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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

휴대전화를 당분간 끊기 위해 충전기를 몇 개나 끊어버리고도 결국 새 충전기를 구했다. 필요한 건 휴대전화 충전기가 아니었다. 내 허전한 마음을 충전해 줄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어디에서 구한단 말인가?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그런 것인가? 규격도 전압도 다 다른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면 좋단 말인가?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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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

어디에 있나요?
이렇게 메말라가는데
어디에 있나요?
이렇게 바스러져가는데
채워주세요
메마른 가슴을
바스러진 심장을
충전해주세요
그대의 손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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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

너는 나의 단 하나뿐인 충전기였다.
너가 안아주면, 수고했다고 말해주면 그 작은 행동이 나를 힘내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게 충전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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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옛날 빨간 전화기 기억나?
동그란판안에 1부터 9까지 적혀 있고
그 숫자들을 돌려서 전화를 걸었었지..
가끔은 그때가 참 좋았었구나 싶어
하나하나 번호를 눌러가면서 
전화를 걸던 그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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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오래하면 요금이 많이나온다
요금제를 바꿧다
그래도 요금이 많이 나온다
데이터 때문이다
또 바꿔야 할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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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전화기 너머
너의 하루를
고스란히 전해들으며
웃고
같이 힘들어하고
같이 누군가를 욕하고
사랑한다
그 한 마디에
고단했던 내 모든 날이
눈부시게 반짝였었는데
넌 알고있니
네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나의 세상이
온전히 너로
가득찼다는 걸
더이상 울리지 않는
내 전화기를
바라보다
문득
생각나서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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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기다림 자체로도
충분히 설레여
아아
이젠
다시 울리지 않는 그 날
다신
들을 수 없는 통화연결음
기다림이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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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그 일은 잘못 걸려 온 전화로 시작되었다."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 중 <유리의 도시> 첫 문장입니다.
잘못 걸려 온 전화가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폴 오스터라는 탐정을 찾는 전화입니다.

그는 퀸입니다. 퀸은 추리소설을 씁니다.
"그가 글쓰기를 계속한 것은 그 일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릴케는 "쓰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 뉘앙스였습니다.
그래서, 그만 두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쓰면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밤입니다.
헤이리의 모티프원에서 저는 글쓰면서 사는 일에 대해서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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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전화가 왔다. 
스팸이다. 
햄도 베이컨도 아니고 맨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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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 목소리가 들린다
웃으며 주고 받는 안부에
활기가 돋는다
옛날에는 유선 전화로
모두를 이어 놓았고
이제는 기술이 발달해 
손 바닥 만한 기계로
온 세상 모두를 이어 놓았다
유선으로 소통하던 때에 비해
거리감이 없어져서 일까
아니면 가벼워진 기계 때문일까
너무 서슴없이 말을 가리지 않고
아주 가볍게 내뱉는다
소통이 빨라지고 다양해지는 만큼
우리는 더 빠르게, 더 다양하게
상처주고 상처 받기를
멈추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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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전화

너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잘 지내니, 이 한 마디에
내 마음속 한 군데가 따스해진다.
너와 전화하는 짧은 시간에
난 믿을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
네 작은 연락 하나가
내 마음을 밝고 화사하게 빛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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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어? 내 전화기가 어디 갔지? 잠깐 끊어봐. 나 전화기 좀 찾고 다시 전화할게."
"엉, 그래. 아니, 내가 전화해볼까?"
"........"
"........"
우리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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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상념

점심시간이 지나고 얼마 안됐을 때, 형님으로부터 전화 한통이 왔다.
"집 주소가 어떻게 되냐?"
옆에서 어머님의 목소리도 들린다. 걱정스러운 말투의 다른 젊은 남자의 목소리도 같이 들린다.
"주소는 이렇게 되는데, 형 어머니랑 지금 어디야?"
"은행인데, 어머니 주민등록상 주소가 너네집이라 주소가 필요해서 그래"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무슨 일인데?"
"아니 별 일 아니야. 어머니 주민등록증에 주소가 흐릿하게 지워져있어서 그래"
필시 어머니가 형의 입막음을 한 것이다.
"어머니 좀 바꿔줘, 형"
어머니의 좀 슬프고 걱정으로 가득찬 음성이 들린다.
"별 일 아니고, 은행인데 일 때문에 주소가 필요한데, 주민등록증에 주소가 잘 안보여서 그런다"
이런저런 실랑이를 하다가, 일을 마친 뒤 전화를 주시겠다고 하신다.
"네, 그러면 일 정리하시고 전화 주세요. 그런데 점심은 드시고 일 보시는 중이예요?"
이 말을 끝으로 밥 먹었다, 이따 전화하마 하는 이야기를 듣고 통화를 마쳤다.
그러고나서 두어시간 일을 보다가 전화를 드렸다.
얼마전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돈을 만기가 돼서 찾으셨는데, 수표와 현금을 몽땅 잃어버리신거였다.
당장 그 일로 인해 속이 상해 걱정하신 날들과 상해버린거같은 건강 등에 대한 걱정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음에도 진작 나에게 연락하지 않으신 것에 대한 서운함도 같이 피어올랐다.
그런 모든 꽃들이 피어오른 뒤 말을 이어갔다.
"어머니, 돈은 잃어버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안되는거 아시잖아요. 걱정마셔요. 수표는 요즘 안쓰고 그냥 버리던지 하니까 그 돈은 반드시 찾을거예요. 그리고, 현금은 좋은데 기부하셨다고ㅜ생각하세요. 제일 중요한건, 건강이예요. 너무 마음 상해하지 마세요."
그 뒤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더 마치곤 전화를 끊었다.
그 뒤로 지금까지 내내 마음이 좋지 않다. 여러가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