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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인

어떤 분야에 대해 1:1로 최소 1시간 이상은 토론할 수 있어야 지성인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시간의 흐름을 넘어 대화를 이끌어가는 능력을 말한다. 어떠한 현상이나 이슈에 대해 고민해온 흔적, 공부한 흔적이 질문으로 이어지고 그 안에 내린 나름의 답이 대화를 이어지게 하기 때문. 

그런 의미에서 뉴스 헤드라인만 읽는 사람과의 대화는 10분도 길다. 그런 이들은 "내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다"만 일방적으로 전할뿐이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여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여 보이는 것. 그리고 상대의 주장과 생각에 비난/조롱으로 답하는 것이 아닌 존중과 경청의 태도로 심사숙고 하여 답하는 태도. 그것이 지성인의 모습이 아닐까.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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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

이랬다가 저랬다가 사람따라 달라지는 나의 태세전환은 나를 더 정신없게 해.
어떤게 진짜 나의 의견인지
어떤게 진짜 나의 생각인지
자꾸만 했갈려간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미움받기 싫은건 누구나 마찬가지 일테니 이렇게라도 나의 양심을 회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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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 구할까? 얘기했다가..

이사가야해서 이사 얘기하다.. 비용 얘기랑 썩임.
그래서 여친 만나기전에 룸메 구하는것 생각했던적이 있는데.. 문득 이 생각이 나서 얘기함
그랬더니 여친이 화냄.
"룸메 있으면 내가 편히 이 집을 오겠냐? 반바지 입고 돌아다닐 수 있겠냐? 화장실을 맘대로 가겠냐?"
라고 말함.여기까지 들으니 내가 생각이 짧았구나 싶었음.
근데 대화 뜬금없이 내가 얘기한것도 아니고, 진지하게 얘기한것도 아니고..
이사 + 비용 얘기가 흘러가고 있었고, 옛날에 했던 생각이라 그냥 가볍게 던진 얘기였는데..
엄청나게 두들겨 맞음.
암튼 억울한 맘이 엄청 크지만 얘기해봤자 들어주지도 안을거고 상황만 악화될것 같기도 했고,
여친이 "넌 얼렁 생각이 짧다고 얘기하면서 사과해" 라고 말은 안했지만.. 그렇게 날 몰아감.
"내가 생각이 짧았다. 서운하게 해서 미안하다" 라고 했음.

그랬더니 "왜케 남자답지 못하냐?" 난 생각이 깊은데 넌 생각이 깊지 않다" 이렇게 막 무시함.

아니?!! 내가 미안한맘이 있어서 사과하는거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억울한맘이 큰데..
내가 숙이고 싶지 않은거 숙이면서 들어갔는데 저 답변은 뭐임?
상대방 자존심 안상하게 하면서, 본인의 의사를 전달해야지.. 나라면 안저럼.
암튼 자존심 엄청 상함. 내가 보기엔 여친도 생각이 깊은건 아님. 솔까 내가 훨씬 더 깊음.

순간순간 생각없이 나오는 말들이 있어서 그렇지..
여친이 생각이 깊으면 저렇게 나 무시하겠음? ㅋㅋ
암튼.. 이렇게 자기 할 말만 하더니. 이불을 뒤집어씀.
하.. 아놔... 아니 지 할말 다 했다고 이불 뒤집어써? 내 얘기는 애초에 들을 생각도 없는거임.
저게 대화하는 사람의 태도임?
하.. 빡쳐서 그냥 말 없이 속으로 분을 삭혔지.
아 물런 밖으로 티 안냈어. 그리고 밖으로 티가 났어도 여친은 이불 뒤집어 쓰고 있어서 날 못봤을거야.
근데 느닷없이 큰 방에 들어가더니 옷 갈아입고 그냥 집으로 가버림.
이때 새벽 1시 30분. 여긴 택시도 없음. 그리고 눈 왔어서 추움.
지 할 말만 한것도 모자라 나가기까지 함 ㅋㅋㅋ
멍때리다가 뒤늦게 옷입고 나가서 둘러보지만 못찾고 전화했더니 안받음
좀 있다 전화하니 받으면서 택시 탔다고 함.
내가 "돌아와" 했더니 전화 뚝 끊음.
집에 돌아오니 안주로 먹던 치킨과 여친이 먹고 싶다해서 찬물로 손 시려가며 씻어놓은 딸기와 소주가 탁자에 있는데
꼴보기 싫음.
이런식의 다툼은 항상 여친이 술 먹을때 마다 생겼음.
그래서 딸기며 치킨이며 싹 다 버림. 그리고 마시던 소주를 비롯해 냉장고에 있던 모든 소주들 싹 다 변기에 버리고
재활용 및 쓰레기 버리려고 내려갈려는 찰라 여친이 문 열고 들어옴 -ㅅ-;
그러면서 하는 첫 얘기
"왜 쏘주 버렸어~!"
집에 온 이후로도 얘기했는데.. 
걍 내가 생각 짧은놈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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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성격이 나빠서
태도가 나빠서
섬세하지 못 해서
감정 조절을 못 해서
가릴 줄 몰라서
표현할 줄 몰라서
나쁘고
못 하고
몰라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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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우린 몇 달동안 서로 눈치만 보며 썸을 탔고 1년정도의 아주 짧은 연애를 끝내고 친구로 남기로 했어.
너는 내가 그저 친구로 남기를 원하지만 여전히 너는 다른사람들과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
아마 나에게 남아있던 장점인 편안함 마저 사라져버렸다는 뜻이겠지.
나도 너와 친구로 남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다른사람들을 대하는 너의 모습을 보며 더이상 곁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동안 너와 함께한 시간은 늘 행복했던 것 같아.
정말 많이 사랑했고 그동안 고마웠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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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레기


나가 죽을까
뛰어내릴까
내가 너무 쓰레기같다
무엇보다 제일 쓰레기 같은 건, 쓰레기 같다는 걸 알면서도
노력을 안 하는 내 태도다. 이런건 재활용도 안 되는데...후...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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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컵을 넘치게 한 마지막 한 방울

 [이제 그만 하자. 더는 너 아는 척도 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냥 모르는 사람으로 살자.]

 오늘 몇 달간 사랑을 나누던 상대에게 이별을 고했다. 아니, '사랑을 나누'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항상 내가 사랑했고 나만 애달았을 뿐 넌 그렇지 않았으니까. 그보다는 사랑을 '쏟아붓던' 상대에게 이별을 고했다고 하는 쪽이 더 맞겠다.
 내가 이별을 통보하는 메시지를 보냈을 때, 너는 그 순간조차도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내가 보낸 말의 옆엔, 너무도 선명한 노란색 1이 자리하고 있었다. 차라리 아무 말이라도 내게 해주길 바랐다. 왜 갑자기 그러느냐라든지, 내가 뭘 잘못한 것이냐라든지, 따위의 흔한 말이라도 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기대는 아니었다. 그때 나에게 있어 네게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것만큼 호사스러운 사치는 없었고 안타깝게도 나는 그런 사치를 부릴 만큼 마음이 여유롭지 못했다. 그저 마지막인데 이 정도는 하겠지, 라는 대책 없는 복불복이었다.
 대책 없이 걸어 본 복불복은 실패였는지 넌 일주일이 넘도록 내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다. 프로필은 바꾸면서, 내 메시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고의성이 다분해 보였다.
 이런 인간에게 내가 몇 달이나 사랑을 쏟아부었단 말이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뭣도 모르고 콩깍지가 씌어 허비한 시간이 아까웠다. 그 시간을 나를 위해 썼더라면, 지금 얼마나 다른 상황을 마주하고 있었을까. 상상해 보려다가 그만뒀다. 지금은 그 생각을 위한 힘마저도 아까웠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리 갑자기도 아니다. 지난 몇 달간 네가 내게 보인 태도는 나라는 물컵에 조용히 물방울을 채워가고 있었다. 지금은 그저, 마지막 한 방울이 물을 넘치게 한 것일 뿐이었다. 넌 항상 연락을 해도 무시하기 일쑤였고 어찌어찌 기회가 생겨도 바쁘다며 끊어버렸었다. 나랑은 말도 안 하면서, 친한 지인과는 따로 연락까지 했다. 그래 놓고 만나서는 세상 다 줄 것처럼 굴며 내 비위를 맞추는 척 제 욕심만 채우려 했다. 나를 원한 게 아니라 내 몸을 원한 것은 아닌지 의심한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 의심이 생겼을 때 끝냈어야 했다. 무의미한 곳에 무의미하게 힘을 쏟아도 될 만큼 난 여유로운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내가 널 놓지 못했던 것은, 네 사탕발림에 넘어가 내 생각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나를 사랑해주는 거라고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다.
 네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내고 3주, 아직도 노란색 1은 사라지지 않았고 난 네게서 답을 받는다는 바람조차 버렸다. 마지막으로,라고 생각했던 것조차도 사치였던 것이다. 난 정말 끝까지 어리석었다.
 끝까지 떨쳐내지 못한 어리석음을 뒤로하고, 네 계정을 차단하고 번호를 지웠다. 이게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덜 어리석은 짓이었다. 네게 미련이 남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서 3주나 답을 기다렸지만, 더 이상은 나 스스로가 아까웠다. 이젠 네게 휘둘리고 싶지 않다.
 몇 달이라는 길다고 하기엔 짧고 짧다고 하기엔 긴 시간 동안 너와 사랑이라는 것의 유사행위를 해왔던 기억은 쉽게 잊을 수 없겠지만 난 그래도 잊어버릴 것이다. 잊어야만 했다. 넌 나의 과오의 상징이었고 지금도 그렇기에, 난 너를 기억하고 잊어야 한다.
 물컵을 넘치게 한 마지막 한 방울은 결국 물을 다 쏟아버리게 만들었다.
공백 포함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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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신이시여, 나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소서.
시험을 보기위해 시험준비를 한다. 벌써 의자에 앉은지 4시간이지만 한게 없다. 대체 왜?
.
신은 없다. 사람은 항상 시험을 당한다. 그로인해 상처도 받는다. 그 상처는 크고 또 커서 시험을 보기 전 부터 이미 상처받아있다.
왜 이러는걸까, 대체 내가 뭘 잘못했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은 하나다. 신은 없다.
신이 있다면 나를 시험장에 가두진 않았겠지.
상처를 주지 않았겠지. 그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것 마저 시험이 필요하다. 빌어먹을 시험.
인생은 결국 시험이다.
아직 흔히 말하는 시험은 오지 않았지만 나에게 지금 닥친 시험은 점수따윈 없는, 일종의 수행평가인 내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기고 싶으면서도 지고싶다.
공부를 끝까지 목표까지 하면 내가 과연 오늘 안에 잘수는 있을까, 막연한 목표에 나는 그냥 포기할까 한다.
0점 아니면 100점. 태도점수 100 퍼센트.
이딴 수행평가는 때려치고 싶지만 이 수행평가를 못하면 나는 낙오자가 되어버린다.
하루 안한다고 달라진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나를 잘 알기때문에 내가 지금 하지 않으면 절대로 난 다음날 공부하지 않을것이다.
빌어먹을 게으름,
게으름과 잠을 이길수 있을까?
아군인 카페인 장군은 현재 내 수중에 없다. 항복할까, 서서히 밀려가도 계속 항쟁할까.
깊고 깊은 고민은 내일 아침 스누피 주의 가장 강력하다는 카페인 장군을 모시고 생각을 해봐야겠다.
춥다. 침대가 최고인데 침대 놔두고 차디 찬 의자에 앉아 찬공기를 쐬고있다. 머리가 아파온다. 포기해야지. 3시까지만 하자.
아무말 대잔치 또한 시험일까?
음, 날 패배하게 만드는 적군일 것 같다.
이 전투의 패는 다음 전투의 승리로 이끄는 최선의 선택이길 바라며,
게으름과 잠에게 한번은 져줘야겠다. 공부는 전략게임이랬어.
전투에서 몇패를 하든 전쟁에서 이기면 그만이니까.
이 전쟁이 끝나면 이 시험도 끝나겠지.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멘탈 Vs 멘탈 전쟁 수행평가를 잘 치러야겠지.
못해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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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삶이 다른 사람

글이 좋아 호감을 갖게된 인물을 실제로 만나게 될 기회가 생길 때 고민스러운 지점이 많다. 글로 인한 좋은 인상 덕에 높아진 기대가 몇 마디 말로인해 한꺼번에 추락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글로만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 문행일치가 되는지를 본다. 모순적인 삶인지 아닌지를 본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모순적으로 살기 때문에 글에 그럴싸하게 써놓았다고 실제로 반드시 그렇게 살라는 법은 없다. 그 점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순간의 태도나 전반적인 분위기가 글의 모습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실망을 넘어 절망감 마저 든다. 예를 들어 문장은 굉장히 세련됐는데 실제 만나니 너무 가볍고 수다스러운 사람이거나 투 머치 토커인 경우, 이런경우 정말 내가 무얼 읽은 걸까 혹은 대체 누굴 만난걸까 싶기도 하다. 그건 결국 꾸며지고 만들어진 글이거나 가면 쓴 얼굴이라는 의미. 이럴 때 많이 혼란스럽다.
결국 글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에, 좋은 스킬로 꾸며진 글을 쓰기 이전에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 글의 영향력이란 자연히 그 뒤를 따라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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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

나타는 조막만한 머리통을 내 다리에 부비적거렸다.
온전히 자신에게만 집중하라는 무언의 표현이었다. 만약 나타가 사람의 말을 할줄 알았다면 그는 아주 오만한 어조로 내게 명령했었을것이다.
'그 나무토막은 이만 내려두고, 짐을 즐겁게 하라.'
나는 만지작 거리던 굄목을 순순히 내려놓고 그의 목덜미와 턱을 부드럽게 긁었다. 나타는 만족스러운듯 가르랑 거리며 한쪽 눈을 감았다.
"나타. 나타, 이 귀엽고 완벽한 녀석."
내 중얼거림을 들으며 나타의 귀가 쫑긋거렸다.
"이 세상에 너보다 멋진놈은 없을꺼야. 너도 알지?"
내 말이 끝나자 마자 나타는 퍽 의기양양한 태도로 내 손을 밀쳐냈다. "아, 그만할까요. 폐하?" 제 이름을 알아듣고 자연히 찬사의 말임을 알아차린것이다.
나타는 곁에 자리할때처럼 가벼이 책장위로 올라간다. 그러고는 검고 어지럽고 아름다운 얼굴로 나를 요요히 내려다보다가 곧 눈을 감고 잠들었다.
나는 나타가 하는 일련의 행동들을 흐믓하게 바라보다가 그가 잠이 들자 비로소 본업에 집중했다.
다소 투박한 맛이 없지않아 있던 굄목을 다듬고, 섬세히 무늬를 짜 넣는다.
전체적으로 바이올린을 볼때, 굄목은 크게 눈에 뜨이는 부분은 아니다. 아름다운 광택의 울림판이나 예민한 활줄의 번들거림에 쉽게 시선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제작자에 따라 사자머리나 머메이드 스크롤로 화려함을 더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악기 제작공의 길에 들어섰을때부터 지금까지 굄목 세공을 소흘히 대해본적이 없다.
연주하는 이의 심상에서 악상이 차오르고.
활에 연결된 말총이 현을 진동시키면.
작고 반듯한 굄목이 울림판으로 그 소리를 전달한다. 바이올린을 이루는 나무조각들은 어느것 하나 허투로 쓰인것이 없다. 저마다의 역할을 가지고 다른 모양과 탄력으로 연주자의 목소리를 대신해 노래한다.
그래서 나는 앙상블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나는 음악가의 손끝에서 태어나 굄목의 다리를 거쳐 바이올린의 울림통에서 비로소 첫 울음을 내뱉는 음악을 사랑한다. 이 모든것들에 조화로움이 없었다면, 악기는 그저 나무토막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미야옹-"
마치 내말에 동의라도 하듯 잠에 취한 나타가 나직이 웅얼거린다. 그러곤 두 다리위에 얹은 머리를 슬며시 움직인다. 나타는 한쪽 외눈을 뜨고 나를 바라본다.
작년 겨울 어디 하나 성한곳 없이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내게 왔던 고양이는 살이 포동하게 오르고 처참했던 상처들을 오묘한 털빛에 가리었다. 하지만 안구가 적출된 한쪽눈은 언제나 감고있다. 마치 깊은 잠에 빠진것처럼.
"미야-"
이제 완벽히 잠에서 깬 나타는 조급하지 않은 태도로 우아하게 식사를 요구한다. 그에 나는 자리를 정돈하며 한쪽 어깨를 기꺼이 나타에게 내어준다.
그리고 다정한 대답을 기대하며 한마디를 덧붙인다.
"기꺼이 따라야죠, 나의 폐하."
나타가 기다렸다는듯 대답한다.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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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비오는 가을의 스산하고 찬기운. 오늘은 완벽히 내가 좋아하는 날씨이다. 차갑게 살끝을 스치는 바람이 낯설지만 반갑다. 아스팔트 바닥에 얕게 고인 빗물에 신호등 불빛이 반사되어 번쩍인다. 초록하게, 빨갛게 일렁이는 아스팔트 위 빗물. 이런 모습을 나는 사랑한다. 오늘의 날씨를 기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