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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 <Olga Bast / Unsplash>

기수(旗手)


"너...꼭, 그 사람 같다."

"누구?"

"군대 맨 앞에서 깃발을 드는 사람 있잖아."

"기수?"

"거의 비슷한데...기수는 맞는데...또 아니란말야."

"'거의'는 또 뭐야?"

"음...음, 아아! 창을 들고 풍차에게 돌진하는 돈키호테!!"

"...돈키호테는 기사잖아?"

"모르시는 말씀, 그는 이 세상 모든 무모하고 멍청하고 저돌적이며 정의로운 바보 멍텅구리들의 기수야."

"나 지금 멍청하다고 욕한거지?"

"아, 아니이. 그게 아니지."

"그럼?"

"넌 우리들의 기수야. 이전에도 그랬고, 내일도. 그 이후로도, 백년이 지나고 천년이 지나도 넌 우리들의 기수야. 우리는 널 따라갈꺼야."

"...내일 죽게 되더라도?"

"그렇게 되더라도."


너는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갈꺼야. 우리는 너를 뒤 따를거야. 그 거리에서 그들은 총과 칼을 들고 우릴 기다리고 있겠지.

너는 피로 물든 깃발을 들고 자유를 외칠꺼야. 그리고 우리는. 너를 따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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