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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 <Jesse Echevarria / Unsplash>

리츠안즈 졸업.ver


저작권 프리 사이트 사진

왜일까,이토록 기다려온 순간인데.왜 말이 나오지 않는걸까

“ 무슨 말을 할려는거야? ”

“ 왜.. 그동안 안보였던거야?- ‘’  
                                 - 나중에 나올 이야기 中


****

시간은 빠르게도 흘러 유메노사키 학원의 졸업식.  리츠는 어느덧 졸업을 맞이하였다. 작년에 자신의 형, 사쿠마 레이가 졸업을 하고 1년이 흘러 다가오지않을것같던 순간이 찾아왔다. 솔직히 또 다시 유급을 할줄알았건만, 안즈와 함께 졸업을 하고픈 마음에 출석이라도 더 했더니 유급을 피하게되었다.


‘ 그나마 다행이지.. ’

“ -리츠? ”

“ … ”

“ 리-츠- ”

“ … 아, 왜그래 안즈?♪”


잠시 딴 생각을 했더니 안즈가 자신을 부르는것도 못들었다. 안즈가 웃으며 앞쪽으로 손짓을 하니 벌써 졸업식 시작인지 주위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고, 모두들 정면을 바라보고있었다.


-


“ 모두들 앞으로도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


교장선생님의 말도 끝나고 2시간의 지루하게 느껴졌던 긴 졸업식도 끝나가고있었다. 옆을 둘러보니 졸린지 하품을 하고 졸린눈을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리츠가 보였다

 안즈는 그모습이 웃긴지 겨우 웃음을 참으며 휴대폰을 꺼내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고, 저장된 동영상을 보며 웃고있던 도중 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 언제 이런걸 찍은거야..? ”

“ 아.. 들켜버렸네.. ”


안즈가 어색하게 “하하.. ” 라고 웃으니 리츠의 표정이 살짝 굳어져간다. 아무래도 몰래 찍은거때문에 그런가싶어 미안한마음에 사과할려고 입을 열었더니 리츠가 먼저 입을 열었다.


“ … 안즈 있잖아 나.. ”

“ 자자- 여러분, 3년동안 수고했어요. 졸업식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


란 교장선생의 목소리와 함께 리츠의 목소리도 묻혀버리고말았다. 곧 이어 모두들 일어서 나가는 바람에 리츠와 안즈도 일어났지만 엄청난 인파에 밀려 둘은 떨어져 따로 나갈수밖에 없었다.겨우 안즈는 강당에서 나와 주위를 둘러보며 애타게 리츠를 찾았지만 보이질않았다. 친구들한테 물어보아도 모두들 못봤다는 이야기뿐. 그 누구도 강당에서 나와 리츠를 보지못했다.


대체.. 왜, 어디로 사라져버린거야 리츠?-… 왜 아무말도 하지않고 사라진거야?


****

3년 후


리츠가 졸업식 후 갑자기 사라지는바람에 knights는 리츠를 빼고 활동을 계속하였고, 리츠의 빈자리는 컸다. 그렇지만 리츠의 빈자리를 채울자는 아무도없었다. 열심히 활동한덕분에 현재 그룹중 최고라 불릴만큼 인기가 많아졌다. 하지만 가끔씩 팬들은 리츠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해하며 물어보았고, 그때마다 멤버들은 질문을 어쩡쩡하게 웃으며 회피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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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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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졸업식

형식적인 것이
형식적으로 끝나는 데
형식적으로 슬퍼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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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두려움

오늘도 듣는 친척들의 잔소리 
아니 24살이되도록 취업도 못햇다고?
4학년끝날때까지 취업못하는사람이 어딨어?
언제 취업하고 언제 결혼해서 언제 애낳을래?
그들의 잔소리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굽신거리는 나 
나의 미래는 어둡다 주변사람들은 하나둘 취업해가는데....곧 졸업식이다 졸업식이 다가올수록 나는 불안하다
졸업하고 취업못하는 나같은 바보가 세상에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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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붉은 아네모네의 꽃말은
'비록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더라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항상 너를 생각하고 네 곁에 있으면서도 너와 가까워지지 못했다. 졸업식 날 전해주고 싶었던 꽃이었지만 수능을 보기도 전에 너와 소원해졌다. 이 감정은 아직도 내 안에 맴돌아서 숨을 쉬기 힘들게 한다. 깊은 바다에 가라앉아 남아있는 기억이 나를 얽어매는 기분이다. 너와 만나지 않았더라면, 너를 좋아하게 되지 않았더라면, 하고 생각하지만 나는 너를 알지 못하는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 외로워하는 너를 보면서도 나는 여전히 너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예전에도 지금에도 나는 너의 어둠을 안아줄 수 없다. 한때는 너의 그 어둠까지 사랑하고 싶었다.
언젠가는 마음 깊이 너를 사랑할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나타나겠지. 안녕,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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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오너가 되자

휴가 갈 때, 회사 눈치를 보는가?
가족이 아픈데, 회사 눈치를 보는가?
아이의 졸업식인데, 회사 눈치를 보는가?
당장 때려쳐라
한 번 사는 인생, 자기 인생의 주인공은, 본인 스스로가 되어야 한다.
나에게 스스로 해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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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유튜브를 보다 인상깊은 졸업식 연설을 본 적이 있다 
우리는 모두 우주를 가로지르는 혜성이 되기 위해 태어났다
공간과 시간을 가로질러 세상과 부딪힐 때 마다 우리의 자국을 남긴다고 말이다
우리는 하나의 혜성이다 
그 흔적이 크던  작던 우리 자신의 흔적이다
내가 우주의 한 낱 존재에서 하나의 존재가 된 순간이라 가장 인상 깊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지 당신은 평범한 사람이 아닌 하나의 혜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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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첫사랑. 그래 첫사랑. 나에게도 첫사랑은 있지. 처절하고 가슴찢어지게 아팠던 첫사랑. 넌 기억이나 하려나.  난 요즘도 몇 번이고 너와 했던 이야기를 떠올려. 왜인지 잊혀지지 않아서. 
 있잖아 성호야. 나는 네가 정말이지 너무나 미워. 네 이름과 내 이름이 비슷해서 내 이름을 쓸 때마다 네가 떠오르고 딸기우유 사탕을 먹을 때 마다 네가 떠올라. 길을 가다 예쁜 곰인형을 봐도 네가 떠올라.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허쉬초콜릿은 요즘들어 먹을 수가 없어. 너와의 추억이 계속 떠오르니까. 펜을 들어 예쁜 편지지에 내 못난 글씨로 글을 써내리는 것도 못하겠어. 넌 내가 이렇게 널 그리워하는 거 모르지? 넌 언제나 내 이름을 먼저 불러줬잖아. 그래서인지 요즘 네 이름을 한 번도 불러주지 않은 게 너무나 후회 돼. 한번쯤은 네 이름 다정히 불러주는 거 였는데. 그렇지? 
그러게 왜 그랬어. 왜 그렇게 날 힘들게하고 대체 왜 날 바보로 만든거야 왜. 내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 왜? 난 언제나 웃는 애인 줄 알았니?  있잖아, 난 웃음기도 없고 세상에 즐거운 거라고는 일절 없어서 언제나 세상과 연 끊을 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야. 그런데 널 믿었어 바보같이 널 믿고 널 좋아했어. 좋아 성호야? 날 바보 만드니까 좋아? 재밌어? 인생 그렇게 살지마 씨발아 길 가다가 누가 네  뒷통수 때리면 그게 나인줄 알아. 나 진짜 너 싫어 그런데 사실 아직도 좋아해. 짜증나. 너 라일락 꽃말이 뭔 줄 알아? 내가 졸업식 때 줄 편지에 달랑 써놨는데ㅋㅋㅋㅋ  넌 절대 모를거다.  그리고 네가 이런 앱 쓸 일도 없으니까 여기다 쓴다 병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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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댄스 上

1.
 나는 불치병을 앓고 있다. 음악이 들리면 몸이 멋대로 춤을 추는 병이다. 웃지 마라. 이것은 아주 좆같은 일이다. 나는 가족, 이웃, 선생님, 같은 반 아이들, 그 외 길 가던 행인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들면서 자라왔다.
 이 병은 내가 다섯 살 무렵부터 발병했다. 우리 애는 끼가 많군! 핫핫 웃었던 부모님의 입가에는 곧 어두운 주름이 졌다. 이 정체 모를 병은 수도꼭지처럼 물의를 쏟아냈고 두 분은 그로 인해 신음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우리 집이 돈에 관해서는 꽤 여유로웠다는 점이다. 그러나 많은 문제를 해결해준 돈도 고통을 줄여주지는 못했다. 세상 곳곳이 전쟁터였고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터트리는 음악에 나는 만신창이가 되기 일쑤였다.
 발병 이후 열다섯이 될 때까지 수많은 의사와 목사와 신부와 무당과 그 외 민간의학 사이비를 만났다. 그들이 하는 말은 하나같이 달콤한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이것은 무의식의 발현입니다. 어린 시절 억압된 트라우마가 나도 모르게 춤으로 나타나는 거죠. 하지만 치료할 수 있습니다. 악마가 들렸군요. 구마 의식으로 쫓아내야 합니다. 체온이 1도 높아지면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몸에 자철석을 지니고 있으면 나쁜 기운이…… 전부 실패했다. 헛된 희망에 끌려다니다 너절해진 나는 열여섯이 되자 모든 것이 귀찮아졌다. 안 할래요. 우리 이제 그만 포기해요. 나를 설득하려 했던 부모님은 되려 설득당해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가족 모두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2.
 말도 안 되는 치료와 의식에 끌려다니지 않게 되자 시간이 많아졌다. 내 방은 부모님이 집에서 특히 공을 들인 곳으로, 방음벽과 차음벽을 몇 겹으로 둘러 바깥의 소리가 한 틈도 새어 들어오지 못하게 시공했다. 나는 집에 오면 거기 틀어박혀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영고라는 이름을 지은 것도 그 무렵이다. 내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면, 이름 석 자를 다 붙여 윽박지르던 목소리들이, 거기에 담긴 기겁과 짜증이, 오랜 시간 밟혀 까맣게 굳고 더러워진 어감이 나를 짓눌렀다. 평범한 이름마저 염증이 되는 게 버거웠던 나는 자조하듯 새 이름을 지었다. 영고. 영원히 고통받는 김영고. 그리고 그 이름을 아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영고야.”
 수업 종이 울릴 때마다 벌떡 일어나 탭댄스를 추는 미친놈에게 유일하게 말을 걸던 사람. 얇은 은테 안경을 쓰고,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답지 않게 피부가 깨끗했던 A.
 “고등학교 어디 가?”
 “안 가.”
 “에이 알려줘. 난 고고고. 거기 교복 예쁘더라.”
 “진짜 안 가. 검정고시 치기로 했거든.”
 “헐. 존나 부럽다.”
 “뭐라는 거야… 학교 안 간다고 노는 줄 아냐?”
 나는 유일하게 아는척하는 A가 낯설고 불편했다.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치근덕대지. 그럼에도 새 이름을 알려준 것은 걔가 달라붙은 뒤로 본명을 더 자주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김땡땡! 땡땡! 땡땡아! 돌아볼 때까지 지치지도 않고 불러대는 바람에. 그럼 평균적으로 바닥을 치던 기분이 외핵 내핵까지 뚫고 들어갔으니까.
 “영고.”
 “응?”
 “이름 말고 영고라고 불러.”
 “별명이야?”
 “어. 너만 알려주는 거야.”
 사족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뒤로는 착실하게 영고라고 불렀다. 진짜 이상한 애였다. A는 내가 매번 데면데면하게 굴고 가끔 무시하는데도 꼭 와서 인사를 받아가고는 했다. 시간이 좀 지나서는 친해졌다고 생각했는지 이런 개 같은 질문도 했다.
 “야야. 그럼 너 섹스할 때 뮤뱅 틀면 박자 맞춰서 하냐?”
 “……미친놈아…. 박자대로 털리고 싶냐?”
 중학생답게 태양처럼 밝고 개념 없었던 A. 배시시 웃는 얼굴에 티 하나 없는 것이 천진해 보이던 A. 내 인생에 그런 사람은 그 애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부모님의 설득에 떠밀려 억지로 나간 중학교 졸업식 날, A가 한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
 “네 인생이 뮤지컬이라고 생각해.”
 그게 뭐야. 멱살이라도 잡아 비웃어주고 싶었지만 어쩐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A의 하얀 얼굴 대신 감색 융으로 덮인 졸업장만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A는 떠들썩한 친구들의 물결에, 나는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헤어졌다. 이후로는 만난 적이 없다. 창업한 스타트업이 크게 잘 되었다는 소식을 아주 멀리서 들었을 뿐이다.
 3.
 전장이나 마찬가지였던 학교를 졸업하자 나는 꽤 살만해졌다. 과외 수업을 듣거나 공부를 하거나 놀거나 쉬는 모든 것이 내 방 안에서 가능했다. 바깥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니. 안전이 가져다주는 평온함은 거짓말처럼 달콤했다. 내 삶은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건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기껏해야 일 년쯤. 내 삶에 불행을 쏟아부었던 악마는 겨우 숨을 틔운 나를 다시 진흙탕 속에 처박았고, 나는 그제야 이 평화가 태풍의 눈이었다는걸 깨닫는다.
 부모님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은 막 열여덟 살이 된 겨울밤이었다. 눈길에 미끄러지던 트럭과 부딪혀 차가 완전히 박살이 났다고 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슬픔보다 황망함이 앞섰다. 내가 뭘 실감하기도 전에 친척 어른들이 달려와 이런저런 절차를 밟았다. 그때까지도 비교적 덤덤한 상태였던 나는, 그들이 나를 추스르겠다고 한마디씩 건넬 때마다 오히려 죽음을 감각했다. 사람과 사람을 갈라놓는 것. 영영 볼 수 없게, 저 세상으로 데려가는 것. 그건 갑자기 찾아온 만큼 터무니없이 무겁고 까마득해서, 나는 점차 제정신을 잃어갔다. 몸속의 수분을 모조리 짜낼 것처럼 눈물을 쏟아냈다. 영정 앞에 엎드려 목놓아 우는 나 대신 큰아버지가 상주 노릇을 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른다. 완전히 탈진해 벽에 간신히 기대어 있었다. 그제야 식장 안이 눈에 들어왔는데, 온 친척과 부모님의 지인들이 모여 떠들썩했다. 그중에는 큰아버지의 아들이자 내게는 사촌인 B도 있었다. 나보다 두 살이 어린 B는 비죽 뻗친 머리와 개구지게 올라간 눈매, 그리고 직선적이라 무심해 보이는 큰아버지의 턱을 가졌다. B는 아마 장례식이 지루했을 것이다. 자기 부모님도 아니고, 얼굴은 일 년에 한두 번 보는 게 고작이고, 가끔 명절에 만나면 용돈을 많이 줘서 좋은 친척분이 돌아가셨구나, 그 정도의 감상이 전부였겠지.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B를 포함한 온 일가족은 내 병을 알고 있었다. 불치병인지 정신병인지 관심병인지 누구 하나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었지만 어쨌든 알고는 있었다.
 그러니까, 구석에서 핸드폰이나 만지작거리던 B가 내 옆에 와서 댄스곡을 재생한 것은 명백히 새빨간 고의였다.
 새빨갛다고 표현한 것은 기억 속 시야가 터진 토마토처럼 붉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때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 그때 나는 제발 멈춰달라고 애원하던 빨간 구두였지만, 그 많은 이들 중 내 다리를 잘라줄 자비로운 나무꾼은 없었다. 영문 따위 알 리 없는 문상객들과 영문을 아는 일가족들은 한 몸처럼 나를 물어뜯었다. 아는 것은 이게 전부다. 눈을 떠보니 장례식은 끝났고, 나는 왜인지 이마가 찢어져 커다란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다.
 주변은 여전히 쑥대밭이었다. 내가 물려받게 될 재산에 눈이 돌아간 어른들은 온갖 법률 용어로 뒤덮인 문서를 들이밀었고 저들끼리도 개처럼 싸웠다. 내 의사는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깨어있는 순간에도 악몽에 시달렸다. 장례식 날 몸을 뒤덮었던 통증이 종종 다시 살아나 나를 끝없이 잘게 조각내었다.
 B를 죽여야겠다. 그런 생각이 숨 쉬듯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부모님이 죽었으니 B도 죽어야 공평한 것 같았다. 분노는 맥락 없는 비약을 논리로 만든다. 주방에서 식칼을 골라 칼집을 빼고 신문지를 채운 가방 속에 넣었다. 큰집은 아버지를 따라 몇 번 가 본 적이 있었다. 옆 동네의 주공 아파트. 택시로는 20여 분. 머리가 식기에는 모자란 시간이다. 나는 기어코 집에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다. 이 시간에 어쩐 일이니? 의아한 표정으로 문을 열어준 큰어머니 뒤로 큰아버지가 반갑게 목소리를 높였다. 어어, 우리 조카님 왔네! 들어 와. 춥지? 커다란 손에 떠밀려 안으로 들어오자 따듯한 음식 냄새가 훅 끼쳤다.
 “밥은 먹었어?”
 힘겹게 고개를 저었다. 큰아버지는 특유의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저녁 먹고 가. 그러면서도 왜 굳이 여기까지 찾아왔는지 살피는 기색이었다. 나는 머뭇거리는 척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그, 말씀하셨던 거 있잖아요. 미성년 후견개시…”
 그의 눈이 짐승처럼 반짝인다. 할 수만 있다면 아마 군침도 삼켰을 것이다.
 “…생각해 봤는데, 역시 큰아버지 말씀대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남자는 징그러울 만큼 활짝 웃었다. 잘 생각했다고, 몇 번이고 내 어깨를 두드렸다. 큰어머니도 한껏 누그러진 목소리로 잠깐 기다리라며 나를 소파에 앉혔다. 그들은 주방으로 들어가 식사를 준비하며 음모를 꾸미는 이들처럼 속닥거렸다. 내내 이 모든 상황을 껄끄럽게 쳐다보고 있던 B는 안절부절못하다 내 가방에 뭐가 있냐고 질문했다. 어색함을 모면하기 위해 굳은 얼굴로 애써 웃고 있었다. 어차피 걷힐 미소인데 헛수고였다.
 “궁금해? 자, 봐.”
 지퍼를 열고 칼을 꺼내자 B가 비명을 질렀다. 발버둥 치는 B를 잡아 찌르는 것과 동시에 귀 옆을 세게 얻어맞았다. 옆으로 이미터쯤 날아가 벽에 반대쪽 머리를 부딪쳤다. 큰아버지가 멱살을 잡아 흔들었다. 무언가 터진 듯 얼얼한 머리 위로 상스러운 욕들이 쏟아졌다. 새된 소리로 우는 B와 겁에 질린 큰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가, 어떡해, 어쩌면 좋아……”
 좋겠다. 걱정도 해 주고. 그 와중에 그게 부러웠다.
 시야가 흘러내리고 이명이 세상을 뒤덮었다. 대자로 누워 빙빙 도는 천장을 보다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