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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 잠 못드는.

새벽이다

하늘은 화창하다

비가 올 것 같지 않다


맑게 갠 하늘 위로

오늘도 소원 한 개를 빌어본다


오늘은 이토록 맑은 날이니

구름이 훼방 놓지 못하게 해달라고

오늘은 이토록 맑은 날이니

내 안의 구름도 제발 물러가달라고


아침이 밝았다

하늘은 화창하다

여우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햇살 맑은 하늘 위로

웃으며 원망을 시작한다


오늘은 구름 한점 없는 날이지만

비가 온다고

내 안속 깊은 구름이 안아달라지만

당신은 그러지 않았다고


점심이 슬프게 나를 불렀다

맑았던 하늘을 보니

소나기였다


소나기가 올 징조가 아니였을텐데

어째서 소나기가 왔냐고 하늘에게 따졌다


소나기는 나에게 되려 물었다

넌 너를 제대로 알지 못하지 않냐고

항상 나에게만 의지하는 이유가 뭐냐고

소나기는 나를 증오하며 떠나갔다


시들어가는 하늘을 보았다

구름이 한 점 없다

파랗던 하늘이 눈시울을 붉히며 자책하고 있었다


하늘이 나를 소리를 지르며

내게 되려 화를 내며 원망했다


구름이 한 점 없는 날의 나는

대체 누구냐고

너는 내게 무엇을 해주었길래 나를

그토록 함부로 하냐고


하늘이다

형형색으로 물들어버린 

얼룩져 거무스름해져버린

아름다운 하늘이다


미안해 하는, 되려 어두워진 나를 안고

하늘은 내게 소원이라며 속삭인다


오늘은 이토록 어두워져버린 날이니

내일의 나에겐

내일의 너에겐

나와 너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기회를 달라고


하늘은 그렇게 빌며 밤이 되었다

그날 나는,

그날 하늘은,

누군가의 별이 되어.

어디서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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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비가 잔뜩 쏟아지는 날이었다. 인사도 없이 불쑥 들어온 K는 사무용품과 잡동사니가 가득 든 상자를 들고 서 있었다. 우산도 없었는지 쫄딱 젖은 채였다. 저 상자, 너무 흔하게 봤다. 드라마에서 당장 튀어나온 듯한 그 모습에 나는 이렇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잘렸어?”
 “그만둔 거야.”
 “잘렸구나.”
 “아니라니까!”
 K는 버럭 소리를 지르더니 상자를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와르르륵. 안에 있던 것들이 쏟아지며 산란한 소리를 냈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샜다.
 “…나랑 싸우러 왔어?”
 날 선 시선이 부딪혔지만 녀석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꺾일 기미가 안 보이는 소모적인 기 싸움에 내가 먼저 지쳤다.
 “후… 그래. 왔으니까 일단 들어와.”
 마지못해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꺼내자마자 녀석은 냉큼 신발을 벗었다. 질척질척 젖은 발이 마룻바닥을 찍을 때마다 물 발자국이 생겼다.
 “…저거 엎어진 건 내가 치울 테니까 가서 씻어.”
 내가 이렇게까지 해 주는데 저 글러 먹은 새끼는 고맙단 말 한마디 없이 욕실 안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 골 아파 진짜. 구시렁대며 널브러진 잡동사니들을 대충 쓸어 담았다. 상자는 별것도 안 들은 주제에 더럽게 무거워서 구석으로 옮기는 데 꽤 힘을 들여야 했다. 울컥 짜증이 솟아서 발로 한 번 차려다가 내 발만 아플 것 같아 그만뒀다.
 마른걸레로 바닥의 물기를 훔치고, 갈아입을 옷과 수건을 화장실 옆에 둔 다음 커피포트에 물을 부었다. 물이 끓어 커피가 내려질 때쯤 화장실 문이 열렸다.
 “아, 추워.”
 “나왔냐? 옷이랑 수건은 거기.”
 머그잔 두 개에 커피를 나눠 담고 소파로 가져갔다. 물기를 닦고 옷을 주워입은 K가 제집인 양 먼저 앉아 있었다.
 “땡큐.”
 당연한 듯 컵을 받아 홀짝이는 모습에 나는 슬슬 부아가 치밀었다. 맞은편 소파에 앉아 커피를 한 모금 넘기고 입을 열었다.
 “내가 보기에 너는 재주가 있어…, 알아?”
 K는 관심 없다는 듯 짧게 물었다. 무슨 재주.
 “농사짓는 재주. 좆나 농사의 신이야.”
 “엉?”
 “민폐가 풍년이잖아 지금.”
 농담인 줄 알았는지 민폐범은 낯짝 두껍게 킬킬 웃어댔다. 진작 쫓아냈어야 했는데. 이미 때는 늦었고 저놈은 자리를 잡아 버렸으니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왜 잘리, 아니… 왜 그만뒀는데.”
 녀석이 망나니처럼 굴지만 않았다면 가장 처음에 물어봤을 질문을 겨우 꺼냈다. 냉큼 대답할 줄 알았던 K는 한참 대답이 없었다. 수건으로 대충 털고 만 머리카락에서 가끔씩 물방울이 떨어져 옷에 자국을 남겼다. 
 “…낙인 찍혀본 적 있냐?”
 고여있던 정적을 의외의 단어가 깨트렸다. 특유의 나쁜 어감은 어딘가를 관통하는 데가 있었다. K는 아랫입술을 꽉 물었다가 이내 비웃음을 흘렸다.
 “번듯한 만큼 일도 사람도 체계적일 줄 알았어.”
 비죽 올라간 입꼬리가 일그러질수록 목소리도 억눌려갔다. 아래로 내리깐 시선은 건조했지만 조금만 건드리면 금방 축축한 물기를 드러낼 것만 같았다.
 “그런데 내 생각보다 훨씬,”
 “…….”
 “난장판이더라.”
 특히 사람이. 거기까지 내뱉은 녀석이 마지막 계단을 밟고 선 사람처럼 위태롭게 휘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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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끝에 닿는 비가 차갑다.
수많은 물방울이 
하늘로부터 잿빛의 장막을 펼쳐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눈꺼풀 위로, 흔들리는 머리칼 위로
조금씩 떨어지는 빗방울은
너무도 차가워서
마음이 시렸다.
그래. 이건 아마 금방 그칠 소나기.

이제는 끝날 텐데. 끝나는데.
끝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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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기 , 두줄기
멈출듯 멈추지 않고,
장마인듯 소나기인듯
머리 위로 떨어지는 빗줄기가
오늘 따라 너무 애잔해서
오늘 따라 왠지 아프고 , 쓰려서
그래서
오늘은 왠지 눈물은 볼에 흘려보내고 싶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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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가장 간단하고

가장 의미 없으며
또 가장 잊기 힘든
그날의 말 못 한 일
상처 많은 미련들이
이윽고 눈물을 만들어
그 눈물이 먹구름을 이루면
그날의 나에게 솓아낼 거친 소나기를
그 어둡고 차가울 비속의 여린 이 몸이
진정 그 비를 멈출 수 있을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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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갑자기 
퍼붓는 소나기처럼
 예고없이 온 사람.
          천천히 
물드는 낙엽처럼
      스며들다
        가을같은
 오늘에 말라 떨어져 
          바닥에
나뒹구는 낙엽같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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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힘들 때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면,
하루 쯤은 놓아보자.
창을 때리는 소나기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차를 홀짝여 보고,
무더운 날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괜히 몸을 움추려도 보고.
그러다가도 불현듯 불안한 감정이 엄습해오면
그때는
모든 것 다 잊고 
어딘가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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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오늘따라, 아니 오래전 부터 니가 내가 너무 
야속해졌다.

이별을 맞이할때가 온건지
나도 너도
그렇게 느낀건지
서로를 불러내고, 서로를 밀어낼 준비를 하였다.
조명이 밝고 , 은은한 카페에 들어섰다.
불러 주문을 하고 , 
잠시의 침묵
, 난 왜 이 침묵 끝엔 이별이 있을것 같을까?
코끝에 살며시 달달하게 풍기는 커피의 향을 무시한채
우린 스스로  쓰리고 아프고 쌉싸름한 향을 택해버렸다.
"우리 잠시 시간을 갖자."

예상했지만 , 예상한것 처럼 아니 조금더 쓰리게 다가오는 그 말에 흔들리고 , 무너 질것같지만 그래왔지만
이젠 , 도저히 버티지 못해서
너와 더이상 함께하지 못할것 같아서 , 아니 못해서
난 달달한 그 향을 무시한채
나의 씁쓸한 길을 택해버렸다.
"아니 , 시간을 갖지말고"

" 야 , 김여주 나 이제 너 너무 질려. 그냥 시간 좀 갖자. "

더 씁쓸하고 쓰려와서 그런데도 너가 너무 좋아서 뒷말이 나오지않았다.
입을 다물고 있을수 밖에 없어서 그런 나자신이 한심해서 이 코끝에 맴도는 달달한 향은 언젠가 나에게 돌아 올것을 말하는것 같아서 이 달달한 향의 도움을 받아 입을 열었다.
" 아니 , 우리 헤어지자."

내 말의 조금 당황한듯 ,
넌 내가 떠날때까지 벙쪄있었다.
이 지긋지긋한 인연이 끝이났고,
이 지긋지긋한 장마가 시작됬다.
또 이별을 맞을 때 마다 지긋지긋한 볼에게 보내는 내 눈물의 장마가 저 달콤한 향의 도움을 받아 소나기가 될것같았다.
딸랑 , 쓰려와도 난 그대로 떠나갔고

그대로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렸다.

그래도 요번은 소나기이길
빨리 ,
내게 달달한 향이 코 끝에 맴돌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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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소녀

서장
이른새벽에 일어나 밤하늘을바라본다.
까맣다. 어둡다.
공포는인간이창조해냈다.
어두우니,조금은 무섭다....
그리곤 느꼈다.
나는지금...무섭다는걸.애초에 공포의이유자채도 인간이창조했다.
인간이란건, 정말 쓸모없는 것들을 창조해나가는 것이아닐까..하며 창밖을 보았다.
소나기다. 
비가오는것은 정말싫다.
나는나를싫어했다.
창가에 새 한마리가 앉았다.
비를 피하려고 온것은가.
나는새를 눈으로 쳐다보았다.
새를보면 왠지모를 이유없이 어머니가떠오른다.
얼굴과이름나이도..전혀알지못하는.
어머니. 어머니가떠오른다. 
내리던 비는 그쳐있었다.
새는 날 준비를 하고 몸을바르르 털고는 날개를 폈다.
"가지마 -.""
나는 조그마하게 외쳤다.
"가지마!"
하지만 새는 역시나 어딘가로 날아가버렸다.
혼자다. 
혼자는 싫다.
다시난 혼자다.
혼자는싫어, 외톨이는 싫어,싫어--------!
하지만 소용없었다.
나는 아리.
13세.
나는 외톨이다.
깨어나보니 어느새 아침이다.나는 상반신만 일으켜 기지개를 쭈욱 폈다.
거실에 나와보니 아무도 없었다.
텅빈 거실카페트에 혼자서 주저앉아  있었다.
아침부터 어버지께서 일을 나가신것인가.
아버지는 늘 바쁘셨다.
아쿠아리움 에 가자고해도 약속은 늘 일때문에 늦춰지다, 잊혀 졌다.
 나는아리.
내이름은아리.
지금부터 나의 이야기,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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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상처받은 널 보살펴야하는 나.
그로인해 상처받은 너와 나.
상처를 덜어주기 위해 시작했던 모든 일들은 상처를 더욱 커지게 하는데에 더욱 공헌했다.
너를 사랑하고싶지 않아, 내가 아프니까.
너를 잃고싶지 않아, 내가 아프거든.
서로 같은 이유를 가졌지만 서로 다른 행동을 취한다.
밀어내는 사람과 당기는 사람, 둘은 공생관계일까, 천적 관계일까.
소중한 나머지 이도저도 못하는 사람은 그저 소나기가 내려 끈끈하게 엉켜있는 이 실들을 녹여주길 바랄 뿐이다.
아프지만 사랑하고
사랑하지만 아파서
그대에게 더 다가갈수도, 멀어질 수도 없는 나는 결국 투명한 벽을 만든다.
검은 도시에 눈이 내려 도시는 회색빛이 되었다.
눈에게 상처를 받은 회색빛의 도시는 어둑한 밤을 더욱 검게 만들어 자신이 다시 검게되길 바라고 있다.
그렇게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그 도시는 밤의 어둠에게 어둠을 빼앗겨 더욱 회색빛이 되었다.
상처받은 그 도시는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더욱 더 밤을 끌어당겼다. 상처의 흔적은 노란 빛의 고름 투성이가 되어버려 검은 도시는 더이상 검은 도시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밤은 짙고 검은 어둠으로 지금도 도시의 색을 뺏으며 상처를 입힌다,
그것이 정말 그 도시의 본래 색을 찾아주는것이라고 생각하는 마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