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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 <Rye Jessen / Unsplash>

빠져야 나올 수 있다




빠져....

저항하지마, 회피하지마.

그래야 빠져 <나올 수 있어>.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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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정신

인디 정신이 뭔지는 몰라도 내가 이해한 대로라면 '자유'와 '저항'이라는 두 낱말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자유'와 '저항'이라고 꼭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 언론·예술인들이 말하는 표현의 자유만을 연상할 필요는 없다.  꼭 사회운동가나 예술인·언론인·출판인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자유'와 '저항'은 사람들의 일상 도처에서도 할 수 있는 거니까.
설령 실천하지 못하더라도 마음만은 자유로워야 한다. 저항하지 못하더라도 마음 속엔 저항심을 가져야 한다. 비록 현실은 원치 않은 직장에서 원치 않는 일을 할지라도, 비록 백수일지라도, 갑질에 저항하지 못하는 을일지라도, 끝끝내 그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지라도... 자기 자신에게 못났다고 욕하고 상처를 줄 일이 아니라 '난 언제든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 언제든지 갑질에 맞설 수 있어. 하지만 내가 참을 뿐이야, 아직 때가 오지 않았을 뿐이야.'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도, 비록 실천하지 못하는 '자유'와 '저항'이라도 가져야 한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믿어야 한다. 비루해보여도 그게 자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마음 속의 인디 정신이라고 난 믿는다. 그리고 또 아나. 그렇게 생각하며 기다리다 보면 마음 속이 아니라 정말로 '인디 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날이 올지.
2016.01.05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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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나의 시간은 공간과도 같았다.
내가 겪은 시간이 적을수록
난 더욱 좁은 공간에 존재했다.
공간이 넓어질 수록
나는 주목받기 힘들어졌다.
어릴적 난 죽지도 않으며
모든 것이 내 위주로 돌아갈 줄만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즉 나의 존재 공간이 넓어지며
난 그것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시간은 계속 날 몰아세웠고
계속 회전하는 원반 위에서
윈심력에 저항해 버텨가는 것만 같은 삶에서
난 가장자리 쪽으로 조금씩 미끄러지고 있던 것이다.
지금 내 시공간은 내 인생 역대 최대 규모다.
매 초마다 늘어나는 기하급수적인 증식의 끝에는
영원한 소멸만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우주를 오감, 아니 육감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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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hrodite #1

아프로디테가 바다를 향해 손짓하자,

바다의 물결이 출렁 거렸다.

대자연이 순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가 숨을 들이마시자,

우주의 기운이 몰려와 소용돌이 쳤고,

그녀가 숨을 내쉬자,

대자연이 무(無)가 되어 온통 어둠이 깔렸다.
그녀는 에너지이다. 
그녀가 생각을 한 번 일으키면, 모든 것이 세계에 그대로 형상화되었다.
그녀는 의식체다.

그녀가 집중(focus on)하는 모든 것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스스로에 저항하지도 스스로를 부인하기도 않기에,

모든 힘의 벡터가 일제히 그녀가 원하는 것을 향해 합심하여,

그녀는 부정성이 없는 순수의식이 된다.
그녀는 거울이다.
파괴, 해체가 아니라 공명하여 증폭시켜 힘을 주관한다.

그녀는 attractor 이다.

그런 그녀가 물끄러미 대상을 보고 있다.

새로운 탄생 (procreation)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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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

 나는 무섭다. 비아냥대는 말이 나를 헐뜯고, 물어삼킬 때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없는 일을 사실마냥 짓걸이며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갈 때도 나는 손가락 하나 꿈쩍할 수 없었다. 
 무서웠다. 무서웠는데, 나에게 해결하기를 바랬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저항하기를 바랬다. 무서워 죽을 것만 같고, 괜찮은 척 내색하는데에도 숨이 턱턱 막혀오는데, 그 사람들은 나와 그 아이들이 친해지기를 바랬다. 그렇게 될 수 있을리가 없는데.
 나와 닿으면 마치 내가 세균이라도 된 것마냥 질색을 했다. 얼핏 들은 것이지만 내 이름을 부르면서 서로를 놀리기도 했다. 들은 아이는 인상을 찌푸리며 욕을 해댄다. 나는, 그렇다.
 차라리 처음부터 당당하게 나갔더라면 어떨까. 많은 고민을 해보곤 한다. 톡 쏘아 붙였다면, 아예 말문을 막아버렸다면. 결과는 늘 나의 눈물로 끝을 맺는다. 그렇게 될 리가 없어. 그렇게 될 수 있을리가. 그분들은 말한다. 울지 말라고, 잘못한 거 없다고, 당당해지라고...
 나는 왜 잘못한 것도 없는데 차별 받아야 하는거야, 왜 그런 눈으로 나를 봐. 강해지라고들 말씀하시지말씀하시지만 나는 그럴 이유조차 깨닫지 못한다. 왜 욕을 먹는지 궁금한데, 묻지를 못한다. 그야 무서우니까.
 어느 날은 선생님께서 야단을 치며 우릴 향해 욕을 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그 아이들은 억울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없다고 말했다. 어째서? 있잖아, 라고 말이 톡 쏘아져나갔다. 어안이 벙벙하다는 듯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키웠다. 눈물이 도르륵 구른다. 볼을 타고, 광대뼈를 넘어 조르륵 떨어졌다. 두꺼운 책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시선이 따갑기만하다. 나는 울었다.
 모두가 날 위로하는데 정작 나는 위로받지 못했다. 
 학교에 가고싶지 않다. 상처는 흉터가 되지 못했다. 아직 핏물이 고여 있다. 언제쯤 아물까. 언제쯤, 대체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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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아줘

네 20대는 내 20대하고 닮았어.
넌 그나마 뮤지션이었지만,
난 엔지니어였어....
그렇게 너와 나는 서 있는 분야가 완전히 다른데도
같은 욕망을 갖고 있지.  
- Literature.
문학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열망의 저변에는 너와 똑같은 고통이 있어.
<세상의 나>와 <본질적인 나> 와의 괴리감.
삶의 깊이에대한 갈망.
네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통찰해주는 타인.
네 영혼을 인정해주길 원했을테지.  
지금은 고승이라도 만난다지만,
그 때는 정말 뭣모를 20대라 누구를 찾아가야 하는지도 몰라서
사이비 도인한테 진리를 구하곤 했지.
훗, 바보 같았어.
그래서 그냥 죽을려 그랬어.
넌 성공했고, 난 대신 글을 썼지.
그래서 탈출구가 미국 유학.
그런데 미국은 글로벌리더가 아니셔서,
나를 다시 헬조선과 대응시켰지.
이유는 간단했어.
Korean 이라는 것,
전쟁주의자인 그들이 내게서 읽을 수 있는 전부라곤
passport에 찍혀있는 국적이 다 였지.
인간에 대한 이해?
우울증있는 사람한테 약이나 쏟아 붓는 분들이 어떻게?
그분들에게 무리지.
그래서, 죽을 것 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더욱 죽을 것 같은 상황이 되었지.
헬조선에서 나를 힘들게 하셨던 그 분들이 도래한거야.  
그분들은 나를 힘들게 하려는게 아니라, 그냥 그들 자체가 도구적 인간 이고, 그에 대해 전혀 일말의 저항이 없는 사람들이야. 그래서 문학적 인간 에게 계속 생채기를 내지만, 자기들은 모르는 거야.
무감각한 거지.
그런 인간이 널 사랑한다고 하면 필사적으로 도망가.
도구적 인간들은 그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리더로 지정되셔서, 헬조선을 탈출한 나를 쫓아왔지.
그래서, 타지에서도 헬조선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아주 기가 막힌 세계이지.
"주인님" 의 관리야.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더욱 죽을 것만 같은 상황은 더더더욱 죽을 것만 같은 조가튼 상황이 되었지.
암흑의 끝에는 암흑이 나오고, 그 끝에는 또다른 암흑이 나오는 거야.
참 신비롭지 않아? 미라클이 따로 없어.  
이런 확률은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말이야.
3시간 자고 공부를 하거나, 남들 보다 더욱 피와 땀을 흘리면 '반드시' 빛을 볼꺼라는 편견을 간단히 깨주었어.
나를 misread 하던, 다시는 보고 싶지 않던 그 도구적 인간들은
헬조선에서 계속 승리하고, 출세하며....
계속 나를 쫓아 다니게 하는 게
그게 미국의 international relation이자, 정보력이고, 정치/외교지.
nationality,
그리고 권위.
그들이 내게 궁금한 건 딱 하나야.
'네 주인님은 누구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피 엔딩이야.
미라클에대한 반격인거야.
나를  recognize 해주는 사람을
옆에 묶어 두지 않는데도,
그래도 해피 엔딩이야.
이제는 내가 나를 알아주니까.
그들이 병맛인 걸 혹독하게 배웠으니까,
더 이상 기대가 없어.

이게 내 청춘 전부를 불태워 얻은 
자유의 얼굴이야.
아름답다기보다 투쟁으로 상처가 남아있지.
등에도 다리에도 갈비뼈근처 가슴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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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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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 독립할 때,

나란 인간을 감지하지도 인지하지도, 보듬어 주지도 못하고,

서로 화와 짜증만 배설하느라 각축을 벌이던 가족이 넌더리가 났다. 
사회 생활에 지칠 때쯤, 
엄마가 보고 싶고 가족이 보고 싶어, 
'가족 생활' 이라는 걸 다시 해보고 싶어 집으로 들어왔다. 
부모님들이 나를 돌보아 주셨던 것을 다 갚고 싶다는 심정이었고, 
엄마의 육아일기에 이어서, PART 2 로 엄마를 간병한 일기를 써내려갔다.

나도 그게 내 커리어의 낭비가 아니라, 따뜻한 순간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종종 내가 그리던 그런 부모님은 없다는 생각도 들곤했다. 
따뜻하게 감싸주고 위로해주고,  나의 다양한 부분들에 감탄해주고 그런.. 존재.
그런 부모는 없다. 
그들은 늘 시체 처럼 쓰러져 있다.
"날 방해하지마" "들러 붙지마" "내 방에 들어오지 말랬지"
"도대체 뭐래는 거야 니가 하는 말은 알아들을 수가 없어"
"니가 지겹고 넌더리나" "왜 말을 안듣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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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엄마가 5살 조카와 함께 슈퍼에 가서 
사온 물건을 보게 되었다. (3살된 조카는, 내가 할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를 때마다 혼란스러워한다)

월드콘, 조안나 아이스크림, 건빵, 꼬깔콘...
'아니, 도대체 저런 과자를 아직도 슈퍼에서 팔기는 하는 걸까' 생각했다.

요즘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트랜스 지방 덩어리인 과자와, 바삭 바삭한 크런치한 미국 브랜드의 스낵, 바나나맛 으로 공략하는 최신 인기 아이템이 얼마나 많은데, 
엄마는 어떻게 저런 걸 골라왔을까 싶었다.

내가 5살일 때 엄마가 사주던 과자. 
그러고 보니 문득, 엄마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나 한테는 5살 조카가 너야."
엄마는 나를 그렇게 미워하면서 왜 저런말을 할까 이해를 못했었다.
5살일 때, 엄마, 아빠, 삼촌 외숙모들과 
온 가족들이 숟가락 하나 씩 넣고 먹던 80년대 아이스크림.
최신식이 좋다고? 개뿔이, 사람 입맛 바뀌지 않는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속도전도 아니고 유행도 아니고, 발전도 창의성도 아니고, 
그냥 단순한 것이다. 그것도 자기가 행복할 때, 혹은 서른-마른살 언저리에 
엄마 아빠가 처음 돼었을 때 그 기억으로 죽을 때까지 사는 것이다. 
인간은 진화하지도 발전하지도 않는다. 
왜 노인네들이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는지 궁금하지도 않다. 그건 당연한 거니까. 
익숙하지 않다고,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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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나는 괴물 같은 딸이다. 
더 이상 5살난 꼬마 아이 처럼 
무릎에 앉혀 놓고 가위-바위-보를 할 수도 없다. 


딸이 보기에 엄마는 
자폐증 걸린 사람 처럼, 더 이상 그 누구의 아픔도 안위도 걱정할 수 없게 된 듯했다.

명절에 온다던 삼촌이 오지 않았는데도, 
별로 걱정하는 것 같지도 않다.
삼촌과 대화를 해보라고, 부엌데기 같이 답답하게 일만 하지 말고 삼촌을 구하라고 할 때도, 
엄마는 별로 관심 없어 보였다. 

중년이 된 딸은, 
두꺼운 껍질을 뒤집어 쓰고, 새벽 4시까지 취업 문제와 씨름하다, 사회와싸우다가
과부하 걸린 머리와 예민해진 신경을 가지고 고작 3시간 잠을 청한 채, 
엄마의 감정적인 배설과 폭발하는 잔소리를 들으며, 
생의 줄을 놓아 버리고 싶을 정도로 늪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사회 시스템은 비대해져서, 인간을 그토록 잠식해 버렸다. 

거기에, 까르르 까르르 웃어 재끼는 그런 5살난 꼬마의 깨소금 쏟아지는 웃음은 더 이상 없다.
엄마한테 아이스크림 달라며 놀이터 가자고 보채는, 꼬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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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에게서 사랑을 기대하지 말 것.

나만 힘들어진다. 
허락받은 것은, 그냥 그들을 믿는 것이다.
그건 괜찮다. 힘들어지지도 다치지도 않는다.
가족들 입장에서도 
나는, 쉽지 않은 그런 구성원이리라.
함부로 화내기에도 귀여워하기에도 어렵다. 그들의 권위를 세우기에도 참 힘든 존재다. 
나도 내 자존감이 위협받으니까, 거세게 저항한다.

그들이 안아줄 수 있는 그런 5살난 꼬마가 아니다.
엄마는, 딸을 사랑하지만, 
그 딸은 없는 것이다. 
딸도, 엄마를 사랑하지만, 
품안에 한가득 안아서 우쭈쭈 달래 주던 엄마는 더 이상 없다.
마치,
우리 가족들의 풍경은,

월드콘과 검빵과 조안나 아이스크림에 오롯이 담겨있는 것 같다.

PS: 하루가 멀다하고 신제품이 쏟아지는 요즈음에도, 30살된 월드콘은 전체 빙과시장에서 20년째 부동의 1위라고 한다. 지난 30년간 쌓은 매출액은 약 1조 2,000억원에 달하며, 이 양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60만 7,500Km으로, 지구 둘레를 15바퀴 이상 돌 수 있는 길이가 된다고 한다. 최근에는, 마다가스카르 바닐라맛이 나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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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을 그만둬야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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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리탄

이 곳은
누군가에겐 암흑이고 공포요 짐이겠지만
나에겐 그저 낯선 도시일 뿐
그래서
가벼운 아침을 맞이하게 한다. 
가벼운 마음,
텅 빈 머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