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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딱 30년을

시라는 것에

마음 뺏겨 지내왔는데

막상 돌아보니

제대로 된 글이 하나도 없는 듯하다


내려놓아야 할까?

아니면

20대 초반의 그 열정을 다시금 불피워봐야 할까...


감각도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지 오래인데

대체 무엇 때문에

접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시시해서 시
라는 말도 있지만

정작 마주하면

얼굴만 붉어지고......


어디서 왔지?
[["synd.kr", 24], ["unknown", 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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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문득 떠올라
   신발을 사드렸다
   발이 못생겨서 
   못신는다 하셨다.
   예쁜 옷도 사드렸다
   세월에 부딪혀온
   몸둥이가 퉁퉁 부어서
   못입는다 하셨다 
   그럼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고 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오셔서
   내가 먹는 모습을
   바라만 보셨다
   잠시 본 얼굴이
   무지 행복해 보였다
   이제는 화장도
   하고 다니시라고 했다
   세월이 남긴 주름이 깊어
   덮어지지 않는다 하셨다
   그런 얼굴이 엄마 
   얼굴이라 하셨다
   죄송한 마음에
   말을 잊지 못하는 내게
   엄마는 말하셨다
   나는 우리 아들 때문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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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고독한 군중.
이렇게 모순되는 단어가 또 있을까. 주변에 사람은 넘쳐나지만 그들과 깊은 교류는 불가능하다. 불신이 내리박힌 사고의 뿌리는 이내 모든 것에 무관심을 더한다.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을 줄 이유도 없으며, 내 일이기 때문에 관심을 받을 이유가 없다. 자신의 얼굴에 가면을 쓰고 그 가면은 곧 껍질로서 경화해 몸의 일부분이 된다. 눈에도 베일을 걸어 타인의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다. 허나 우리 모두는 마음 속 깊이 인정받고, 더해지고, 인지되고 싶은 욕구를 감추고 있다. 조금만 더 솔직해진다면 우리는 껍질을 깨고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게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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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곱디 곱던 손이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아름답던 얼굴이
세월이 흘러 주름졌다고
그저 시간이 죽일놈이다 하고
욕한바가지 쏟고 끝내도 
틀린말은 아니지만서도
사실은 다 알고 있다
나 때문인 것을
나 하나 키울려고
본인 몸 돌볼 새도 없이
모진 세월 다 받아내느라
그랬다는 것을 알기에
그저 괜찮다며
그 순간에도 반찬 가져가라던
우리 엄마 마음을
이제는 조금이나마 알것같아서
돌아서는 순간
눈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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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너

W. COMET
아침은 항상 애인보다 먼저 일어난다. 정확히 말하면 알람소리에 반응이 빠른 것 뿐이다.
크게 하품을 한 번 하고 나서 양치를 하고 있으면 항상 거울을 본다. 내 뒤를 따라 일어난 애인이 졸린듯 눈도 못 뜬 채 화장실로 따라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애인은 어깨에 얼굴을 묻고 부비작, 부비작. 졸리다는 뜻으로 하는 투정이다. 매일 아침 이런 애인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양치를 끝내자마자 바로 애인의 허리를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졸리다, 자고 싶다.
거울로 보이는 애인의 찌푸린 얼굴도, 불만섞인 목소리도 입술이 닿았다 떨어지면 배시시 웃으며 한 번 더 입을 맞춰준다. 사랑스러운 사람과 사랑이 넘치는 아침. 매일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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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웬은 거칠게 차 문을 닫고 싶은 욕망을 꾹꾹 눌러담고 외쳤다.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이 쓰레기야! 가지고 놀 땐 언제고, 뭐? 생각이 나? 웃기지 말라고 그래! 케인의 얼굴이 당황으로 일그러지는 것을 보고 있으려니, 그웬의 입가가 씰룩거렸다. 해묵은 스트레스가 싹 내려가는 느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그웬은 케인을 그대로 지나쳐 집으로 들어갔다. 좀 더 쏘아붙여주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지만, 오늘은 그웬의 생일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조금 더 자신을 위한 하루를 살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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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담는 것에 대해서

 커다란 화폭에 자그마한 너를 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마 선과, 그 밑으로 내려오는 코끝. 이미 몇십번은 연습했던 인물 그림들.

 너를 담아낼 때도 똑같았다. 처음 얼굴형을 그리고 나서, 찬찬히 연필 선을 그려내면 나타나는 눈, 입, 그리고 코. 사실 더 빼먹은 것이 있다면 얇은 속눈썹,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연한 상커풀.너는 눈을 꿈뻑인다. 그리고 웃는다. 눈주름이 살짝 접히고, 네 눈 옆에 자리한 점도 찡긋한다. 너는 그렇게 매력적이다. 그냥 그대로도  너무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분명, 인물화는 내가 제일 자신있는 분야인데-하고 생각했다. 얼빠진 내 얼굴에, 네가 웃어보이면 난 멍하니 따라 그렸다. 괜히 마음이 복잡해졌기 때문이었다.
지난 3월인가부터 너는 나의 모델이었다. 
너의 까맣게 난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릴 때, 나는 네 눈동자가 어디있는지 헤맸다. 네 눈이 향한 곳 끝에는 나는 잘 모르던 노트 몇권이 놓여있다. 너는 저 멀리를 보았다. 
 나는 그런 너를 또 그렸다.
너는 색채가 강한 그림보다는 적당히 물을 풀어넣은 그림을 좋아했다. 나는 너를 수채화로 담아내길 좋아했다. 연필선이 물에 물들어버린다. 가끔은 종이도 물에 울어버린다. 그런 그림들은 대게 너에게 보내버렸다. 편지에 꾹꾹 붙여서 보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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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저..저기.."
"응?"
말수가 없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던, 
그런 조용한 아이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그게.." 
그러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돌아서다 
다시 나를 휙 돌아보았다. 
내 귀에 귓속말을 했다.
"오늘 학교 끝나고 시간 있어?"
그 말을 듣자마자 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상했다. 
나는 그 애에게, 존재감도 별로 없었던 그 애에게 호감 따윈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그 애가 그 말을 하자마자 그 달콤한 말을 한 그 입술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너 오늘 바이올렛 레슨 가는날 아니야?"
아, 이 말을 내뱉자마자 얼굴이 찌푸려졌다.
상대의 스케줄을 하나하나 다 알고있다는 건, 
분명 상대에게 호감이 있는 거라는 글을 
어디에서 읽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그 애에게 신경을 쓰고 있었나보다.
..나도 모르게 그 애와 사랑에 빠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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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엔 화가 난다
아직도 4일을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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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아토피와 알레르기는 다르다-
어릴때부터 엄마가 너무 유난 떨어서
애가 면역이 없어 그렇다는둥
헛소리들 찍찍하더니 본이 얼굴이 올라온거 보면
신경 써야겠다며 그때서야 이해하는척 한다
그래서 울아들은 색소들어간거,탄산,라면등
몸에 나쁜건 다 좋아한다-못먹게해서-
그중에서 라면을 젤 좋아한다
라면은 바닷물보다 짜고 GMO로 만든
세상에서 가장 몸에 나쁜 음식 1위 
씨리얼 다음으로 몸에 나쁘다고 한다
라면 면빨은 밀가루가 들어갔으면 다행이란다
그런데 1988 볼때마다 라면이 나와서
먹고 싶어 미칠것 같다
주말엔 나도 밥하기 싫다-언제나지만-
울신랑이랑 아들도 라면을 좋아한다
나도 1988때문에 라면이 먹고 싶다
그래서 오늘은 라면을 먹었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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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끄적(악녀/변화)

"오랜만이구나." 6년만에 처음 본 딸, 루이아의 아버지는 그렇게 말했다.
루이아는 별로 중요한게 아니라는 듯이 눈 앞의 잘 익혀진 스테이크를 썰었다. 칼질 그대로 고기 속의 육즙이 가득히 흘러내린다.
"이야기는 들었다. 그 년 뒈졌다지?" 
반응없던 루이아의 눈이 아버지를 향한다. 아버지 또한 그 시선을 아는지 루이아를 보며 웃음을 짓는다.
"역시 꼴에 피는 섞였다고 알아주는 게냐?"
루이아의 어머니이자 자신의 아내를 비하하는 말이 계속 흘려나온다. 
"내 말을 들었으면 그 꼴도 안 났을텐데...쯧쯧...그 년도 너처럼 얼굴은 반반했다." 
입에 담기에 치욕스러운 말들이 늘어진다. 
서슬퍼런 루이아의 눈이 보이는지 보이지 않는지 그 더러운 입은 다물어질 생각이 없다. 
"그 외에는 아쉬웠다만, 불놀이 감으로는 좋았..." 
그 끝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화이트 와인을 잔에 넘칠 듯이 따르던 루이아가 잔을 아버지 얼굴에 던져 버렸기 때문이랴.
"윽...이게 뭐하는 거냐..!니 년이...!"
그 다음말 또한 이어지지 않았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서 루이아는 들고있던 와인 병마저 아버지의 머리를 가격했기 때문이다.
와인병이 깨져 와인과 약간의 피가 섞여 아버지의 얼굴을 따라 흐른다. 과거의 루이아였다면 당장 아버지에게 달려가 울며 사과하겠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런걸 아버지라고..."
어차피 막 살기로 결정한 인생이다. 루이아에게 이건 그 시작점이 될 것이다.
"다시 시작할꺼야, 오직 나를 위해서..."
루이아는 엎드려 자신을 보며 욕을 내뱉는 아버지를 뒤로한채 구둣소리를 내며 걸어나갔다.
짜릿하고 두근거리는 심장은 이제서야 자신의 존재를 증명받았다고 말하는듯 했다. 
와인병을 던지던 그 느낌이 남아있는 손을 바라보며 루이아는 다짐했다.
희대의 악녀가 되기로, 인생은 개썅마이웨이로 살기로, 모든것은 그 때 기분대로 하기로. 그렇게 결정한 그녀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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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만남

자기소개가 끝나자마자 물었다. 그럼 어떻게 먹고 사세요? 내 무례하고 유치한 공격에 남자도 진부한 답변을 했다. 꿈을 먹고 살지요. 여전히 미소가 마르지 않은 가벼운 얼굴이 속을 답답하게 했다. 오기가 꾸역꾸역 밀려들었다. 꿈이 선생님의 밀린 전기세를 해결해 주지는 않잖아요. 그러자 그의 웃음이 진해진다. 그래서 요즘 양초를 켜요. 생각보다 쓸만합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이내 나도 모르게 헛웃음을 피웠다. 대화가 이어지는 내내 비수처럼 던져뒀던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내 생각보다 훨씬 두껍고, 단단하다. 짐승을 찌를만큼 날카롭게 갈아낸 칼날도 그의 가죽은 뚫지 못할 것이다.
허탈함이 지나간 뒤 따라온 건 졌다는 느낌이었다. 찻잔 끝에 말라붙은 커피의 색은 내 패배감과 같았다. 그러나 패인은 생각보다 뾰족했다. 내게는 맹목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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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그대는 커피같네요.
미치도록 쓸지라도
계속 마시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