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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 <Markus Spiske / Unsplash>

여행

 작게나마 나가고 싶은 마음에 휴대폰하나 달랑 들고 지갑에... 어쨋든 집문 걸어잠구고 문 앞에 붙여분 한 쪽지

‘ 우유배달 아저씨 배달온 우유 드셔두 되요-! ’

뭔가 우유배달 아저씨...가 아니고 우유배달 존잘 오빠를 위해 붙여둔 쪽지랄까. 난 쪽지를 잘 확인하고 집을 나섰다.

가을길이라곤 하나 아직까지 여름기운 물씬 풍겨지는게 아직 가을이란 느낌은 안들었다. 간단히 걸친 가디건을 살랑 바람이 흔들었다.

도시를 둘러보니 여러곳에 식당이 있고 마트가 있고... 항상 복잡한 도시 사이에서 살아야한다는 사회의 말에 따라 행동하고 복종하다보니 맘 편히 도시를 바라보지도 않고 눈을 피해 다니니 맘이 복잡했지 않았나 싶다. 씽씽 지나가는 차들이 도로를 달리고 건너편 길에 갓 회사에 취직해서 상사를 따라다니는 사원들을 보니 나도 저럴때가 있었지 라고 생각해봤다. 처음에 한 회사에 입사할 때는 엄청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곤하나 그 사직서를 생각하니 뭔가 허전했다. 다시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니 작가의 생활을 하게 된 걸지도.

버스를 타고 요금을 내고 자리에 앉는 것도 뭔가 나에겐 새로운 경험같았다. 항상 똑같은 버스가 아닌 다른 버스를 타고, 항상 내던 요금이 아닌 조금 많은 요금을 내고, 앉던 자리가 비어있음에도 다른 자리에 앉아보고, 정말 여행인 것 같았다.

동물원도 구경해보다가 딴 길 새서 도시 근처 작지는 않지만 작아보이는 마을도 구경해보다. 집에 도착하니 문앞에 적혀있는 쪽지는 없어지고 새 쪽지가 붙어 있었다

‘ 오늘 어디가셨나보네요. 좋은 추억이 되었길, 그리고 우유는 제가 먹기엔 그래서 내일 두개 갖다 드릴께요 ’

드시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드시지 않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내일 두개를 배달해야하는데...일거리를 더 드린게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나에겐 좋은 경험과 여행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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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보다는 배낭여행

배낭여행은 자기 맘대로 일정을 짜서
움직이는 것이고 언제든 일정이 바뀔 수 있는 것이라면,
여행사 패키지 여행은 가본 적은 없지만
단체로 정해진 일정에 따라 움직이니
중·고교시절에 갔던 수학여행 같은 게 아닐까.
 
조금은 무리한 비유일지 몰라도
직업을 여행에 비유하자면,
평범한 월급장이가 패키지 여행에 가깝다면
프리랜서나 창업을 하는 것은
배낭여행에 가깝지 않을까.
 
패키지 여행이 효율적이고 안전한 반면에
다소 자유롭지 못하다면, 배낭여행은
다소 비효율적이고 조금은 위험할 수 있지만
(외국여행 갔다가 국제미아가 될 수도 있으니까)
도중에 일정을 바꿀 수도 있어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있다.
 
여행은 패키지와 배낭여행을 선택할 수 있는데
직업은 그렇지 못한듯하다.
어떤 사람이 배낭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위험하다는 이유로 주변에선 자꾸
패키지 여행을 떠나라고 한다.
물론 배낭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부자 부모를 만났거나
아주 용기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여행의 방식이 다르듯
하고 싶은 일의 성격도 다르다.
만일 창업을 하거나 프리랜서를 해서
수입이 넉넉하지 않거나 실패하더라도
최소한 살아갈 수 있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면
 
사람들이,
특히 많은 젊은이들이 좀더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일에 도전하지 않을까.
창업을 할 수도 있고 프리랜서가 될 수도 있고
사회운동을 할 수도 있을 테다.
아니면 회사원을 하더라도 지금처럼 대기업에
목을 매기보다는 작은 회사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다.
 
물론 그렇더라도 안정적이거나 높은 월급이 좋아서
대기업 사원이나 공무원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테다. 그리고..
그들도 존재해야 세상이 돌아갈 테니까.
어떤 일을 선택하든 그건 각자 자기 마음이다.
 
다만 패키지 여행과 배낭여행 중
뭘하고 싶은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했더라도
나중에 번복할 수 있는 자유까지도,
일부 예외적인 사람들이 아닌 모든 이에게.
 
만일 그런 세상이 된다면, 내 선택은
패키지 여행보다는 배낭여행이다.
2015.08.07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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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휴식이 필요하다
피곤한 하루, 지친 하루
각박한 세상속에서 마음 상해가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몸고생 마음고생
챗바퀴처럼 굴러가는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들
언제 끝날지도 모른채 살아가는 우리에게
휴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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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진이랑 맨처음 여행을 가려고 했으나
유진인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바쁘다 했다(엄마아빠한테 돈을 너무 많이 타써서 이젠 손벌리기 미안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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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떠나는게 좋았어
여행을 다니다 보면 '집'에 가고 싶어졌거든
너무 피곤하니까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어
여행이 끝나고 침대로 돌아오면
아 여기가 내 '집'이구나 쉴 수 있구나 편안하다
라고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
답답해서 떠난 집인데 돌아오고 싶어졌어
그래도 처음 보는 낯선 곳,
불편한 침대, 낯선 사람들 보단
편안한 침대와 익숙한 얼굴들이 있는 집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 참 떠나고 싶었는데 말야
내가 죽고 싶어서 여행을 떠나면
여행의 끝에선 살고 싶어서 돌아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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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

 좋아했었어.
 네가 남긴 쪽지 한 장은 내게 잊을 수 없는 문장이 되었다. 네 얼굴도, 목소리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네 필체는 아직 선명하다.
 좋아해.
 이 말 한 마디를 네게 하지 못해서 나는 다 잊은 너를 여태 잊지 못한다. 오늘도 네가 살던 맞은편 집을 보다가 작은 종이에 써넣는다. 좋아해. 어느새 네 필체를 닮은 글씨가 무더운 여름밤에 녹는다. 녹아 흐르는 마음을 접어 날려보낸다.
 149 번째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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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

 햇살이 쏟아지는 날. 푸르른 풀잎들도 하얗게 보이던 날. 그녀는 단 한 톨의 세상도 담겨있지 않은 하얀 재가 되었다. 완전히 연소되어 티끌만큼의 검댕도 남지 않은, 햇빛처럼 눈이 부시도록 하얀 재가 되었다.
 그녀는 햇볕이 쏟아지는 날 그저 그곳에 서 있었다. 고개를 들어 해를 바라보는 그녀는 그저 한 송이의 해바라기와도 같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온몸을 덮는 햇살을 탐닉했다. 눈을 뜬 그녀가 나를 돌아보는 순간 알 수 없는 떨림에 나는 그만 눈을 피하고 말았다. 그녀는 햇살에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다가왔다.

 "안녕"
 그 날 이후 나는 그 공원을 찾아갔다. 그녀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눈을 감고 햇살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녀는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얼굴이 발갛게 익을 때쯤 나를 돌아봤다.
 "안녕."
 그녀는 붉은 얼굴과는 다르게 푸르른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왔다. 그녀는 푸르렀다. 그녀에게서 느낄 수 있는 붉음은 오로지 강렬한 태양으로부터 비롯한 얼굴뿐. 그녀는 마치 햇빛으로 자신의 푸르름을 씻어내는 것 같았다. 무엇을 하고 있냐는 말에 그녀는 옅은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시린 목소리로 답했다.
 "그냥 햇살이 좋아서."

 매일 공원으로 찾아오는 내게 그녀는 언제나 푸른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푸르다 못해 청량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그녀는 언제나 햇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햇살을 받으면 그제야 심장이 뛰는 것 같아. 봐봐. 심장이 뛰니까 얼굴이 붉어지지? 사람은 햇살을 받아야 돼. 그래야 살아있는 거야."
 "햇살을 온몸에 쬐면 내가 정화가 되는 느낌이야. 몸 곳곳에 있는 더러움이 다 산화되는 것 같아."
 "그거 알아? 사람은 햇살을 받아야 몸에서 비타민 D를 합성한대. 그래서 햇살을 받지 않으면 지치고 우울해지는거래. 신기하지 않아?"
 "햇살은 아무것도 없는 우주를 지나서 지구까지 도달을 해.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니 나는 상상조차 안 돼. 아무것도 없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어느 날 찾아간 공원에서 눈이 부시도록 흰 옷을 입은 그녀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충만한 햇빛을 받아도 더이상 붉어지지 않는 그녀의 볼은 마치 얼음처럼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녀는 내게 다가와 속삭였다.
 "이건 비밀인데, 사실 내 소원은 햇살이 되는거야."
수줍게 키득이며 그녀는 말을 계속했다.
 "나도 햇살처럼 깨끗해지면 좋겠어. 눈이 부시도록 빛나면 좋겠어.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나는 햇살처럼 아무것도 없는 우주마저 지나올 수 있을 것 같아."
 말을 마친 그녀는 내 손에 흰 쪽지를 쥐어주곤 떠났다. 하얀 쪽지에는 그녀처럼 푸르름이 묻어있었다.
 쪽지에 적혀있던 날, 쪽지에 적혀있던 장소에서 나는 다시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마지막 만났던 날처럼 새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 햇살처럼 빛나게 웃으며 그녀는 말했다.
 "난 이제 햇살이 될거야. 햇살이 되면 눈이 부시도록 빛나겠지. 햇살이 된 나는 어두운 우주를 지나서 싱그러운 이 지구에 도달할 수 있어."
 그녀는 연소했다. 그녀는 완벽하게 깨끗하고 새하얀 한 줌의 햇살이 되어 태양으로 돌아갔다.
 오랜만에 찾아간 공원에서 나는 가만히 서 있었다. 쏟아지는 햇빛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렸다. 이제 막 우주를 지나온 햇살들이 가득 쏟아진다. 시리게 빛나는 햇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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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한 영국인 가족에게 초대를 받아 9일 동안 정말로 즐겁고도 꿈같은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초대를 해준 케이트의 가족에게 너무나 감사했지만 당시 학생이었기 때문에 마음 만큼의 물질적 선물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떠나는 날, 그 가족을 위해 무어라도 해주고싶어서 9살 말괄량이 숙녀 케이트의 엉망진창 방을 땀을 뻘뻘 흘리며 정리해주고 마지막에 쪽지를 써서 책상위에 남겼다. '케이트 고마워. 내 선물이야.' 
마침 전날 수학여행을 떠난 케이트가 돌아오면 놀라겠지 생각하며 나 혼자 만족하면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초대해준 가족들과 따듯한 인사를 나누고나서 케이트 아버님이 수줍게 테이블을 가리키신다. 한국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준비해왔던 내 젓가락들을 너무나 예쁜 냅킨에 곱게 포장해서 챙겨놓으셨다. 말하지 않아도 내 선물에 대한 답례라는 느낌이 저절로 들었다. 그곳에 있던 우리들은 모두 미소를 지었다. 그 이후로도 선물을 할 상황은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 상대방의 필요나 내 경제적 사정을 고려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 감성이 많이 매말라가고 있는 요즘 나는 다시 한번 가까운 누군가에게 마음이 가득 담긴 선물을 해보고 싶다.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선물은 신기하게도 마음을 싣고 간다고 나는 믿는다. 다만 때 묻지 않은 마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