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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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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없을 만큼 길고 많은 기억들이 쏟아져 내리고 사방으로 어지럽게 흩어진다.

빠르게 스쳐가는 기억의 조각들에서 너무나 선명한 감정과 감각들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왜 그랬을까...'

'그땐 그랬지...'

'이해 해줄 수 있을꺼야...'

'그랬구나...'

'미안하다...'

기억의 조각들마다 하나하나 짧은 소회가 떠오른다

이젠 어쩔 도리가 없는 과거의 시간들... 돌이킬 수 없는 후회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하늘에 어둠이 번져 갈 수록 뜨거웠던 태양도 식어간다.

점점 죄여오는 어둠에 압도되며 생각했다. '이순간이 늘 궁금했는데 이런거구나...' 

설명하기 힘든 감정속에 눈물이 광대를 지나 뺨을 간지럽히며 귓볼 아래로 흘러 내린다.

사방을 어지럽히던 기억의 조각들조차 희미해져 간다.

방금전부터 온몸이 차갑게 식어감을 느낀다.  너무 추워서 움추리고 싶지만 이미 몸은 움직여지지 않는다.

점차 어둠은 내 눈을 가렸고 작게 속삭이듯했던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죽음의 온도는 정말 차갑구나.. 죽음의 색은 정말 어둡구나.. 죽음의 소리는 너무 조용하구나'

죽음의 모습을 느끼며 나는 이렇게 천천히 죽음을 맞이 했다.

어디서 왔지?
[["synd.kr", 21], ["unknown",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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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딸-각'

K는 전화기를 끊으며 생각했다.
'지금 맡고 있는 이 역할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S는  그에 맞춰 주변을 정리했고,

그의 편이 되어주었다.

물론 암암리에.

K 는 스스로에 물었다.

'이것이 삶의 의미일까. 
이것이 내가 추구했던 가치일까. '

답은, 그렇다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네온 전화기의 불이 꺼지자, 방이 암흑으로 변했고,

창밖의 불빛만이 우두커니 선 그를, 비추고 있었다.
부엌에는 먼지가 쌓여있고,

식기구는 보이지 않는다.

오디오의 실루엣이 들어오고,

책상의 그림자가 발 끝에 닿자,
어둠이 그를 잠식했고,

사정 없이 폭력을 휘둘렀다.

'....이제 나가야지.'
늘 생각만 그렇게 했다.

'....이젠 정말 나가야지'

그는 자신이 일종의 배설물 같이 느껴졌다.

아니, 일종의 배설물이 아니라,

정확히 "배설물" 말이다.

배설물,

똥이나 오줌과 다를 바 없이.
욕정을 참지 못해서,

일방적으로 배설되어 "싸고 버린" 정자와 난자의 조합물 말이다.

그래서,

그는 그냥 배설물이고, 변기에 버려져서

하수구의 쥐, 벌레, 각종 오물, 쓰레기들과 같이 섞이다

빗물을 타고 맨 홀을 통해 세상에 드러난 존재인 것이다....
900년에 한 번 꼴로.

그래서, 이윽고 세상의 빛을 보았더니,

그 빛은 K의 존재 전체를 녹일 정도로 찬란하더라.

빛이 말했다.

'저들에게 자비를 잃지 말아라....'

그러나, 빛은 K가 흘리는 피를 멈추게 하진 않았다.

출혈 27%....
아주 가끔, 그 빛이 K를 비추어 줄 때는

그가 황금이 된 것 처럼 착각을 일으켰을 때도 있지만,

다시 어둠이 깔리면

스스로가 본질적으로 배설물이라는 것을,

파괴와 파멸의 대상임을 인정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수분을 잃고

다시 쪼그라 들고 허옇게 변색되는 것이다.

똥파리가 들끓고,

여기 저기서 훔쳐 가고,

털리고,

유린당하고

윤간당하고,

그렇게 소멸되는 것이다.

결국, 한 덩이 누런 재가 된 것이다.
이제 바람에 그 먼지 조차 흩어져

이윽고,

무(無)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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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화려한 빛으로 어둠을 숨기고 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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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다, 난 두렵다
이 어둠이, 이 적막이
그럼에도 내일은 온다
밤은 그렇게 순식간에
내일에 집어 삼켜지고 만다
이 짧은 밤이 왜 
왜 이렇게도 두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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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유서

원망 참 많았다. 세상 미운 날만 많았다.
 현실이란 게, 어떤 추상처럼 보일 때는 욕할만 하였더랬다.
그러나 또렷해질 수록, 뱉었던 모든 말들이 내게로 촉을 돌려 쏜살 같았고, 세상에 향할 때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꽂힘에 나는 그저.. '내가 그렇지 뭐' 하는 말을 방패 삼았다.
 누가 그랬었지. 
 자존감이란 건,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고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고. '이런 병신'도 나라고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그 말이 내 마음에 맞닿은 것이 분명한데 왜 나는 나를 존중할 수 없는가 하며 무겁고 녹녹한 새벽 어둠에 나를 그냥, 두었다.
내가 그렇다. 나는 지나친 사람이다.
무우를 예쁘게 조각내기 위해 탕국을 다 타도록 내버려두는 주방장이며, 그렇다고 조각된 무우가 완벽하게 마음에 들지도 않아 금새 옷을 벗어던지는 세상의 귀퉁이 같은 사람이다.
이에 대한 인정이 또 지나쳐,
주변에 온갖 쾌쾌함과 습기를 뿌려대는 파렴치한이며, 이를 알기에 여름이 무더워도 롱파카로 나를 꽁꽁 감춰둬야만 하는 거북이이고, 공작새이다.
나는 말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차피'가 들어가면 그것은 끝난 관계라고. 그 모든 관계를 정의함에 있어서 '혹시' 하나 없이 '어차피'로 점철된 나의 인간관계는 내 삶과 같은 높이로 정의되었고. 그로 인해 생각하기를..
내가 죽으리라고 나선 이 옥상에서 나는 어쩌면 가장 높은 나를, 정말로 나다운 나를 대면하고 있을런지도 모르는 것이다.
남의 집 창문에 밝혀진 빛이 이제는 내게 어떤 소용이 있으랴. 나는 해가 떠도 단 한 번 나를 밝히지 못한 조커. 내가 밝았다면 그 어디에 나를 두었다한들 내가 아녔을리 없다.
세상 기댈 데 없었고, 허공에 기댄 채 자꾸만 고꾸라지던 나를 이제는 허우적거리지도 말자고 다독인다.
지겨움이 길었는가보다. 왜 한 번 겪어본 적 없던 죽음조차 지겹게 느껴지는가. 뭐 하나라도 가볍지 못하고 버거움이 컸던 삶에 죽음이라고 쉬운 결정이었을까.
바야흐로 마음 놓고
나를 동정한다. 오로지 나만.
힘내라. 나 없는 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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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또다 잠이오지 않는다 아무리 쾌적한 공간이여도
아무리 편한 이불 베개가 있어도 이어폰을끼고 잔잔한 노래를 들어도 잠이 오지않는다
깜깜한 어둠속 휴대폰을 보지도 않을채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이리저리 굴리며 방만 쳐다볼뿐이다
그러다 문득 든 네생각 
넌 잘자고 있겠지? 내 생각따윈 안하겠지?
울컥한 감정에 눈물이 차오른다 꾸욱 참고 눈을 감으니 고여있던 눈물이 그저 흐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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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떠러지

떨어지면 죽겠지.
하늘 위에 깔린 구름도 날 받아주지 않겠지.
빠져나올 수 도 없겠지.
두 다리가 으스러져 팔로 어둠 속을 기겠지.
뻔히 죽을걸 알면서도 그 속으로 뛰어드는건
용기인가
교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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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길이 캄캄했다. 점점 심해지는 배앓이가 아침에 뾰족이 가다듬었던 것들을 엉망으로 흐트러트렸다. 집에 가려면 아직 오백 걸음이나 남았는데. 노인처럼 허리를 숙이다 결국 주저앉는다.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둠 위로 노랗게 번지는 가로등 불빛만이 나를 알았다. 육지에서도 바다 위처럼 한없이 침잠하는 나를.
 이마와 땅이 가까워지면 그것들이 다시 떠오른다. 스쳐 지나간 것들. 탈이 난 배를 쓰다듬는 엄마의 손과 술에 절어 나를 걷어차던 아빠의 발. 어린 기억을 고백하며 다시 더듬어야 했던 마른 흉터. 수치로 발갛게 부어오른 나를 끌어안았던 후배의 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문을 안줏거리로 씹어대던 이들. 관망하던 눈들. 가을이 다 되도록 울던 매미. 학사에 휴학 신청서를 밀어 넣고 도망쳤던 날, 진탕 취한 채 찾아와 형이랑 자고 싶어요, 울면서 매달리던 후배. 모진 마음을 먹고도 무너진 것은 때린 네 뺨이 데일 것처럼 뜨거워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이 너무 엉망이어서.
 창이 반 토막 난 단칸방. 닳디 단 이불. 처음으로 벗겼던 타인의 옷. 하얗게 드러나는 맨살에 혼곤해지던 정신. 입을 맞추다가도 몸을 떨게 했던 안을 헤집는 낯선 감촉. 하얗게 물드는 손끝. 솜털 사이사이 숨결이 밸 만큼 가까이, 서로의 체온을 포갠 채 이대로 죽었으면 좋겠다고 속삭이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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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을 알리는 밤이 왔다
어둠이 가득한 하늘에는
웃고있는 달과
그 옆에 점처럼 붙어있는
별이 하나 있었다
땅 위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저 둘은 서로가 있어서
외롭지 않겠구나 하며 부러워했지만
별과 달은 보이는 것 보다 멀리있었고
무관심한 사람들의 뒤통수만 보며
두려움에 떨다
그렇게 아침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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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어

여긴 물살이 너무 세 
여긴 텃새가 너무 세
저 바위에 부딪혀
머리가 터져버릴까..
아님 먹혀버릴까
나를 씹어 버릴까
그럼 죽어버릴까
이 큰물에 노는 물고기들이
잡아 먹을까 두려워
나는 점점 바다 밑
바닥으로 들어가
숨어버렸지..
그래서 지금껏
빛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껏
내 얼굴도 이젠 잊어 버렸다.
나를 감싸는 어둠은
너무 차갑고
짙은 어둠이라
한줄기 빛도 없었지
그래서 지금껏
나는 꿈이 없었다
맞아 그래 지금껏
나아 갈 길도
찾은 적이 없었다.
이건 사는게 아닌데..
나는 죽은게 아닌데..
이 바닥에 처박혀
남 눈치만 보다가
홀로 외로우니까..
뭔가 불안하니까..
그냥 죽어버릴까..
이건 살아 있단 느낌이 없어
내 가슴속이 뜨겁듯
여긴 점점 화끈거려
뱃가죽이 밑이 울렁거리고
바닥이 찢어지고
땅을 토해내
갈라진 틈 사이로
붉은 물고기가 내게 뛰어와
뭐가 없던
나의 인생도 끝이구나
여기까지가
뜨거운 물고기때
뜨거운 목소리로
이 바닥에서 도망쳐
죽어있던 니 삶을 찾아가라
내가 살던 어둠을 지나
한줄기의 빛이 보이네
어둠속에 감추고 살던
내 실체가 궁금했지만
저 빛은 너무 눈부셔
내가 살던 심해를 지나
빛이 나를 비추어 주네
수면위에 비추어지는
내 몰골이 궁금했지만
내 눈이 멀어 버렸지.....
여긴 물살이 너무 세
여긴 파도가 너무 세
해변에 휩쓸려
머리가 터질까
누가 먹어버릴까
나를 씹는다해도
뵈는게 없으니
그 두려움 따윈
사라져버렸지
나를 쬐이는 햇빛과
다른 뜨거운 눈빛들은
분간이 안돼
난 장님이니까
그래서 지금도
빛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또 살아 나가야 할
빛이 생겼다.........
중식이밴드 - 심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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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

좀더자고싶다. 
벌써 5분만더 하여 늘어난시간이 30분이나지났다.  눈이피곤하다. 일어날생각을하지않는다. 
해가짧아지고 어둠이 길어지고
왠지.모두가잠들어있는시간 홀로 새벽을 깨우는듯
한 그런기분. 다 좋은겨울이 이것하나때문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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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바람은 고요했고 어둠은 어정쩡했다. 팬과 메모지를 내려 놓았다. 아무도 없었던 밤이기에 아침이 반갑지 않았다. 하루를 감당해야하는 사실이 버거운 때면 유달리 새벽이 반가웠다.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아침이 되면 오늘이 되는 걸 견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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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외톨이는 
언제부터 외톨이였을까
어쩌다 외톨이가 되었을까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고
내팽개처진 슬픔 때문이었을까
무관심 속에
지독하게 들러붙은 아픔때문일까
우리는 그저 
많이 힘드냐는 말,
얼마나 아팠냐는 말, 
이 쉬운 한마디가 힘들어서
공공연한 무관심으로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으로
밀어넣은 채 
외톨이라는 말로 가둬 두었던 것이다
그래 너도 한때는  
누군가의 귀한 딸이고 아들이었지
관심받고 싶은 마음, 
잘 하고 싶은 마음, 
똑같았겠지
당연한 것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