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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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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1

사랑을 두려워하는 

소녀가 있었다.


어느날 그녀보다 더 메마른 

사하라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녀는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되었다..



어디서 왔지?
[["synd.kr", 14], ["unknown", 67]]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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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동화처럼 악은 바로 처벌을 받고 선은 항상 행복하면 좋겠지만 난 악도 아니고 선도 아니기 때문에 평범하게 사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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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지금 동화라면
새드앤딩이 될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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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그녀.
그녀라는 말이 붙을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린 한 늙은 여자의 이야기.
간단히 말하자면 보잘것없는 인생 간단히 말할 수 없는 인생을 그녀는 살아내었다.
생의 마지막을 요양병원에서 맞이하리라고는 '그녀'라고 불리던 그 생글거렸던 시절에는 떠올려 본 적도 없었다. 그저 끝없이 펼쳐질 내일과 언젠가 이루어질 꿈들에 기대어 살던 시절도 있었다.
아니 그것은 시절이라 부르기엔 너무나도 짧았다.
그랬던 순간도 있었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꺼질듯한 눈동자는 헐떡이는 숨을 따라 천장에 똑같이 그려진 석고 보드판만 향할 뿐이다.
그 시절 그녀가 살던 마을의 풍경이 떠오른다.
너른 풀밭 저마다 이름 모를 꽃들이 지천으로 널려있고 바람이 불면 풀냄새에 섞어 코끝에 와 닿던 향기가 있었다.
팔을 휘두르며 개울가 빨래하는 엄마를 부르며 내달리던 그 장면이 이 순간 문득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암과 치매로 인한 합병증.
의사의 입에서 나온 그 흔해빠진 3개월, 마음의 준비.
이러한 단어들은 억겁의 시간 같았던 그녀의 팔십여 인생을 간단하게 종지부 찍었다.
내일 당장 눈을 뜨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그녀의 세월이 지났고 호상이라 기뻐할 사람들이 생길 만큼 그녀의 나이는 늙었다.
놓아버린 정신은 아들의 이름도 애지중지 아끼던 손자의 이름도 지워버렸으나 아직 그 옛날의,
그녀가 '그녀'로 불리던 날들의 모습과
여름 밤하늘의 별빛과
엄마 냄새와
언제가 들었던 풍금소리와
논둑의 흙냄새 물소리 목덜미를 스치는 바람을
그녀는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밤인지 낮인지 모를 몽롱함에 눈이 감긴다.
먹먹해진 귀에 바람소리가 들린다.
엄마 냄새가 난다.
보드라운 흙의 감촉이 발에 닿는다.
짧은 한숨을 연달아 쉬던 그녀는 노곤함에 눈을 감고
저 앞에 살포시 난 흙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다.
무더운 여름이었음에도 한 줌 찬바람이 귓가를 스쳤다.
2 2

이상 식욕

늘 맛있게 내려주는 커피만큼 괜찮을 줄 알았던 녹차는 기대보다 텁텁했다. 여기는 앞으로 커피만 시켜야겠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던 책을 펼쳤다.
소설은 아직 초반부였으나 주인공은 벌써 사람을 세 명이나 죽였다. 발 앞의 난도질 당한 시신. 기분 나쁜 온기가 남아있는 핏물. 뱃속 깊숙이 박혀 잘 빠지지 않는 칼을 부득부득 빼내는 묘사에 식욕이 완전히 달아났다.
“사람 죽인 적 있어요? ”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고양이 같은 표정을 한 여자가 앞에 앉아 있었다. 아는 여자다. 맨 윗층에 사는, 집주인의 딸.
“있으면 여기서 커피는 못 마시겠지.”
최대한 억양을 덜어내고 대답했다. 목소리에 자칫 온기나 냉기가 묻어나지 않도록. 목덜미처럼 드러난 감정만큼 손쉬운 먹잇감은 없기 때문이다.
여자의 시선이 나에게서 내가 들고 있는 책 표지로 옮겨갔다. 핥는 듯한 시선에서 나른한 전의를 느꼈다.
“매일 이런 것만 읽길래, 연구라도 하는 줄 알았죠. 제목에 들어가는 단어부터 그렇잖아. 사건, 살인, 시체, 죽음.”
여자가 책 제목으로 나를 찌르는 동안 나는 그녀의 흰 살결을 본다. 푸른색 셔츠 깃 위로 뻗은 가느다란 목. 두 손으로 잡고 누르면 툭 부러지지 않을까.
누군가 토스트를 주문했는지 카페 안에 고소한 냄새가 가득했다. 문득 고개를 든 식욕이 침을 삼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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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 내게 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1 1

눈물

그녀는 눈물을 흘린다
그녀에게 묻는다 
" 왜, 울고있는거야? "
그녀는 나에게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 누군가가 나에게 위로를 해주지 않아 "
나는 말한다

" 너에게는 위로가 필요하지않아 "
소녀는 한없이 울다가 조금 진정하고서는 말한다
" 정말? 너는 필요없어? 진짜로? "
나는 소녀에게 말을 더이상 하지 않는다
소녀는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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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웨딩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사진을 보았다.
더 이상 내 것일 수 없는 열망에의 작별은 고한 지 오래지만,
이렇게 흔들리는 것도 참 오랜만인지라 놀랍다.
밤길을 걷고 걷다가 
내 생의 또 다른 선택지에 대한 결과를
이렇게 받아들인다.
우리는 행복하기도 했지만 
서로 가엾기도 했다.
어느 날에는
나는 고고했고
당신은 날이 서있었지.
하여 함께할 수 없었으리라.

잊고 지낸 적은 없었다.
생각이 조금씩 덜 찾아오면서
함께하지 않음에 익숙해진 것이겠지.
이 흔들림은 나의 무뎌짐에 대한 대가이겠지.
무엇도 찾지 못할 인생의 풋잠에서
다시 깨어나게 되는 그런 혹독한 대가일테니.
사랑받으며
행복하길.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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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 모르고 싶다

내가 이상한거 같아
쉬고싶은데 생각이 나 자꾸 떠올라
내가 이상해지는것 같아
왜이러는걸까
고개를 한껏 저어보지만 그래도 역시
이상하게 니가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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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흘러가지 않고 멈춰있었으면 하는 것
혹은
나에게 더이상 주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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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날

비가오면 팔꿈치가 아파
더이상 내리지 말아줘..너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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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죄를 고백하는 것은 쉬웠다.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내 입을 막고 있었던 것은 가볍고 얄팍한 윤리 의식뿐이었으니까. 도덕책에서 배워 누구나 알고는 있는, 그래서 누군가에겐 경계고 벽이었으나, 나에게는 축축하게 젖어 언제든 찢어버릴 수 있는 종이에 불과했던. 그런 물기 고인 의식들.
 “…가출하고 소식이 끊겼던 Y, 이 년 전 실종된 A, 작년 봄 강에 뛰어들어 자살한 H.”
 아득할 만큼 멀었던 과거에서부터 시작했던 고백은 어느새 현재에 가까워져 있었다. 새파란 얼굴을 하고 부들부들 떨던 P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 나는 겁에 질린 개처럼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는 그녀의 팔을 잡아채 앞으로 확 끌어당겼다.
 “아직이야. 아직 남았어.”
 “이… 이거 놔.”
 “작년 뉴스 일 면에 실렸던 연쇄 토막 살인 사건.”
 “놓으라고…!”
 P는 나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팔을 비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아까부터 점차 퍼지던 미소는 어느새 완전한 웃음이 되어 있었다. 커다란 웃음소리가 목젖 아래서부터 끓어 넘쳤다.
 언제나 열망했다. 내 죄를 고백하는 나를 상상했다. 뉴스에 보도되는 사건을 얘기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팔을 붙들고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죽였다고. 내가 한 짓이라고.
 “쓰레기…, 쓰레기 같은 새끼! 네가 사람이야?”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나는 그게 의아했다. 왜 울지. 아직 제일 중요한 건 꺼내지도 않았는데.
 “내가 작년에 준 화분 기억나?”
 “…뭐?”
 앞뒤 없이 튀어나온 이야기에 P가 좁혔던 미간을 올렸다. 나는 목소리를 낮게 깔고 속삭였다. 
 “J는.”
 단지 이름 하나. 그 한 명의 이름으로 그녀의 모든 것이 멎었다. 몸부림치던 동작, 눈물, 목소리, 울음에 차 가늘게 떨리던 호흡마저. 마치 혼자 정지된 시간 속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꼭 찾아주겠다고 약속한 것도… 기억해?”
 크게 벌린 입가가 이내 일그러진다. 얼굴 위로 떠오른 것은 절망이었다. 그녀는 내가 바라던 대로 어떤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나는 약속한 건 반드시 지키거든.”
 손을 놓자마자 P는 당장 거실로 내달렸다. 참기 어려울 만큼 뜨거운 감정이 가슴 한가운데를 터뜨렸다. 붕 떠오르는 것들을 애써 가라앉히며 방을 빠져나오자 마침 제 무릎까지 오는 화분을 들고 선 여자가 보였다. 그녀는 가느다란 팔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쉽게 던지지 못한다. 두려우니까. 그러나 팔은 어쩔 수 없이 아래로 떨어지고, 도기로 된 하얀 화분은 산산이 깨어졌다. 폭발하듯 흩어지는 산세비리아 사이로 흙투성이가 된 무언가가 밖으로 굴러 나왔다. 꼭 사람 머리처럼 생긴.
 P는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가슴을 움켜쥔 채 곧 죽어버릴 짐승처럼 숨을 헐떡이다, 이내 비명에 가까운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잠시 눈을 감는다. 터져 나오는 쾌감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여자는 여전히 오열하고 있었고, 나는 주방으로 가 식칼을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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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무슨 악마의 장난인지 도통 모르겠다고 다니엘라는 무심코 생각했다. 그러고는 가벼이 악마를 입에 올린 자신을 탓하며 성호를 그엇다. 하늘의 계신 아버지. 저의 죄를 사해주소서. 속으로 중얼거리면서도 그녀는 두손을 부지런히 놀려 잠두와 완두콩을 손질했다.
잠두와 완두콩의 깍지를 제거하고, 껍질콩의 꼬투리를 다듬고, 줄기콩대를 바구니에서 꺼내자 그때서야 아궁이에 올려둔 물이 끓어올랐다. 다니엘라는 뜨거운 냄비속으로 잠두를 와르르 쏟아부었다. 콩 알갱이들이 휘청거리며 물속을 유영했다. 그 모습을 보며 다니엘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일주일전 마을로 들어온 여행객 하나가 다니엘라의 평화로운 일상을 망치고 있었다. 적갈색 머리칼을 하나로 묶고, 한 여름날 두툼한 망토를 입고 나타났던 그 남자는 놀라울정도로 마을사람들과 금방 친해졌다. 그렇게 사교적이고 친화력 좋은 남자와 다니엘라는 이상하게도 이 좁은 마을에서 일주일 내내 마주치지 못했다. 그것이 오늘, 남자가 다니엘라의 무거운 물통을 집까지 옮겨주면서 끝났다. 남자는 동행하는 내내 친절하고 사근사근하게 다니엘라를 대했다. 거기까진 좋았다.
보답을 해주겠다는 다니엘라의 의사에 남자는 흔쾌히 청혼의 말을 내뱉었다.
다니엘라는 이 가벼운 청혼을 거절했고 남자는 시무룩한 얼굴로 그럼 식사라도 대접해달라며 그녀의 현관겸 응접실에 앉아서 다니엘라가 내어준 백탕을 마시고 있었다.
다니엘라는 물이 넘치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곤 나머지 콩들을 냄비에 쏟아부었다. 그녀는 빠릿하게 움직이며 우묵한 나무 그릇에 파와 박하를 잘게 썰어 담고 익은 콩들을 구멍이 뚫린 주걱으로 건져올렸다. 그릇에 삶은 콩을 넣은뒤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를 솔솔 뿌리곤 주걱으로 샐러드를 버무리자 박하의 싸한 향기와 콩의 달큰하고 포근한 향이 한데 뒤섞였다. 미각을 자극하는 냄새에 다니엘라는 미소 지었다. 레몬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테지만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 다니엘라는 그릇을 들고 부엌에서 나왔다. 의자에 앉아 두손안에 쥔 찻잔을 굴리고 있던 남자가 다니엘라를 보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서와요. 여기 앉아요.]
다니엘라는 자신의 집에서 어서오라는 인사를 받는게 퍽 낯선 상황이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작은탁자에 그릇을 올려두곤 고개를 저었다. 남자가 의아한 눈으로 물었다.
[왜 그래요?]
다니엘라는 남자가 비워둔 의자를 가르키곤 고개를 저었다. 남자의 소매자락을 끌어당기자 그가 쉽게 끌려왔다. [여기 앉으라고요?] 남자는 자리에 앉았다. 다니엘라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남자는 살풋 미소지었다.
[다정하네...역시 결혼할래요?]
다니엘라는 고개를 저었다. 남자의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왜요?]
다니엘라는 대답 대신 그릇의 한쪽면을 탁탁 치곤 스푼의 손잡이가 남자의 쪽으로 향하게 내려놓았다.
[역시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는거겠죠? 괜찮아요. 기다릴 수 있어요. 그런데 계속 그렇게 서있을거에요? 그냥 내가 선채로 먹는게 더 나을것같은데, 아니면 내 무릎에 앉는건.] 다니엘라는 바느질감을 넣어두는 상자를 가져와서 그위에 앉았다. [싫다 이거죠? 알았어요. 하지만 정말 첫눈에 반했다고요. 포기하지 않을거에요.]
남자는 다니엘라가 곤란해할 말만 골라하며 콩 박하 샐러드를 한입 먹었다. 그리고는 또 한입.
[우와!! 여기 뭐가 들어간거에요? 아주, 냠. 아주 맛있는데요?] 남자의 뒤엣말은 입안에 들어찬 음식물탓에 웅얼거리며 끝났다. 다니엘라가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눈을 내려깔자. 남자는 더 열정적으로 샐러드를 우물거렸다.
[응식점울 해도 대갰응요]
다니엘라는 풋 웃고는 남자에게 다시 물을 따라줬다. 샐러드 그릇은 어느새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이 엄청나게 빠른 식사 속도에 다니엘라는 오늘따라 놀랄일이 많은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 정말 너무 맛있었어요. 고마워요.]
다니엘라는 겸양하는 동작을 하곤 자신도 고맙다며 물통과 남자를 번갈아가며 손짓하곤 고개를 살짝 숙였다가 일으켰다. 남자는 베시시 웃었다.
[그런 의미로 다음엔 제가 대접하도록 할까요? 혹시 파스티 좋아해요? 제가 아주 기가막히게 만들거든요.]
다니엘라는 파스티가 무엇인지 몰랐고 그게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남자는 그것을 알아차리곤 더 자세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인지, 단순히 자신의 사심을 채우기 위해서인지 앉아있는 의자를 끌고 다니엘라의 곁에 바싹 붙어앉았다.
[페이스트리 반죽에 만두처럼 버섯이랑 감자속을 넣어 만드는건데 아주 맛있어요. 당장 내일이라도 만나는게 어때요? 전 이 마을이 아주 마음에 들고 한동안 여기서 살 집도 구해놨거든요. 내일 집들이 기념으로 파스티를 대접할게요.] 참고로 당신 집에서처럼 아무짓도 안할게요. 남자는 덧붙이며 자신의 레이디에게 기사들이 맹세하듯 경례했다. 다니엘라가 깜짝 놀랄정도로 절도있는 동작이였다.
[대도시에서 제가 파스티 장사를 했었거든요. 그러니, 기대해도 좋아요?]
다니엘라는 어느새 '다음' 약속이 생긴것을 기뻐해야할지 곤란해야할지 혼란스러워 했다. 남자는 속없는 웃음을 흘리다가 불현듯 몸을 경직시켰다. 다니엘라는 갑자기 긴장하는 남자의 얼굴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고 보니....]
다니엘라가 남자의 초조한 얼굴을 바라보자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고 마저 말했다. [다니엘라.] 다니엘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결혼할래요?] 그녀는 한숨을 폭 내쉬곤 그릇을 설겆이 하기 위해 챙겼다. 그러는 그녀의 손목을 남자가 황급히 잡고는 사과했다.
[미안해요. 이번건 취소! 이번건 카운터에 더하지 말아줘요!!] 무슨 카운터? 다니엘라는 눈을 꿈벅거렸다.
[물론 다니엘라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요. 우선 묻고싶은게 있어요.] 다니엘라는 남자의 눈을 다시 바라봤다. 초콜릿처럼 짙은 고동색 눈이였다.
[내 이름이 뭔지 알아요?]
다니엘라는 당황하며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그러고보니 여태 남자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남자가 미소 지었다.
[그럼 우리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되겠네요.]
남자는 다니엘라의 손을 가져가서 손바닥 위에 천천히 스펠링을 적었다. 다니엘라는 소리내어 그것을 읽지 못했지만 마음속에서 부드러운 글자체로 그의 이름을 만들었다. 먹빛의 바탕위로 하얀 붓이 아래로 내려갔다가 완만하게 올라오고 우아하게 끝났다.
발렌타인.
[네, 다니엘라.]
남자의 대답에 다니엘라는 깜짝 놀라며 어깨를 움찔떨었다. 들었을리 없었지만 남자는, 발렌타인은 그녀에게 대답했다. 발렌타인이 다니엘라의 눈을 마주 바라봤다. 다니엘라는 단순히 그가 그녀의 눈빛을 읽은것이고, 타이밍을 잘 맞춘것뿐이라는걸 알았지만 왠지 그 눈빛을 피할수가 없었다.
[다시 불러줘요.]
다니엘라는 주저했다. 발렌타인은 알수없는 미소를 지은채 그녀를 기다렸다.
또 다시 마음속에서 떨리듯 글자가 움직였다.
발렌타인.
이번 대답은 좀 늦었다. 발렌타인이 좋아 죽겠다는듯 웃고있었기 때문이다.
[네, 다니엘라.]
다니엘라는 손을 빼내려했다. 발렌타인이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 다니엘라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발렌타인.
[네, 당신이 원하면 언제든 대답할게요.]
놓아달라는 말이였는데. 다니엘라가 발렌타인을 빤히 응시하자 그는 그 시선을 뻔뻔하게 무시했다. 다니엘라는 발렌타인이 대접하는 파스티 식사를 꼭 받겠다고 확답을 하고 나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