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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경

거쳐온 모든 과거들과 관계들과 희로애락의 조각들이

먼지 크기로라도 모두 쌓여왔더라면

진작에 돌무지 아래에 깔려버렸을 테지만

다행스럽게도

서로 녹여주고 녹아주거나 접어주고 접혀

어쩌다 한번씩만 몸 속 어딘가로 던져지다가

노을이 지는 저물녘이거나

눈 그친 밤의 달빛이거나

아니면 저기 어느 먼 집 불빛이거나에

눈길을 들어 몸을 돌리면

그때에도

매번은 아니고 가끔씩 살짝씩

내가, 나를, 네가, 너를, 내가, 너를, 네가, 나를

비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네

어디서 왔지?
[["synd.kr", 5], ["unknown",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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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길이 캄캄했다. 점점 심해지는 배앓이가 아침에 뾰족이 가다듬었던 것들을 엉망으로 흐트러트렸다. 집에 가려면 아직 오백 걸음이나 남았는데. 노인처럼 허리를 숙이다 결국 주저앉는다.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둠 위로 노랗게 번지는 가로등 불빛만이 나를 알았다. 육지에서도 바다 위처럼 한없이 침잠하는 나를.
 이마와 땅이 가까워지면 그것들이 다시 떠오른다. 스쳐 지나간 것들. 탈이 난 배를 쓰다듬는 엄마의 손과 술에 절어 나를 걷어차던 아빠의 발. 어린 기억을 고백하며 다시 더듬어야 했던 마른 흉터. 수치로 발갛게 부어오른 나를 끌어안았던 후배의 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문을 안줏거리로 씹어대던 이들. 관망하던 눈들. 가을이 다 되도록 울던 매미. 학사에 휴학 신청서를 밀어 넣고 도망쳤던 날, 진탕 취한 채 찾아와 형이랑 자고 싶어요, 울면서 매달리던 후배. 모진 마음을 먹고도 무너진 것은 때린 네 뺨이 데일 것처럼 뜨거워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이 너무 엉망이어서.
 창이 반 토막 난 단칸방. 닳디 단 이불. 처음으로 벗겼던 타인의 옷. 하얗게 드러나는 맨살에 혼곤해지던 정신. 입을 맞추다가도 몸을 떨게 했던 안을 헤집는 낯선 감촉. 하얗게 물드는 손끝. 솜털 사이사이 숨결이 밸 만큼 가까이, 서로의 체온을 포갠 채 이대로 죽었으면 좋겠다고 속삭이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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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가난다.
그때 네게 했던 모든 일들
나는 화가난다.
그때 네게 했던 모진 말들
나는 화가난다.
그때 잡지못한 너의 뒷모습
이제와서 후회하고 있는 내 모습에
나는 화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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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보고 말했더라면
 마주치고 말했더라면
 그랬더라면 그랬더라면
 내가 지금 어떻게
 내가 그때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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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첫사랑
  아직도 첫사랑을 생각하면은 가슴 안쪽이 콩콩대며 간질거리는 느낌을 받는다. 
학창 시절의 나는 겁쟁이여서 고백을 못한채 멀리서만 그 애가 운동하거나 웃는 모습만을 바라봤다.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있을지 모르지만 그때의 그 애가 풋풋한 소년에서가 아닌 성인의 모습을 둘러싼 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멋진 모습을 하고 있으리라
이제는 연락도 볼 수도 없지만,
나는 너가 어디에 있던 무엇을 하던 네가 그때의 모습을 잃지 않고 순수한 그 모습 그대로 있기를 간절히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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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오는 그 때

첫눈이 온다기에 심드렁 하면서 그게뭐라고.
하지만 키보드를 치는 내내
아무것도 몰랐던 코흘리게 어릴적
첫 눈오는 그 때
세상 좋아했던 내 모습과 벅찬 마음이 떠올랐다.
그리고 괜히 오늘은 눈을 맞으며 집에 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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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오는 그 때

첫 눈오는 그 때
첫 눈 사이로 봤던
아이같은 미소가 
너무 예뻣던 너
내 마음을 뺏기에 충분했고
어딘가로 뛰어가는 뒷모습에
온 통 마음을 뺐겨버렸다
아직도 첫눈이 올때면
사랑스럽던 모습이 선명해서
그때 빼앗겼던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오질 않아서
뜬눈으로 밤을 지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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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을 겨울이 가고
여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별하던 그날부터 
꼼짝않고 기다렸습니다
그때처럼 나에게 돌아올줄 알고
헤멜까봐 엇갈려서 놓칠까봐
그때 그 모습 그대로 기다렸습니다
돌아오지 않을 걸 알지만
매번 여름이 올때마다
그렇게 내 마음속에 그대는
어제일처럼 떠오름니다
나는 여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니 여름날 처음 만났고
뜨거운 어느 여름날 처럼 사랑했던
그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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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비가오면
잠에서 깰 때
항상 그런 소리가 들려
빗속에 차 지나가는 소리
창가에 빗방울이 투두둑
두드리는 소리라든지
언제부턴지
비 오는 날이 좋아졌어
생각나거든
그때 네 모습이
우산을 들고 한참을 기다리면
비가 주룩주룩 오는데도
날 보고 환하게
웃으며 뛰어오던
노란색 우산을 들고
내게 오던 네가
선명하게 떠올라서
그래서
비오는 날이 좋아
좋은 티 안 내려
일부러 퉁명스럽게 굴면
날 보며
귀엽게 장난치던 너
한 우산 아래
나란히 팔짱을 끼고 걷던
그날의 네가
참 좋았단 걸
그때의 내가
행복했다는 걸
네가 없는 
비 오는 날이 되고
알았네 
바보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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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고의 영화

누군가는
이 영화를 보고
왜 저렇게
찌질하게 굴어서
여자 마음 하나
못잡는지
안타까워했지만
그 스크린 속
찌질했던 
그 남자가
나같아서
아직도 나는
이 영화를
잊지 못한다
이어폰을 나눠끼고
들려오던
낯설었던 그 노래에
그의 그녀를 향한 마음이 시작됐듯이
그 노래에
나 역시도
그때로 돌아간 듯
웃음짓고 봤던
그 영화
그 바보같고
찌질했던
못난 저 남자가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는 듯
똑 닮아서
그래서
그 영화만 보면
아직도 그녀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그때 널
끝까지 잡지 못했던
못난 내 모습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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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지금은 겨울
가끔씩 내리는 눈
그 속에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이 났습니다
돌아오는 봄이면
그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꽃 한 송이에
마치 아직 그대로인듯
그대 생각이 났습니다
겨울과 봄사이
우리 행복했던 어느 날
웃고있던 모습
마치 그때 시간이 멈춘 듯
그 추억속에 나는 아직도
혼자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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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뭐냐고 물었지
처음엔 이것저것 생각해봤어
그런데 그런 성공들이 아니였어
실은 나는... 죽어서 그대를 만나는거..
내 최종목표가 그거였어.. 
어떻게든 이 삶을 버텨서
마지막에 그대앞에 서는거
그때에 어떤모습을 하고 있을지 몰라도
우리는 서로를 알아보길
버티고 버틴 세월들에 서럽게 울겠지만
그날에는 난 참 행복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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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오는 그 때

첫 눈오는 그때 만나요
그말이 참 어려워서 나도 모르게 머뭇거렸고
눈이 내리고 난뒤 새하얗게 변한 거리에서 난 멀뚱히서서
손이 빨갛게 변한것도 모른체 너를 하염없이 기다렸어
혹여나 너도 나랑만나고싶어하진 않을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