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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우주의 수많은 별들과 행성들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태양의 궤도를 벗어나려 애쓰는 행성 하나 없고, 태양에게 다가가려는 행성 하나 없다.

나도 너라는 태양을 바라보며 그저 너의 주위만을 맴돈다. 다가가려 해도 정해진 궤도를 벗어날 수 없기에 가까이 다가가면 너라는 태양이 날 궤도 밖으로 밀어낼게 분명하기에 난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이렇게 너라는 태양의 주위를 맴돌 뿐이다.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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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아이

있잖아, 
나도 잘하고싶어
열심히 했어
하지만 넌 한마디로 
나를 나쁜아이로 만들어
더 열심히 했어야지
이 한마디가 나의 노력을 
없는걸로 만들어버려
나를 나쁜아이로 만들어버리는 너는,
거울속에 비치는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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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오늘도 시계가 멈췄다
배는 고파와 울어대지만
내 시계는 11시에 멈춰서서
12시로 도체 넘어갈 생각이 없다
쓸데없이 시계만을 원망하고
방구석에 쭈그려 앉아있을때
그대에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
밥 먹었어?
이 한마디에 내 시계는 
어느새 12시에 가있다
내 말은 듣지도 않던 시계가 
지금은 12시에 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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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하나

퇴직하신 이후
아버지의 친구는 티브이였다
늘 티브이 앞에 앉아 계시던 아버지
그 모습이 못 마땅하던 나는
그저 곁을 스쳐지나가기만 했다
늦은 밤, 집에 돌아왔을때
나는 문득 아버지를 보았다
아직도 티브이 앞에 앉아 계시는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티브이 옆에 떨어져있는 자그마한 나사 하나
아무런 문제없이 나오는 티브이
아버지는 그 모습에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여전히 티브이는 아무런 문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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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바람을 바람

드문드문 스쳐가는 바람
그대의 맘에 나는 그랬다.
늘 잔잔하게 살다간 죽어갔다.
차라리 휘몰아쳐서 눈이 시릴지언정
그대가 있는 그곳에 
바람이 지그시 불어온 것을
그리고 그 바람이
눈이 시리도록 따가웠던 것을
드문드문 떠올려줬으면..
그것이 내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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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파도와 우주와 지구

네가 내 행성에서 헤엄을 칠 때
내 바다에는 파도가 쳤고
네가 내 우주에서 궤도를 따를 때
내 은하에는 파도가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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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주

나의 우주속 가장 밝은 별은
오랫동안 품고싶었던 행성은
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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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검은 고양이를 봤다.
눈이 노랗고 푸른, 작고 어여쁜 고양이.
동그랗게 뜬 두 눈이 마치 검은 도화지에 물감을 흩뿌린 것만 같아서, 
끝없는 우주의 조그만 행성 두어 개 같아서,
색이 다른 두 행성이 공허히 나를 보고 있어서.
한참을 보았다, 너를 똑 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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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

사람이 맴돈다. 분명 나를 도는 것 같은데 내가 아닌 옆 행성을 주위로 도는 것도 같다. 너는 나를 위한 것인지 아닌지를 모르겠다.
사랑이 맴돈다. 분명 나를 도는 것 같은데 잠시 스쳐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너는 나를 맴도는 위성인지 그냥 돌아가는 중인 혜성인지 모르겠다.
넌 누구를 위한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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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태양계의 첫 번째 관문에서
별 볼 일 없는 작은 쌍둥이 행성으로 바뀐 기분이 어때?
" 좆 같아,
 근데 너 같은 놈의 존재 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알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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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마치 행성의 핵처럼 자신 안에 화를 숨기고 다닌다. 겉을 둘러싼 지각이 세상풍파에 긁혀나가기도 하고 다른 이들이 구멍을 뚫어 자신 속 보석을 훔쳐가기도 한다. 껍질이 얇아진 이들은 약한 자극에도 내재된 화를 내뿜는 활화산이 되지만 때때로 주변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밝은 빛을 내뱉다 보면 그 에너지가 쉬이 닳는다. 이내 열화가 식어버린 이는 움직이지 않는 사화산이 되어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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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주

어렸을 적 나의 우주는
이름모를 행성들과, 외계인이 공존했고
언젠간 꼭 저곳에 가리라했던 내 소망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지금의 나의 우주는 어떤가?
현실적인 말들을 들어가며, 종이책에 끄적거리며
공부한 덕에 지금의 나의 우주는 어렸을 적보다
한없이, 한없이 초라하다.
지구의 공전과 지구의 자전, 그리고 달의 공전 등등
어렸을 때는 듣도보도 못했던 것들을 듣고 보니
내 우주는 한없이 초라해져가고 있었다.
가끔은, 가끔은 현실보다 꿈에 빠져있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 이로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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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저 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복잡한 주택가를 올라가는 길, 자주 지나가던 골목에 있는 집은 오늘도 불이 꺼져있었다.
아, 오해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로 아침저녁으로 오르내리다보니 눈에 익었다. 빌라의 3층이라 한 눈에 들어오는 위치. 커튼도, 사람의 흔적도 없이 열려있는 창문, 불 켜진 모습을 본 적도 없는 집은 마치 세계가 달라지는 기점 같았다.
어두운 그 안을 보고있자면, 인기척 하나 없는 어두움을 응시하자면 그 집 안에 들어가있는 것 같기도 했다. 시간이 멈추고 밤이 깜깜할때는 마치 온 우주에 혼자 있는 느낌이었다. 
불이 켜진 상가와 바삐 오가는 사람들은 지구에, 나는 외우고있는 별의 순서에서도 맨 끝인 명왕성에 있다. 행성의 지위도 잃어버린 왜소행성에. 아는 사람 하나 없고 존재조차 희미한 별인 명왕성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바라만 보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