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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 <Tuân Nguyễn Minh / Unsplash>

초대


18이 아니라

16이야.


점심 먹으러와.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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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rs # 18

내 님아
내 님아
둥글고 둥근 내 님아
어둡고 검은 하늘을 오로라처럼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내 님아,
푸르고 하얀 하늘을 새 처럼 영유하는
내 님아,
누렇고 누런 갈대밭을 바람 처럼 휘젓는
내 님아,
그대의 눈망울을 볼 수 있다면,
힘든 현실도 잊을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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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rs #19

사랑해  
죽는날까지
두려워마. 
어차피 언젠간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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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

- 홍수 18


달무리 슬쩍 들춰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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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너는 나를 감싸주는 가장 따뜻한 온도 36℃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세상과 등돌리고 끝을 보려할때 넌 나를 항상 다 안다는 듯이..괜찮다고..안아주었지..
추운 겨울 차가운 손을 녹이려 호호 입김불며 오들오들 떨고있을 때 그때도 넌 내 손을 꼭 집아주며 괜찮다고 시린 내 손을 녹여주었지..
따뜻한 온기를 항상 서로 나누곤 했었는데..
이제 철지나 날아가버린 철새같구나..
너는 이제 나에겐 차가운 온도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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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가제:금성에도 평화가 있나요?) #1

1. 윤 평화 (18세, 여자) : 부모님 맞벌이로 혼자 서울로 자취하러 온 고등학생.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것 보면 잘사는 집안이지만, 정작 자신은 경제적인 것을 제외하곤 그 어떤 것도 남의 집안보다 턱없이 부족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외동 인생 주제에 혼자가 편한 나날을 꿈꿨으나, 막상 잘 안되는 것이 분해 괜히 옆집 이웃에게 핑계를 돌린다. 어른스러운 척 쿨한 척 보이다가도 사실은 마음이 여리다는 이 시대의 대표 미성년자.
2. 금 성 (28세, 남자) : 직장생활 3년차, 괜찮은 잡지회사에서 영업부에 종사하고 있다. 그저 그런 삶에 굴곡 없이 적당히 힘들어 하고 노력해서 살아온 결과, 여지껏 여자 친구도 사람 친구도 없이 혼자 남아 버렸다. 다행히 혼술과 혼밥이 유행인 요즘, 유행 따라간답시고 당당히 혼자 점심 먹는 인간이 되었으나, 저녁만 되면 늘 허전한 마음은 꾸준하다. 게다가 어느 날 부턴가 옆집 꼬맹이가 신경 쓰이기까지 하면서 잔잔한 호수같은 제 인생에 작지 않은 물결이 이는 것 같다고 느낀다. 물론 로리타 콤플렉스라던가 어린여자나 미자를 좋아하는 그런 쓰레기는 아니다. 그냥 조금은 어딘가 평화가 나와 약간 닮아 보일 뿐.
3. 그 이외 : 평화의 부모님, 달님, 치킨집 배달부님, 냉면집 배달부님 등등
4. 소개: 서울 소재 고등학교를 다니고자 혼자 자취하는 고등학생 윤평화와 3년차 영업부 직딩 금성은 어느 날부터 약속 없이 매일 밤 9시 30분만 되면 집 앞 베란다에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가 없으면 음식을 나누고, 그 것마저 없으면 말 없이 풍경만 감상하다 12시가 되면 각자 집으로 들어가 버린다. 
이름과 나이 밖에 알지 못하는 사이 주제에 제 부모도 모르는 이야기들도 나누곤 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삭막한 사회에서 어린 왕자 속 B612 마냥 동떨어져 있다가도 서울 주변은 다 보인다는 우주 오피스텔. 
로맨스를 키우기엔 서로가 귀찮아 하는 이 시점에서 둘은 세상에 치인 상처들을 나누고 치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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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야기

운전을 하다가 눈에 익은 사람을 만났다. 버스정류장에 서있던 그 사람을 꼭 만나야 했었다. 긴머리에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하염없이 달만 쳐다보는 18살, 나는 짧은 머리에 헬멧을 쓰고 양화대교를 건너기 직전 신호를 받던 23살. 그날 난 18살의 나와 대면했다. 

바이크는 정류장 한켠에 세워두곤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그의 손을 잡았다. 
"잡았다."
나는 그당시 내가 만들었던 나만의 미소로 그를 반겼다. 그 미소는 사실 그 아이에게 더 잘어울린다. 그 미소를 직접 만나고 싶어서 지었던 것이다. 물론 미소보단 우울한 표정과 당황한 표정을 볼 수 있었고, 곧 이어 그 아이의 울음이 터져나왔다. 이해한다. 이해 할 수 밖에 없다. 내가 꼭 만나야만 하는 사람이기에. 
너는 참 힘들었구나, 너는 참 우울 했구나, 너는 참 위로가 필요 했구나. 그 말을 담아 안고 달래주었다. 
"그거 알아? 나는 참 짧은 머리가 잘 어울려. 나도 요근래 알았어. 그리고 난 사람을 잘 그려 나 코딩도 잘 한다? 옷도 잘 입고 다니고, 좋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났어." 널 보니까 이런 이야기만 나온다. 대학은 거기 말고 여기부터 준비해라, 책 많이 읽고 영화는 이런쪽의 영화를 많이 봐라, 영어공부 해라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거 아닐까 싶었는데 그 표정에선 이런 이야기 밖에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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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곡 다이내믹스 발기문 3차 수정판

  오늘날 인류는 상당한 수준의 기술 진보로 인하여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무어의 법칙에 의해 기술 수준은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하는데 반해, 인간의 지적 진보는 생물학적 한계에 의해 제한되어 있다. 이로 인해, 인류는 기술적 도전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기술적 특이점, 즉, Singularity 를 지나면 인간의 직관은 기술에 완전히 역전당하는 시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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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는 날

12월 18일은 그를 사랑하는 날 12월 19일은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 12월 20일은 다시 그를 사랑하는 날
애초에 일정은 3달 전 부터 이렇게 계획되어 있었다.
자그마한 극단에 자그마한 스튜디오에 이렇게 사랑하지 않아야 하는 수 많은 날들이 놓여있다는게 가끔은 애처롭다. 루벤은 항상 저자리에 펜을 물고 대사를 읊는다. 나 마리아는 루벤을 보며 대사를 잊는다. 마리아는 루벤을 사랑하고, 나도 루벤을 사랑한다. 
루벤과 마리아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지만 나와 그는 그럴 수 없다. 이렇게 사랑하지 않는 날이 계획적으로 짜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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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 아내가 알아야 할 97가지.

라는 글이 문득 생각나서 노트를 찾아보니 있어서 공유.
1. 딱 떨어지는 숫자는 2진수입니다.
2. 한 손으로 31까지 셀 수 있음
3. 만능이 아님
4. "컴퓨터"를 잘 하는게 아님
5. 프로그래머라고 Office 시리즈에 정통한 것이 아님
6. 아, 그 작업은 사무쪽 누님이 잘하실 겁니다.
7. 가나 입력으로 변환한 다음에는 반드시 로마자 입력으로 돌려놓을 것
8. 프로그램의 쓰레기 수집은 잘 하지만 자기 방의 쓰레기 수집은 잘 못함
9. 멀티스레드 처리 작성은 할 수 있지만 멀티스레드 처리는 못함
10. Amazon 에서 사는 건 기술서이므로, 딱히 포장물 내용을 확인할 필요는 없음
11. 쌓아놓은 책은 스택이므로 순번을 바꾸지 말것
12. 오라일리 책은 「같은 책」이 아님
13. 표지에 동물만 그려져 있는 책만 꽂혀있어도 그건 동물도감이 아님
14. 프로그래밍을 안하는 날도 있음
15. 프로그래밍 언어나 에디터에 대한 집착이 사라진다면 깨달음을 얻었거나 완전연소했거나 둘 중 하나
16. 언어로 바람피우는 것과 인생의 바람피우기는 다른 것
17. 「자식을 죽인다」는 말에 놀라지 말 것
18. 일 관계로 전화를 할 때, 자식이 죽지 않으면 부모를 죽여버리라는 대화를 들어도 놀라지 말것
19. 라이브러리라는 것은 도서관을 말하는 게 아님
20. 「사이드 이펙트(부작용)」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 아님
21. 특히 「다이아몬드 상속」은 유산상속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님
22. 괜히 보석 이름 같은 것을 중얼거려도 보석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아님
23. 루비와 펄 중에 뭐가 좋아? 라고 물어보면, 싱긋 웃으면서 펄이라고 대답할 것
24. 「조금만 더하면」「거의 끝났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당분간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
25. 갑자기 혼잣말을 하기 시작해도 정신이 이상해진 것이 아님
26. PC 를 보고 있는 남편에게 말을 걸어도 되는 타이밍인지 아닌지 외견으로 판단하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좋음
27. 23-24시 정도가 가장 활발함
28. HP 는 항상 0에 수렴함
29. 회사와 집의 구별이 그다지 없고, PC 앞에 있는가 없는가의 구별 밖에 없음
30. 스스로가 정보수집과 오락의 경계선을 이해하지 못함
31. 몬스터헌터는 업무
32. 애니메이션 보는 것은 업무
33.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인터넷을 하는 것 뿐임
34. 주말에도 스터디에 간다고 하는 것은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증거, 가사가 싫어서 그러는 게 아님
35. 한밤에 긴급전화가 왔다면, 다음날부터의 예정은 캔슬이라고 생각합시다
36. 밤중에 갑자기 사라져도 그냥 장애 대응하러 간 것임
37. 오전중에 돌아오는 일이 많아져도 바람피우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말것
38. 주말에만 사복으로 「출근」했다고 바람피우는 것이라고 의심하지 말 것
39. 결혼식장에서 신랑이 사라져도 당황하지 말것. 고객이 호출한 것 뿐임
40. 정시퇴근은 도시전설
41. 「귀가한다」「귀가할 수 있다」라는 말은 별 도움이 안됨
42. 10일 정도 돌아오지 않아도 당황하지 말 것
43. 감금같은 걸 당해도 빚이 있어서 그러거나 한 게 아님
44. 가끔씩 일찍 돌아와도 잘렸을 걱정은 하지 말 것
45. 여름 휴가 언제야? 라고 묻지 말 것
46. Twitter 의 post 빈도 감소나 내용에서 상대가 얼마나 바쁜지 추측해서 위로할 것
47. 화재나 행진같은 것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을 것
48. 남편 급여의 직능급과 기본급과 잔업수당의 비율
49. 노동기준법
50. OA 기기라고 적힌 우편물은 절대로 OA 기기가 아님
51. PC 나 휴대폰, iphone 에 패스워드 락이 걸려있는 것은 보안대책을 위해서. 바람을 핀다거나 야한 것을 숨기고 있는게 아니랍니다( ^ω^)
52. 컴퓨터는 이미 집에 있잖아, 라고 하지 마시길. 당신이 갖고 있는 구두나 가방과 같은 것입니다.
53. 한밤중에 컴퓨터로 동영상을 보면서 싱글거리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 Apple 의 신제품 발표이므로 신용카드를 몰수하는 것이 좋음
54.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이 있는 다음날 아침에 갑자기 개최되는 가족회의에서 제출하는 안건에 대하여 「다른 집은 다른 집이고 우리 집은 우리 집이야!」라고 기각할 것
55. 뭐가 뭔지 알수 없는 T 셔츠를 남편이 계속 가져와도 적당히 버리거나 하지 말 것
56. 컴퓨터 책상에 놓여있는 피겨나 프라모델은 버리지 말 것
57. 그것은 잡동사니도 부서진 물건도 아님
58. 키넥트를 사려고 하는 것은 유저 인터페이스 연구 때문에
59. 러브 플러스를 하는 것은 유저 인터페이스 연구 때문에
60. 사용자 경험(UX)인지 뭔지 하는 주제에 CUI 를 좋아함
61. LCD 가 달려있는 작고 비슷하게 생긴 기계를 잔뜩 갖고 있어도 전부 다른 물건이며 각자 의미가 있습니다
62. 동작검증을 하기 위해서는 신제품이 필요하며, 그것은 Amazon 에서 배달됨
63. 옥션 사용방법을 숙지하고, 남편이 사온 장난감을 팔아치워 용돈으로 씁시다
64. 생일 선물은 원하는 물건을 미리 말해두지 않으면 신제품 디지털 가전(Gadjet)을 받게 됨
65. 깜짝 선물을 준비하고 싶다면 남편의 Amazon 위시 리스트를 조사함
66. iPhone 앱, Android 앱, Web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뭐가 뭔지 몰라도 상냥하게 대답해줄 것
67. 쓸데없이 하이텐션으로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일 때에는 단순히 흥미 깊은 기술이 나와서 텐션이 높아진 것 뿐이므로, "잘 모르겠지만, 대단하다는 건 알겠다"라고 대답해주세요
68. 갑자기 이상한 어휘가 늘었다면 니코니코 동화같은 데애서 유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추측하시길
69. 남편의 HN 과 본명을 이어보려고 해서는 안됨
     남편의 블로그의 과거로그를 음독해서는 안됨 
     남편의 HN 으로 검색해서 흑역사를 알아서는 안됨
70. 「우리 마누라가…」라고 했을 때, 그것은 프로그래머 사이에서 통용되는 전문용어입니다. 당신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71. 오타쿠라고 하면 필요 이상으로 싫어하지만, 긱(Geek)이라고 말하면 기뻐합니다
72. 침울해하고 있을 때는 「컴퓨터를 조작해서 ○○할 때 마우스를 쓰지 않고 키보드만으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해?」라고 물으면 기뻐하면서 가르쳐 줄 것입니다
73. 「시뮬레이션」이라고 말하면 혼나므로 주의할 것
74. 이상, 이하, 미만, 보다 위, 보다 아래를 대충 섞어쓰면 기분이 나빠짐
75. 프로그래머는 「절대로」「뭔가 이상해졌어」「아무것도 안했어」같은 말에 과잉으로 반응합니다. 홧병, 쇼크사, 자살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이런 말을 사용할 때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76. 부부싸움할 때 최대의 무기는 화이트 보드
77. 어쩌다 아내의 방식에 불만을 표시하면 「그건 사양(仕様)이예요」라고 대답함
78. 남편이 이건 사양이라고 말하면 그 사양은 변경되었습니다 라고 대답할 것
79. 싸워서 꼭지가 돌아버렸을 때에는, 네트워크 회선을 끊어버리는 것이 가장 손쉽고 효과적으로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80. 가능하면 아내와의 대화를 자동화시키고 싶어 함
81. 아내에게는 사양 변경이 붙는 법
82. 홈 서버를 가리키면서 쓰지도 않는데 왜 항상 전원이 켜져 있는 거야 라고 묻지 말 것
83. 연락수단은 전화
84. Google Calender 에서 상대의 스터디 스케쥴을 파악할 것
85. 집안 예정은 남편이 지정한 그룹웨어로 공유할 것. 구두(口頭)로의 통지만으로는 위험
86. 남편이 해야할 것은 데스마치(죽음의 행진)이 아닌 여유가 있을 때 기억시켜두지 않으면 답이 없음
87. 가정 내의 중요한 스케쥴을 끼워넣고 싶을 때에는 마감 근처의 주말은 피합시다. 어차피 집에 못 돌아옵니다
88. 남편이 전문분야인 화제에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
89. 친구 관계의 잡담을 할 때에는 상관관계도를 그려주면 이해가 빨라집니다
90. 단순히 이야기를 들어주기 바랄 때에서는 그렇게 명시할 것
91. 동의해주기 바랄 때에 분석되어 정론을 들어도 화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92. 요건은 항목별로 적어서 전하지 않으면 프로그래머 스스로가 버그를 냄
93. 밤생활이 불만이면 Redbull 을 내밀어봄
94. 정기적으로 자식들에게 이게 아빠야 하면서 사진을 보여주세요
95. 남편이 「프로그래머의 아내가 알아야 할 97가지」같은 걸 트윗해도 신경쓰지 말 것
96. 읽어보라고 한 97가지의 절반 이상이 뭔 소리인지 몰라도 어쩔 수 없음
97.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내를 사랑함. 하지만「쪽팔려서 말 못해」라고 생각해서 말로 표현하지 않을뿐.
출처: http://d.hatena.ne.jp/tt_clown/20101218/1292609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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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다리

미안해라는 말 밖에 못하는 모진 주인을 만나 고생만 했구나. 집에 돌아오면 누워있다가도 일어나 내게 오는 널 보고 너는 내 편이구나라고 안심했다. 
다른 아이들보다 영리하고 예쁜 내 또 다른 가족. 
비록 산책도 못 해주고 따듯하게 끌어안고 쓰다듬어 준 적은 적지만 널 많이 아꼈다.
아침 바람을 맞으며 날 배웅하던 너도,
작은 소리에도 나인가 돌아보던 너도,
가끔가다 챙겨주는 간식을 먹던 너도,
다 이제는 볼 수 없지만.
너가 걸어갈 길만은 편안하길 바라는 내 맘을 알아줘
마지막 호의를 두른 이기적인 마음일지라도 알아줘
후에 세상의 마지막에 날 맞이하러 나온다면
나도 그 때는 마음껏 안고 쓰다듬어 줄께.
오색빛이 찬란한 그 길 위에서 그 끝에서 기다려줘
적어도 이 못난 주인에게 따끔한 한마디 해줘야지라는 생각이라도 가지고.
그 찰나의 시간 동안 고마웠어.
미안하고 사랑해.
너는 꼭 다음에 좋은 주인 만날꺼야.
많이 사랑해.
예쁜 털도 초롱한 눈도 까만 코도 기억해.
잊지 않을께.
편안하길 빌어볼께
-기억 속 '몽실이'와 18.1.14 '흰둥이'를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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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낼 수 없던 편지

22살에 내가 17살의 너에게.
안녕, 잘 지내니? 날씨가 오락가락해. 감기조심해, 준아. 아, 이런 흔한 말로 안부를 묻는 날 용서해. 

나는 잘 지내고 있어. 추워진 날씨에 니가 좋아한다던 베이지 색 가디건을 여민 채, 그렇게 지내고있어.
너와 나는 중학교 2학년 어린 나이에 만났어. 그것도 인터넷 소설 카페에서 말이야, 기억나니? 너는 카페에 몇 없는 남자였고 나는 카페에 흔한 여자였어. 사실 그때 그 카페, 잘 기억나지 않아. 그런데도 흐릿한 기억 속에서 너와 함께 떠들고 연락하던 그 떨림이 아직 잊혀지지 않아. 
비록 우린 온라인에서 맺어진 인연이었지만 친구로 1년, 연인으론 1년 남짓한 세월을 함께했어. 참 우스웠지? 온라인에서 어떻게 우린 애정을 속삭였을까.
당연한 수순이지만 우린 헤어졌어. 얼굴 한번 못 본채, 그저 문자와 전화로 그것도 요금이 떨어지면 네이트온으로 밖에 연락할 수 없었던 우리가, 참으로 애틋하게 서롤 보냈잖아. 지금 생각하면 오글거렸지만 서로를 위해 헤어지자고, 그렇게 끝이났잖아.
난 우리가 완전히 연락할 수 없다는게 무슨 의민지 몰랐어. 막상 하염없이 시간이 지나보니 갑자기 무언가 와닿았어. 동시에 왤까, 미친듯이 니가 보고싶단 생각이 들었어, 나는. 
18살 겨울, 난 아직도 기억나. 나는 카톡에 뜨는 낯익은 니 이름에 한 사나흘을 망설이다 먼저 연락을 했어. 우린 다시 연락만 하는 사이가 됐고 나는 홀린듯 니게 매달렸지만 넌 거절했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했는데 너한테 두어번 차이니깐 연락하지 못했어. 너 역시 두어번은 형식적으로 연락을 해줬지만 그 다음은 없었고. 사실은 이후에도 연락하려했지만 그럴 수 없었어. 너 여자친구 생겼잖아. 
그래, 좋은 대학에 좋은 여자친구가 생겨버렸으니 내 자린 당연하게도 없지. 웃긴다, 그치. 얼굴 한번 본적 없는 우리가 너의 체온도 모르는 내가 널 이토록 아끼고 그리워하니. 
지금 나도 대학교 다녀. 너보다 좋은 학굔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고 있어. 나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잖아, 기억나? 
나 있지, 비록 작은 신생 사이트지만 연재제의도 들어왔다? 있지, 준아. 너는 내 첫사랑이고 내 학창시절의 반절을 가진 사람이야. 고맙고 또 고마워. 이 말 꼭 해주고 싶었어. 잘 지내고 지금 여자친구랑 오래가.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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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지금으로부터 18년 전 수능이 끝난 이맘 때, 나는 스무살이 되어갈 무렵의 고3, 19살의 청소년이었다.
어릴적 대학로나 종로에서나 보았던 긴 머리 언니가 동그란 로고 안에 그려진 스타벅스를 지나가다 보았지만, 그 당시엔 프렌차이즈 커피숍이 떠오르기 직전의 상태였던지라 커피 매니아가 아닌 난, 테이블마다 전화기가 아직 놓아져있던 카페를 갔었다.
샤* 의 눈내리는 마을 같은데서 담뱃불에 지져진 구멍 뚫린 푹신한 쿠션의 쇼파 위에 반쯤 눕듯이 앉으며 크림 가득 올려진 비엔나 커피를 시킨 후, 어떻게든 학원을 땡땡이 치고 싶어했던 여고생이었다.
그러다 수능이 끝나고 대학생 언니 오빠들과 함께 신촌의 스타벅스를 가게 되었고...
그 당시에 밥값이 넘는 5천원짜리 달달한 푸라푸치노를 마시며 커피는 맛있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다 언젠가 신촌에서 김포로 가는 버스를 타려 하는데 이른 아침 7시 무렵이라 배가 너무 고팠었다.
뭐라도 간단히 먹어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돌아다니다,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던 스타벅스 쇼윈도에 붙여있는 전단지가 눈에 띄었다.
오전 중에 모닝세트를 판다며 오늘의 커피와 크림치즈 베이글을 할인한 가격에 판다고 했다.
그래서 끼니도 때우고 커피도 마실 겸, 주문해서 받은 다음, 김포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구수한 빵냄새와 커피 향에 이끌려 아직 온기가 식지 않은 베이글을 미니 크림치즈에 잔뜩 묻혀 한입 크게 베어물었다.
아 맛있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빵으로 뻑뻑해진 목구멍을 부드럽게 풀어줄 오늘의 커피를 한잔 마셔보니...
아! 쓰다!
깜짝 놀랄만큼 쓴 맛의 오늘의 커피...
버스 안이라 뱉고 싶었어도 뱉지도 못하고
겨우 꿀꺽 삼켰다.
그 오늘의 커피 덕분에 플레인 크림치즈를 바른 플레인 베이글조차 달달한 디저트를 먹게 만드는 느낌이었다.
나중에 이 쓰디 쓴 경험담을 친구에게 이야기 해보니 그 커피는 아메리카노라고 쉽게 생각하자면 블랙커피라고 한다.
그 당시엔 그 아메리카노가 한약같이 썼기에 다음에 또 먹을 일이 있을까 싶었으나
십몇년이 지난 지금 삼십대 중반이 된 나로서는
아침잠을 사계절 상관없이 깨워줄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다.
숙취에 시달린 다음 날도 텁텁하지 않은...
날카롭고 쓰디쓴 짜릿한 쓴맛이 가득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금방깨는 느낌이다.
다만, 요즘같이 입김이 모락모락나기 시작하는 늦가을에 접어들 때면...
아직 성인이 되기 전 이른 아침에 마셨던 쓴 오늘의 커피와 베이글을 들고 버스 시간에 늦을까봐 커피 안 쏟게 조심하면서 입김을 내뿜으며 정류장에 달려가는 내 십대의 마지막 모습이 어렴풋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