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메뉴
Blank <Pau Casals / Unsplash>

밖에 비가 오네요.


그렇게 많이 오는건 아니지만...

분위기를 우울하게 만드는데에는 충분해요.


무슨 이야기를 해야 

당신의 기분을 좋게 만들수있을까요.


무슨 이야기를 해야

당신을 웃게 만들수있을까요.


무슨 이야기를 해야...

당신의 울음을 그칠수있게할까요.


울지마요.

다른 글들
0 1

비가 온다는 것은 상승기류로 인한 기압하강과 그 상승기류로 인한 비구름 형성의 결과이다. 인간은 1기압의 상황에 적응된 개체이므로, 기압이 낮아지면 전반적으로 신체에 가해지는 힘이 줄어듬에따라 편안함을 느끼고, 더 나아가, 상처등의 기왕증을 가지는 부분의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러니까, 비가 오는 날엔 편안함을 즐기고, 적당히 기름진 음식을 먹음으로써 혈압의 상승을 꾀함과 동시에 적당량의 알콜을 섭취하여 릴렉스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0 0

"비가 오며 차분해져서 좋아"
"커피향처럼 비냄새가 나거든"
너는 
여전히 비를 좋아하니?
0 0
Square

울음.

울음이 목구멍과 입 그 딱 중간부분에서 애매하게, 또한 착실하게 자신의 존재를 들어냈다. 꽉 막혀 내려가지도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내려가라고 수십번 침을 삼켰다. 역시나 침은 이기적이게도 본인 혼자만 내려갔다. 기도를 꽉 잡고있는 울음은, 점점 숨도 쉬지 못하게 하고있었다.
그렇게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물기없는 목소리로 헐떡거렸다. 드디어, 울 수 없게 되었다. 왜? 어째서? 
3 1
Square

너의 이야기

운전을 하다가 눈에 익은 사람을 만났다. 버스정류장에 서있던 그 사람을 꼭 만나야 했었다. 긴머리에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하염없이 달만 쳐다보는 18살, 나는 짧은 머리에 헬멧을 쓰고 양화대교를 건너기 직전 신호를 받던 23살. 그날 난 18살의 나와 대면했다. 

바이크는 정류장 한켠에 세워두곤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그의 손을 잡았다. 
"잡았다."
나는 그당시 내가 만들었던 나만의 미소로 그를 반겼다. 그 미소는 사실 그 아이에게 더 잘어울린다. 그 미소를 직접 만나고 싶어서 지었던 것이다. 물론 미소보단 우울한 표정과 당황한 표정을 볼 수 있었고, 곧 이어 그 아이의 울음이 터져나왔다. 이해한다. 이해 할 수 밖에 없다. 내가 꼭 만나야만 하는 사람이기에. 
너는 참 힘들었구나, 너는 참 우울 했구나, 너는 참 위로가 필요 했구나. 그 말을 담아 안고 달래주었다. 
"그거 알아? 나는 참 짧은 머리가 잘 어울려. 나도 요근래 알았어. 그리고 난 사람을 잘 그려 나 코딩도 잘 한다? 옷도 잘 입고 다니고, 좋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났어." 널 보니까 이런 이야기만 나온다. 대학은 거기 말고 여기부터 준비해라, 책 많이 읽고 영화는 이런쪽의 영화를 많이 봐라, 영어공부 해라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거 아닐까 싶었는데 그 표정에선 이런 이야기 밖에 나오지 않았다.
4 3
Square

아이유 때문에 병가 한번 더 쓰는 이야기

마 대리는 찹찹한 마음을 억누르고 이미 비공개로 돌린 예전 블로그를 뒤지고 있었다. "그때도 이맘때 추운 바람이 불고 계절이 변했을 때인데.. 13년도 아니고 아 12년이구나 시간 빠르네"마 대리는 혼잣말을 하고 담배를 피며 우울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주시 했다.
"팀장님 죄송한데 저 병가 좀...." 
작성일: 2012.11.13

어휴.. 침대에 누워있다가 답답한 마음에 몸을 반쯤 일으켜 창문을 열었다.
그리곤 다시 천장을 보며 이마에 손을 얹고 처음부터 차근 차근 생각해보기로 했지만, 근데 그게 또 안된다. 어디서부터 일이 꼬인건지..
침대 밑으로 손을 뻗었다. 몇번을 허우적 거려 담배갑을 잡아. 한대 펴봤다. 몇년만에 담배를 피는건지 원...
방안에는 담배 연기로 가득찼다. 침대에 반쯤 누워 노트북 전원을 키고 인터넷 바다에서 정보를 찾아보기로 했다.
진짜 진정 사실만으로만 추합된 믿음직한 트리플 에이짜리 정보들... 벌써 몇시간을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회사에는 몸이 아프다고 병가를 냈다.
"그래 일주일 정도만 지나면 다 괜찮아 지겠지.." 라며 나 자신에게 위안을 주며 떨리는 맘으로 네이버에 들어왔다.
어휴 .. 이럴줄 알았어 아이유와 은혁의 온갖 루머로 아이유가 망가지고 있었다.
그 문제의 사진에 사람들은 자기들 멋대로 상상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가상의 시나리오도 쓰고 있었다.
"아니 그럼 1급수 물인줄 알았는데 그게 알고 보니 한강 이면 화 안나겠습니까?"라고 괜한 인터넷 기사에 화풀이를 하는 어떤 사람의 덧글도 보였다.
또 다른이는 차분한 어조로 학식있는 그리고 번듯한 직장을 다니는 오빠팬, 삼촌팬으로서의 입장을 자신의 블로그에 논리있게 풀어놓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들의 행간에는 배신감에 치를 떠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애인의 외도를 알았을때. 내 딸이 남자친구와 외박하기 위해서 아빠에게 거짓말 한 사실을 알았을때의 그 서러움. 군대에서 여자친구에게 차였던 그 억울했던 심정 말이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나이살 먹고 아이유도 행복할 권리가 있지.. 어휴 찐따들" 이라고 한 소리 하며 야쿠르트병에 담배불을 껐다.
네티즌들은 아이유의 모든것을 조사했나보다. 과거 잠옷이 탄 정황도 추측해서.. 은혁과 함께 있었다 이런 소리나 하고 있고 말이다.
난 피식 거리다. 갑자기 울음이 터졌다. 그러면서도 아이유의 소식을 보기 위해 마우스는 끊임 없이 움직였다.
그러던중 은혁 미니홈피에 있었다던 세로 드립
'지금
은혁이는
아파요'
"지은아"를 보고 나니 갑자기 열불이 나서 노트북을 집어던지고 지금까지 소장했던 아이유 씨디를 내 운동용 바벨로 모조리 부셨다.
<본 사진은 내용과 상관 없음>

그게 아까 새벽 이야기이고.. 지금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데스크탑을 이용해 이 이야기를 쓴다.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현기증 나는 사건이었다. 마 대리는 출근길에 장기하와 아이유가 같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것을 보고 불안한 마음에 졸도할 지경이였다.
12년도에 그렇게 쌩난리를 친 마 대리였지만, 누군가 눈물은 내려가도 밥수저는 올라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시간이 흐르고 아이유가 새로운 앨범을 내자, 그의 사랑도 다시 뜨거워졌다. 
하지만 오늘 마 대리가 느낀 배신감은 진지했다. 일회성 탈선이 아니라, 장기적인 만남이었다. 이제 남자를 알아갈 정도로 아이유는 성숙해진 것이다.
마 대리는 아직도 과장을 못 달았지만, 아이유는 남자친구가 생겼도. 것도... SNU
"역시 서울대를 나와야 하는건가" 마 대리는 나라를 잃은 듯 읇조리며 침대에 누웠다.
이미 내일 병가는 점심시간때 제출한 상태였다.   
마 대리는 이렇게 잠들고 내일 눈을 안 떴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영원한 안식처로의 도피 말이다.
2 1

.

너무 보고싶어요.사실 나는 전혀 괜찮지않아서 너무 힘들고아파요.당신이 아침에 날 쓰다듬어주러 와주기를,나는 매일 밤 달님께 두손을모으고 빌어왔어요. 기다리는건 내가정말로 당신을 사랑한다는거예요.그야,당신이 저를 다시 보러올지 확실치 못한거잖아요. 나는그저 믿고, 그저. . . 울음이 터져나오는걸 머금고 웃어요.아프고 힘들어요. 나를 봐줘요 나는 당신옷깃이라도 손이 아니여도 좋으니 그림자라도 밟고싶어요 당신의 눈동자속안에만 있고싶어요.
기다린다는거,무척 아파요 힘들어요. 그러니깐 나를 버리지 말아줘요. 내가 싫어졌다면 이야기해주고 멀어져주세요. 그래야 나도 미련없이 당신을 보내잖아요. 부탁이예요.
나는. . . 너무 아파요 오래기다리는거, 이제 그만하고싶어요.
0 1
Square

천천히

당신은 느리게 걸음마를 뗐다.
아장거리는 발걸음에 내가 속도를 맞췄다.
내 안절부절한 낑낑거림에 당신이 웃었다.
나는 색을 거의 구별하지 못했지만 당신의 눈빛은 기억한다. 그건 초록이었다. 내 세상의 전부였다.
느리게 걷던 당신은 빠르게 자랐다.
여전히 내 세상은 느리고 느렸지만, 당신은 볼때마다 커지고있었다. 나보다 작았던 당신은 어느새 날 들어올릴정도로 커졌다.
그래도 여전히 달리기는 내가 더 빨랐다.
빠르게 자란 당신은 몇년간이나 소식이 없어졌다.
다른 모든이들처럼 몇년이나 '밖'의 세상으로 갔다가 되돌아 왔다. 그리고 이젠 더이상 내 울음소리에 웃지않는다. 그래도 괜찮다. 내가 대신 웃을테니까.
가끔은 당신이 날 잊은게 아닌가 궁금했었다.
하지만 그럴리 없겠지. 어린날처럼 당신은 내 머리를 쓰다듬고. 집안 곳곳에서 당신의 냄새가 난다.
나는 이제 당신보다 빨리 뛰지 못한다. 당신은 내옆에서 목줄을 쥐고 나에게 속도를 맞춘다.
그러니.....이제 조금만 더 천천히 걷자.
부디 천천히.
0 0

신을 믿고 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나를 사랑하기에 나는 탄생의 울음을 뱉을 수 있었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을 나눌 수 있었으며 사랑하는 아이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웃는 모습을 볼 때 너무나 눈부시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신 덕분에 그 아이의 빛나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게 가슴이 찢기는 일인 것을 알았습니다.
제발.... 신이시여
0 0
Square

보일러

나는 당신앞에 무릎 꿇으며 조개처럼 꽉 닫힌 반지케이스를 열었다. 싸구려 벨벳상자는 촌스러웠고 그안의 들어있는 것은 천연진주 한알보다 값이 쌌다. 그럼에도 당신은 울고있었다.
당신은 오늘이 그날이라는 확신에 차있었고.
나는 당신이 고갤 끄덕일거라 믿어 의심치않았다.
내가 말했다.
밤하늘의 별조차 푸르게 얼어버리는 겨울밤
나는 당신의 방바닥을 뎁히는 보일러가 되고싶다고.
당신은 대답하지 못했다. 우느라 목안에서 숨 넘어가는 울음소리가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준비한 은반지는 당신의 손가락에 꼭 맞았다.
그리고 결혼한 다음해 겨울날.
당신의 온몸이 녹진녹진하게 풀리며 두눈이 스르르 감기고 귤냄새가 두손에 푹하니 내릴때쯤. 내가 당신의 느른한 몸을 번쩍 들어서 깔아둔 이불에 눕히려하자 당신이 푸른초장에 내몸을 눕히시네. 어쩌고 하는 우스갯소릴 잠결에 중얼거리며 웃었다. 나는 두사람분의 무게를 들고 있었지만 전혀 무겁지않고 기쁘기만 했다. 나는 마주 웃으며 당신의 동그란 이마에 입맞췄다.
3 3
Square

마무리

흐린하늘에서 한두방울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이내 억수같이 비를 퍼부었다. 당연하게도 가방안에는 우산이 없었다. 온몸이 아플정도로 내리는 장대비였다. 비를 피할만한 곳으로 가거나 우산을 사야했지만 그냥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고싶었다.
기어이 당신을 밀어내고 오는 길이였다.
그럴 이유가 충분했다.
비에 쫄딱 젖은 청승맞은 모습으로 터덜터덜 인도를 걸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실성했거나 실연당한 여자로 보일게 분명했다. 연인에게 무정한 말들을 쏟아내고 결별을 선언한 여자로 보이진 않을거다. 독하도록 멀쩡한 모습으로 오늘 하루를 끝내고 싶었는데, 기상청 예보라는 의외의 변수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세금도둑놈들.
나는 완벽하게 끝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공주님과 왕자님은 그 이후 오래도록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같은 끝맺음은 어쩐지 의심스럽고 비현실적이다. 슬리핑뷰티와 왕자님도 백년의 세대차이와 정치적 견해로 언성을 제법 높였을 것이다.
나는 온전한 끝을 바란다.
이를테면 마왕을 물리친 용사가 왕국으로 돌아와 공주와 결혼하고, 몇십년후 장성한 자식들과 손자 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나는 이야기말이다. 하지만 용사의 경우 불치병 따위 가지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건강하고, 행복했고, 공주와 결혼해서 잘 살다가 정정한 모습으로 늙어갔을것이다.
나에겐 늙을기회가 없다. 나는, 이제 얼마 못산다.
나는 끝을 바란다.
병들어서 누워있는 내 곁에서 내 불행에 가슴 아파할 가족이나 연인은 필요없다. 동정이 싫어서가 아니다. 내 아픔에 더 큰 아픔을 느낄 그들을 보는게 괴롭다. 두렵다.
고고하게 혼자 죽을생각이냐고 묻는다면. 그렇다. 그렇게도 볼 수 있을것이다. 곁에 아무도 없이, 쓸쓸하고 외롭게.
정말 그게 좋으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내가 뭐가 좋아서 혼자 거울을 보며 이별연습을 했을까. 사랑해서 떠나보낸다는 말은 다 개소리다. 이건 그냥 내 이기심에서 비롯된거다. 당신이 내 병든 모습을 보고 슬퍼하는걸 보고싶지않다.
그래, 이건 그냥 전부 내 욕심이다. 내 탓이다.
인생은 동화가 아니다. 드라마도 아니다.
'그래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건 이 세상에 없다. 어느집이나 적당히 불행하고 저마다의 슬픔을 가지고 있다. 드라마가 끝날때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서 행복하게 웃고 떠드는 모습은 나에게 구역질 이외의 감정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들이 싫은게 아니다. 단지 조금 작위적이라 역겨울뿐이지.
그러니 아까부터 내 뒤를 따라오는 발소리는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미친여자를 구경하려는 사람이거나 범죄자거나 조금 동정심이 넘치는 사람일 것이다.

당신일리가 없다.
"청승맞게 뭐하는거야?"
당신이여선 안된다.
"그러다 감기 걸리겠어."
나는 무시한다.
"무시하지 말고."
"누구시죠?"
당신이 피실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렸다.
"이젠 모르는 사람인척한다 이거지?"
"그런척이 아니라 사실이거든요?"
"아닌데."
"우리 이제 사귀는 사이 아니거든요?"
"그럼 어떻게 되는건데?"
"완전 타인이라구요. 완전 생면부지의 타인."
"아, 정말?"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당신이 내 손목을 붙잡았다.
"이 손 놓으시죠. 성추행범으로 경찰서에 신고하기전에."
"나 좀 봐."
"손 놓으라고."
"알았어. 그럼 도망가지도 말고 헤어지자고 하지도 말자."
나는 당신을 돌아본다. 의아하게도 당신은 울고 있었다. 목소리에선 한점의 떨림도 없었는데 처량한 두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리 헤어졌어."
내 말을 듣고있는 당신의 눈썹이 느른하게 풀려있는게 보이지만 나는 안다. 당신이 괴로워 하고 있다는걸 안다.
"알아."
"난 도망가지도 않았고."
"알아. 그것도."
"그런데 왜 따라온거야?"
"나도 몰라."
당신은 고개를 숙인채 계속 내손을 붙잡고있다. 나도 당신의 손을 마주 잡고있다.
"나도 모르겠어."
"나쁜사람이 되고싶지않아."
내 목소리에 당신이 고개를 들었다.
"내가 말했지. 나 이제 오래 못산다고."
"들었어."
"그리고 말했잖아. 나중되서 후회하지말고, 날 원망하지도 말게 우리 그만 하자고."
"응."
"그냥 적당히 끝내고 서로 갈길 가자고."
당신이 돌연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래, 나는 이쪽으로 가고싶어."
미친새끼. 생리적인 욕설이 치밀어 올랐다.
"돌았구나."
"널 따라가는게 아니라. 그냥 이쪽길로 같이 가고싶은거야."
"완전 미친놈."
"그러다 네가 잠시 쉬게되면, 나는 다른 예쁜여자 만나서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을꺼야."
"개새끼야!!!"
내 주먹질을 맞으면서도 당신은 태연히 말한다.
"자식들이 손자, 손녀 낳고 내가 나이먹고 늙으면. 그럼 우린 다시 하늘나라에서 만나면 되잖아."
"또라이새끼!"
당신은 발버둥치는 나를 껴안는다. 나는 당신의 정강이를 향해 발길질하다가 멈춘다.
"그러니까, 조금만. 응?"
"......"
"조금만 같이 있자 우리."
당신이 울고있다. 이제는 구태여 울음소리를 참으려 하지 않는다. 나는 입을 다물고 당신을 마주 껴안는다. 나는 당신의 젖은 어깨에 얼굴을 묻고 웅얼거렸다.
"우린 행복하지 못할거야."
"응, 그래도 괜찮아."
당신은 날 껴안은채 계속 괜찮을거라 말했다.
모두 다 괜찮을거라고.
1 0
Square

빛나는 나날들

0.
안녕! 나는 당신이 아는 사람, 알지도 모르는 사람, 알았던 사람, 알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갑자기 이야기하려고 튀어나온 사람!
내 이야기 들어 보겠어? 
어어, 가만히 앉아 있어 봐. 마침 한가한 참이잖아? 
하하 아니라면 말고, 화낼일은 아니잖아.
가만히 이 앞에 앉아서 스크롤만 내리면 되는 일이야. 쉽지? 당장 해보라구.
나의 이야기는 '그때 그 남자를 죽였더라면' 으로 시작 하지.
누구에게나 후회되는 일은 있지 않겠어? 그래, 가볍게 그런 얘기인거야.
오, 이건 수평선이라는게 뭔지 한번 눌러본거야.
이런거군!
아, 내 이야기 하려던 중 아니었냐고?
그래그래. 맞아. 나는 말하다가 가끔 딴길로 새곤하거든. 
그래도 다시 돌아오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고 그저 읽히는 대로 읽으면 돼! 이건 그런 글이니까!
난 책임감이 부족해서 이걸 꾸준히 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일단 내 이야기를 시작할게.
아 그때는 난 너무 어렸지. 또래보다 키도 작은 아이였어. 부모님이 참 걱정을 많이 했지.
옷가게에 가도 엄마가 내 나이를 말하면 "어머, 나이보다 훨씬 약하네!" 라는 말을 꼭 들었지. 음, 아줌마들의 '약하다' 라는 말은 키가작고 말랐다는 뜻인 것 같아. 매번 듣다가 뜻을 짐작해봤는데 아무튼 그런 것 같애.
나는 친구들과 골목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지.
딱 2000년대 초반의 유치원생의 전형이었어. 내가 몸집이 약한 것만 빼고 말이야.
혹시 지금 내 나이를 계산하고 있니? 아마 이십대 언저리라고 계산될거야. 안 궁금했음 말고. 나라면 궁금했을것 같아서. 나는 년도 이야기가 나오면 나이를 계산하는 버릇이 있거든. 당신은 안그러니?
키가 작다는건, 또래들의 놀림감이 되는 일이야.
그 어린것들이 만만한 상대를 기가막히게 알아 채는거지. 이건 사람의 본능일까? 아님말구.
나는 작은 키 때문에 놀림 받는 내 자신이 너무 싫었어. 그땐 그랬다구. 지금이라면 뭐. 내 키를 놀리는 사람의 코를 때려줬을거야. 코피라도 내줬을거라고.
하지만 어릴적의 나는 아니었지.
당신은 무책임한 부모에게서 자란적이 있니?
정말 아이를 낳아 사랑으로 기르고 싶어서 계획하고 낳은 아이가 아니라, 그냥 이 쯤되면 아이를 가져야 할 것 같아서 낳은 아이가 되어본적이 있느냔 말이야.
참.좋은일은 아니지.
뭐, 나와 같은 시대에 태어난 애들은 대부분 그렇게 태어났을거야. 아닌 애들도 있겠지만, 이야, 걔넨 참 복받았어?
그렇게 태어난 애들의 부모는 대게 육아에 무지하기 마련이야. 안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일단 내 부모는 그랬어.
내가 편견을 가진건 아니지만 내 부모는 둘다 한부모 가정에 시골출신이였어. 그래서 더 그런지도 몰라.
나는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랐어.
조금만 잘못하면 윽박지르고, 짜증내고, 무관심하고, 울면 더 때리고, 말안듣는 애는 맞아야한다, 엄마는 우는 애가 제일 싫다고 했다, 너 이럴거면 당장 집에서 나가!
이건 가정 폭력이지. 나는 그때 아마... 어.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이구나.
으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 난 절대 애 안 낳을거야. 불쌍하잖아. 무슨 죄로 나한테서 태어나는 거람?
나는 내 생각을 말하면 혼나는 줄 알았어. 
싫은걸 거부하면 큰일 나는줄 알았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거라곤 저절로 나오는 눈물을 그냥 흘리는 것 뿐이었어.
그래서 나를 놀리는 애들 앞에서도 눈물만 뚝뚝 흘렸지. 선생님이 날 발견하고 그 애들을 혼내주러 올 때 까지 말이야.
아, 다시 생각하니까 정말 답답하네.
지나간 일인걸 뭐 어쩌겠어.... -이건 나한테 해주는 말이야.
내가 여느때처럼 골목에서 놀고 있었어. 그때 옆집에 살던 동갑친구 하나와 흙놀이를 하고 있었지. 나는 원복을 입고 있었어. 기억이 정말 선명해.
내가 사는 곳은 다세대 주택, 빌딩이 밀집한 곳이었어.
내가 놀던 골목은 바로 집 앞골목이었지.
아, 그때 소리라도 지를걸. 
엄마악!!!!!! 도와줘,살려줘!!!!!!!
그때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시기였던것 같아. 아니라면 그 남자가 입은 옷이 너무 더워 보인다고 생각했을리가 없어.
남자의 얼굴은 기억이 안나. 내 키는 그남자의 허리께도 안됐거든. 내 시야에 들어온건 남자의 목아래 부터 뿐이었어.
당신 만약에 주위에 아는 어린이가 있다면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꼭꼭 말해둬. 볼 때마다 말해줘.
내가 그때 그 남자가 그네를 타러 가자는 말에 바로 따라갔거든.
ㅋㅋ 만약에 유괴살인범이었어봐. 와 까딱했음 나 지금 이 글 못 썼다.
나는 그때 그네를 너무 좋아했어.
집앞에서 하는 흙놀이보다 그네가 더 좋았다고.
그래서 나는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어서 그 남자가 (게으른 엄마는 데려가 주지 않는) 그네가 있는 놀이터로 나를 데려가길 바랐지.
그런데 뭐지? 남자가 내 손을 잡고 바로 우리집옆 빌라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는거야.
그빌라가 지 집도 아닌지 원래는 이층까지만 올라갈 거였나봐. 나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어서 그네가 나타나길 바랐지.
난 너무 어린 아이였어!
근데 같이 놀던 남자애인 내 친구가 자기도 그네를 태워달라고 우릴 쫓아왔어. 
지금 보면 나한테는 다행인 일이었던거지.
"아저씨, 나도 그네탈래요. 네?"
친구야, 지금은 연락안하지만 그때 열심히 쫓아와줘서 고마웠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주변 어린이한테 꼭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해! 언제나, 어디서나!
얘가 계속 쫓아오니까 그 남자가 "넌 좀있다 태워줄게 거기 있어봐." 뭐 이런식으로 말했던것 같아.
그리고 계단을 좀더 올라가 어느 집 문 앞에서 자기의 바지 지퍼를 내리는게 아니겠어?
내복을 입고 있었어. 빨간색 내복.
그리고 그 내복도 내리려는데 내가 부모한테 얻어먹은 눈치가 발휘된건지 몹시 불길한 기분이 드는거야.
근데 뭐. 내가 울기 밖에 더 하겠어.
"알겠어. 이건 안 벗을게 이위로 만져봐."
씨발 그게 그네야? 그게 그네냐고.
나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한 손이 잡힌채로 가만히 있었지.
"10분만. 아니 5분만."
그러면서 내 손을 잡아다가 빨간 내복위로 자기 고추를 쓰다듬잖아. 이 씨발럼이.
내가 아무리 어렸어도 그 행동이 더럽다는건 어렴풋이 느꼈어.
나는 내 손을 꽉 쥐고 놔주지 않는 무서움에 결국 크게 울어제끼기 시작했지.
내 울음소리를 듣고 빌라에 사는 사람들이 나올까 당황했나봐. 그 남자는 빌라를 벗어나 가버리고 나는 친구와 같이 밖으로 나왔어.
친구는 내게 왜울어? 뭐한거야? 그네는? 물었지만
나는 말없이 집으로 갔어.
엄마는 또 누가 놀렸냐, 괴롭혔냐, 아까 같이 놀던 그 애가 그런거냐 했지만 나는 말없이 울기만 했어.
늘 하던대로 말이야.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까 너무나 다행이야. 그정도로 끝나서.
내가 조금만 작게 울었어도. 남자가 그 빌라에 살았어도. 우는 내 입을 틀어막았어도.
나는, 어떻게 됐을까?
당신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니? 유치원생이 성인 남자에게 끌려가 고작 성추행만 당하고 끝난일이?
그래, 퍽이나 다행이지.
난 몇년이 지나도 뚜렷이 기억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는데. 아 정말. 그 남자 죽여버리고 싶다.
내 이야기 어때? 재밌었니? 
오우. 나도 재밌으라고 한 이야기는 아니야. 
너무 정색하지마. (정말 재밌어서 깔깔 웃었다면.. 난 인간 이하 말종은 상종하고 싶지 않네.)
이건 그냥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구.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말이야.
그리고 나의 이야기는 이게 끝이 아니야.
하하. 이야기는 많아. 차고 넘치지!
꼭 이런 성추행당한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니야.
다음에 글 쓰면 또 읽으러 올래?
그럼 안녕!
나는 당신이 아는 사람, 알지도 모르는 사람, 알았던 사람, 알지 못하는 사람.
0 0

우울

비가 왔으면 좋겠어.
내 울음소리가 가려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