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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아아...왜, 당신은, 이다지도. 이다지도.



햇빛을 받은 바다가 금빛 비늘처럼 반짝이는것이 보인다. 몇 천개의 빛나는 눈들이 눈꺼플을 깜박인다. 
나는 그 위로 고개를 들어 올린다.


정면으로 바라보는 태양은 온화한 빛을 내뿜는다. 너무나 멀고, 너무나 따스해보인다.


하지만 정작 내가 있는곳은 춥고 외롭다.


나는 벼랑 아래 그늘진 모래톱 위에 주저앉아 있었다. 고요한 냉기가 무릎을 슬금슬금 기어오르고. 찢어진 청바지 사이로 따가운 모래가 들러붙는다. 조금의 온기라도 가지고 싶어서 두손을 허벅지에 대고 문지른다.


그러다가 울컥 눈물을 흘린다.


대체 몇번의 밤이 지나야 하는걸까. 몇십번의 상실이 있어야 하는걸까. 몇백번의 죽음을 겪어야 하는걸까.

나는 여인으로도 사내로도 살아봤다. 그렇게 살다 죽었다.

하지만 유독 잊지 못하는 기억이 있다. 아프게, 숨막히게 목구멍에 죄여드는 생이 있다.

끔찍한 백 스물 두번째 생에서, 나는 내가 사랑한 사람에게 마녀로 밀고당해 화형당했다. 바닷물만 닿으면 변하는 몸뚱이가 문제였다.

...이제 다시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

사제들의 주장으로는 인어는 영혼이 없는 존재였다. 그러니 나는 결코 천국의 문을 넘을 수 없고 구원받지도 못한다. 그들은 입을 모아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지금 흘리고 있는 눈물은 누구의 것이란 말인가. 이 생생한 눈물은. 나는 한참을 울다가 마침내 그치고 훌쩍거린다.


눈물방울이 떨어진 손등은 얼룩진 핏자국으로 엉망이다. 내 피가 아니다. 그녀의 피다.

안데르센 동화속의 인어공주는 사랑에 배신당했다. 그리고 왕자를 죽이는대신 물거품이 되어 바다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왜 그런 바보같은 선택을 했을까?

바닷물이 이렇게 차가운데?

마치 나를 놀리듯 포말이 무릎 바로 앞까지 밀려들어왔다가 다시 물러간다.

시간이 의미없는 중얼거림과 허무한 변명들로 가득찬다.



고백하던 사람이 거절의 말을 듣고 갑자기 사라진 경험이 있는가.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생각하겠지.

그 사람이 울면서 집에 가고있거나, 술집 화장실에서 울고있을것 같지?

아니? 걘 이미 죽었어. 나야.

인어는 사랑을 얻지못하면 죽는다.

낭만적이라고? 전혀.

갑자기 이 세상에서 내 존재가 사라지는것은 행복한 느낌이 아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만난 두 사람이 똑같은 온도로 서로를 동시에 사랑하는 일은 바다에 빠진 반쪽짜리 진주를 찾는것만큼 힘든일이다.

사랑은 그 이름 자체로 이미 기적이다.


나는 너를 잃고, 수많은 당신을 잃고. 죽었다.

다시 만나게될 그대가 나를 사랑해주길 기도하며.

이다지도 무자비한 그대가 나를 사랑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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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다른사람들의 사랑은 참 신기해
정말 진심으로 뜨거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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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제는 텅 빈 거울 틀과 유리조각, 먼지 정도 밖에 남지 않은 거실 바닥에 납작 엎드려 고개가 향한 방향을 본다. 커튼 사이로 가느다란 빛이 새어들어온다. 내게는 닿지 않는다. 빛을 받은 곳을 제외하면 모두 제 색을 잃은 곳이다. 조용했다. 방에는 네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는 산 사람과 다른 점이 있다. 그들이 가진 것을 우리는 모두 잃었다는 점이다. 무감정한 눈이 깨진 거울 파편을 향했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을 떠올려본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꽃이다. 장미, 프리지아, 튤립, 페튜니아. 백합, 바이올렛, 아네모네. 물망초를 사온 날에 너는 그걸 그냥 시들게 두었다. 꽃병을 던지지도 않았고 꽃을 버리지도 않았다. 물망초의 꽃말은 나를 잊지 말아요. 그걸 부정하려 했다면 왜 죽이지 않은걸까. 네가 망설이는 사이 꽃이 시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왜 고민했어? 오늘은 밀집꽃을 샀다.
고양이는 어떨까. 좋아한다. 꽃을 사러 나가는 길에 매일 고양이를 보러 갔다. 뒷골목, 쓰레기통 옆, 자동차 밑, 담벼락 위로 그들은 변함없이 거기 있었다. 얼룩이 있는 고양이는 사람을 싫어했다. 회색 고양이는 근처 가게 주인이 주는 밥에만 관심이 있었다. 흰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는 항상 함께였지만 노란 고양이는 항상 혼자였다. 나는 늘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그들을 좋아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비가 오면 나가지 않았다. 나는 좋아한다고 해도 겨우 그 정도였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줄 일 없는 무관계에서 이뤄지는 애호. 내가 선호하는 관심의 표현이었다. 고양이들은 내가 계속 곁에 있었는줄도 모를걸 안다. 그 사실에 안심한다.
다음으로 너를 떠올리고 나는 연상을 멈춘다. 사랑 다음으로 네가 나와선 안된다. 너는 거기서 가장 먼 곳에 존재해야했다. 하지만 곧 인정하게 된다. 내가 가장 증오해 마지않는 네가 지금 나온 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순이 그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놓인다.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서. 확실히 싫어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사랑과 너. 너와 사랑. 나와 사랑. 너와 나. 어느 하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이런 의미없는 생각을 할 바엔 어서 잠드는 편이 좋겠다고 나는 눈을 감는다. 눈가에 흐리게 남은 빛도 서서히 사라지고 더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손끝이 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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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넌 해질 녘 석양을 등지고 내게 고백했고 내가 입고있던 흰 티셔츠엔 너의 그림자가 담겼다. 너의 그림자, 그것이 우리의 첫사랑이었지.
 우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 흔한 손 잡기조차도 너는 내게 허락조차 구하지 못했고 나는 네게 허락마저 해줄 생각이 없었다. 너는 나를 양분으로 타는 불이었고 나는 네게 다가가지 않으려 스스로 몸을 굳히는 장작이었으니, 일방적으로 네가 지는 관계였다.
 우리의 끝은 눈싸움과도 같았지. 눈 쌓이는 3교시, 운동장에서 벌이던 눈싸움. 내게 실수로 눈뭉치를 맞췄던 아이를, 너는 그 아이가 울 때까지 금방이라도 찢어져 피가 날 것 같은 맨손으로 눈을 던졌지.
 너는 어렸으니 나 같은 사람을 좋아했을 테고, 나도 어렸으니 거절이라는 예의를 몰랐어. 네가 며칠 밤낮을 새며 고민했을 짝사랑의 상대가 왜 하필 사랑이란, 설렘이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나였던 걸까.
 지금도 가끔씩 생각해. 소식 없는 나의 무례한 이별 통보와 그 이후에 눈에 띄게 삐뚤어졌던 너를. 네가 그날 이를 악물고 던졌던 눈뭉치가 실은 네가 어떻게든 참아냈던 눈물 조각이었다는 것을.
 누군가 나에게 사랑을 묻는다면, 나는 가장 먼저 네가 있던 기억을 떠올리겠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그 시절 너의 마음을. 그리고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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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볼 수 밖에 없는 사람

지켜본다. 바라본다.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애틋한 말이지만
어째서인지 이 말들이 슬퍼보이는 걸까?
내가 방관자라서 그런 것일까? 
똑같은 후회를 반복하면서
잘못된 상황들이 이어져 가는 것을 알면서도
나의 이익을 위해 그저 지켜본다
남들이 그를 욕하고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가자 그 사람을 붙잡고 그에 관한 험담들을 늘어놓는다.
그것이 진실이지 거짓인지는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은 채. 
들리는 것들을 진실이라 믿은 채 , 
그들은 그 짓을 계속해서 반복해나간다.
그가 이 사회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리고 난 또다시 지켜볼 수 밖에 없겠지. 
내가 그 곳에서 그의 편을 들게 되면
나의 미래는 결코 아름답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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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삶이 다른 사람

글이 좋아 호감을 갖게된 인물을 실제로 만나게 될 기회가 생길 때 고민스러운 지점이 많다. 글로 인한 좋은 인상 덕에 높아진 기대가 몇 마디 말로인해 한꺼번에 추락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글로만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 문행일치가 되는지를 본다. 모순적인 삶인지 아닌지를 본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모순적으로 살기 때문에 글에 그럴싸하게 써놓았다고 실제로 반드시 그렇게 살라는 법은 없다. 그 점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순간의 태도나 전반적인 분위기가 글의 모습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실망을 넘어 절망감 마저 든다. 예를 들어 문장은 굉장히 세련됐는데 실제 만나니 너무 가볍고 수다스러운 사람이거나 투 머치 토커인 경우, 이런경우 정말 내가 무얼 읽은 걸까 혹은 대체 누굴 만난걸까 싶기도 하다. 그건 결국 꾸며지고 만들어진 글이거나 가면 쓴 얼굴이라는 의미. 이럴 때 많이 혼란스럽다.
결국 글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에, 좋은 스킬로 꾸며진 글을 쓰기 이전에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 글의 영향력이란 자연히 그 뒤를 따라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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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사람 이야기 1

   누가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면 "내 이름은 동동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자기 이름을 동동이라고 소개하는 게 어쩐지 부끄러운 자기 이름을 부끄러워 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전에 "넌 동동이야." 라고 말했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이 동동이라는 걸 배웠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말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성별을 소개할 때에도 왠지 "전 여자애에요."라고 말하는 게 어색하고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화장실에 갈 때에는 여자칸으로 가야한다는 것과 학교에서 줄을 설 때면 여자아이들과 함께 서야한다는 걸 배워습니다. 여자아이들과 어울리는 건 동동이에게 자주 못되게 구는 남자아이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편했고, 동동이에게 착하게 대하는 친구들은 여자아이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동동이는 자신이 '여자 그룹'에 속한다는 게 나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이 그룹이 좋은 것과는 별개로 다른 사람들이 '여자 같은' 성격이나 외모를 말할 때멸 그게 자신의 성격과 외모와는 그다지 일치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곤 했기 때문에 동동이는 자기를 여자로 소개하는 게 어색했던 겁니다. 
  남들에게 굳이 자신을 소개할 필요가 없다면,  동동이 혼자 마음 속으로 스스로에게 스스로를 소개한다면, 동동이는 "나는 슬픈 사람이야."라고 했을 겁니다. 동동이의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차서 사실 자기가 어떤 이름표를 써야 하는 지 어떤 줄에 서야 하는 지는 크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조용히 잔잔히 아슬아슬한 얕은 표면의 평화로운 일상을 지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배우고 베껴 행동할 뿐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룰이 필요 없어지는 혼자만의 시간이 오면 동동이는 마음에 꽉찬 슬픔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이건 무슨 느낌일까 이건 어디서 온 걸까 어떻게하면 이 슬픔을 떠나게 할 수 있을까. 팽팽히 불어난 슬픔으로 머리의 모든 통로가 막혀 공부도 장래희망도 즐거운 놀이도, 다른 건 잘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동동이는 이 마음의 소화불량을 먼저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더 골몰히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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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쓸쓸함

그녀와 닿고 싶다
그녀와 만나고 싶다
그녀와 함께하고 싶다
그녀와 사랑을 하고 싶다
그런데 어째서 그녀는 내 곁에 없지?
아무리 그녀와 함께 있고 싶어도 얇은 유리 하나가 방해를 한다
이렇게 닿고 싶은데
이렇게 만나고 싶은데
이렇게 함께하고 싶은데
이렇게 사랑을 하고 싶은데
어째서 그녀는 나를 두고 떠나버린 걸까?
아무리 그녀와 함께하고 싶어도 생명의 장벽이 방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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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사랑이란....
감정이 왔다갔다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중요한 것으로 바뀌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상처를 입고 떠나는 것...
그럼에도 사람들은 사랑을 한다.
난 그런 사람들이 부러웠다.
사람들은 겁이 없는 걸까....?
의문이 생겼지만 난 조용히 그 의문을 묻어두었다.
그 의문의 답을 찾아도 나한테는 필요 없을 테니까.
왜냐하면...
나는 사랑에 대한 상처를 입는 것이 두려운 겁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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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게임

" 우리 헤어지자. "
" 왜? 어째서? "
" 다른 사람 생겼어. 너랑 사귀는거 재미도 없고. "
정말 사랑은 게임일까.
" 거짓말. "
사랑은 게임이 아냐. 장난이 아니야.
" 진짜야. 그러니깐 이제 우리 만나지 말자. 응? "
너와 함께 했던 게임의 주인공은 나였을까.
" 나 간다. 얼른 들어가. "
아마도 지금 난 ' 게임 오버 '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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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is Love

나는 널 사랑했어
너도 날 사랑했어
하지만 세상 사람들 모두가 이건 사랑이 아니래
왜?우리들은 서로 사랑하는데?왜 사랑이 아니라는걸까?이 감정이 사랑이 아니면 뭐야?왜 그런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는거야?
우리는 평범한 사랑을 하는거란말이야
당신들과....여러분과 똑같은 사랑을 우리는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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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꿈이 이루어진다면
세상은 멀쩡하지 않을 테니까.
그래서 내 꿈은 이뤄지지 않는 걸까.
신 같은 존재가 내 꿈만 이뤄준다면, 다른 사람들이 억울해할까봐.
그래서 내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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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해

내 친구들도, 다른 사람들도 전부 다 가고있는데
왜 나만 멈춘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