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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면 갈수록 돌다리가 외줄 다리가 되고 가까운 곳에서 또렷히 보이던 다리가 멀어지며 안개속으로 모습을 감춰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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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꿈에 네가 나왔다ㅡ 
넌 painter 예술가였어. 
거울 잘라서 공예를 하더라.
내가 "나랑 결혼해줘서 고마워" 라고 하자
너가 뭐라 뭐라 했는데
기억이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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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처럼 굴던 무더위가 뚝 꺾일 즈음이 되면, 우리 마을은 어김없이 짙은 안개에 휩싸였다. 심한 날은 자기 발도 잘 안 보일 정도라, 안개라기보다는 거대한 먹구름이 온 산맥을 끌어안고 있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이걸 안개철이라고 불렀다.

 “만약 안개에 불이 붙으면, 여기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을 텐데.”

 안개철은 좁은 시야만큼이나 사람의 생활도 어둡고 축축하게 만들었다. 마을에 있던 외지인들이 전부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한 철 장사로 먹고 사는 이들이 반절이 넘는 마을에서 아이들은 밟혀 죽지 않기 위해 숨을 죽여야만 했다.

 “방화범이 되고 싶은 거야?”

 내 말을 듣고 찡그린 누나의 얼굴은 여기저기 터진 상처들로 붉어 보였다. 문득 아래로 내린 시선에 걸린 것은 물결치고 있는 수많은 멍이었다. 피가 말라붙은 입안에 비린 맛이 가득했다. 나는 덜어낸 연고를 상처 위에 조심스레 바르며 대답했다.

 “아니… 오가닉 테러리스트.”
 “…머리 잘못 맞았나 봐.”

 말은 그렇게 하면서 피식 웃는다. 그제야 한 줌 번지는 웃음만이 우리가 잡고 있는 유일한 구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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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와 비

짙은 안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샌가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짙은 안개와 빗방울에도 불과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바쁜 듯 자신이 갈 길만 가버리고
나는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네
안개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도 않는
이 길은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는 
흐린 내 마음속을 더욱더 고요하게 만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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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새벽 안개가 가로등을 감싸고 불빛이 안개를 비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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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둑길

- 홍수 15


어머니 지나가시고 개망초들 안개 뒤집어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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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밤하늘

우리의 밤은 언제나 시끌벅적했다.
그래 그때였다. 추운 겨울이었다. 
스키장에서 멀지 않은 팬션에 묵고 있었다.
우리는 술에 취해 있었지만 거리의 찬 바람이 머리에서 안개를 거두어 주었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거기에 별이 있었다.
도시의 불빛에 가려 보지 못했던 그 별들은 언제나 거기 있었던 것이다.
내가 보지 못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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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해가 뜨지 않는 항상 안개가 낀 적막한 도시.
사람들은 이 도시를 새벽의 도시라 부른다.
멀리서 보면 새벽의 도시는 참으로 낭만적이다.
고즈넉한 안개 사이로 문득 보이는 건물들.
해를 쐬지 않아 새햐안 피부의 사람들.
신비에 쌓여 있어 낭만적인 새벽의 도시.
가까이서 보면 새벽의 도시는 참으로 끔찍하다.
해가 뜨지 않아 식물 재배는 꿈도 못 꾸는 도시.
진저리 나는 안개 때문에 비타민D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
신비에 쌓여 있어 끔찍한 새벽의 도시.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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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가끔 마음에 안개가 낀다
내 슬픈 방울들이 이슬져 눈 앞을 가리고있다
막연한 빛에게 다가가는 일
이젠 빛도 나에게 흐릿하다
차라리 비가 내려버렸으면
아픈 빗방울들이 머리 위로 떨어져도
나에겐 우산이 있으니까
우산이 더 무거울지라도
손잡이는 내 손을 감싸 놓지 않을 거니까
하늘이 보고 싶은 날에는
턱 밑으로만 비를 내린다
나의 우산을 꼭 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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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새벽에 창가에 기대어 바라보는 까만 하늘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니?
 늦은 새벽, 곧 동이 터 밝은 해가 떠오를 시간.
 문이 열린 창가에서 서늘한 새벽바람이 불어와 커튼을 살랑살랑 흔들 때. 그 시간에는 창문 너머로 정말이지 그림처럼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진단다. 눈이 부시고 황홀하며, 새벽의 약해진 감성을 톡톡 건드려.
 창틀에 팔꿈치를 올리고 몸을 기댄 채 턱을 살짝 들어올려 하늘을 봐. 따뜻한 노란빛이 감돌면서도 시린 은빛으로 차있는 눈부시게 하얀 초승달은 저 멀리에 떠 세상을 지켜보네. 달 뒤의 배경으로 칠해진 어두운 남색 하늘의 군데군데에는 흰 안개가 산책을 즐기는구나. 몇몇의 안개 무리는 예쁜 달에게 몰려들고 있어.
 세상의 공기는 매캐해지고, 탁해졌어. 그 탁한 공기들은 안개와 합세해 하늘에 떠있는 수많은 별들을 가리지. 새벽하늘에 촘촘히 박혀 달과 함께 새벽을 밝히고 있어야 할 별들은 안타깝게도 이젠 하늘에서 한 두개밖에 보이지 않네.
 사람이 많은 도시에 집중된 구름에 닿을 듯 높은 건물에는 늦은 새벽까지 불이 켜져있구나. 그 건물들이 이루어 낸 볼거리는 야경이란다. 야경은 이젠 사라진 별의 자리를 대신해 달과 함께 새벽하늘을 밝히고 있어.
 사람들은 아름답고 눈부시게 빛나는 새벽하늘을 보곤 황홀한 기분에 젖어 감성을 터뜨리며 새벽을 즐긴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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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새벽

감성이 폭발하는 시간.
갇혀있던 감정들이 물꼬가 열린듯
줄줄이 흘러나온다.
차갑고도 흐릿한 안개에 몸을 감춘채
사람안에 있는 마음을 꺼내곤 헤집어놓는다.
by. na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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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익사

당신을 볼 때마다 나는 새벽 꿉꿉한 안개 속마냥 숨이 턱턱 차오르는 것입니다 한계까지 시뻘개진 얼굴은 물고문을 당한 사람의 그것이라 해도 믿겠습니다 말을 고르다 고르다 끝내는 공기방울로 대신 뱉어내는 물고기처럼, 비틀대고 꺽꺽대는 나는 당신 앞에서 수백 수천번을 익사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 부디 나를 추하다만 여기지 마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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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움

세상엔 자유란 억압만이
억압이 강할 수록 자유로움을
억압이 희미한 안개 같으면 
자유는 수중기 처럼 잡히지도 않게
거울에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해 토론하는 것과 같은
시간낭비
제한하고 억누르고 억압
이 꼴이 세상의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