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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삶을 이어가는 대여정의 시작

http://vimeo.com/6017188




1호선 플랫폼에서 첫차가 출발한다


업무의 시작이자 반복적인 하루를 알리는 상징. 태평양에서 태풍이 올라와도 알람이 울리면 침대에서 일어나 문밖을 나서야 한다. 새벽까지 회식이 이어져도 업무시간에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 이것은 일 하는 사람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출근에는 다양한 표정이 있다.

첫 출근이라면 설렘과 긴장, 두려움의 감정이 함께한다. 마지막 출근길이라면 묘한 여운이 발걸음에 담겨 있다. 출근뿐 아니라 모든 일의 처음과 마지막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인생 전반을 차지하는 것은 반복적인 일상이다. 통상적인 출근은 교통수단을 이용해 어제 갔던 공간으로 가는 일이다. 

 

서울에서 출근 하는 사람은 평균 68분 정도가 출근에 소요된다.(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 하는 시간 평균 68분, 서울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시간 평균 56분 | 자료제공: 서울연구원) 한 시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어떤 사람은 버스 의자에 몸을 기대 다시 잠을 청한다. 스마트폰 게임을 한다.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기사를 확인하고 메일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며 영어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다.


당신은 왜 출근하십니까?


“왜 회사를 다니십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버럭 화내는 사람이 많을 것 이다. 한국은행은 2015년 6월 가계대출 잔액이 594조5000억 원 이라고 밝혔다. 질문에 돌아올 대답은 뻔하다.


“한 달에 내야할 빚만 얼마인지 아십니까?”


출근은 빚을 갚고 생활비를 마련하며 혹시 모를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생존이 걸린 선택이다. 이런 선택은 쉽게 권태감에 빠지게 한다. 우리를 적성이나, 하고 싶은 일 보다는 연봉에 맞춰 직업을 정하게 만든다. 기업은 높은 연봉을 통해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지만, 사실 월급은 구성원을 사무실로 출근하게 만드는 동기부여 정도밖에 주지 못 한다.


위대한 기업가나 창업가를 보면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큰 의미가 함께 따라온다. 반면에 구성원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지루하고 사소해보일 경우가 크다. 창업가와 결정권자는 기업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하는 일이 꼭 필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배경 없이 직원 스스로 일을 풀어나가길 기대한다면 무리한 요구다. 결정권자의 제일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자신 혹은 임원이 느끼는 비전과 목적의식을 모든 구성원이 이해하고 이루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대기업 임원들의 출근시간이 새벽 6시30분 인건 나름의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직원이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공유할 때 새로운 혁신 원동력이 발생 한다. 임원이 아닌 평범한 직급의 이상적인 출근 시간은 언제일까? 사실 우리 모두 답을 알고 있다. 출근시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대기업을 비롯해 대부분의 회사는 근무 시작 15분에서 30분 전까지 출근하는 것을 이상적 출근시간으로 보고 있다. 출근길에 생길 수 있는 예상 밖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업무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각이 예상되면 그 전에 상급자에게 전화로 상황을 알리는 것을 직장 예절로 여긴다. 업무가 밀린 월요일이나 연휴 다음날에는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 업무 준비를 먼저 하는 모습이 이상적이지만,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며 이런 행동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회사는 밝은 아침인사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빠른 출근은 머리로는 알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출근 후 해야 할 일도 마찬가지다. 메일 체크, 인트라넷 확인, 업무일지 작성, 회의 준비 등 할 일은 많지만, 간밤에 터진 연애뉴스들도 넘친다. 언론사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필코 기사를 클릭하게 만든다.


출근길 정체가 심한 올림픽대로


지옥철


출근길을 제일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교통체증과 대중교통의 혼잡도다. 차량의 혼잡도는 승차하고 있는 사람 수/정원(또는 바닥 면적 등에서의 환산 정원)으로 표현되는 수치로 허용된 공간에 모두 승차하는 것을 100%로 봤을 때 서울의 경우 버스는 94.5% 지하철은 140.5%라는 매우 높은 평균 혼잡도를 보이고 있다.(서울연구원 <서울시 출근자의 대중교통 행복지수 높이기> 정책리포트 자료 참고) 


우리나라의 도심 출근자 대중교통 행복점수는 71.3점이다. 반면 영국은 지역마다 96.6점에서 80.1점까지의 점수대를 분포하고 있다. 한국이 영국 정도의 대중교통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이것은 시민 삶의 질과 기업의 업무 효율성의 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긴 출근시간, 높은 혼잡도, 교통체증, 세 가지는 부동산 문제와 땔 수 없는 연관이 있다. 대다수의 기업은 도심 중심부에 밀집해 있다. 많은 사람은 부동산 가격이 조금이라도 낮은 외곽에 주택을 마련하고 어쩔 수 없이 도심으로 출근을 한다. 


부동산 가격 차이로 외곽에서 도심 중심으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출근 문제가 생겼다. 길고 질 낮은 출근환경은 개인의 노력으로 개선하기 힘들며, 삶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까지 끼친다. 집에서 직장까지의 거리가 10분가량 멀어지면 연간 출근시간도 3.5일 늘어난다. 가볍게 넘기기에는 버리는 시간이 많다. 그 시간을 가족과 휴가를 떠난다면 얼마나 소중할까? 에리카 샌도우 스웨덴 우메오대학 교수는 스웨덴 인구통계 자료를 근거로 통근시간이 45분 이상의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와 비교해 이혼율이 40%나 높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놨다. 출퇴근은 건강과도 관계가 깊다. 크리스틴 호에너 미국 워싱턴대 의대 교수는 2012년 미국 예방의학저널에서 출퇴근 거리가 길어질수록 신체활동과 심장혈관 적합도(CRF)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 했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사람은 운동 등 신체적 활동이나 친구와 교제할 수 있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불면, 우울증, 사회적 고립, 영양 섭취 등의 증상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라고 밝혔다. 당신이 이유 없이 우울하다면 긴 출근 시간이 원인이 가능성도 있다. 여러 전문가는 장거리 출퇴근을 극복하기 위해 긍정적인 사고와 꾸준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시간을 더 낼 수도 갑자기 연봉이 오를 가능성도 없는 상황에서 전문가의 이런 조언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반증이다. 제일 간편하고 확실한 해결법은 대다수 알고 있다. 회사 근처로 집을 옮기는 것이다. 혹은 회사가 당신의 집 근처로 이사를 오는 것이다. 확실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적은 해결방법이다.


2호선 신도림역에서 첫차를 기다리는 시민들


그럼에도 날이 밝으면 출근해야 하는 존재


불평은 여기까지다. 날이 밝으면 불만을 뒤로 한 채 문 밖을 나서야 한다. 출근은 미래를 위한 행동이며 동시에 당장 생존이 걸린 문제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013년 출퇴근의 행복상실의 가치를 분석한 적이 있다. 


“수도권에서 서울(강남기준)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이 강남거주자가 강남으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에 비해 동일한 통근 행복감을 느끼려면, 월 94만원의 급여를 더 받아야 동일한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라고 밝혔다. 노동시간과 노동 강도가 높은 한국에서 통근시간은 삶의 질과 행복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아쉽게도 한국교통연구원은 “수도권 통근 직장인이 희망하는 통근시간 42분은 현재 교통 체계에서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고 분석했다. ‘실현 불가능’ 인류의 역사는 불가능에 대한 도전의 기록이었다. 혼잡한 출근길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빅데이터를 이용해 혼잡한 시간대를 피해 출근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시는 2014년 시민의 교통카드 사용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대중교통 이용은 일주일 중 금요일이 1,207만 명으로 이용객이 가장 많았으며, 시간은 오전 8시 10분에서 20분이 가장 혼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정류장은 지하철은 강남(2호선), 고속터미널(3,7,9호선), 잠실(2,8호선), 서울역(1,4호선), 사당(2,4호선) 순이고 버스는 청량리역환승센터 3번 승강장, 미아 사거리역, 신논현역, 고속터미널, 서울역버스환승센터로 나왔다. 또 하차 승객이 가장 많은 지하철역은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분석됐다. 금요일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 준비를 하고 승객이 많은 정류장은 8시 10분에서 20분을 피해서 출근 경로를 선택하면 조금이나마 육체적으로 편한 출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어깨에 걸린 마음의 무게도 무겁다. 그렇다면 출근을 왜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보자. 남들의 시선, 돈, 명예를 빼버리고도 출근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가령 자신이 속한 분야에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다든지, 자신이 없으면 업무가 안 돌아갈 거 같거나, 자신을 기다리는 고객이 생각나거나 회사를 통해 이뤄야만 할 무엇인가 있다면 사무실로 향해 자신이 정한 목적에 집중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충분히 있다.


출근 화이팅!





  • 헛. 7주간의 씬디 역사 중 가장 장문의 글이네요!

    글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냥 제 현실이네요. 아마 대다수의 현실이고 글에 밝히신 것처럼 개인의 노력으론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

    조직간의 충분한 대화가 단순한 비전의 설파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상황과 처지를 이해하고 어루만지는 인간적인 소통이어야한다는 내용으로 이해했습니다. 매우 공감되고 배워야할 덕목인 것 같습니다.

    ---

    저도 글의 길이를 늘리며 여러가지 테스트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생각했던 것 만큼 아주 쾌적한 환경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별기능도 없지만) 몇가지 기능과 구성을 변경하고 보다 글쓰기 편한, 안정적인 에디터로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의견이나 불편하신 점 있으시면 편하게 던져주세요. 글이나 댓글이나 메일이나 편하신 방식으로요.

    메일 주소는 hah@codemakes.com 입니다.
  • 아 울여보가 이글보니 더욱 불쌍해지네요 ㅠㅠ
  • 이글은 거의 논문수준^^고퀄!
  • 오늘 출근길에, 문득 차라리 교통사고라도 나서 안가갔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게 한국인들의 삶이란 거죠. 써바이벌 탈출극.
어디서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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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들
1 2

다짐

예전에 인터넷기사를 하도 봐서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제는 안봐야지라고 다짐했었다.
특히 연예인 기사.
제일 시간아깝고 나한테 득이 될게 없다고 생각했고
거의 끊었다. 특히 인터넷 가십이랄찌 각종 sns들을 다 안했고 물론 친구도 없을뿐더러...
그러다보니 정말 인터넷으로 할게 별로 없어졌다. 그러다보니까 시간은 널럴해졌는데
딱히 할게 없어서 책도 좀 읽고 사람도 좀 만났다.
그게 좋은점도 있고 안좋은 점도 있다.
회사업무의 메신저나 메일은 아주 꼼꼼히 보는편이됐고,
그러다가 업무가 좀 없거나 널럴해지면
정말 할게 없더라.
공부도좀 해야하는데 마음이 마구 불타는데 
막상 앉으면 그런생각이 또 잘 안들고 내일해야지 주말에 해야지 그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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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일지

Q. 찌질하게 같은 사안에 대해 이야기가 늘어지고, 부연 설명이 길어질 때는? 
A. 방어적으로 일하게 될 때 = 책임 소재를 피하고 싶을 때 
♬ BGM: UV '쿨하지 못해 미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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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의 무게

01
아침부터 냇가에 나갔던 B는 점심 무렵 옷을 흠뻑 적신 채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무슨 재주로 잡았는지 양동이에는 이름 모를 작은 물고기 한 마리와 우렁이 서너 마리가 헤엄 중이었다. 우리 이걸로 뭐 해먹자. 손질할 줄 모르잖아. 라면에 넣으면 어때. 엄청 비릴걸. 아 그렇겠네. 양동이에 담긴 민물처럼 맑고 심심한 대화가 오간 뒤 B는 씻으러 샤워장에, 나는 양동이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02
민박집 뒷마당을 지나 시멘트와 흙이 섞인 길을 조금 걸어 올라가자 금방 시내가 나왔다. 내를 둘러싼 자갈밭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자각자각 소리를 냈다. 물 앞에 송그리고 앉아 우렁이 하나를 건져 손바닥에 올려보았다. 우렁이는 혓바닥 같은 몸을 날름 내밀었다가 내 살에 닿자마자 놀라서 쏙 들어가 버렸다. 어쩌면 물 밖의 환한 햇빛에 놀란 걸지도 모른다.
03
문득 내일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안도했다. 언제나 붐비고 졸음 가득했던 전철 안에서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한강은 출퇴근길의 짧은 위안이었다.
유리 벽 너머 멀리 넘실거리던 한강과 여기 부지런히 물결치는 작은 냇물. 둘 다 똑같은 강물인데, 내가 직접 보고 느끼고 있다는 것만 다르다. 
04
툭툭 털고 일어나 양동이를 쏟았다. 물고기는 얕은 곳에서 몇 번 첨벙거리다 이내 헤엄쳐 사라졌다. 정수리에 손을 올리자 따듯하게 데워진 한낮의 온도가 와 닿는다.
05
점심을 먹고 대청마루에 앉아 수박을 먹었다.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넘치는 과즙이 팔을 타고 팔꿈치까지 흘러 뚝뚝 떨어졌다. 한철인 수박은 달아서 배가 부른데도 계속 손이 갔다.
하얀 속살만 남은 껍질을 치우고 끈끈해진 팔을 닦는데 B가 눈썹을 찌푸린다. 머리 울려. 귀에 물 들어간 거 아냐? B는 아이처럼 무구한 표정을 하고 날 쳐다본다. 해답을 말해주길 기대하는 얼굴이었지만 나도 아는 게 별로 없다. 고개 기울이고 있어 봐. 이런다고 나오나? 더 들어가지는 않겠지. 드라이기로 말려 볼까. 아… 우리 드라이기 안 가져왔어.
06
길어지는 낮 시간만큼 생각도 늘어간다.
나는 이제 상관없는 사람이 되었다. 끝없는 결재 서류와 보고서, 업무 일지, 일을 위한 일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은, 복잡한 체계와 절차만 가득한 지겨운 페이퍼 워크, 떨어지면 얼른 채워야 했던 탕비실의 커피, 종이컵, 복사기의 인쇄용지. 그리고 막내야, 멍청아, 저 좋을 대로 버릇없이 부르던 무례한 목소리와도.
과연 이 안도는 언제까지 갈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무엇이든 한정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매일 알람이 아닌 햇살에 눈이 부셔 깨는 달콤한 아침도 곧 일상이 되고 습관이 될 것이다.
목 아프다, 그냥 누워 있을래. 내내 고개를 기울이고 있던 B는 내 허벅지를 베고 눕는다. 온전히 기댄 머리의 무게가 술렁이던 생각들을 누름돌처럼 지긋하게 눌렀다. 동그스름한 뒤통수에 손을 얹고 쓰다듬었다. 따듯한 물에 푹 잠긴 것 같은 안정감. 나에게 날을 세우거나 숨 막히게 짓누르지 않는 안전한 무게가 좋았다.
우리는 입버릇처럼 돈 많은 백수가 꿈이라고 이야기하고는 했었다. 맴맴, 매미가 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주위의 나무들이 산들거리며 소낙비 같은 소리를 냈다.
벅찬, 나에게는 너무나 벅찬 일상이었다.
3 0
Square

크흑

씬디에 갑자기 불법 광고가 올라오다니 거기에 태그까지 깨져서 올리다니...
1. 밥벌이는 힘들구나
2. 스마트한 업무처리는 더 힘들구나
를 배우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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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자와 구직자...그리고 잡담

나는 여지껏 일을 하면서 두군데의 직장에서
관리직이였다.
하나는 공장이고..
하나는 사무직이였는데..
내가 구인자가 되었을때 힘든점은..
"이 사람을 믿고 나와 손발을 맞출수 있을까..."
였다.
공장 구인자였을때..
난 일을 하면 효율적이면서 편하고 빠른 방법을 찾는편이다.
물론 일을 대충하진 않는다.
일을 하면서 항상 생각하는게 더 맞는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어찌하면 좀 더 편하고 빠르게 효율적으로 일할 것인가..
다른 방법이 또 있을것인가..
가끔 엉뚱한 생각이 나와서 성공했던 부분도 많았다.
그런데 주변 시선은 별로 좋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다.
"잔머리 굴리지 말고 해라"가 주된 안좋은 시선이였다.
나는 그게 왜 잔머리라고 하는지 이해 할수 없었다.
왜 효율적이며 빠르고 편한 방법을 찾는게 잔머리 굴리는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됐다.
물론 저 조건에 제대로된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는건 당연한 조건이였다.
저런 문제는 노가다(현장) 생활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그쪽 계통에 있던 사람들은 30~40년 생활에 찌들어 
뭔가 바꿔볼 생각 조차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냥 30년전에 하던 방법을 지금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몇몇가지들을 바꿔갈때마다 그 사람들은 놀라움과 칭찬을 하기커녕
쓸때 없는 짓이라며 핀박했다.
오히려 새로운 방법이 좋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난 그게 힘들었다.
똑같은 결과물이 나오는데..
좀 더 효율적이고 빠른데.. 그리고 편한데..
인정해주는 사람이 적었다.
그리고 그걸 인정해준 사람이 한 공장 사장님이셨다.
10명 안팍의 작은 공장이였지만
우리는 많은걸 만들어냈다.
물론 그쪽 계통이 신소재 쪽이라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도 있었지만..
같은 계통 공장들에게는 없는 경쟁력을..
우리는 가졌다..
그리고 초보자들도 쉽고 빠르게 익힐수 있는 것들도 만들었다.
직접 만들수 없는 제단기계들은 3천만원을 들여서 
기계제작자들과 상담과 연구를 통해서
결국 만들어냈다.
그 결과 생산속도는 40프로가 빨라졌다.
그리고 직관제단이라는 부분은 1개월만 배워도 할수있는
간단한 업무가 되버렸다.(그 전에는 최소 6개월을 배워야지..그리고 체력이 따라가줘야지만 할수 있는 일이였다.)
결국은 같은 계통 다른 공장들이 한달 2000헤베를 생산할때 우리는 6000헤베 이상을 생산했다.
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을 원했다.
실패하더라도 또 다른 시도를 해볼수 있는사람들..
그때 내 나이 26~27살이라.. 더 창의적이였을수도 있지만..
많은 면접을 보면서 별의 별 사람들이 다있었다.
온지 이틀만에 일하고 도망가는 사람.
5달을 넘게 가르쳐도 아직도 제대로 된 생산라인에 혼자 냅둘수 없는 사람.
나쁜사람만 있지 않았다.
오자마자 1개월만에 남들 2인분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느리지만 꼬박꼬박 차고 올라오는 사람.
불만은 많지만 일은 똑바로 하는사람.
그렇게 팀을 싹 갈아 엎으면서 수십명의 면접을 봤는데..
그러다보니 행동과 얼굴 말투 등을 보면 
사람의 성격이 아주 대충 파악되는 능력이 생겼다.
그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도 잘 활용하고있고....
판매직에 있을때도 마찬가지로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구직자일때..
일을 가려본적은 없다.
딱히 내가 일을 가리는거라면 
영업직이다. 
판매직도 하는데 이상하게 보험같은 영업직은 못하겠더라..
일만 가르쳐 주면 항상 열심히 했다.
기술을 가르쳐주면 밤마다 연습해 결국 내 것으로 만들었다..
인원이 부족하면 쉬지도 않고 일했다..
하지만 그걸 이용하는 나쁜 사람도 많았다.
돈을 띠어먹는사장도 있었고..
수당까진 안바래도 야간까지 일하면 수고했다라는 말 한마디가 없는 사장도 있었고..
쉬는날에 인력이 부족한 바람에 다른사람이 힘들까 아침에 출근해 기초적인걸 잡아두고 퇴근하면
나중엔 그게 당연하다는듯이 생각 하는 사장도 있었다.
그 사장님은 아직도 기억나는게 쉬는날 너무 피곤해 하루 푹 쉬었더니..
"ㅇㅇ이 요즘 게을러졌어~" 라더라...
난 쉬는날 일하는게 싫다.
쉬는날에 내가 일하는건 다른 직원들에게도 부담되는 일이다.(적어도 생각있는 사람이라면..)
내 쉬는날을 희생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가족과의 시간을 내가 방해 한거일지도 모른다.
이젠 젊지도 늙지도 않은 어중간한 나이에 얹혀
내 어깨위로 지나가는 세월들에게 기다리라고 말을 해도
점점 나이는 먹어가고..
취업은 점점 힘들어진다.
단군 이래 부모보다 더 못사는 최초의 세대란다.
20대 30대의 소득증가율과 월평균 가계지출이 최초로 -로 돌아섰다.
2003년 이후로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초란다.
N포 세대란다.
3포세대가 4포세대가 되고 그게 결국 N포세대가 되버렸다.
헬조선,지옥불반도,노오오오력,흙수저,금수저
별의 별 말도 다 생겼다.
그저 웃고만 있기엔 참 씁쓸한 단어들이다.
오늘도 뉴스에 나오더라..
사내결혼으로 아이를 가진 부부를 퇴사시킨단다.
사람이 미래라는 한 대기업은 
사람을 분리수거도 못하는 쓰레기로 취급중이다..
뭐 여기저기 둘러보면 이런 시대에 청년들을 위해..
발로 뛰는 대기업들도 있다...있긴...있다..
N포세대에 맞춰 30대인 나도
포기한게 많다....
씁쓸하지만...어쩌겠어..
현실인데..
이제 여기서 몸까지 아프면 
정말 한강물에 뛰는 수밖에 없다.
나도 탈조선을 하고 싶었다..
그 심한 인종차별을 감수하면서까지..
할수 있으면 하고 싶었다.
외국에서의 인종차별이나...
한국에서의 사람차별이나...
뭐 별 다를건 없다..
한국 사람들의 특징은
'금방 잊는다' 다.
분노하고 잊지 말자고 하고 바꿔가자고 하고선..
어느새 금붕어처럼 잊는다.
물론 나도 마찬가진데..
먹고 살려고 발버둥 치다보니 
그리 되더라...
라는 핑계같지도 않는 핑계를 늘어본다..
그래도 하나 잊지 않는다.
선거는 꼭 하자.
뽑을 놈이 없어도 무효표라도 던지자.
난 '무효표를 던질빠에야 그냥 안하는게 낫지'라고도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아니였다.
이래서 사람은 배우고 깨닫고 느껴야 한다.
다행인건지... 
당연한게 이제 시작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 20~30대에서 투표를 한다는 사람들
비율이 엄청나게 상승했다고 한다.
그 전에 일하던곳에선
투표날에 일을 시켰다.
대통령 선거 날이였는데.......
휴가도 못 쓰게하고 일하게 했다.
먹고 살기위해 별수 없이 일했다.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지..
사전투표라도 했어야 했는데..
설마 투표날 투표하러 가지도 못하게 할줄은...
군대에서도 느끼고 조금한 구멍가게에서 일하면서도 느꼈지만..
세상에는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두서 없는 이런 글을 쓰는 나부터
물건을 훔쳐가는 사람부터 
포장을 뜯어서 당당하게 먹고 가는 사람도 있고..
계산대에 줄서있는게 불만이라 물건을 다 던지고 그냥 나가는 사람도 있고..
가게 안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도 있고...(우린 식당도 아니고 그냥 물건 파는곳인데...)
1000원짜리 물건을 500원에 달라고 20분이 넘게 때쓰는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들도 많다.
젊은 사람들이 고생한다고 항상 간식을 사다 주시는분도 계시고..
힘들까봐 비타 음료 같은걸 가져다 주시는분..
야채를 사갔는데 너무 많이 만들었다며
반찬으로 먹으라고 주시는분들도..
그냥 존댓말만 써줘도 감사했다.
일상이 반말 듣는거라..
야, 어이 , 거기 , 안들려?, 얼마냐고.. , 아 왜 안되는데..?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도 들었다..
솔직히 거기서 일하는 동료들은
전부 손님에게 별 다른걸 원하지 않았다.
팁을 원하지도 않았다.
먹을걸 원하지도 않았다.
그냥 딱 사람 같은 대우만 바랬는데..
본인 아들 , 딸들에게도 저러나 싶다..
사회가 병들어가며..
사람들이 병들었다...
내 탓이 아닌것도 내 탓을 하고...
내 탓인걸 남탓하고..
본인들의 욕심만 채웠다.
조용히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생각한다..
"그냥 전쟁나서 핵폭탄이나 떨어졌으면..."
실제로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을
감히 생각해본다.
구인도 구직도 힘든 세상이다.
양쪽 입장에 전부 있어봐서
더더욱 실감한다.
게다가 백수가 되어보니
더더더더더더욱 실감한다.
공부 못했고 능력 없으면
개처럼 노예처럼 일해야 한다.
조만간에  난
기계도 아닌...
개처럼...노예처럼 일하러 갈 것이다.
하루에 15시간의 일이다.
쉬는시간도...밥먹는 시간도 부족하다. 앉아있는 시간은 밥먹는 시간 뿐이다.
아마 쉬는시간 밥먹는 시간을 다 합쳐서 15시간중 1시간쯤 될거 같다..
손님들 중에 정말 궁금해서인지... 월급을 물어보는 손님도 있다.
지나가면서 봐도 쉬는사람도 없고.. 낮이고 밤이고 일하고 있으니
궁금할법도 하겠지...
솔직히 말해준다 200번다고.
다들 농담하지 말라며 웃어 넘긴다.
진짠데..............
결국 난 쉴새 없이 움직이고
소리 지르고 
같은 일상의 반복을 하러 갈 것이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게 나의 과거가 나에게 보내는 답변이고...
그게 나의 최선이니까..
개라도 되서 책임질 사람이 있으니까
후회 하지 않는다.
조만간 또 이런 나의 투덜투덜
일기장을 쓸 시간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힘든 시간이 지나고 다시 찾아와 
웃으며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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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싸이월드를 구경하다가

오늘 회사에서 사람들이랑 밥먹고 놀다가
나 때는 교복이 이런게 유행이었어요~ 나 이랬어~ 이런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직딩1이 저 옛날 사진이에요 이러면서 어떤 사진을 보여줬어요.
싸이월드더라구요.??
보다가 보니까 나도 예전의 내가 구경하고 싶어져서
싸이월드 들어갔다가 .. 우연히 흘러나오는 bgm에 나의 20살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 bgm은 '첫느낌'이란 곡이었는데(랩)
내가 관심있었하던 같은과 학생이 싸이월드 배경음악으로 해놔서 좋아했던 음악이었어요.
혼자 들으면서 수줍었던 그때가 생각나면서 과거의 사진을 보다보니
업무엔 집중을 못하고 ㅋㅋ 추억에 잠겨선.. 혼자 캡쳐하고 ㅋㅋㅋ
한 2시간 가량을 구경하고 놀았네요 ㅋㅋ (월급루팡이 따로 없지만) 
그래서 야근중.......ㅋㅋㅋㅋㅋㅋㅋㅋ
[첫느낌이란건 아주 순수하단걸!
뜨거운 내 운명을 움켜 잡을 용기가 필요한걸 느껴!]

라임을 즐기며 흥을 느끼며 일했어요 ㅋㅋ
스므살의 내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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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관리 원더리스트

예전에 그러니까 대략 8~9년전에 todoist 라는웹서비스가 내 첫번째 태스크매니져였지. 스펠 확인하려고 검색해보니 지금도 여전히 서비스 중이고 훨씬 커지고 발전된 모습이네.
내가 기억하는 투두이스트(!)는 개인개발자가 Ajax(비동기 요청 처리방식)로 전체 서비스를 만들었고 (개발자 아버지가 입원 중이시라 간병하며 시간이 남아 만들었다는 스토리가 어디 소개됐었는데) 당시 웹2.0과 심플한 디자인이 인기였던지라 흐름을 타고 입소문이 나서 꽤 인기를 끌었었지.
아무튼 요점이 그게 아니지. 그 후로 직접 만들었던 서비스 하나를 포함해 4~5가지 매니져를 거쳐서 현재는 wunderlist 의 도움을 받는 중.
n디바이스 대응. 프로젝트 관리. 반복 설정. 알림 등등 대부분의 기능은 대부분의 매니져가 갖고 있는 비슷비슷한 정도로 느껴지는데 (사실 대부분의 기능을 내가 쓰지 않지) 내가 맘에 드는건 "원더리스트" 라는 모험심을 자극하는 이름과 인민별 같은 빨간 태그에 별이 그려진 아이콘.
태스크매니저는 업무툴이라 (자발적인 선택이라해도) 태생적으로 부담스러운 도구. 한마디로 꼴도 보기 싫어서 켤 수가 없다능..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원더리스트는 그 부담이 덜해서 잘 쓰고 있는 중. 나처럼 태스크매니저 켜는데 심각한 부담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써보면 좋을 듯.
핸드폰에 있는 사진 업로드해볼라고 글 쓴다는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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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아침에 일어났는데
너무나 상쾌한 기분이라면,
버스를 탔는데 라디오에서 
내가좋아하는 노래가 나온다면,
업무를 하는데 내가 예상한대로
술술 풀려 나간다면,
하루 일을 끝마친 후
뿌듯하게 집에 돌아온다면,
신나게 진에 왔는데
오늘 반찬이 갈비찜이라면,

오늘 방송되는 드라마 최종회가
내가 바랬던대로 해피엔딩이라면,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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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택스 11월 11일 장애관련 팝업

어제 (11월 10일) 밑도 끝도 없는 홈택스의 전자세금계산서 장애로 1시간+ 새로고침을 하며 누군가에게 "잠시 후"란 이것보다 몇배 더 긴 시간일 수도 있겠다는 시간의 상대성을 깨닫고 결단력있게 관련업무를 오늘로(11월 11일) 미뤄놨지.
오전 중 처리하려고 홈택스에 접속해보니 "현재 ... 원할하지 못해 현재 수정 조치 중에 있습니다".
헛!? 이게 말이 되나 싶어 살펴보니 메시지가 작성 시점인 어제의 "현재".
연 이틀 짜증나는 문서!
단어를 훑으며 시제를 파악해야하는 문서를 만들었다는 것도 웃기고, 
어제 장애로 인해 매우 불편했고 대충 대충 작성한 장애 처리 문구로 더욱 짜증났었는데 이거 설마 아무 언급도 없이 넘어가는거냐? 공지에도 아무 글도 없고 심지어 장애 사실조차 안남아있네....
이거 혹시... 공지로 작성하면 기록이 남으니까 항상 팝업으로 대충 떼우고 있었던거 아녀??
그러고보니 올해 초 시스템 도입 이후 지금까지 장애나 사고에 대한 고지가 하나도 없구나?
없어도 되는거 맞나?
이상한거 같은데?
다른 정부 시스템과 서비스도 이렇게 문제나 장애에 대해서 공개 기록없이 운영되고 있나?

거지같은 팝업 문구 캡처나 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이거 좀 알아보고 싶어지네.

하지만 결론은 여전히 나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어.. 돈내고 쓰는거면 당장 갈아치웠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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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은 아닌데

 알람은 울리지 않았다. 단지 업무시간에 생기는 졸림과 따분함이 이끄는 대로 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알게 되었을 뿐이다.  읽지 않은 카톡이 4개 정도 도착해 있었다.  거의 활동하지 않는 (혹은 나대지 않는) IT 업종 소모임의 공지방의 카톡이었다. 이번 주 토요일에 소소하게 한강에 모여 사진 스터디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투의 소모임을 알리는 내용이었고, 몇몇 사람이 이런 모임이 있네요~ 라고 답글을 하듯이 누군가가 톡을 날린 상태였다. 
 사진이라... 최근에 사진에 대한 흥미가 생겼지만 자유롭게 찍지는 못한다. 인물 사진을 좋아하지만,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아 사진에 찍혀줄 지인이 없다. 친구들은 자신이 사진에 찍히는 걸 싫어한다. 누군가와 같이 사진을 찍는 행위를 거의 하진 않는다. 인물 사진을 찍는 건 마음 아래로 삭히고, 혼자 풍경을 찍곤 한다. 아쉬우면서도 속은 편하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생판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 많은 정신 에너지가 소모되기에, 시간과 여유가 넉넉한 날이 되어야만 겨우 누군가를 만나러 나갈 수 있다. 그런 나의 정신적 여유를 봐서는 이번 주에 생판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는 행위는 힘들 것 같았다. 이번 주 일요일에 아주 가끔 만나는 지인과의 약속이 있기 때문에. 근데, 물리적으로는 시간 여유가 있잖아? 그냥 가서 새로운 사람들이랑 사진 찍는 거 어때? 나를 깨트리는 도전을 하기로 했던 올해의 계획이 문득 생각났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사념 속 고민의 흐름은 지금의 주제와는 무관한, 이를테면 슬슬 시작해야만 하는 겨울옷 정리에 대해서까지 새어 나갔다. 아, 이번 주에 원래 겨울옷 정리하려 했지? 못 가겠네? 어차피 이번 주 계획은 일요일에 지인을 보려 했던 약속 뿐이었잖아? 나는 그렇게 그 모임에 참석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정했다. 번복할 생각은 없다. 다만, 어딘가에 표현하기 힘든 찜찜한 마음이 있었을 뿐이다. 그 마음을 털어내고 싶다는 욕구를 거짓말로 포장해서 카톡으로 보냈다. '시간이 안돼서 모임에 못 갈 것 같아요. 아쉽네요~'라고. 
아차 했다. 
여기는 공지만 올리는 카톡방이었다. 잡담을 나누면 안 되는데 나는 규칙을 어겼다. 바쁘면서도 일일이 카톡 확인을 하는 누군가가 몇 초의 시간을 공들여 알림을 확인하는데, 쓸데없이 규칙을 어긴 말이 적힌 글을 본의 아니게 읽게 되어 시간 날렸다고 짜증 낼 사람이 몇 명 있겠다는 예상이 들었다. 내가 민폐를 끼쳤구나... 순간 죄책감에 휩싸였다. 나는 곧바로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사과했다. 죄책감의 감정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어느 누구도 내 글에 반응하지 않았다. 30여 분 정도 지나자 카톡 방을 관리하는 운영진이 대뜸 장문의 필독 글을 올렸다. 공지방에 카톡을 쓸 때 운영진의 허락 없이는 올리는 걸 자제하라는 말이었다. 필독 글이 올라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쓴 톡들과 나 이전에 이런 모임이 있다는 투로 얘기한 몇몇 사람들의 톡이 지워졌다. 지워진 글의 흔적은 어느새 변경된 소모임에 대한 공지글로 뒤덮여졌다.
별일은 아닌데, 나는 잠이 오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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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꾸고 싶은 꿈

가벼운 차림으로 출국게이트 앞에 앉아 따뜻한 나라로 출발할 비행기를 기다리며 커피 한 모금 마시겠지.
아내와 아들은 조잘거리다 투닥거리고 둘 중에 하나가 삐치면 내가 잘난척하며 입바른 소리나 하겠지.
그러면 또 나랑 투닥거리겠지만 호텔과 수영장, 맛있는 음식과 해변, 도피와 해방의 상상으로 다들 금세 흐믓해지겠지.
탑승수속이 시작되고 캐리어 손잡이를 꺼내 미끄러지듯 순식간에 비행기에 올라타면, 이제 진짜 가는구나싶어 흐믓해지겠지.
비상구의 위치와 비상탈출에 대한 승무원의 안내가 끝나고 활주로를 찾아 꾸물거리는 비행기가 엔진을 틀어제끼면 그 소리에 잠에서 깰테지.
어제 못한 업무들과 오늘의 약속들, 새로 시작될 업무들이 폭풍처럼 머리에 밀려들겠지.
머리가 꽉차면 곧 잊혀질테니 기를 쓰고 꿈을 곱씹겠지.
그래도 오늘 밤엔 그런 꿈을 꾸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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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할까?

나 내년 2월까진 백조라 알바식으로 콜센터 업무하고있거든.
차라리 고객이 진상인건 그러려니할수있는데
같이 일하는 직원. 그것도 똑같이 사원이
제잘난척 하면서 일방적으로 매니저대신이라며 까는거
진짜 너무 못버티겠다.
매니저가 해도 기분나쁠 소릴 왜 지가 하냐..
어차피 그래봤자 똑같이 사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