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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천천히


처음 이 주제로 글을 쓰라는 알림을 받았을 때, 맨 처음 머릿 속에 떠오른 생각은 어떤 글을 써야 할까, 가 아닌 어떤 글을 써야 좋은 평가를 받을까였다.


나는 누군가에게 인정 받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인정 받기 싫은 건 아니지만, 내가 이런 생각을 한 이유가 인정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어릴 적부터 나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유난히 소심해서 남에게 말을 거는 것은 물론이고 누군가 나에게 다가오는 게 두려워 언제나 숨고 도망치려고 했다.


매일을 그렇게 숨으며 도망치며 살았던 나에게.처음으로 숨지 않아도 된다고, 더 이상 도망칠 필요가 없다고,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은 상냥한 미소로 손을 붙잡아 주었던 사람은 안타깝게도 가족이 아닌 타인이었다.


우리는 언제나 다른 누군가에 의해 또 다른 누군가와 비교 당하며 살아간다. 그것은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아니지만, 그들은 남의 기분은 상관하지 않고 멋대로 평가하고 비교하길 반복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대상은 자식들인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런 경우에 속했다. 너는 어째서 남들처럼 공부를 잘하지 않는지, 남들은 빠르거나 능숙하게 다루는 악기가 있거나 적어도 무엇 하나 잘하는 게 있는데 너는 어째서 그런 것 하나 없느냐, 부모들은 당연한 권리라는 듯이 자식에게 따진다.


그래, 나는 잘난 것 하나 없었고 언제나 남들보다 부족한 아이였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에 대한 평가는 결국 타인이 매기고 있었으니까.


다시 한 번 처음으로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던 타인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그 사람은 조금의 거짓됨도 없이 상냥한 미소를 지은 채 나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앉아 있는 나와 눈높이를 맞추려는 듯 쪼그려 앉아 이번에는 말을 걸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천천히 너는 너만의 속도로 달리면 돼."


그 말은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마디였다.


- 픽션입니다 -

어디서 왔지?
[["synd.kr", 13], ["unknown", 38]]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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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글을 써보라는 권유가 너무 맘에 들어 
오랜만에 한 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쎄요. 
천천히가 주제인 글은 써본 적이 없으나 
친구를, 그리고 저  자신을 위한 글을 써 본적이 있습니다. 친구는 신변을 위해 넘어가고 저에 대해 말을 잠깐 하고자 합니다.
저 자신이 어떤 인물인가.
여기는 자신의 신변 정보를 말 하지 않고 쓰는 편이니
자신에 대해 설명하는 글은 거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직접적으로 말이죠.
뭐, 저도 기본 정보만 말할 것이지만 말이죠.
저는 고등학생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올리는 이른바 문학을 좋아하는 학생이지요. 하지만 요즘은 책보단 핸드폰을 많이 보는 시대. 저도 그것에 물들여져 있어서 현재는 책과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현재는 인터넷 소설을 주로 보는 편이지요. 이런 저는 흥미가 있는 것이 없습니다.
아직까지 말이지요.
아마 우물 속 개구리 같이 자신이 보고 있는 것에 만족해 버렸기 때문이죠. 분명  저는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장래가 문제가 되지요. 취미상 소설을 쓰고 있으나 그것은 정말 취미이기에 장래로 연결을 시킬 수 없었어요.
그것에다가 점점 공부할 이유를 찾지 못해서  의욕은 떨어질 뿐입니다. 저는 저의 존재감에 조차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말이지요. 저에게 있는 재주란 허물좋은 말을 쓸 수 있다는 점, 하나뿐이지요. 
하지만 저는 그 재주를 최근 매우 유용히 쓰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친구에게 연락이 왔었습니다.
몸이 아파 자주 학교를 빠지던 친구였죠. 
친구는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점점 힘을 잃고 쓰러질 지경까지 갔지요.
그렀다고 진짜로 쓰러질 만큼 아팠다는 것은 아니예요. 그저 그만큼 힘들었다 말이지요.
친구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저에게 말을 해왔습니다. 그것은 너무나도 무겁고 친구인 저에게 무서운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친구와 80세까지는 알고 지내고자 예전부터 생각해 왔기에 말을 전했습니다.
쉬어가도 된다고 말이지요.
친구는 나는 쉬어가면 않되는 것이 아니냐고 자신을 책망하는 말투로 말을 전해왔습니다.
저는 그래서 더욱더 쉬어야 된다고 했지요.
벽에 부딪혀 지금 지친거다.
그러니 잠깐 쉬고 힘을 채우고 벽을 넘어가자고 말했어요. 친구는 자신은 포기해 버린것이 아니냐고 말했어요.  그 순간 솔직히 욱했습니다.
나는 그럼 무엇일까. 
친구는 다 진로를 정하고 앞으로정진하는 일편, 자신은 그저 지금의 자신을 잊지 않고자 살아갈 뿐인 하루살이 같은 날 벽 사이에 멈춘 자라 말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전 슬펐습니다.
왜 신은 이런 아름다운 가꾸지 않아도 예쁜 보석에게 시련을 주신 것인가. 진주는 고통을 받아간 조개의 눈물이라 하지요. 그러나 전 이해가 전혀 가지 않았지요. 왜 고통  받은 자가 나중에 가서야 빛나야 하는 것인가? 지금도 이해는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넘어가 버리니 돌아가도록 하지요.
저는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자신은 움직이지 못하는 인형일 뿐이라고.
정말 예쁜 허물이지요.
하지만 그 순간 전 정말 자신이 그렇게 느껴졌지요.
그리고 오랫동안 너와 알아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천천히여도 된다고 
지금은 쉬고 가고 된다고
넌 쉬고가는 순간이 그저 빨리 왔을 뿐이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또 말했습니다.
벽을 넘는다는 것은 단지 부셔버린 것만이 아닌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준다는 방법도 있다고.
그것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이지요.
여러 아름다운 추억들로, 모두가 웃고 울고 즐겼던 모든 것을 담아서 벽을 꾸며서 자연히 그 벽이 우리가 넘어가도록 문을 만들어 주도록 
그 만큼의 아름다운 벽화를 서로 그려주자고 말이죠.
친구는 그 말이 정말 기쁜 것 같았어요.
그녀의 답에 분홍빛이 일렁이고 있었거든요.
저는 그림을 그리는데 힘이 많이 들거라고 했지요.
그러니 지금은 많이 쉬고 힘을 보충해 그 다음에 힘껏 그려보자고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눈물이 흘러도 콧물이 손에 닿을랑 말랑 했어도
밑에 집에서 시끄럽다고 말을 듣는다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친구와의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웃었습니다. 이제껏 지어보이지 않았던 활짝 웃음을 한없이 짓었습니다.
친구는 그 말에 진정을 한 듯 했습니다.
그렇게 저와 친구의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로 친구가 보면 막 뭐라 하겠지만, 벌써 쓰고 올렸으니 상관없지요.ㅎㅅㅎ
저는 자신의 아픔에 도망친다 해도 그것을 넘어갈 의지만 있으면 천천히 진전해 감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저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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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당신은 느리게 걸음마를 뗐다.
아장거리는 발걸음에 내가 속도를 맞췄다.
내 안절부절한 낑낑거림에 당신이 웃었다.
나는 색을 거의 구별하지 못했지만 당신의 눈빛은 기억한다. 그건 초록이었다. 내 세상의 전부였다.
느리게 걷던 당신은 빠르게 자랐다.
여전히 내 세상은 느리고 느렸지만, 당신은 볼때마다 커지고있었다. 나보다 작았던 당신은 어느새 날 들어올릴정도로 커졌다.
그래도 여전히 달리기는 내가 더 빨랐다.
빠르게 자란 당신은 몇년간이나 소식이 없어졌다.
다른 모든이들처럼 몇년이나 '밖'의 세상으로 갔다가 되돌아 왔다. 그리고 이젠 더이상 내 울음소리에 웃지않는다. 그래도 괜찮다. 내가 대신 웃을테니까.
가끔은 당신이 날 잊은게 아닌가 궁금했었다.
하지만 그럴리 없겠지. 어린날처럼 당신은 내 머리를 쓰다듬고. 집안 곳곳에서 당신의 냄새가 난다.
나는 이제 당신보다 빨리 뛰지 못한다. 당신은 내옆에서 목줄을 쥐고 나에게 속도를 맞춘다.
그러니.....이제 조금만 더 천천히 걷자.
부디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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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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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시간은
내 심장을
옥죄어 돌아간다.
나를 감싸듯 덮는 부드러운 장막에
돌연 짓궃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스러지듯 허물어지는 장막 사이로
네 옆모습이 드러나보였다.
시간이 휘감아 굽이굽이
너에게로 돌아간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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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한계란 타인이 그어놓은 기준일까
내가 정해놓은 기준일까. 
전자를 넘어섰지만 이젠 그 한계가 점점 다가오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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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내가 힘들다고, 타인의 불행을 보며, 위로 받는 것은, 
지나치게 잔인하고 반인륜적이라고. 
차라리, 무작정 힘들어 하자, 솔직하게 말이다 라고 생각했다.

'타인의 고난을, 나의 떡밥으로 쓸 수는 없다' 는 입장은 
일종의 자존심이자, 원칙이고 고집이었다.

그러다가,  Buddha 가 그에 대한 supporting statement 를 남긴 것을 보고, 
그래, 내가 맞구나, 맞아.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몇 번을 바닥을 치고, 
별 자존심도 고집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을 즈음,  
세상에는 나 보다 더 힘든 生의 조건에 주어진 사람도 있다는 것을 
가까이 느끼게 되었다. 

어떻게, 불가항력적으로 그렇게 그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피할 수 없는 방식으로.

그들은 "매우" 아프다. 
내 이야기를 꺼내놓기가 민망할 정도로, 
그렇게 "매우" 힘든 인생을 거쳐왔단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대화 하는 내내, 
"대단하시네요..." 라는 말만 연속적으로 반복할 뿐이었다. 
그들은, 하버드를 나온 것도 아니고, 대통령 보좌관도 아니고, 어떤 정책을 내놓은 것도 아니고, 
적군을 물리친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그 말 밖에 달 리 할 말이 없었다. 
반성의 의미로,

군소리 말고, 열심히 살자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쿨하다' 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성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많은 혜택을 받았다. 
나 보다 더 많이 받은 놈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전쟁 때문에,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었던...
70세가 되어서야 초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던...
할머님들의 염원까지 모두 살아내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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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3

* Generalization 
- 내마음대로 타인의 고통 패턴 찾기
1 가족에 대한 기대와 부담: 애도/사과의 시간을 갖거나, 마음 털어 놓은 것을 못한다. 엄마가 딸들의 고통에 공감해주지않는 것에 딸들은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어머니, 아버지, 아내, 남편의 역할에 대해 힘들어 한다.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들러붙는 것을 싫어한다.
2  자기 계발: 자기 자신이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 무엇에서 힘과 원동력, 에너지를 얻는지 잘 모르고, 따라서 자기에게 힘이되어주는 원동력과 접속하지 못한다.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명확히 파악하지 못하며, 그걸 개발해 본 적도 없고, 개발 계획도 구체적이지 않다.  독창성, 아이디어개발, 깨어있는 의식 등에 관심이 많이 있지만, 정작 그것을 구현할 그라운드를 갖지 못고, 주변 사람들의 기대, 가족안에서의 역할, 신체적 한계 등등에 제약을 받는다.
3 온전함/관계설정: 명문대를 나와야 자기 가치가 생기고, 사람들에게 인기가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방을 잘 대우해줘서 인격적 존중과 따듯하고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 퍼지티브 싸이클을 만들어서 하기 보다는, 자기 프로필을 올려 놓고, 상대방에게 함부로 하다가 관계가 나쁘게 끝나고 증오로 끝난다. 아이러니 한 것은, 프로필 올리고 스펙만드느라고, 정작 친구 사귀고 관계 형성하는 데 시간을 마련하지 못해 고립된다. 인정받으려고 스펙을 올리려고 총력을 기울이다가, 결과적으로 그것 때문에 인정을 못받는 것이다. 스펙이 올라가거나 돈이 많아지면 사랑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착각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reading 부족. 리더쉽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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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길이 캄캄했다. 점점 심해지는 배앓이가 아침에 뾰족이 가다듬었던 것들을 엉망으로 흐트러트렸다. 집에 가려면 아직 오백 걸음이나 남았는데. 노인처럼 허리를 숙이다 결국 주저앉는다.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둠 위로 노랗게 번지는 가로등 불빛만이 나를 알았다. 육지에서도 바다 위처럼 한없이 침잠하는 나를.
 이마와 땅이 가까워지면 그것들이 다시 떠오른다. 스쳐 지나간 것들. 탈이 난 배를 쓰다듬는 엄마의 손과 술에 절어 나를 걷어차던 아빠의 발. 어린 기억을 고백하며 다시 더듬어야 했던 마른 흉터. 수치로 발갛게 부어오른 나를 끌어안았던 후배의 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문을 안줏거리로 씹어대던 이들. 관망하던 눈들. 가을이 다 되도록 울던 매미. 학사에 휴학 신청서를 밀어 넣고 도망쳤던 날, 진탕 취한 채 찾아와 형이랑 자고 싶어요, 울면서 매달리던 후배. 모진 마음을 먹고도 무너진 것은 때린 네 뺨이 데일 것처럼 뜨거워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이 너무 엉망이어서.
 창이 반 토막 난 단칸방. 닳디 단 이불. 처음으로 벗겼던 타인의 옷. 하얗게 드러나는 맨살에 혼곤해지던 정신. 입을 맞추다가도 몸을 떨게 했던 안을 헤집는 낯선 감촉. 하얗게 물드는 손끝. 솜털 사이사이 숨결이 밸 만큼 가까이, 서로의 체온을 포갠 채 이대로 죽었으면 좋겠다고 속삭이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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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잠이 오지 않던 날이었다. 무언가가 내 가슴을 움켜쥐는 이 답답함에 침대 위에서 몇번이나 이 몸을 뒤집은지 모를정도로 꽤나 괴로운 밤이었다. 추운 겨울임에도 나를 감싸고 있는 모든게 하나같이 불쾌했다. 이불을 발로차고 옷을 찢어내 바닥으로 던졌다. 그럼에도 오히려 숨은 더 거칠어지고 답답함이 내 목을 조여왔다.  손으로 내 목을 꽉 움켜잡고 손톱이 피부에 박혀 피가 날 정도로 죄였다. 미칠듯이 괴로웠지만 내 피부라도 벗겨내야 왠지 이 답답함이 그칠것만 같았다. ' 울컥 ' 조금 상처가 깊이 파였는지 손을 타고 피가 흘러내렸다. 어두컴컴한 방은 내 거친 숨소리와 비릿한 피냄새로 가득차버렸다. 애써 숨을 고르고 휴지를 가득 풀어 상처에 올리고 꾹 눌러 지혈을 하며 방문을 열었다. 땀이 흘러 내 턱 끝에 맺혔다. 비틀거리며 내 발걸음은 부엌으로 향했다. 물을 컵에 따라 힘겹게 들이키고는 의자에 풀썩 주저앉았다. 피는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숨을 쉴때마다 상처가 벌어지는듯 통증이 내 감각을 때렸다. 숨쉬는것 조차 괴로워 헐떡거리면서 이 고통과 피의 향이 내 흥분된 감정은 잠재워주는 듯 했다.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세발짝 정도 걸었을까, 그 자리에서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숨소리가 다시 거칠어졌다. 크게 숨을 내쉴때마다 상처가 다시 벌어지면서 피가 주륵 흐르고 있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린건지 어지러웠다. 부엌을 향해 걸어온 복도를 보니 방에서부터 내 피는 흘러 길을 만들어놨다. 기어가듯 힘이 빠진 몸을 끌고 내 방까지 왔다. 숨쉬기가 더 힘들어졌다. 피가 흥건히 묻은 손으로 침대시트를 짚고 침대위로 올라가 자리에 몸을 누웠다. 핏자국을 씻어내려면 고생 좀 하겠다는 시덥잖은 농담을 스스로 뱉어내며 통증과, 피비린내와 함께 눈을 감았다. 내 답답함은 그저 자고싶어하는 내 욕심이었던 것 같다. 그저 오래도록 자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여전히 뜨거운 피가 흘러 시트를 흥건하게 적셔지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더 이상 흐르는 피를 멈추게 하고 싶진 않았다. 난 이렇게 자유로이 흘러가지 못하게 무엇인가 나를 옭아매어냈을 때의 답답함을 안다. 사회와 타인의 시선에 가두어져 내 꿈을 못 흘러내게 했을때의 고통을 난 안다. 그래서 내 몸에서 빠져나가려 힘쓰는 이 혈액의 흐름을 막을 생각따위 없었다. 


그저 난 이제 모든일에 손을 떼고 푹 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