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메뉴

옷걸이

 당신은 역시 저번에도 저에게 깨끗이 빤 옷을 입혀 주었습니다. 당신이 입혀 준 옷에선 항상 꽃향기가 났습니다. 앙상하게 흰 뼈만 드러내고 있던 나에게, 당신은 따듯한 모직코트를 둘러 주었죠. 가느다란 목이 그 무게를 짊어지지 못할 때에도 당신은 항상 저에게 그 코트를 다시 둘러 주었죠. 당신은 저에게 유일한 따뜻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당신이 저를 벗겨 당신을 채우네요. 당신이 없는 밤은 참 춥습니다. 당신이 나를 감싸안아주는 밤이 또 오길 빌어 봅니다. 그럼, 그때까지 안녕.

다른 글들
2 1

그때

 길이 캄캄했다. 점점 심해지는 배앓이가 아침에 뾰족이 가다듬었던 것들을 엉망으로 흐트러트렸다. 집에 가려면 아직 오백 걸음이나 남았는데. 노인처럼 허리를 숙이다 결국 주저앉는다.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둠 위로 노랗게 번지는 가로등 불빛만이 나를 알았다. 육지에서도 바다 위처럼 한없이 침잠하는 나를.
 이마와 땅이 가까워지면 그것들이 다시 떠오른다. 스쳐 지나간 것들. 탈이 난 배를 쓰다듬는 엄마의 손과 술에 절어 나를 걷어차던 아빠의 발. 어린 기억을 고백하며 다시 더듬어야 했던 마른 흉터. 수치로 발갛게 부어오른 나를 끌어안았던 후배의 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문을 안줏거리로 씹어대던 이들. 관망하던 눈들. 가을이 다 되도록 울던 매미. 학사에 휴학 신청서를 밀어 넣고 도망쳤던 날, 진탕 취한 채 찾아와 형이랑 자고 싶어요, 울면서 매달리던 후배. 모진 마음을 먹고도 무너진 것은 때린 네 뺨이 데일 것처럼 뜨거워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이 너무 엉망이어서.
 창이 반 토막 난 단칸방. 닳디 단 이불. 처음으로 벗겼던 타인의 옷. 하얗게 드러나는 맨살에 혼곤해지던 정신. 입을 맞추다가도 몸을 떨게 했던 안을 헤집는 낯선 감촉. 하얗게 물드는 손끝. 솜털 사이사이 숨결이 밸 만큼 가까이, 서로의 체온을 포갠 채 이대로 죽었으면 좋겠다고 속삭이던 그때.
0 1
Square

첫사랑

 당신의 봄을 닮은 미소만이 내 세상의 전부였던
그때, 그 시절.
0 0

우산

 비가 오는 날이었다. 나는 우산이 2개 있었던가 어쨌던가 어쨌든 우산이 그리 필요하지는 않았다. 너는 우산 없이 교복에 코트를 입은 채로 비를 맞아야했고. 나는 너에게 내 우산을 건냈다. 화장품 가게 사은품으로 받은 민트색 땡땡이 우산이었다. 너는 그 우산을 보고 웃었다. 흠, 비웃음이었던 것 같다. 너는 그 우산을 한사코 거부했다. 튀는게 싫다나. 우산을 거절한 것 뿐인데 내 호의를, 내 친절을, 내 모든 것을 거절하고 거부하는 기분이 들었다. 과하다고 생각할런지 모르겠으나, 그때의 나는 그랬다.
2 1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하고 사랑하는데. 폐만 끼칠까 두려워요. 당신은 나를 미워하게될거에요. 다시 멀어진다면 그때의 나는 견딜 수 있을까요?  그냥 바라만 볼게요. 곁에 오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려요. 그래도 사랑해요.
1 0

 바라보고 말했더라면
 마주치고 말했더라면
 그랬더라면 그랬더라면
 내가 지금 어떻게
 내가 그때 어떻게
0 0

연애, 그리움

스무살,
그때 만난 당신은 참으로 순수했었지.
우린 참 예쁘게 사랑했었지.
2년가까이... 
우리가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
나는 아직도 자주 생각이나.
내가 했던 사랑중에,
가장 아름다웠던 사랑이었지.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걸.
그랬다면, 당신에게 상처주지 않았을텐데.
그립다. 당신이 
2 1
Square

아무도 모르게

아무도 모르게 떠난다면
지금 이상태에서 당신이모르게 떠난다면
누군가는 날기억해줄까
만약 누군가 날 궁금해한다면 
나타나지않을것이다 , 그저 단욕쓴욕 먹으며
사라져줄것이다.
시간이지나 누군가 날 잊는다면. 
시간이지나 당신이 날잊는다면 그때는 당신앞에 당당히 설수있을것인가.
시간이지나 내곁에서당신이 사라진다면 난 당신을 기억할수있을것인가.
0 0

불빛

나라는 어둠을 빛춰주고있는 처음보는 한 줄기의 불빛이 나를 구원했습니다.
 당신에게도 당신을 빛춰주는 한 줄기, 혹은 여러 줄기의 불빛이 있어요. 지금은 없는것같지만, 꼭 알게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당신도 다른 어둠을 빛춰주세요. 
1 0

시간

시간은 흘러가기 마련이야.
당신과 함께한 추억도 어느샌 시간이라는 배에 타있겠지, 시간이 갈 수록 당신은 이 추억을 후회할지도
몰라,하지만 그것조차 그때의 시간에서 당신이 정한
선택. 시간은 언제나 당신의 곁에 있다는 것을.
2 1

그때의 너

그때의 넌, 내 눈에 얼마나 밝아보였는지 몰라
지금의 넌, 그때처럼 웃는 법을 잊었는지 몰라
뭐가 변했는데? 뭐가 심각한데? 뭐가 서러운데?
웃어. 그러면 그때의 넌 다시 환하게 밝아질거야.
6 1

우리의 나이차는

우리의 나이차는 점점 좁혀졌다가, 같아졌다가, 결국 커져가겠지. 29살의 당신을 보고싶다. 궁금하기만 했던 20년뒤의 당신의 모습은 이제 해답이 없이 궁금할 수 밖에 없어져버리고 말았다. 나이들고 주름진 당신의 모습을 너무 보고싶다.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많았던 당신의 여림을 무작정 사랑하기만 했었다. 사랑하기만 해서 당신의 파열을 몰랐다. 행복할 줄만 알았다. 당신을 보고 들으면 행복해지는 걸 느꼈으니까 당연히 당신은 행복한줄알았다. 당신을 둘러싼 오해와 억측들이 난무하고 어딜 가도 당신 얘기가 들려온다. 그때마다 입술을 깨물고 공간을 벗어나려 하거나 그게 여의치 않다면 귀를 막아버린다. 이기적이게도 나는 내 안정을 위해 사람들이 당신 얘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당신의 시간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는다는게 실감나지 않는다. 처음 친구의 전화로 접한 당신의 기사는 하나도 믿기지가 않아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기사마다 하는말이 달라서 나는 기대를 했다. 기사마다 하는말이 다 똑같아졌을 무렵에 나는 악을 쓰고 미친듯이 울었다. 참 많은것이 담긴 눈물, 이었다. 이 말도 처음으로 대상을 받고 숨조차 잘 못 쉬며 감격을 토한 당신이 밤에 한 말이다. 그렇게 슬퍼하고 울었다. 인간은 인지와 반응 사이의 시간차가 있다는 것을 들었는데 정말 그렇다는 걸 알았다. 처음엔 아무말도 안 나오고 눈물도 나오지 않아 내가 당신에게 그렇게 큰 마음이 없었나하고 멍하니 생각했다. 그러다가 수도꼭지가 열리고 숨이 넘어갈만큼 울었다. 울면 다 되는 줄아는 아이처럼. 트루먼쇼의 주인공이 되고싶었다. 모든게 다 허구였으면 좋겠다고 간절하게 울었다. 걱정하는 친구의 전화를 받으면서 울지 않겠다고 다짐해봤지만 쓸모없었다. 수도꼭지가 된 것같았다. 녹음된 당신의 목소리를 듣다가 위로해주기만 하는 목소리에 죄책감을 느끼다가 울다 지쳐 잠이 들고 깨어나서는 느리게 학교로 가서 힘든 하루를 보냈다. 
필사적인 하루였다.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 남들 앞에서 우는것이 너무 어색해서인지 울면 더 혼이 났던 기억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안 울려고 했다. 하지만 눈이 부은게 감춰지지 않아서 나를 위로해주는 친구품에서 꼴사납게 울어버리고 들려오는 당신의 이름에 귀를 막고 그렇게 지냈다. 사람이 지나가지 않는 계단에서 얼굴을 때리며 눈물을 닦고 축제 연습을 했다. 행복하면 안될것같아서 한번도 진심으로 웃지 못했다. 자주 멍해짐을 느꼈다. 이 하루를 기억하자. 이제 당신의 모든 추억을 다 간직하고 싶다. 당신의 남은 모든 모습과 목소리를 눈에 담고 귀에 담아 평생 꺼내 웃음짓겠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던 당신의 푸른밤을 기억한다. 꼭 잘 살아서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고 꼭 현재형으로 말하겠다. 당신을 탓할수없다. 당신은 아무것도 잘못한게 없다. 당신은 예술로 사람들을 어루만졌고 그들은 당신을 마음이 깊고 따뜻한 사람으로 말한다. 사회문제에 소리높일줄 알고 존중하며 말할줄알고 예술의 힘을 알고 자신의 힘을 알아서 좋은 방향으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다. 당신을 좋아하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고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당신에게, 수고했어요. 고생했어요. 많이 사랑해요. 당신이 행복하기만을 바래요. 정말 많이 사랑해요.
0 0

나는 화가난다.
그때 네게 했던 모든 일들
나는 화가난다.
그때 네게 했던 모진 말들
나는 화가난다.
그때 잡지못한 너의 뒷모습
이제와서 후회하고 있는 내 모습에
나는 화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