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메뉴

안식처

 안개 자욱한 밤이었다. 서열싸움에서 정리된 구름들이 가라앉아 노름판을 벌리고 있을 때, 나는 머리 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썼다. 저도 구름이 되려는걸까 한참을 고민하다 구름들은 이슬을 남기고 떠났다. 남겨진 이슬 속엔 나그네의 혼이 들어있었다. 나그네는 영원한 안식처는 없다며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고 늘 방황했다. 구름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던 나그네는 평생 후미진 거리를 떠돌다 하얀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쓰고 잠들었다. 영안실, 이곳이 나그네의 집이었다.

어디서 왔지?
[["synd.kr", 2], ["unknown", 29]]
다른 글들
1 1

안식처

안식처가 되어줄 순 없어요.
당신이 날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줄 수 있을 뿐.
0 0

안식처

나에게 너는 언제든 쉴수 있는 안식처 같은 존재다.
어떤이가 나에게 너를 표현하라면 나에게는 너는 그런 존재다.
0 0

안식처

안식처라 하면 내마음에는 즐겁던게 많다.
하지만 이젠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즐거움은 찾기힘들며 내 인생을 이끌기도
힘들다 안식처를 찾으면 내게도 알려달라
1 0

안식처

 안식. 편안할 안, 뭔지 모를 한자 식. 중국어로 씨라고 읽는다는 건 안다. 아무튼간에 안식은 편하게 쉰다는 뜻이다. 안식처는 편하게 쉴만한 곳이라는 뜻이겠지. 나에게 어디가 안식처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언제부턴가 사는 게 지친다고 느꼈다. 삶이 지겨웠다. 불안정하고 간헐적인 쾌락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현실에서 잠깐이나마 도피하는 게 나의 행복이었다. 내일을 살아갈 이유와 의욕이 없다. 미래가 저 앞에서 나를 향해 손짓하지만 너무 멀리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나의 흐리멍덩한 상상 속 뿌연 안개 속에서 흐리게 빛난다.
 사람이 몇 없는 버스 안 혼자 앉을 수 있는 자리. 가방을 대충 벗어 내리고 작은 자리에 몸을 꾸겨넣으면 조금이나마 마음이 평온해진다.
1 0

새벽

보랏빛으로 물이 든 해뜰 무렵 
맑은 이슬 한 방울이 솔잎을 타고 흐르네
0 0

동백꽃

험한 날을 지나와 겨우핀 동백꽃은 가시가 박혀 아침이슬에 눈물을 흘렸다
1 0

우산

가끔 마음에 안개가 낀다
내 슬픈 방울들이 이슬져 눈 앞을 가리고있다
막연한 빛에게 다가가는 일
이젠 빛도 나에게 흐릿하다
차라리 비가 내려버렸으면
아픈 빗방울들이 머리 위로 떨어져도
나에겐 우산이 있으니까
우산이 더 무거울지라도
손잡이는 내 손을 감싸 놓지 않을 거니까
하늘이 보고 싶은 날에는
턱 밑으로만 비를 내린다
나의 우산을 꼭 쥐고.
0 0

달맞이꽃

어깨 들썩이는 소리 없이 꽉찬 울음소리에
아직 푸른 기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아침에 깨었다
찬 새벽공기에 담긴 이슬기운이 온갖 곳에 머금긴 시간 사이로 너는 그렇게 울고 있었다.
왜 우냐 물어보니
너는 말이 없이 늦게 떠서 채 지지 못한 하얀 달에다
제 어미의 이름을 나직이 읊조릴 뿐이었다.
달마저 네 흐느끼는 어깨에 말 없이 내려앉는다.
3 0
Square

그런 눈물의 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하는 그런
나에게도 찾아왔다.
이슬처럼 투명하고
빛나던 무언가는
내 손에 살포시
내려앉아
똑.
똑.
간질이는 무언가의
예찬을 받으며 일어나는
그런.
뚝.
떨어져버린 눈물.
눈물이 되어 비가 내리고
사랑이 되어 떠나가버린다
나의 마음 한켠에
사라진 그것.
그런 것은 그런대로
타고 타고 타내려가
도착한 그 곳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하는 그런
너에게도 찾아왔다.
이슬처럼 투명하고
빛나던 무언가는
네 가슴에 살포시
내려앉아
똑.
다이아몬드가 되어버린
빠져나오지 못하게 박혀버린
그런 눈물의 밤은
아름다웠다.
1 0
Square

계절

한 발자욱에 산의 색깔이 붉게 물들고
두 발자욱엔 어느새 하늘에서 꽃가루가 떨궈지고
세 발자욱 끄트머리에선 총총이 매달려있던 칼날같은 얼음이 이슬이 되어 사그라진다.
 그럼, 네 발자국이 흙 속에 깊게 새겨질 때 너는 뭘하고 있을 요령인가.
0 1

후회

단 한순간, 그 한순간을 위해 달려왔다.
바람이 귓볼을 간지럽히던 해변을 지나고
햇빛을 받아 찬란한 풀들이 머금은 이슬을 지나쳐
흙모래가 나뒹구는 부딪히는 소리가 귀엽던 자갈밭을 건너
마침내 도달했다.
그리고
그곳엔 나 혼자 뿐이었다.
2 1

새벽 나무

 저기 보이니?
 저 싱그러운 녹색 나뭇잎으로 머리를 치장한 나무 말이야. 곧 있으면 빨갛게 잘익은 열매도 주렁주렁 달아 더욱 아름답게 치장할거야.
 멋내기를 좋아하는 저 여름나무는 새벽을 좋아한단다. 새벽에는 나뭇잎 장식들이 새벽이슬을 머금어서 반짝반짝 빛이 나지.
 그 너머에는 촉촉하고 검푸른 새벽하늘이 들러리를 서 있어. 작고 귀여운 별이 촘촘히 박힌 새벽하늘은 광활한 우주를 닮아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단다.
 그 물기가 가득한 새벽과 함께하는 젊은 여름나무는 더욱 돋보이고, 사랑스러워. 촉촉한 나뭇잎의 이슬이 아직 채 날아가지도 않은 새까만 새벽의 고동빛 나무는 그야말로 여름의 보물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