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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롤모델

어느날

신호가 켜지길 기다리면서

언제 마지막으로 봤는지 기억도 안나던

하늘을 바라본 순간

난 그 자리에서 울고 말았어

이렇게 힘든데 나는 이렇게 힘든데

하늘은 그와중에 너무나도 눈에 띄게 예뻐서

요즘은 매일매일 하늘을 바라봐

바라보며 느껴

하늘은 매일 조금씩 바뀌며 더 아름다워지는구나

나도 하늘처럼 되보자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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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일하는 와중에도 너무 외로워서 울 뻔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곱씹게 되는 고독이
낯설어지는 때가 오기는 할까. 
누구라도 날 안아주면 눈물이 왈칵 터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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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그 후

이별 그 후는 
뭐랄까 
텅빈 방에 나혼자 있는 느낌?
방에 불만 키면 다시 환해질 것 같은데 
불을 환하게 켜도 텅빈 느낌은 사라지질 않는다 
너와 함께였을 땐 깜깜한 방안도 참 아늑했는데 
지금은 그냥 텅 빈 것 같다 
이와중에 너한테 묻고 싶다 
너도 지금 나랑 같은 생각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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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

어릴적부터 나는 굉장히 잘 넘어졌었다.
무릎에 흉터가 많은 이유는 상처가 난 무릎으로 또 넘어졌기 때문이다. 
나는 부모님은 부끄러워 했던 내 흉터들이 자랑스러웠다. 어쨌든 내가 무언가에 도전했다는 증거이고, 아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였으니까.
최근 할 일이 없어 비가 그친 뒤 공원을 산책하다 무심코 물웅덩이를 밟아 미끄러진 적이 있었다. 엉덩이며 등이며 가리며 온갖 진흙탕에 흠뻑 젖어 더러운 상태가 되었었지만 무엇보다 너무 아파서 더러워진 옷과 다리는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간신히 일어나서 근처 벤치에 누워 정신을 차려보려고 했다. 그때 봤던 하늘이 참 예뻤다. 아픈 와중에도 예쁘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름다운 하늘이었다. 
얼마나 넘어지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넘어지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엔 엉덩방아를 찧어 다행이 무릎은 말짱했지만 속이 메슥겁고 머리가 띵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게 넘어질 수 있게 낙법을 배우나보다.
사람은 언제나 실수할 수 있기에 잘못해서 넘어지는 일은 나같은 덤벙이들에게는 자주 있는 일이다. 내가 조심하려고 해도 가끔 내 몸이지만 내 멋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기왕 넘어지는 김에 조금 더 폼나게, 아니면 최소한 조금 덜 아프게 넘어지는 방법을 배우자.
넘어지는 것은 아프지만, 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어떻게 넘어질까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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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손톱

깨진 손톱이 아렸다 아파서도 피가 나서도 아니다 깨진 손톱이 왜 깨졌는지가 중요하다 손톱을 길게 길러서 깨졌는데 나는 충분히 손톱을 깎을 시간도 도구도 여건이 다 됐음에도 불구하고 손톱을 깎지 않았다 왜 구태여 그렇게 손톱을 길렀느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손톱을 기르고 싶어서 길렀다고 답한다 하지만 손톱이 길면 길수록 내 가슴이 아렸다 손톱이 길어야 책상에서 탁탁하는 소리가 나름 기분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렀다 하지만 기르는 와중와중이 깨진 손톱보다 아렸다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는 하나의 불안증세였기에 그랬기에 더 아렸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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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축제의 밤

"미안, 늦어서..."
"덥지도 않았고, 자리도 잘 잡아서 서있지도 않았고. 괜찮아."
답지 않게 늦은 친구와 시답지않은 인사를 나누고 늦은 김에 사왔다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았다.
한쪽에선 야시장이, 다른 한쪽에선 본 행사 전의 행사들이, 인도쪽엔 부스들이. 축제답게 시끌벅적하고 시람도 많고.
요즘 너무 조용하게 지냈나. 모두가 들떠있는 이 와중에 혼자 차분한 느낌이다. 뭐, 나쁘지만은 않으니 상관없나.
"비 올거라더니. 좋기만해."
그러게 말이야. 비는 무슨 맑기만 하다. 어두워도 맑다는걸 훤히 알겠는데.
"기상청 분발해야겠다."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웃는 친구를 잠시 바라보다 시계를 봤다. 언제 시작하려나.
아, 좀 있으면 시작하겠다.
"아,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너랑 축제에 오다니. 우린 언제쯤-. 아."
"왜. 괜찮아. 이미 지난 일이잖아."
진짜로 괜찮다. 이미 지난일이니까, 그 사람과 헤어진건. 지금 생각해보면 나쁘지만은 않은 경험이였다. 그땐 다 떠내려보낼것처럼 지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 다 지난 일이구나 싶기도 하고.
너나 애인만들어서 데려와봐.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건줄 알아? 한참을 투닥 거리는데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음, 솔직히 그 사람이랑 축제오는 상상 많이 했었는데. 좀 아쉽네. 잘 지내려나.
"잘 지내려나..."
아, 참 궁상맞다 생각하며 밤 하늘에 예쁘게 피는 중인 불꽃을 핸드폰에 담으려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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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그런 햇살 가득한 날 온갖 날벌레 날개소리
그 와중에 가장 돋보이던 날개짓 하나 거기에 끌려
동네 개새끼들이 일제히 날아 올랐다.

어쩌면 벌의 지루한 소리보다 쇠파리의
잔뜩 흥분한 윽박지름보다 짐짓 양반스러운 물잠자리의 그것보다 우린
보이지도 않는 온 몸의 사위를 좋나했나보다.

모든 잡소리가 뒤를 돌아보고 어쩌면 더 이상 잡을 수 없는 젓가락을 손에 드는 노인네의 부질없는 가락질에 스스로를 묻고 싶은
그런 펄럭임에 녹아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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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느라 잠못자고 있다
원래 겁많고 예민한 난 나의 보물들이 세상에 나온 후
더욱 강인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나약함과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아이들과 관련된거면 더더욱

행여나 잘못될까 노심초사 안절부절
최악의 상황도 생각한다

이런게 날 더 미치게한다
꼬리에 꼬리를물고 밤이되면 왜 더 잡생각에 사로잡히는지 모르겠다
다 떨치고 잠을 청하다가도 생각. 생각생각. 생각생각생각생각생각...
이와중에 둘째도 한몫한다 
요새들어 자꾸깬다 운다 나도울고싶다 아니 자고싶다
그냥 누군가 다 괜찮다고 아무걱정하지말라고
예민해서 그런거라고 또 문제있음 어떠냐며 
해결할수있고 걱정할것없다고 내 탓이 아니라며
마음 푹놓고 자라고 토닥여준다면
잠이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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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책장을 넘기듯 가볍게 굴러들어온 말에 '홍'은 고개를 들었다. 시원한 바람이 가볍게 커튼을 흔들고, 뒤이어 제 볼을 스치며 지나갔다.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로 저를 담담하게 쳐다보는 그 시선을 마주하던 홍은 안경을 똑바로 고쳐 쓰고 책 안으로 고개를 숙였다. 
어쩌면, 오래전부터 눈치 챘을지도 몰랐다.
그 말을 듣고난 뒤부터 이미 책은 읽히지 않기 시작했고 그것도 모자라, 아예 제 시선은 빼곡한 글씨들한테서 아득하게 멀어지는 중이었다. '원'의 말을 듣고난 뒤에 아무래도 뇌에서 고장이 난 것 같다고 결론 내렸다. 책을 덮고 일어날까 말까, 정신을 좀 차리자는 마음을 먹던 와중, 턱아래로 손이 들어오고 그 잠깐의 채 침묵을 느끼기도 전에, 입술 위로 부드럽고 살포시 누르는 힘이 들이닥쳤다. 
원의 속눈썹이 길다는 것을 홍은 그때 처음 알아챘다. 그것을 알아채고 나서는 가볍게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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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가볍게 입술 틈새를 붙였다 첫음절의 마지막에서야 좀 더 오므리고는 뜸들일 듯 말 듯한 가운데 갑작스레 확 화르르 펴진다. 울망울망한 꽃망울이 터지듯 까르르 아기의 눈꺼풀이 떠지듯. 두 음절만으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으면서도 부족하다 못해 턱없이 부족하다. 혀는 그 와중 어디에도 닿지 않고 입술 끝자락 걸리우던 단어에 문득 아려온다 뜨거운 열기가 목구멍을 막아오는 가운데
나는그녀를
부르는법을

잊어버리고
그 공백을 그 따스한 감정에 대한 허기가 메운다. 울고 싶은 밤이다 그리운 밤이다. 그래, 그때 한 번이라도 사랑한다고 말해 줄 걸 그랬나보다··· 항상 남는 건 온온한 추억이 아닌, 시기 놓친 후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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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최근에 청소를 하다가 서랍장 안에서 편지더미를 찾아냈다. 크리스마스 카드, 엄마에게 친척 언니들이 보내는 편지, 군대에 있던 삼촌이 엄마에게 보냈던 편지 등. 추억을 간직하는 것에 소홀한 나 대신 엄마가 모아둔 편지들이다.
추억에 잠겨 편지를 읽다가 의외의 편지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아빠에게 보냈던 편지다.
나는 아빠를 싫어한다. 배신은 깊었고, 나는 이제 스물 다섯 살이고, 우리는 서로 가까워지기엔 너무 멀리 와 있다. 
어린 아이 글씨로 삐뚤삐뚤 적혀진 편지를 읽어내렸다. 편지지조차도 아니다. 그냥, 유선노트를 찢어 접어쓴 편지였다. 연필로 쓰여진.
편지 안의 내가 말한다. 
저는 아빠가 일 때문에 바쁜걸 알지만 그래도 집에 자주 계셨으면 좋겠어요. 사랑해요. 
마지막 문장이 처음 읽는 책처럼 읽힌다. 아빠를 좋아했던 시절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아빠는 일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다른 곳에 쏟을 정신이 충분히 많이도 있었다.
해서, 어린 내가 이런 편지를 눌러썼다고 생각하면 이상한 기분이 든다. 어쩐지 미안하고, 어쩐지 슬퍼진다. 처음부터 읽지 않았던 것처럼, 나는 그것을 다른 편지들과 마찬가지로 처음 담겨있던 그대로 비닐 봉지 안에 담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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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예상치 못한 죽음에 대처하는법

 삶은 죽음의 연속이다. 살기 위해 누군가의 마음에 흠집을 내고, 어느 사람은 무참히 찢기도 한다. 이 연속은 애석하지만 내게도 해당한다. 
 절대로 피할 수 없기에 마음이 찢길듯한 말을 들으면서도 버틸 수 밖에 없다. 찢어질듯한 행동과 정말로 죽는 행동은 고통부터가 다르니까. 그들은 그런 행동을 했지만 난 그러지 않았으니 포기 말아야지. 
 이기적일 수 밖에 없었다. 자기 보호는 무의식적으로 드러나 모두에게 미움을 받았다. 고통받고 싶지 않은 마음은 견고해져갔고, 그와중에 누군가의 죽음을 직면했다. 
 처음에는 모든 회로가 정지됐다. 그 이후에는 이게 정말 현실인가? 하는 생각을 품은 현실 도피. 오래지 않아 두려움에 사로잡혀 발이 떼지지 않았다. 이제야 모든 준비가 되어가는 것처럼 느꼈다. 그러나 모든건 한순간에 무너졌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이렇게 갑작스레 찾아오는 것도 죽음인가. 삶은 이리도 허무했던가?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갑작스레 찾아온 죽음은 매우 낯설었고, 저도 모르게 현장에서 벗어났다. 
 어떻게 도망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그 장소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발을 옮기다 주변을 둘러 보았다. 여러 사람들이 바삐 걸음을 옮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그 사람들에 자연스레 흘러들어 갔다. 
 한동안 충격에 휩싸여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단 한가지는 알 것 같다. 조금 시간이 흐른 지금, 웬만한 아픔과 충격은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것을, 조금씩 무뎌진다는 것을. 
 나는 내 아픔을 시간에 의지하며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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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 토막글

 분명 퇴사하고 한껏 여유로웠는데 왜 일은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걸까. 사업을 시작한 친척이 내게 부탁한 일을 급하게 마무리 지어야 하고, 마감 다가오고 있는 공모전도 얼른 넣어야 하는데, 그 와중에 등록해뒀던 운전면허 수업까지 겹쳤었다.
 가족과 친구하고는 사업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더 깊게 새겨두었어야 했다. 같은 업계 같은 회사에 몸담은 영업자,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도 서로 분야가 다르니까 싸우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랑은 트러블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틀어지면 영영 안 볼 수 있는 회사 사람과는 달리 가족은 그럴 수가 없으니까 저번 주부터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내 멘탈이 너무 약한 건가. 글 쓰고 싶다. 퇴사하고 제일 좋았던 게 아무 때나 영화 보러 갈 수 있고, 원할 때 진득하게 앉아 글에 몰입할 수 있다는 거였는데.
노트에 적어둔 제목 미정의 토막글 : 그에게는 눈으로 사물을 닦는 습관이 있었다. 그는 다 큰 어른이면서도 아무 데서나 머리를 베고 자주 쪽잠을 잤다. 언젠가 내게 말해주기를, 잠이 많은 것은 자신이 죽음과 가깝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자라면서 숱하게 이미지가 바뀌었다. 대체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교복을 입을 적에는 수업에 성실하지 않았고, 그다지 살가운 성격도 아니어서 선생들도 그를 싫어했다. 남이 저지른 잘못을 뒤집어쓴 적도 있었다.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믿어주지 않아 그럼 마음대로 생각하시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엉덩이가 터지도록 맞았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관심이 없고 내면을 향해 자라나는 가시에 찔려 죽기 쉬운 사람이었다. 재능을 쏟아붓는 일에 그의 기분은 늘 일정하지 않았다. 어디서나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어느 날은 천재적이었다가 어느 날은 이제 막 시작한 놈보다 못했다. 한없이 고조되어 몰입하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어느 순간 뚝 막히고, 다시 보면 쓰레기고. 그런 일의 반복이라고, 그러니 이제는 정말로 죽고 싶다고, 나는 생각보다 너무 오래 살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