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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당신은 느리게 걸음마를 뗐다.

아장거리는 발걸음에 내가 속도를 맞췄다.

내 안절부절한 낑낑거림에 당신이 웃었다.

나는 색을 거의 구별하지 못했지만 당신의 눈빛은 기억한다. 그건 초록이었다. 내 세상의 전부였다.


느리게 걷던 당신은 빠르게 자랐다.

여전히 내 세상은 느리고 느렸지만, 당신은 볼때마다 커지고있었다. 나보다 작았던 당신은 어느새 날 들어올릴정도로 커졌다.

그래도 여전히 달리기는 내가 더 빨랐다.


빠르게 자란 당신은 몇년간이나 소식이 없어졌다.

다른 모든이들처럼 몇년이나 '밖'의 세상으로 갔다가 되돌아 왔다. 그리고 이젠 더이상 내 울음소리에 웃지않는다. 그래도 괜찮다. 내가 대신 웃을테니까.


가끔은 당신이 날 잊은게 아닌가 궁금했었다.

하지만 그럴리 없겠지. 어린날처럼 당신은 내 머리를 쓰다듬고. 집안 곳곳에서 당신의 냄새가 난다.

나는 이제 당신보다 빨리 뛰지 못한다. 당신은 내옆에서 목줄을 쥐고 나에게 속도를 맞춘다.

그러니.....이제 조금만 더 천천히 걷자.

부디 천천히.


어디서 왔지?
[["synd.kr", 16], ["unknown",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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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천천히
처음 이 주제로 글을 쓰라는 알림을 받았을 때, 맨 처음 머릿 속에 떠오른 생각은 어떤 글을 써야 할까, 가 아닌 어떤 글을 써야 좋은 평가를 받을까였다.
나는 누군가에게 인정 받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인정 받기 싫은 건 아니지만, 내가 이런 생각을 한 이유가 인정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어릴 적부터 나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유난히 소심해서 남에게 말을 거는 것은 물론이고 누군가 나에게 다가오는 게 두려워 언제나 숨고 도망치려고 했다.
매일을 그렇게 숨으며 도망치며 살았던 나에게.처음으로 숨지 않아도 된다고, 더 이상 도망칠 필요가 없다고,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은 상냥한 미소로 손을 붙잡아 주었던 사람은 안타깝게도 가족이 아닌 타인이었다.
우리는 언제나 다른 누군가에 의해 또 다른 누군가와 비교 당하며 살아간다. 그것은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아니지만, 그들은 남의 기분은 상관하지 않고 멋대로 평가하고 비교하길 반복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대상은 자식들인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런 경우에 속했다. 너는 어째서 남들처럼 공부를 잘하지 않는지, 남들은 빠르거나 능숙하게 다루는 악기가 있거나 적어도 무엇 하나 잘하는 게 있는데 너는 어째서 그런 것 하나 없느냐, 부모들은 당연한 권리라는 듯이 자식에게 따진다.
그래, 나는 잘난 것 하나 없었고 언제나 남들보다 부족한 아이였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에 대한 평가는 결국 타인이 매기고 있었으니까.
다시 한 번 처음으로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던 타인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그 사람은 조금의 거짓됨도 없이 상냥한 미소를 지은 채 나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앉아 있는 나와 눈높이를 맞추려는 듯 쪼그려 앉아 이번에는 말을 걸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천천히 너는 너만의 속도로 달리면 돼."
그 말은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마디였다.
- 픽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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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글을 써보라는 권유가 너무 맘에 들어 
오랜만에 한 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쎄요. 
천천히가 주제인 글은 써본 적이 없으나 
친구를, 그리고 저  자신을 위한 글을 써 본적이 있습니다. 친구는 신변을 위해 넘어가고 저에 대해 말을 잠깐 하고자 합니다.
저 자신이 어떤 인물인가.
여기는 자신의 신변 정보를 말 하지 않고 쓰는 편이니
자신에 대해 설명하는 글은 거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직접적으로 말이죠.
뭐, 저도 기본 정보만 말할 것이지만 말이죠.
저는 고등학생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올리는 이른바 문학을 좋아하는 학생이지요. 하지만 요즘은 책보단 핸드폰을 많이 보는 시대. 저도 그것에 물들여져 있어서 현재는 책과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현재는 인터넷 소설을 주로 보는 편이지요. 이런 저는 흥미가 있는 것이 없습니다.
아직까지 말이지요.
아마 우물 속 개구리 같이 자신이 보고 있는 것에 만족해 버렸기 때문이죠. 분명  저는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장래가 문제가 되지요. 취미상 소설을 쓰고 있으나 그것은 정말 취미이기에 장래로 연결을 시킬 수 없었어요.
그것에다가 점점 공부할 이유를 찾지 못해서  의욕은 떨어질 뿐입니다. 저는 저의 존재감에 조차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말이지요. 저에게 있는 재주란 허물좋은 말을 쓸 수 있다는 점, 하나뿐이지요. 
하지만 저는 그 재주를 최근 매우 유용히 쓰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친구에게 연락이 왔었습니다.
몸이 아파 자주 학교를 빠지던 친구였죠. 
친구는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점점 힘을 잃고 쓰러질 지경까지 갔지요.
그렀다고 진짜로 쓰러질 만큼 아팠다는 것은 아니예요. 그저 그만큼 힘들었다 말이지요.
친구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저에게 말을 해왔습니다. 그것은 너무나도 무겁고 친구인 저에게 무서운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친구와 80세까지는 알고 지내고자 예전부터 생각해 왔기에 말을 전했습니다.
쉬어가도 된다고 말이지요.
친구는 나는 쉬어가면 않되는 것이 아니냐고 자신을 책망하는 말투로 말을 전해왔습니다.
저는 그래서 더욱더 쉬어야 된다고 했지요.
벽에 부딪혀 지금 지친거다.
그러니 잠깐 쉬고 힘을 채우고 벽을 넘어가자고 말했어요. 친구는 자신은 포기해 버린것이 아니냐고 말했어요.  그 순간 솔직히 욱했습니다.
나는 그럼 무엇일까. 
친구는 다 진로를 정하고 앞으로정진하는 일편, 자신은 그저 지금의 자신을 잊지 않고자 살아갈 뿐인 하루살이 같은 날 벽 사이에 멈춘 자라 말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전 슬펐습니다.
왜 신은 이런 아름다운 가꾸지 않아도 예쁜 보석에게 시련을 주신 것인가. 진주는 고통을 받아간 조개의 눈물이라 하지요. 그러나 전 이해가 전혀 가지 않았지요. 왜 고통  받은 자가 나중에 가서야 빛나야 하는 것인가? 지금도 이해는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넘어가 버리니 돌아가도록 하지요.
저는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자신은 움직이지 못하는 인형일 뿐이라고.
정말 예쁜 허물이지요.
하지만 그 순간 전 정말 자신이 그렇게 느껴졌지요.
그리고 오랫동안 너와 알아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천천히여도 된다고 
지금은 쉬고 가고 된다고
넌 쉬고가는 순간이 그저 빨리 왔을 뿐이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또 말했습니다.
벽을 넘는다는 것은 단지 부셔버린 것만이 아닌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준다는 방법도 있다고.
그것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이지요.
여러 아름다운 추억들로, 모두가 웃고 울고 즐겼던 모든 것을 담아서 벽을 꾸며서 자연히 그 벽이 우리가 넘어가도록 문을 만들어 주도록 
그 만큼의 아름다운 벽화를 서로 그려주자고 말이죠.
친구는 그 말이 정말 기쁜 것 같았어요.
그녀의 답에 분홍빛이 일렁이고 있었거든요.
저는 그림을 그리는데 힘이 많이 들거라고 했지요.
그러니 지금은 많이 쉬고 힘을 보충해 그 다음에 힘껏 그려보자고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눈물이 흘러도 콧물이 손에 닿을랑 말랑 했어도
밑에 집에서 시끄럽다고 말을 듣는다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친구와의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웃었습니다. 이제껏 지어보이지 않았던 활짝 웃음을 한없이 짓었습니다.
친구는 그 말에 진정을 한 듯 했습니다.
그렇게 저와 친구의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로 친구가 보면 막 뭐라 하겠지만, 벌써 쓰고 올렸으니 상관없지요.ㅎㅅㅎ
저는 자신의 아픔에 도망친다 해도 그것을 넘어갈 의지만 있으면 천천히 진전해 감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저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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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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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시간은
내 심장을
옥죄어 돌아간다.
나를 감싸듯 덮는 부드러운 장막에
돌연 짓궃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스러지듯 허물어지는 장막 사이로
네 옆모습이 드러나보였다.
시간이 휘감아 굽이굽이
너에게로 돌아간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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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초등학교때 난 달리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달리기 시합하면 톱3에는 들어갔으니까 뭐 아주 못하는건 아니였지.
가끔 하교길이나 심부름 길을 뛰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저 앞에 지나가는 아저씨가 한국육상계의 거물일지도 몰라'
'내가 전력질주해서 엄청난 속도로 저 아저씨 옆을 지나가면 아마 깜짝놀라서 날 붙잡지 않을까?'
"꼬..꼬마야! 너 정말 빠르구나. 아저씨와 너희 부모님께가자. 넌 특별훈련을 받아야할 것 같다."
노상에서 달리기를 할 때마다,
달리기를 하다가 다른 어른이 보일 때마다,
어김없이 이런 생각에 빠졌었다.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내 꿈이 공상임을 깨닫고 좌절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망상은, 당장 그런일이 생길 것 같다는 희망에 가려져 드러나지 않았다.
몸도 머리도 설익은 풋풋한 어린시절의 해프닝일까?
지금도 그런 것 같다.
지금의 꿈과 희망이 공상이나 망상이 아니라고 말할 자신이 없다.
꿈은 실패를 덮고 희망은 시간을 감춰 그렇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오늘이 불안하다. 내일은 달라질거란 헛된 희망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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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자와 구직자...그리고 잡담

나는 여지껏 일을 하면서 두군데의 직장에서
관리직이였다.
하나는 공장이고..
하나는 사무직이였는데..
내가 구인자가 되었을때 힘든점은..
"이 사람을 믿고 나와 손발을 맞출수 있을까..."
였다.
공장 구인자였을때..
난 일을 하면 효율적이면서 편하고 빠른 방법을 찾는편이다.
물론 일을 대충하진 않는다.
일을 하면서 항상 생각하는게 더 맞는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어찌하면 좀 더 편하고 빠르게 효율적으로 일할 것인가..
다른 방법이 또 있을것인가..
가끔 엉뚱한 생각이 나와서 성공했던 부분도 많았다.
그런데 주변 시선은 별로 좋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다.
"잔머리 굴리지 말고 해라"가 주된 안좋은 시선이였다.
나는 그게 왜 잔머리라고 하는지 이해 할수 없었다.
왜 효율적이며 빠르고 편한 방법을 찾는게 잔머리 굴리는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됐다.
물론 저 조건에 제대로된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는건 당연한 조건이였다.
저런 문제는 노가다(현장) 생활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그쪽 계통에 있던 사람들은 30~40년 생활에 찌들어 
뭔가 바꿔볼 생각 조차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냥 30년전에 하던 방법을 지금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몇몇가지들을 바꿔갈때마다 그 사람들은 놀라움과 칭찬을 하기커녕
쓸때 없는 짓이라며 핀박했다.
오히려 새로운 방법이 좋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난 그게 힘들었다.
똑같은 결과물이 나오는데..
좀 더 효율적이고 빠른데.. 그리고 편한데..
인정해주는 사람이 적었다.
그리고 그걸 인정해준 사람이 한 공장 사장님이셨다.
10명 안팍의 작은 공장이였지만
우리는 많은걸 만들어냈다.
물론 그쪽 계통이 신소재 쪽이라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도 있었지만..
같은 계통 공장들에게는 없는 경쟁력을..
우리는 가졌다..
그리고 초보자들도 쉽고 빠르게 익힐수 있는 것들도 만들었다.
직접 만들수 없는 제단기계들은 3천만원을 들여서 
기계제작자들과 상담과 연구를 통해서
결국 만들어냈다.
그 결과 생산속도는 40프로가 빨라졌다.
그리고 직관제단이라는 부분은 1개월만 배워도 할수있는
간단한 업무가 되버렸다.(그 전에는 최소 6개월을 배워야지..그리고 체력이 따라가줘야지만 할수 있는 일이였다.)
결국은 같은 계통 다른 공장들이 한달 2000헤베를 생산할때 우리는 6000헤베 이상을 생산했다.
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을 원했다.
실패하더라도 또 다른 시도를 해볼수 있는사람들..
그때 내 나이 26~27살이라.. 더 창의적이였을수도 있지만..
많은 면접을 보면서 별의 별 사람들이 다있었다.
온지 이틀만에 일하고 도망가는 사람.
5달을 넘게 가르쳐도 아직도 제대로 된 생산라인에 혼자 냅둘수 없는 사람.
나쁜사람만 있지 않았다.
오자마자 1개월만에 남들 2인분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느리지만 꼬박꼬박 차고 올라오는 사람.
불만은 많지만 일은 똑바로 하는사람.
그렇게 팀을 싹 갈아 엎으면서 수십명의 면접을 봤는데..
그러다보니 행동과 얼굴 말투 등을 보면 
사람의 성격이 아주 대충 파악되는 능력이 생겼다.
그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도 잘 활용하고있고....
판매직에 있을때도 마찬가지로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구직자일때..
일을 가려본적은 없다.
딱히 내가 일을 가리는거라면 
영업직이다. 
판매직도 하는데 이상하게 보험같은 영업직은 못하겠더라..
일만 가르쳐 주면 항상 열심히 했다.
기술을 가르쳐주면 밤마다 연습해 결국 내 것으로 만들었다..
인원이 부족하면 쉬지도 않고 일했다..
하지만 그걸 이용하는 나쁜 사람도 많았다.
돈을 띠어먹는사장도 있었고..
수당까진 안바래도 야간까지 일하면 수고했다라는 말 한마디가 없는 사장도 있었고..
쉬는날에 인력이 부족한 바람에 다른사람이 힘들까 아침에 출근해 기초적인걸 잡아두고 퇴근하면
나중엔 그게 당연하다는듯이 생각 하는 사장도 있었다.
그 사장님은 아직도 기억나는게 쉬는날 너무 피곤해 하루 푹 쉬었더니..
"ㅇㅇ이 요즘 게을러졌어~" 라더라...
난 쉬는날 일하는게 싫다.
쉬는날에 내가 일하는건 다른 직원들에게도 부담되는 일이다.(적어도 생각있는 사람이라면..)
내 쉬는날을 희생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가족과의 시간을 내가 방해 한거일지도 모른다.
이젠 젊지도 늙지도 않은 어중간한 나이에 얹혀
내 어깨위로 지나가는 세월들에게 기다리라고 말을 해도
점점 나이는 먹어가고..
취업은 점점 힘들어진다.
단군 이래 부모보다 더 못사는 최초의 세대란다.
20대 30대의 소득증가율과 월평균 가계지출이 최초로 -로 돌아섰다.
2003년 이후로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초란다.
N포 세대란다.
3포세대가 4포세대가 되고 그게 결국 N포세대가 되버렸다.
헬조선,지옥불반도,노오오오력,흙수저,금수저
별의 별 말도 다 생겼다.
그저 웃고만 있기엔 참 씁쓸한 단어들이다.
오늘도 뉴스에 나오더라..
사내결혼으로 아이를 가진 부부를 퇴사시킨단다.
사람이 미래라는 한 대기업은 
사람을 분리수거도 못하는 쓰레기로 취급중이다..
뭐 여기저기 둘러보면 이런 시대에 청년들을 위해..
발로 뛰는 대기업들도 있다...있긴...있다..
N포세대에 맞춰 30대인 나도
포기한게 많다....
씁쓸하지만...어쩌겠어..
현실인데..
이제 여기서 몸까지 아프면 
정말 한강물에 뛰는 수밖에 없다.
나도 탈조선을 하고 싶었다..
그 심한 인종차별을 감수하면서까지..
할수 있으면 하고 싶었다.
외국에서의 인종차별이나...
한국에서의 사람차별이나...
뭐 별 다를건 없다..
한국 사람들의 특징은
'금방 잊는다' 다.
분노하고 잊지 말자고 하고 바꿔가자고 하고선..
어느새 금붕어처럼 잊는다.
물론 나도 마찬가진데..
먹고 살려고 발버둥 치다보니 
그리 되더라...
라는 핑계같지도 않는 핑계를 늘어본다..
그래도 하나 잊지 않는다.
선거는 꼭 하자.
뽑을 놈이 없어도 무효표라도 던지자.
난 '무효표를 던질빠에야 그냥 안하는게 낫지'라고도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아니였다.
이래서 사람은 배우고 깨닫고 느껴야 한다.
다행인건지... 
당연한게 이제 시작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 20~30대에서 투표를 한다는 사람들
비율이 엄청나게 상승했다고 한다.
그 전에 일하던곳에선
투표날에 일을 시켰다.
대통령 선거 날이였는데.......
휴가도 못 쓰게하고 일하게 했다.
먹고 살기위해 별수 없이 일했다.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지..
사전투표라도 했어야 했는데..
설마 투표날 투표하러 가지도 못하게 할줄은...
군대에서도 느끼고 조금한 구멍가게에서 일하면서도 느꼈지만..
세상에는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두서 없는 이런 글을 쓰는 나부터
물건을 훔쳐가는 사람부터 
포장을 뜯어서 당당하게 먹고 가는 사람도 있고..
계산대에 줄서있는게 불만이라 물건을 다 던지고 그냥 나가는 사람도 있고..
가게 안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도 있고...(우린 식당도 아니고 그냥 물건 파는곳인데...)
1000원짜리 물건을 500원에 달라고 20분이 넘게 때쓰는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들도 많다.
젊은 사람들이 고생한다고 항상 간식을 사다 주시는분도 계시고..
힘들까봐 비타 음료 같은걸 가져다 주시는분..
야채를 사갔는데 너무 많이 만들었다며
반찬으로 먹으라고 주시는분들도..
그냥 존댓말만 써줘도 감사했다.
일상이 반말 듣는거라..
야, 어이 , 거기 , 안들려?, 얼마냐고.. , 아 왜 안되는데..?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도 들었다..
솔직히 거기서 일하는 동료들은
전부 손님에게 별 다른걸 원하지 않았다.
팁을 원하지도 않았다.
먹을걸 원하지도 않았다.
그냥 딱 사람 같은 대우만 바랬는데..
본인 아들 , 딸들에게도 저러나 싶다..
사회가 병들어가며..
사람들이 병들었다...
내 탓이 아닌것도 내 탓을 하고...
내 탓인걸 남탓하고..
본인들의 욕심만 채웠다.
조용히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생각한다..
"그냥 전쟁나서 핵폭탄이나 떨어졌으면..."
실제로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을
감히 생각해본다.
구인도 구직도 힘든 세상이다.
양쪽 입장에 전부 있어봐서
더더욱 실감한다.
게다가 백수가 되어보니
더더더더더더욱 실감한다.
공부 못했고 능력 없으면
개처럼 노예처럼 일해야 한다.
조만간에  난
기계도 아닌...
개처럼...노예처럼 일하러 갈 것이다.
하루에 15시간의 일이다.
쉬는시간도...밥먹는 시간도 부족하다. 앉아있는 시간은 밥먹는 시간 뿐이다.
아마 쉬는시간 밥먹는 시간을 다 합쳐서 15시간중 1시간쯤 될거 같다..
손님들 중에 정말 궁금해서인지... 월급을 물어보는 손님도 있다.
지나가면서 봐도 쉬는사람도 없고.. 낮이고 밤이고 일하고 있으니
궁금할법도 하겠지...
솔직히 말해준다 200번다고.
다들 농담하지 말라며 웃어 넘긴다.
진짠데..............
결국 난 쉴새 없이 움직이고
소리 지르고 
같은 일상의 반복을 하러 갈 것이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게 나의 과거가 나에게 보내는 답변이고...
그게 나의 최선이니까..
개라도 되서 책임질 사람이 있으니까
후회 하지 않는다.
조만간 또 이런 나의 투덜투덜
일기장을 쓸 시간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힘든 시간이 지나고 다시 찾아와 
웃으며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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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뭐해]
전송버튼을 누르는 속도가 느리기 그지없다.
[그냥 아무것도]
즉각 답이 온다.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나보다.
[할 거 많다며]
문득, 오늘은 바쁘다 말한 너에게 침대에 누워 문자를 보내는게 웃긴다. 나와 같은 행동을 하고있을 너도 웃긴다.
[하기 싫어]
[그래도 해야 돼]
[그런데 정말 하기 싫다]
탁 탁 탁. 박자감 있는 투정에 피식 웃음이 난다.
[넌 뭐해]
네가 묻는다. 천천히 타자를 친다. 액정 불빛 때문에 눈이 뻐근하다.
[난 자려고]
[그래 잘자]
단칼에 끊어버린다. 난 아직 잠들 수 없는데.
[너도 자]
[8시간은 자야한다며]
[뭘 끝내야 자지]
[그럼 얼른 해]
[내가 알아서 해]
퉁명스런 말투가 들린다. 아마 지금 네 표정엔 불만이 가득하겠지. 찌푸린 눈, 아랫입술은 툭.
[안 할거면서]
쿡쿡. 괜히 더 찔러본다. 
[하면 될거 아냐!]
[그 놈의 잔소리]
방향을 바꿔 눕고 다시 휴대폰 자판을 친다. 눈은 여전히 뻐근하다.
[니 8시간이 줄어드니까 그렇지]
[얼른 하고 자]
[알았다고오]
[이제 말 걸지 마. 진짜 할 거야]
[알았어]
너의 끝인사를 기다린다. 내심 기대한다. 그러나 제각제각 오던 답이 오질 않는다. 갑자기 섭섭해진다.
[열심히 해]
이번엔 말 걸지 말라는 너에게 또 말을 건다. 난 웃기는 놈이다.
[응, 잘자]
휴대폰 화면을 끄자 좁고 깜깜한 어둠이 내린다. 눈을 감는다. 네가 채우지 못할 8시간을 채우려한다. 너를 생각하며 8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너의 8시간 중 내가 채운 그 몇 분에 설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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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날씨를 확인하고, 대충 옷을 맞게끔 입고, 신발을 신은 뒤, 나를 배웅해주는 고양이의 머리와 배를 한번 만져주고 집을 나선다. 지금 시간을 확인하고, 산책 중 들을 음악을 선택하고, 담배도 한대 깊게 피운 다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발이처럼 걸어나간다. 
얼마 가지 않으면 바로 공원이 나오고, 그 공원 옆에 토끼굴이 있다. 아, 토끼굴이라는 말 너무 이쁜 것 같다. 그래서, 지나갈때마다 내가 엘리스가 되는 기분이 든다. 저 동굴 끝에 나가면 분명 케익과 물약과 열쇠가 있을거야. 먹으면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겠지. 하지만, 얄미운 토끼는 시계나 쳐다보고 늦었다고 하고선 도망갈거지만. 아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그렇게 한강변 자전거 도로에 도착한다. 
이제 고민이다. 왼쪽으로 갈까 오른쪽으로 갈까. 행주대교쪽으로 갈까, 여의도쪽으로 갈까. 언제나 내 결정은 행주대교 쪽이다. 당연한게, 그쪽은 사람이 별로 안다니고, 나무도 많고, 뱀도 다니고, 가끔 고라니나 오소리, 수달도 볼 수 있다. 
보폭은 최대한으로, 다리는 쭉쭉 펴면서 허리는 고추(!)세우고, 엉덩이에 힘을 주고, 배에도 힘을 주고, 가슴은 내밀고, 텅은 당기고, 두 팔을 자연스럽게 스윙 스윙 스윙 댄스. 
그렇게 한 30분을 걷다보면, 인천공항을 향해 질주하는 전철을 지나서, 인천공항을 향해 달리는 차를 위한 다리 언저리까지 이르게 된다. 그맘때쯤, 숨을 깊에 들이마시면서, 주머니의 담배를 만지작 거린다. 아 한대 필까말까. 아냐, 마지막에 펴야지. 라고 생각하곤 뒤로 돌아 갓.
돌아가는 길은 조금 더 속도를 내 본다. 보폭은 약간 더 넓게, 가랑이야 찢어져라. 음악도 마침, 월광 소나타. 힘을 내서 걸을 수 있는 음악이긴 개뿔, 그럴리가 없잖아. 그래도 힘을 내서 걸어 본다. 가끔 뱀을 본 곳에서는 나름 주위를 살핀다. 뱀한테 물리는 것이 겁이 나서 그러는 건 아니다. 내가 혹시라도 뱀을 밟을 수 있잖아. 미안하니까 주의하는거다.
그렇게 또 20분 정도 걷다보면, 또 다른 토끼굴이 나온다. 저 앞에 빨간 눈의 토끼녀석이 시계를 쳐다보곤 도망가는걸 본다. 쫓아가야지. 이번에 잡으면 반드시 토끼탕을 끓여버릴테다. 토끼는 탕으로 먹는게 제일 맛이 좋거든. 그렇게 쫓아가보면, 역시나 토끼는 사라지고, 공원 산책길이 나온다. 
폐타이어 등을 재가공해서 포장한 공원길이 참 좋다. 걸을때 뭔가 폭샥폭샥한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므흣해진다. 게다가, 조용하기도 하고 나무도 많아서 나름 운치가 있다. 중간에 있는 정자에서 언제나 앉아서 쉬고 싶은데 늘 그냥 지나치곤 한다. 혼자 앉아서 쉬는게 뭔 청승인가 싶기도 하고, 거기 기둥에 걸려있는 빗자루를 보면 뭔가 쓸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서 조용히 패스. 파인더. 어?
장애인 재교육시설을 지나 허준박물관 주차장을 지나 박물관 주유소를 지나 한강자이아파트 앞에 오면 비로서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 여유를 즐긴다. 이런걸 끽연이라고 한다지. 검지와 중지 사이에 꼬나들은 마치 장팔사모와 같은 흰 담배 한대가 나의 전승을 알려준다. 이 담배가 꺼지기 전에 적장의 목을 베고 오리다. 는 뭔, 그냥 담배 끄고, 편의점에 들어가서 맥주 한캔을 사고 이제 친해진 편의점 종업원과 가벼운 응원을 서로 나누곤 집으로 간다.
산책은 즐겁다.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게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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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camp / Trix
리치 텍스트 에디터의 해답이 되길

브라우저 기반의 WYSIWYG 에디터들은 오늘도 전투를 치르고 있다. 최소한 20년은 진행된 전투다.
답답한건 이 전투가 시장에 대한 답을 갖고 있는 솔루션간의 전투가 아니라 Internet Explorer 5.5 시절에 Microsoft 에서 설계한 contenteditable 과 execCommand API 와의 전투라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다른 브라우저들은 공개된 문서없이 contenteditable 속성과 execCommand 기능을 지원하며 애초에 명세없는 기능들이 각 브라우저별로 다른 방식으로 개발되어 버려 헬게이트가 열린 것이다.
물론, 충분한 수준의 브라우저 커버리지를 갖고 있는 양질의 제품이 많이 있다.
CKEditor, TinyMCE, wysihtml5, Summernote, Froala, Redactor등의 제품들이 WYSIWYG 를 정리할때면 꼭 등장하는 제품들이고 아예 contenteditable 을 버리고 위키처럼 마크업 편집기를 발전시키는 진영도 있다.
하지만 마크업 편집기는 진입장벽이 분명해 관련된 경험이나 이해가 없는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제공하기는 어렵다.
근래 모바일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모바일 브라우저와 브라우저 엔진들이 빠른 속도로 업데이트되어 WYSIWYG 개발자들이 미친듯이 바빠진 것 같다. 내가 업데이트 내용을 피드로 받는 에디터는 2종에 불과하지만 근래 패치노트들을 살펴보면 iOS 브라우저 관련 버그 수정, Android, iOS webView 관련 버그 수정 등 모바일 관련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기능 추가가 아닌 버그픽스 업데이트가 잦아졌다는건 그만큼 최근 환경에 대한 버그가 증가했다는 말이다. 브라우저 기반의 에디터 제품들은 앞서 말한 것 처럼 contenteditable 과 execCommand 를 족쇄처럼 차고 있기 때문에 특정 환경에서 치명적인 문제는 대부분의 제품에 동시에 영향을 끼친다.
WYSIWYG 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나는,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 마다 에디터들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테스트하고 HACK 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며 좌절하고 그저 시간이 지나 관련된 문제들이 차근차근 정리되길 기다릴 뿐이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 하나.
Basecamp 팀에서 trix 라는 새로운 리치 텍스트 입력기를 공개했다.
contenteditable 과 execCommand 에 대한 종속성을 최소화 시켰다고 한다. 관련 내용을 정리해보면,
아! 개행복.
이론적으론 이제 IME 말고는 신경쓸게 없다는 얘기다.
Basecamp 에서 몇년전에 Wysihat 이라고 WYSIWYG 엔진을 오픈소스로 개발하던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개발이 중단되어 Wysihat 엔진으로 모든 에디터를 교체했던 나는 좀 많이 아팠지만 Basecamp 내부에선 더 큰 아픔을 겪고 Trix 가 나왔겠지라고 기대하고 있다.
씬디도 Trix 로 에디터를 교체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많은 개발자들이 Trix 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WYSIWYG의 지리한 전투가 종식되길 기대해본다.
Trix : https://github.com/basecamp/tr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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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자, 후 불어야지?"
그렇게 말하는 검붉은 얼굴은 짓궃은 미소를 짓고있었다. 나는 입을 꾹 닫았다. 불빛에 드러난 상대방의 얼굴이 녹아내린 거친 살거죽과 혐오스러운, 고름으로 번들거리는것이 보였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이 불가능할정도로 망가진 얼굴이었다. 이런 얼굴이라면 삶 자체가 고통이고 절망일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귓구멍이 막혔어?어서 불어."
목소리 또한 연기를 잔뜩 마신 사람처럼 꽉 막혀있었다. '분명 그런걸꺼야, 연기를 심하게 들이마셔서. 기관지가 화상을 입은거지.' 머릿속으로 쉼없이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생각을 멈추면 내앞에 케이크를 들고있는 사이코가 무슨짓을 저지를지 상상해버릴것같았다.
"겁 먹은거야?"
갑자기 녹아들도록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깜짝 놀라서 온몸을 크게 떨었다. 묶여있는 의자에서 한뼘정도 뛰어오른것 같았다.
덜덜 떨리는 턱으로 대답했다.
"누,누구야.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상대방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는것이 보였다. 할로윈에서나 쓸법한 흉악한 가면처럼 그, 끔찍한 얼굴이 미동도 없이 날 바라봤다.
"오늘은 생일이야."
고저없는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즐거운 날이라고."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
"쉿."
그는 내 입술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의 손도 얼굴과 마찬가지로 고름으로 젖어있었다. 견딜수 없는 혐오감에 토기가 올라왔지만 꾹 참아냈다.
"지금부터 이야기를 들려줄게."
"나에게 왜.."
뿌드득-
무언가 뒤틀리는 소리가 나고 나서야 그가 내손에 무슨짓을 했다는걸 깨달았다.
"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틀었지만 이마와 턱을 고정한 철제받침대가 움직임을 막았다. 그가 오른손을 들었다. 펜치의 끝에 살점이 조금 붙어있는 조각이 보였다. 그는 흠, 하고 그것을 관찰했다. 몇초전까지 내 손끝에 붙어있던 것을 그는 황금조각이라도 되는듯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끄윽...끄아아..."
"쉿."
겨우 손톱이었다. 그러나 나는 정수리부터 주체할수없이 많은 땀을 흘리며 격통을 참아내야 했다. 그가 다시 입술에 손가락을 올렸다.
"쉬이이-"
"끄흑...으흐흑."
"조용히 해봐."
그가 천천히 펜치끝을 벌렸다. 손톱이 툭하고 내 무릎에 떨어지는것이 느껴졌다. 그가 다시 펜치를 내 손으로 가져가는게 보이자 나는 입을 꽉 닫고 숨소리도 내지 않기위해 숨을 멈췄다. 그가 흡족하다는 듯 웃음소리를 냈는데, 그 웃는 얼굴은 단순한 가죽의 일그러짐으로 보였다. 내가 잘게 떠는동안 그가 천천히 웃음을 멈췄다.
"어디부터 할까."
그가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그말을 빠르게 이해했다.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나에게 좋은일이 아닐것이다. 나는 내가 할수있는 최대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만...제발, 그만둬주세요."
"당장에 너에게 뭔갈 하려는게 아니야."
"제발, 하지마...살려주세요.제발."
"그저 이야기 해주려는거지."
"제발,제발제발제발제발제발."
"여자애가 있었어. 부모는 없었고, 5살위의 오빠와 같이 살았지. 그들이 살던 동네는 후진곳이었어. 얼마나 후졌냐면 밤이 되면 켜지는 가로등이 손에 꼽을정도로 적은 동네였거든. 어둡고, 음침하고. 그 동네는 한창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지역 옆에 있었어. 그들이 사는 좁은 지하 단칸방은 쥐와 바퀴벌레들로 득실거렸지."
별안간 그가 참을수 없다는듯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거 알아?여자애와 그 오빠는 이상할 정도로 속눈썹이 짧았어. 나중에 인터넷으로 찼아보니 그 눈썹들을 바퀴벌레가 먹었을수도 있다고 하더군. 그들은 서로의 눈썹을 보며 소름끼쳐하면서도."
그가 말을 멈추고 다시 헐떡이며 웃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동안 내 신음소리가 커지자 그가 다시 펜치를 위협적으로 움직였다. 나는 다시 입술을 깨물고 숨을 삼켰다.
"여자애와 오빠가 살던 집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재래시장이 나왔어. 요즘처럼 철제 아치를 세우고 그사이 천막을 올려둔 현대화된 시장이 아니라, 가판대마다 파리가 날아다니고 과일가게에서 생선비린내가 날정도로 가게들끼리 다닥다닥 붙어있는 좁고 비위생적인 시장이었어.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 집앞에서 들려오는 시장소음과 뒤에서 아파트를 올리느라 쿵쿵거리는 공사소리 때문에 온몸이 울리는것 같았지. 시장의 상인들은 자기들이 내는 소음과 재건축현장의 레미콘이 돌아가는 소리, 포크레인이 굴러가는 소리에 점점 목소리를 높여야 했지. 세상에 그런 난장판이 또 있을까 싶을정도로 온갖 소음공해의 천국이었어. 그리고 여름이 왔어. 여전히 시장의 소음과 공사판에서 무언가 뚝딱거리고 쿵쾅거리는 소리가 끝이질 않았어. 거기다 미친듯이 매미들이 울었지. 여자애와 오빠는 마침 여름방학이었고, 돈이 없으니 어디론가 갈수도 없었기에 집안에만 박혀있었어. 집밖에서 들려오는 소음으로 시끄러웠지만 어쩔수없었지. 그리고 어느날 여자애와 오빠는 크게 싸웠어. 너도 들어봐서 알고있을거야. 공사소음이 얼마나 사람을 날카롭게 만드는지. 오빠는 집을 박차고 거리로 나왔어, 사실 어딘가 갈곳은 없었을거야. 발길 닿는데로 그냥 걸어갔으니까. 집안에 홀로남은 여자애는 훌쩍이며 울다가 곧 대성통곡했어. 그들은 정말 별것도 아닌걸로 싸웠거든. 여자애는 그들 사이의 다툼을 후회했어. 하지만 벌어질 일은 벌어지는 법이잖아.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지. 그들은 가난했어. 여자애는 가난이 싫었어, 너무 가난해서 생일케이크 하나 사지못하는 환경이 저주스러웠어. 하지만 그걸 이유로 서로에게 욕설을 주고받을 필요는 없는거잖아? 여자애는 오빠와 싸우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지. 하지만 교회 헌금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가난뱅이들을 누가 구원해주겠어? 그런데, 짠! 네가 나타난거야!"
그가 힘차게 박수를 치곤 양팔을 벌려서 나를 가르켰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멍하니 듣고있다가 천둥같은 박수소리를 듣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내 머리는 미동도 하지않았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스멀스멀 스며나왓다. 이자는 미쳤다. 이 미치광이는 망상에 빠져서는 멀쩡한 사람을 데려와서 고문했다.
"바로 네가!!"
그는 또 다시 박수를 치곤 흐느끼듯 웃었다.
그리고 도저히 환희를 참을수 없는듯 피투성이 펜치를 지휘봉처럼 휘저었다.
"여자애는 현관문이 잠겨있지 않다는걸 몰랐어. 오빠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집문을 그냥 열어두고 나온걸 몰랐지. 그날은 두 사람 다 그럴 정신이 없었어. 세상은 시끄러웠고, 그들의 마음은 어지러웠거든. 그런데 네가 나타난거야! 네가 나타난 덕분에 그들의 삶은 단순 명료해졌어. 술에 떡이 된 네가 여자애를 깔아뭉게고 강간하면서 말했어.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고. 여자애가 빌었지. 제발 그만둬달라고. 살려달라고. 네가 말했어. 오늘은 즐거운 날이라고, 너도 즐거워 하라고. 그날은 무슨일이 있어도 즐거워해야 하는날이었어. 네게 무슨일이 있었는지 난 몰라. 그런데 넌 그날 아주 즐거웠어. 술을 너무 과하게 마셨고, 현관문이 열려있었고, 여자애가 있었고, 그 동네는 아주 시끄럽기 때문에 여자애의 비명소리같은건 쉽게 묻혔지. 몇시간이나 여자애를 강간했어? 여자애는 하루종일이라고 했어. 어쩌면 이틀, 어쩌면 일주일. 그 시간만큼 너는 즐거웠어. 그런데 모든짓을 다 끝내고 여자애의 몸을 엉망진창으로 만든걸 알았을때 너는 아차했을거야. 즐거운 날을 망치면 안되니까. 그래서 너는 가스렌지의 불을 켜놨어. 여자애의 오빠가 모아둔 폐지를 싱크대에 쌓아놨지, 쉽게 쓰러지도록. 그리고 떠났어. 참 유감이야, 그 여자애의 오빠가 조금이라도 빨리 왔으면 네 좋은 하루를 씹창내줬을텐데.
오빠는 너무 늦게 돌아왔어. 하지만 집안에 여자애가 있다는걸 알았으니 포기할순 없었어. 오빠는 불타는 집안으로 뛰어들어갔어. 세상에 단 둘밖에 안남은 혈육이잖아. 하지만, 어찌나 끔찍하게 뜨겁던지 숨쉴때마다 목구멍과 폐가 까맣게 타들어가는 기분이었지. 기분탓이 아니었을테지만. 아무튼 오빠는 집안으로 들어갔어. 머리카락에 불이 붙었고, 얼굴이 녹아내렸어. 작은방에 누워있던 여자애도 똑같았어. 그냥 죽는게 나을것같다고, 차라리 죽고싶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오빠가 방안으로 들어왔어. 불타는 문을열고 불타는 방안으로 들어와서 불타는 여자애를 두손으로 일으켜서 제 몸으로 보호하며 집밖으로 나왔지. 집이 불타면서 나온 까만 연기에 그 지역의 모든 소방대가 왔을거야. 그들은 구급대원에게 발견됬고 병원에 실려갔어. 두 사람 다 심각한 화상으로 살아남기 힘든 상태였지. 하지만 살았어."
그가, 아니. 그녀일까? 모르겠다. 화상으로 짓무른 얼굴이 좌우로 찢어졌다. 뭉툭하게 흘러내린 코 아래로 까만입이 히죽 미소지었다.그 미소를 보고나서야 깨달았다. 아니다. 그럴리가 없다. 그날은 아닐것이다. 내가 아니야. 그 애가 살아있을리가 없어.
"그래!네가 나타났어!! 살아 남아야 할 그 이유를 네가 만들어 준거야! 알겠어? 네가 우리 삶의 목표가 된거라고!!"
그가 들뜬 동작으로 내려놓은 케이크에 다시 초를 꼽고는 불을 붙였다. 일렁이는 촛불너머로 그의 얼굴이 보였다.
"오느을은 즐거우운 날이지이."
그가 반짝거리는 까만 눈구멍으로 촛불과 나를 번갈아가며 본다. 기대감 어린, 어린아이같은 맑은 눈.
"자, 후 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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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 켜놓고 자면 죽는데요."
"누가 그래요?"
"풍문으로 들었죠."
"아니, 대체 언제적 루머를...."
"이게 루머였어요?"
"완전 헛소리죠."
"아.....그럼 물에게 예쁜말을 하면 물 결정이 예뻐진다는 이야기는요?"
"농담이죠?"
"이거 교보문고에 책도 있던데요. 물은 답을."
"물이 어떻게 답을 알아요. 뇌도 없고 세포도 없고 척추도 없고 그냥 물 분잔데."
"그럼 어떻게 된거에요?"
"뭐가요."
"예뻐지는 물 결정이요."
"돈 벌려는 조작질인가보죠. 우연의 일치거나. 망상이거나. 작가가 미친거거나."
"그렇구나...."
"아니, 대체 나는 왜 부른거에요?"
"네?"
"이런 얘기 하려고 부른거에요?"
"그건 아니고요...."
"아니고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
"........반성하는 표정 그만 짓고 내말이나 들어봐요."
"네!!"
"반성의 자세가 불량하군요."
"네에에....."
"흠, 봐요...우리 둘다 바쁜사람이죠?"
"전 괜찮아요! 언제든지 시간낼 수 있어요!"
"제발요. 당신네 부서가 일주일째 회사에서 밤샌다는 소식은 회사사람들이 다 알고있거든요?"
"네에에...."
"그리고 난 프로그래머에요, 바쁜사람이라 이겁니다. 프리랜서는 6시 땡치면 퇴근하는데 나같이 회사에 묶인 정직원은 아주 그냥 노예처럼 아침부터 밤까지-"
"....."
".....왜 그런눈으로 보는거에요? 동정은 필요없어요."
"아니...전 그게아니고..."
"아무튼, 피차 바쁜사람들끼리 금쪽같은 점심시간에 단둘이 나와서 공원에 앉아있을 필요가 있냐- 이겁니다."
"어어...."
"나는 홈페이지 수정건으로 상의할게 있어서 날 부른건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보니 그것도 아닌것같고. 대체 뭐에요?"
"지금은 프로젝트가 거의 끝나가지 않나요..?"
"솔직히 말해도 되요?"
"네."
"지금 세사람이 해야할 일을 두사람이 하고있어서 죽을것같아요. 그런데 인사과 친구가 넌지시 말해준걸 들어보니까 본사에서는 이번에 아예 한사람을 다른 파트로 보낸다고 하더라구요??완전 미친거 아닌가요? 헬조선이라는 말이 안나오고 베기겠냐고요!!이래놓고 뭐? 실직률이 너무 높아? 취업이 안돼? 이놈의 나라는 정부가 문제가 아니라 대기업들이 문제에요! 많은 중소기업들이 선의의 경쟁을 해서 좋은 회사가 살아남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이놈의 반도는 소수의 대기업들만 살아남아서는-!"
"...??"
"...제가 너무 흥분했네요. 이러려던게 아니고..."
"어?아뇨아뇨 재밌었어요!"
"예?"
"그냥 말씀하시는거 계속 듣고싶어요. 이렇게 이야기하는거 재밌어요."
"나 혼자 떠든건데요?"
"전 말주변이 없고, 듣는걸 더 잘해요."
"....어...그래요..?"
"네..."
"....그럼 뭔가...다른 이야기 할까요?뭐 할만한 얘기 없어요?"
"저,저요??"
"?네."
".....어...음...아무리 많은 9를 써도 0.999는 1이될수 없다는거 알고있나요?"
".....그건 또 어디서 튀어나온..."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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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하다

베란다의 화초들이 싸그리 말라죽었다.
이번년도에는 기필코 베란다를 녹음으로 꾸미고 싶었는데....나는 억울했다. 물 주는걸 잠깐 깜박했을 뿐이었다. 게다가 이렇게 습하니 화분의 흙도 쉽게 마르지 않을것이라 생각했다. 방치의 결과는 참담했다.
말라비틀어진 화분용 라일락과 바늘처럼 가늘게 변해버린 로즈마리의 잎이 날 원망하는듯 줄기끝에 데롱데롱 매달렸다. 고무나무는 겨우 살아남았다. 무더위에 잎이 축 처져서 금방이라도 죽어버릴것같았다. 나는 욕실에서 물을 한가득 떠서 화초들을 살리기위해 고군분투했다. 소용없는 짓이었다.
태양빛이 베란다와 연결된 거실로 슬금슬금 기어들어오는것이 보였다. 계절이 봄이었다면 햇볕이라거나 햇살같은 뽀송뽀송한 단어를 사용했겠지만. 한여름에는 작열하듯 불타오르는 불덩이는 당연히 태양이라 불러야 한다. 빌어먹을 태양새끼....
나는 죽어버린 화초들앞에 쭈그려 앉았다.
만물의 영장이 이따위 화초 하나 키우지 못하다니,이러려고 인간으로 태어났나 자괴감이 든다. 나는 한숨을 쉬고 흉하게 말라버린 화초들을 뽑기위해 모종삽을 꺼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