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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산채로
세상을 빠져나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새들은 하늘로 높이 날면서
세상을 뜹니다


새들에게는 지옥이 없습니다
그런데 나의 십자가는 왜 당신이어야 합니까?


-김종철 <새>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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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당신

눈이 오면 다시 끄적이는 시. 뇌까리는 시. 
시 하나로 형용되는 아스라한 시간과, 그 눈에 은닉된 사람. 
하여 어느 날, 눈녹듯 사라질 사람. 
참 불쌍하고 안타까운 사람. 
시 한 편의 발자욱 받으며 소리 없이 떠나가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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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참

하나 포기하기 싫다고 이 것 저 것 다 망쳐놨습니다.
격려같은 거 뭐 때문에 해요, 네가 다 말아먹었는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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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세상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세상을 못 봅니다.
저는 시각장애인이거든요. 그런 저에게도 제 '눈'으로 본 저만의 세상이 존재합니다. 그 세상을 한번 나눠볼까 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시각장애인은 아니었어요. 아마 7살쯤, 어떤 사건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저는 그 사건으로 인해 눈을 다쳤고 그 때 함께 있었던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달려간 후 시력을 영영 잃을것이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루하루 흐려져가는 눈 앞의 빛들을 잡으려 의미도 없는 발버둥을 하던 그 때의 제가 생각나는군요. 어머니는 제 치료가 부질없다는 것을 아셨고 필요한 치료가 모두 끝나자 저를 집으로 데려와 보살펴주셨죠. 물론 아버지와의 이혼으로 어려웠던 가정형편을 돌보기 위해 어리고 눈이 멀은 저를 두고 일을 가야했기에 저를 호되게 가르치시기도 했습니다. 참 눈물도 많이 흘렸던 지난 날이었죠. 지금 와 말하지만, 후천성 장애라는 것이 주는 고통은 상당합니다. 온 세상이 어둠에 잡아먹힌 것처럼, 사실은 나 혼자만 어둠에 먹혀버렸을 뿐이지만 끝도, 빛도, 아무도 없는 어둠 속에 있다는 고통은 이루말할수없죠. 나의 세상이 끝날 때까지 나의 어둠은 끝나지 않는단 사실은 끊임없이 저를 괴롭혀왔습니다. 그렇게 어둠에 익숙해질 때 쯤 저는 제 힘으로 자립할 수 있게 되었고 보이지 않지만 마음으로 깊이 사랑하는 사람도 찾았습니다. 어둠속에 갇혀있던 작고 어두운 내 세상이 점차 밝아지고 새로워지는 순간 저는 결심했습니다. 내 세상을 어둠으로 몰아넣은 당신을 내 어둠속에서도 살지 못하게 하겠다고. 
왜 그 때 제 발을 거셨죠? 왜 제 앞에 위험한 물건이 있단걸 알면서도 보호해주지 않았죠? 왜 내가 잠든사이에 '빨리 죽여 없앴어야했는데…'라고 중얼거리셨죠?
어머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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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

당신 발 끝 닿는 곳이 곧 내 세상의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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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당신은 당신이 싫을 수도 있죠
당신은 당신이 못났을 수도 있죠
당신은 썩 좋은 성격이 아닐 수도 있죠
당신은 머리가 뛰어나지 않을 수도 있죠
당신은 재능이 없을 수도 있죠
당신의 부모가 지겨울 수도 있죠
당신의 친구가 답답할 수도 있죠
당신의 환경이 나쁠 수도 있죠
당신의 건강이 다를 수도 있죠
당신의 미래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죠
당신의 과거를 버리고 싶을 수도 있죠
그런데, 이거만 기억해요
이런 나도 살아가고, 그런 당신도 살아가고
저런 우리도 살아가요.
다 다르고 각기 힘든 상황에서,
방식대로 선택대로 살아가요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나는, 당신은, 우리는
대단한겁니다.
둘도 없는 영화를 만드는 당신은
대단한거야.
살아가는 삶을 배우는 당신은
정말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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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당신이 이세상에 태어난 바로 그순간이
나에겐 판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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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당신 눈 앞이 모두 깜깜하더라도 그대의 빛을 잃지 말아주어요. 어둠 속 당신이 어디있나 알 수 있도록 희미하게나마 빛나주어요. 나 당신을 찾으면 숨 조금 고르고, 초라한 두 빛 모아 우리 세상을 조금 더 밝혀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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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나는 모든것을 잃었지."
"모든것을 잃고, 당신은 얻은게 아무것도 없나요?"
"아무것도."
"그럼 당신은 왜 그런일을 한 건가요?"
"왜냐하면 네가 다 가졌지 않느냐."
아버지는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밝은 미소를 지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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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당신의 봄을 닮은 미소만이 내 세상의 전부였던
그때,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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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당신은 항상 당신이었다. 너이기엔 당신은 나보다 어른이었고 그대이기엔 내 동경이 당신의 마음과 너무 멀었다. 2인칭을 금기시하는 언어는 내게 당신을 부를 수많은 단어를 주었지만, 그 누구도 될 수 있는 3인칭의 낱말들은 내가 그리 원했던 당신과의 관계를 끊어버렸다. 그래서 당신이었다. 당신이다.
관계. 내가 당신에게 원했던 것. 별 건 아니고, '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까, 당신과 나, 에서 과. 당신, 나, 어떠한 연결고리도 없이 미지의 백색에서 떠돌고 있는 의미를 하나의 어구로 엮어주는 그 말. 과 옆에서 나는 당신과 함께한다. 내가 당신보다 보잘 것 없어도, 유치해도, 부족해도 나는 당신과 나인 거다. 생긴 것도 다리처럼 이어주는 형태의 글자, 그걸 나는 원했다. 과, 당신과, 당신과 나.
지금 나는 나다. 당신과 나의 나가 아니다. 그저 나다. 나는 그 작은 글자가 내밀던 손을 놓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있다. 당신은 그렇지 않을 거다. 당신은 당신이 즐기는 저 흔한 어휘들의 세상에서 나 같은 누군가를 홀릴 호격 조사를 입에 담고 있을 거다. 나는 그것이 못내 억울하다. 어째서 당신은 나와 당신이기를 원하지 않았을까. 나는 당신을 당신이라 부른 순간부터 당신과 나이길 원했는데.
나는 아직도 당신을 당신이라 부른다. 당신만을 당신이라 부른다. 내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었던 당신의 이름이 당신을 대신하는 날이 오면, 그날은 어떤 날일까. 그저 고요히 떨어지는, 눈이 찾아오는 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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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하루

당신의 하루가 궁금해지는 순간, 나의 세상은 완전히 뒤바뀌고 만다.
내게 힘겹게 웃어 보이며 방으로 들어가는 아버지의 처진 어깨, 그 위에 올려진 당신의 하루가 문득 궁금해졌다. 그날부터 내 세상에 '아버지'로써 존재하던 당신이 고유한 이름을 가진 한 남자로 변했다.
매일 당신의 하루가 어떻게 그려질 것인지 궁금해하고 어떻게 그려졌는지 궁금해하는 나를 발견했을 때, 내 세상이 전에 없이 따뜻해졌음을 알았다.
그건 사랑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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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세상이란다.

세상은 하나가 아니에요. 당신의 마음속의 동심에서, 지금 이 순간에, 모든 것이 당신의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 세상에는 열쇠 구멍이 있는 문이 있어요. 그 열쇠는 당신만이 아는 장소에 숨겨 놓았겠지요.
당신은 세상과 세상을 넘나듭니다. 때로는 꿈이라 지칭하는 곳에서, 때로는 현실이라 지칭하는 곳으로.
하지만 어른들은 그걸 못마땅해합니다. 왜냐고요? 그 '꿈'이라는 세상은 당신에게 필요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어른들에게 세뇌당한 당신은 점차 '꿈'을 잊어버립니다. 맨 처음에는 그 세상의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 잊어버리는 거에요. 그리고는 문 앞에서 손이 피로 물들 때까지 두드리고 또 두드리며 하염없이 기다리지요. 제발 나에게 꿈이라는 세상을 다시 한 번이라도 볼 수 있게 해 주세요, 라고 빌며 간절히 소원하는 거에요.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아요. 그럼에도 조그마한 희망에 기대를 거는 당신은 현실의 세상에서 어른들이 하는 말들을 전부 무시한 채로, '듣고 싶지 않아'라고 합니다. 사실 그러면 안 되는데,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 걸 알면서도 깊은 절망에 빠져 쓴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합니다. 일종의 혼란이 오는 시기에요.
그리고 그 시기를 어른들은 '사춘기'라고 하지요.
그 시기를 지난 당신은 이제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른들에게 세뇌당한 당신은 꿈의 문을 미련없이 등지고 현실만을 받아들입니다. 이때를 어른들은 '철들었다'라고 칭하지요.
이 시기에 당신은 현실의 어른이 됩니다. 꿈에서 노니는 다른 사람들을 어른들처럼 현실로 내몰고 열쇠를 빼앗습니다. 옳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한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글쎄요,
일종의 '질투'에 빠진 당신은 그저 꿈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부러운 것일 뿐이에요.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당신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죠. 그걸 알고 있음에도 당신은 계속해서, 그런 일을 하고 또 합니다.
그렇게 '철이 들은'채로 성년기를 보낸 당신은 노인이 됩니다. 그리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열쇠를 발견하게 되는 거에요. 이제 더 이상 현실에 미련이 없는 당신은 망설임 없이 열쇠로 문을 열어버립니다.
그리고 그것을 어른들은 '치매'라고 말합니다. 꿈에만 빠져 있고 싶은 당신을, 현실의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그렇게 꿈에 빠진 당신은 마침내 현실에서 완전히 발을 떼기에 이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받지 못하고 이해하지 않는 세상에, 당신은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