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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 <Ryan Noltemeyer / Unsplash>

상처, 그리고 가면

오늘처럼 너무도 추운 날, 밖에 잠깐 나갔었다.

얼굴을 가리지 않은 탓에 앞이 제대로 보이질 않을 정도로 정말 추웠다.

집에 돌아와서 거울을 보는데 얼굴에 난 큰 상처가 눈에 띄었다. 눈 밑에서부터 입술 바로 위까지 찢어진 듯한 상처였다.

나는 그저 약을 바르면 낫겠지- 하고 눈에 보이던 약을 집어 상처에 발랐다.

하루만에 상처가 다 나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 꼴로 밖에 나가기도 싫어서 마스크를 썼다. 그러나, 마스크로는 눈 주위의 상처까지 가려지지 않았다. 결국 집에 있던 옛날 가면을 꺼내었다.

처음에는 상처를 가릴 용도로만 사용했다. 

하지만…

점차 가면을 쓰는 일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가면을 쓰고 있는 동안에는 그 어느 누구도 내가 나인 것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것이 나를 매우 들뜨게 했다.

그러는 사이, 내 상처는 점점 깊어갔지만 나는 의사를 찾아가지 않았다.

우선, 가면을 벗기가 싫었다. 상처를 치료하면 더 이상 가면을 쓸 명분이 사라지니까. 

그리고 큰 상처인 만큼 들어갈 비용이 두려웠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나는 의사가 내 얼굴을 보고 '흉측하다'라고 생각할까 봐 무서웠다.

결국 그렇게 상처를 방치했다.

어느날, 나는 자고 있는 도중에 얼굴에서 큰 통증을 느끼고는 깼다. 황급히 화장실로 들어가 가면을 벗고 상처를 확인해보았다. 

곪아있었다. 

아니, 곪다 못해 이리저리 터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피가 주륵 흘렀다. 무서웠다. 

내게 유일한 안식을 주던 가면도 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그것을 보자 속이 뒤틀렸다.

갑자기 확 죽어버리고 싶었다.

죽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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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헤라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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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속 내 모습
내모습 속 또다른 가면
깊이 숨겨진 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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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빛을 본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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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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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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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끄적(소년/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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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다를 보면 보통 아름답게 보곤하죠.
우리 사회에 웃는 가면처럼.
사실 바다 속에드러가면 깊이 갈수록 알거에요.
얼마나 어둡고 고독하고 차가운지를
우리가 쓰고있는 웃는가면과 같아보이네요.
바다는 누구에 눈치를 보길래 그렇게 까지 
가면속이 어두울까요.
우리도 바다와 같이 가면을 쓰고 얼굴을 숨기진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가끔은 자기 자신을 
그대로 보여줘바요.  그럼 오늘도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