 시끄러웠지만 어쩔수없었지. 그리고 어느날 여자애와 오빠는 크게 싸웠어. 너도 들어봐서 알고있을거야. 공사소음이 얼마나 사람을 날카롭게 만드는지. 오빠는 집을 박차고 거리로 나왔어, 사실 어딘가 갈곳은 없었을거야. 발길 닿는데로 그냥 걸어갔으니까. 집안에 홀로남은 여자애는 훌쩍이며 울다가 곧 대성통곡했어. 그들은 정말 별것도 아닌걸로 싸웠거든. 여자애는 그들 사이의 다툼을 후회했어. 하지만 벌어질 일은 벌어지는 법이잖아.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지. 그들은 가난했어. 여자애는 가난이 싫었어, 너무 가난해서 생일케이크 하나 사지못하는 환경이 저주스러웠어. 하지만 그걸 이유로 서로에게 욕설을 주고받을 필요는 없는거잖아? 여자애는 오빠와 싸우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지. 하지만 교회 헌금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가난뱅이들을 누가 구원해주겠어? 그런데, 짠! 네가 나타난거야!"
그가 힘차게 박수를 치곤 양팔을 벌려서 나를 가르켰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멍하니 듣고있다가 천둥같은 박수소리를 듣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내 머리는 미동도 하지않았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스멀스멀 스며나왓다. 이자는 미쳤다. 이 미치광이는 망상에 빠져서는 멀쩡한 사람을 데려와서 고문했다.
"바로 네가!!"
그는 또 다시 박수를 치곤 흐느끼듯 웃었다.
그리고 도저히 환희를 참을수 없는듯 피투성이 펜치를 지휘봉처럼 휘저었다.
"여자애는 현관문이 잠겨있지 않다는걸 몰랐어. 오빠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집문을 그냥 열어두고 나온걸 몰랐지. 그날은 두 사람 다 그럴 정신이 없었어. 세상은 시끄러웠고, 그들의 마음은 어지러웠거든. 그런데 네가 나타난거야! 네가 나타난 덕분에 그들의 삶은 단순 명료해졌어. 술에 떡이 된 네가 여자애를 깔아뭉게고 강간하면서 말했어.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고. 여자애가 빌었지. 제발 그만둬달라고. 살려달라고. 네가 말했어. 오늘은 즐거운 날이라고, 너도 즐거워 하라고. 그날은 무슨일이 있어도 즐거워해야 하는날이었어. 네게 무슨일이 있었는지 난 몰라. 그런데 넌 그날 아주 즐거웠어. 술을 너무 과하게 마셨고, 현관문이 열려있었고, 여자애가 있었고, 그 동네는 아주 시끄럽기 때문에 여자애의 비명소리같은건 쉽게 묻혔지. 몇시간이나 여자애를 강간했어? 여자애는 하루종일이라고 했어. 어쩌면 이틀, 어쩌면 일주일. 그 시간만큼 너는 즐거웠어. 그런데 모든짓을 다 끝내고 여자애의 몸을 엉망진창으로 만든걸 알았을때 너는 아차했을거야. 즐거운 날을 망치면 안되니까. 그래서 너는 가스렌지의 불을 켜놨어. 여자애의 오빠가 모아둔 폐지를 싱크대에 쌓아놨지, 쉽게 쓰러지도록. 그리고 떠났어. 참 유감이야, 그 여자애의 오빠가 조금이라도 빨리 왔으면 네 좋은 하루를 씹창내줬을텐데.
오빠는 너무 늦게 돌아왔어. 하지만 집안에 여자애가 있다는걸 알았으니 포기할순 없었어. 오빠는 불타는 집안으로 뛰어들어갔어. 세상에 단 둘밖에 안남은 혈육이잖아. 하지만, 어찌나 끔찍하게 뜨겁던지 숨쉴때마다 목구멍과 폐가 까맣게 타들어가는 기분이었지. 기분탓이 아니었을테지만. 아무튼 오빠는 집안으로 들어갔어. 머리카락에 불이 붙었고, 얼굴이 녹아내렸어. 작은방에 누워있던 여자애도 똑같았어. 그냥 죽는게 나을것같다고, 차라리 죽고싶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오빠가 방안으로 들어왔어. 불타는 문을열고 불타는 방안으로 들어와서 불타는 여자애를 두손으로 일으켜서 제 몸으로 보호하며 집밖으로 나왔지. 집이 불타면서 나온 까만 연기에 그 지역의 모든 소방대가 왔을거야. 그들은 구급대원에게 발견됬고 병원에 실려갔어. 두 사람 다 심각한 화상으로 살아남기 힘든 상태였지. 하지만 살았어."
그가, 아니. 그녀일까? 모르겠다. 화상으로 짓무른 얼굴이 좌우로 찢어졌다. 뭉툭하게 흘러내린 코 아래로 까만입이 히죽 미소지었다.그 미소를 보고나서야 깨달았다. 아니다. 그럴리가 없다. 그날은 아닐것이다. 내가 아니야. 그 애가 살아있을리가 없어.
"그래!네가 나타났어!! 살아 남아야 할 그 이유를 네가 만들어 준거야! 알겠어? 네가 우리 삶의 목표가 된거라고!!"
그가 들뜬 동작으로 내려놓은 케이크에 다시 초를 꼽고는 불을 붙였다. 일렁이는 촛불너머로 그의 얼굴이 보였다.
"오느을은 즐거우운 날이지이."
그가 반짝거리는 까만 눈구멍으로 촛불과 나를 번갈아가며 본다. 기대감 어린, 어린아이같은 맑은 눈.
"자, 후 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