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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올 해가

책장 세 칸에 정리되었다


노력했을까

행복했을까

사랑했을까


미워했던 건 아니었을까

나태했던 건 아니었을까

미련은 아니었을까


손을 씻고 나왔다

짐이 조금 남아있었다

어디서 왔지?
[["synd.kr", 32], ["unknown", 315]]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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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

바라지않던 월요일이 왔다.
한 주의 시작이라는희망적인 표현은 필요없다.
그냥 포근하고 너그러운 일요일의 품에 안겨서 자고싶을 뿐이다. 그냥 있는 한껏 나태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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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

바쁜 한국의 사회에서 남이 쉬는 것은 나태요
내가 쉬는 것은 여유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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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요. 내 인생을 망치러 왔다고.

나도 모르는 새에 다가와
달콤한 과자들로 내 마음을 살찌우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당신은 
나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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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이불 밖은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많아서 하루종일 아무 것도 안하고 이불 속에서 잠만 잔다. 그러다 위가 쓰려 도저히 잠이 안올 때쯤 겨우 눈을 떠 암막 커텐이 쳐진 캄캄한 방 안을 둘러 보다 물 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워 물 한 잔 마신 뒤에 다시 이불을 덮는다. 이대로 영영 깨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은 꿈 속에서도 나타나 나를 또 괴롭히겠지만 그래도 이불 밖보다는 덜 괴로우니까 이불 밖은 더 위험하니까 다시 눈을 감는다. 이 무기력함을 핑계로 나는 오늘도 이불과 한 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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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나태했다. 그건, 내 의지보다 남에게 기대하는 바가 많았다는 뜻이다. 여태 그렇게 살지 않았고, 그렇게 살지도 않을 것이다. 잠시 나무 그늘 아래서 쉬고 싶었던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그럴때가 있으니까. 이젠, 늘 하던대로, 두 다리에 힘 빡 주고 허리를 고추(!)세우고, 가슴을 쭉 펴고, 턱을 당기고, 시선은 15도 위로 향한채 다시 걸어가야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늘 다른 것이 만사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뭔가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내 장점 아니던가.

중요한 것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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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쏟아지는 빗속에서는 우산도 무용지물이 된다.
많은 아픔 속에서 또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다짐 또한 스러져버린다.
다만, 빗속을 걷는 즐거움을 알고 비 냄새를 반기면 우산은 비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거추장스런 존재로 바뀐다.
이와 같이 인생의 쓴 맛과 실패를 거듭하며 포기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닌, 또다른 가능성을 찾는 과정으로 본다면, 삶은 놀이기구를 타는 것 같은 기분을 맛 볼 수 있다.
정점에 올라가기도, 빠른 속도로 추락하기도 하는 삶의 굴곡은 사람이 나태해지지도 않고, 무료해하지도 않게 해준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의 말이 있듯 우리는 추락하는 속도에 즈레 겁먹지 않고 대비를 한다면, 다시 올라가는 순간을 금세 노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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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보십시오.]
그의 손동작을 따라 우리 모두 하늘을 바라봤다.
[이곳, 인공적인 빛으로 가득차 하늘의 별마저 빛을 잃게 하는. 이곳의 밤을 보십시오.]
누군가는 너무 밝다고 말했고, 누군가는 아름답다고 소근거렸다. 소음에 개의치 않으며 그가 말했다.
[우리는 밤 속의 어둠을 물리치며 문명을 이룩했습니다. 두려움과 맞서 싸웠고, 우리들 사이에 숨어있던 거짓들과 나태함을 몰아냈습니다. 반세기만에 우리는 실로 많은것을 얻었습니다. 또 많은것을 배웠습니다....반면 잃은것도 많습니다.]
그가 연설대앞의 청중들을 의식하며 잠시 숨을 멈췄다.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을까요?]
사위가 쥐죽은듯이 고요해졌다.
[우리는 우리가 잃어버린것을 잊어버렸습니다. 그건 아이들의 꿈이었을수도, 어쩌면 이야기였을 수도, 아니면 사람들 사이의 온기였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요? 왜 우리는 서로를 보듬아주지 못할까요?
과거에는 사람들 사이에 감정이 있었습니다. 애정과 존중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있는건 무엇입니까? 증오와 열등감과 분노와 살의뿐이지 않습니까?
밤이 사라지면서 어둠과 함께 물러간 괴물이. 우리에게 소중한것들을 앗아갔습니다.]
그는 이제 무어라 말할까?
다시 밤이 찾아오도록 모든 공장지대의 전원을 내리고, 도시의 불빛들을 끄자고 말할까?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는게 대체 뭐길래? 문명화된 사회를 굳이 석기시대로 되돌릴 필요가 있을까? 기뻐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도둑들과 협잡꾼들, 지능 딸리는 근육덩어리 바보들은 참 기뻐하겠군!
문득 주변에 서있던 모두가 날 바라보는게 느껴진다. 연설중이던 그도 나와 눈을 맞췄다.
[다시 밤이 찾아 오도록 모든 공장지대의 전원을 내리고, 도시의 불빛을 꺼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날 바라보는 사람들과 단상에 올라선 남자의 얼굴이 나와 똑같다는걸 알고나서야. 나는 이게 꿈이라는걸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