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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어린 시절, 아버지를 졸라서 3천원 받아들고 길을 건너 시장초입에 있는 닭집에 가서 '아저씨 닭 하나 튀겨주세요' 라고 말하고 기다리던 그 시간이 그립다. 그 집 아들내미는 내 친구였고, 그 친구의 별명은 웃기게도 닭똥이었지. 그 옆집 친구는 고추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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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치킨 존나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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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야밤에 오늘도 기도한다. 신이시여. 부디 제게 무료 훈제칰힌권을 내려주세요. ㅠ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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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닭으로 테어나면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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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치킨이 먹고 싶은데 새벽에는 굽네치킨을 먹을 수 없다. 나는 지금 훈제 치킨이 먹고싶다. ㅠㅡㅠ
치킨의 신이시여. 제게 부디 무료 훈제칰힌권을 주소서.
 굽네여 이 글을 본다면 어서 내 꿈에 종류별로 치킨이 나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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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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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당신이 아는 사람, 알지도 모르는 사람, 알았던 사람, 알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갑자기 이야기하려고 튀어나온 사람!
내 이야기 들어 보겠어? 
어어, 가만히 앉아 있어 봐. 마침 한가한 참이잖아? 
하하 아니라면 말고, 화낼일은 아니잖아.
가만히 이 앞에 앉아서 스크롤만 내리면 되는 일이야. 쉽지? 당장 해보라구.
나의 이야기는 '그때 그 남자를 죽였더라면' 으로 시작 하지.
누구에게나 후회되는 일은 있지 않겠어? 그래, 가볍게 그런 얘기인거야.
오, 이건 수평선이라는게 뭔지 한번 눌러본거야.
이런거군!
아, 내 이야기 하려던 중 아니었냐고?
그래그래. 맞아. 나는 말하다가 가끔 딴길로 새곤하거든. 
그래도 다시 돌아오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고 그저 읽히는 대로 읽으면 돼! 이건 그런 글이니까!
난 책임감이 부족해서 이걸 꾸준히 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일단 내 이야기를 시작할게.
아 그때는 난 너무 어렸지. 또래보다 키도 작은 아이였어. 부모님이 참 걱정을 많이 했지.
옷가게에 가도 엄마가 내 나이를 말하면 "어머, 나이보다 훨씬 약하네!" 라는 말을 꼭 들었지. 음, 아줌마들의 '약하다' 라는 말은 키가작고 말랐다는 뜻인 것 같아. 매번 듣다가 뜻을 짐작해봤는데 아무튼 그런 것 같애.
나는 친구들과 골목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지.
딱 2000년대 초반의 유치원생의 전형이었어. 내가 몸집이 약한 것만 빼고 말이야.
혹시 지금 내 나이를 계산하고 있니? 아마 이십대 언저리라고 계산될거야. 안 궁금했음 말고. 나라면 궁금했을것 같아서. 나는 년도 이야기가 나오면 나이를 계산하는 버릇이 있거든. 당신은 안그러니?
키가 작다는건, 또래들의 놀림감이 되는 일이야.
그 어린것들이 만만한 상대를 기가막히게 알아 채는거지. 이건 사람의 본능일까? 아님말구.
나는 작은 키 때문에 놀림 받는 내 자신이 너무 싫었어. 그땐 그랬다구. 지금이라면 뭐. 내 키를 놀리는 사람의 코를 때려줬을거야. 코피라도 내줬을거라고.
하지만 어릴적의 나는 아니었지.
당신은 무책임한 부모에게서 자란적이 있니?
정말 아이를 낳아 사랑으로 기르고 싶어서 계획하고 낳은 아이가 아니라, 그냥 이 쯤되면 아이를 가져야 할 것 같아서 낳은 아이가 되어본적이 있느냔 말이야.
참.좋은일은 아니지.
뭐, 나와 같은 시대에 태어난 애들은 대부분 그렇게 태어났을거야. 아닌 애들도 있겠지만, 이야, 걔넨 참 복받았어?
그렇게 태어난 애들의 부모는 대게 육아에 무지하기 마련이야. 안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일단 내 부모는 그랬어.
내가 편견을 가진건 아니지만 내 부모는 둘다 한부모 가정에 시골출신이였어. 그래서 더 그런지도 몰라.
나는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랐어.
조금만 잘못하면 윽박지르고, 짜증내고, 무관심하고, 울면 더 때리고, 말안듣는 애는 맞아야한다, 엄마는 우는 애가 제일 싫다고 했다, 너 이럴거면 당장 집에서 나가!
이건 가정 폭력이지. 나는 그때 아마... 어.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이구나.
으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 난 절대 애 안 낳을거야. 불쌍하잖아. 무슨 죄로 나한테서 태어나는 거람?
나는 내 생각을 말하면 혼나는 줄 알았어. 
싫은걸 거부하면 큰일 나는줄 알았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거라곤 저절로 나오는 눈물을 그냥 흘리는 것 뿐이었어.
그래서 나를 놀리는 애들 앞에서도 눈물만 뚝뚝 흘렸지. 선생님이 날 발견하고 그 애들을 혼내주러 올 때 까지 말이야.
아, 다시 생각하니까 정말 답답하네.
지나간 일인걸 뭐 어쩌겠어.... -이건 나한테 해주는 말이야.
내가 여느때처럼 골목에서 놀고 있었어. 그때 옆집에 살던 동갑친구 하나와 흙놀이를 하고 있었지. 나는 원복을 입고 있었어. 기억이 정말 선명해.
내가 사는 곳은 다세대 주택, 빌딩이 밀집한 곳이었어.
내가 놀던 골목은 바로 집 앞골목이었지.
아, 그때 소리라도 지를걸. 
엄마악!!!!!! 도와줘,살려줘!!!!!!!
그때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시기였던것 같아. 아니라면 그 남자가 입은 옷이 너무 더워 보인다고 생각했을리가 없어.
남자의 얼굴은 기억이 안나. 내 키는 그남자의 허리께도 안됐거든. 내 시야에 들어온건 남자의 목아래 부터 뿐이었어.
당신 만약에 주위에 아는 어린이가 있다면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꼭꼭 말해둬. 볼 때마다 말해줘.
내가 그때 그 남자가 그네를 타러 가자는 말에 바로 따라갔거든.
ㅋㅋ 만약에 유괴살인범이었어봐. 와 까딱했음 나 지금 이 글 못 썼다.
나는 그때 그네를 너무 좋아했어.
집앞에서 하는 흙놀이보다 그네가 더 좋았다고.
그래서 나는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어서 그 남자가 (게으른 엄마는 데려가 주지 않는) 그네가 있는 놀이터로 나를 데려가길 바랐지.
그런데 뭐지? 남자가 내 손을 잡고 바로 우리집옆 빌라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는거야.
그빌라가 지 집도 아닌지 원래는 이층까지만 올라갈 거였나봐. 나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어서 그네가 나타나길 바랐지.
난 너무 어린 아이였어!
근데 같이 놀던 남자애인 내 친구가 자기도 그네를 태워달라고 우릴 쫓아왔어. 
지금 보면 나한테는 다행인 일이었던거지.
"아저씨, 나도 그네탈래요. 네?"
친구야, 지금은 연락안하지만 그때 열심히 쫓아와줘서 고마웠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주변 어린이한테 꼭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해! 언제나, 어디서나!
얘가 계속 쫓아오니까 그 남자가 "넌 좀있다 태워줄게 거기 있어봐." 뭐 이런식으로 말했던것 같아.
그리고 계단을 좀더 올라가 어느 집 문 앞에서 자기의 바지 지퍼를 내리는게 아니겠어?
내복을 입고 있었어. 빨간색 내복.
그리고 그 내복도 내리려는데 내가 부모한테 얻어먹은 눈치가 발휘된건지 몹시 불길한 기분이 드는거야.
근데 뭐. 내가 울기 밖에 더 하겠어.
"알겠어. 이건 안 벗을게 이위로 만져봐."
씨발 그게 그네야? 그게 그네냐고.
나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한 손이 잡힌채로 가만히 있었지.
"10분만. 아니 5분만."
그러면서 내 손을 잡아다가 빨간 내복위로 자기 고추를 쓰다듬잖아. 이 씨발럼이.
내가 아무리 어렸어도 그 행동이 더럽다는건 어렴풋이 느꼈어.
나는 내 손을 꽉 쥐고 놔주지 않는 무서움에 결국 크게 울어제끼기 시작했지.
내 울음소리를 듣고 빌라에 사는 사람들이 나올까 당황했나봐. 그 남자는 빌라를 벗어나 가버리고 나는 친구와 같이 밖으로 나왔어.
친구는 내게 왜울어? 뭐한거야? 그네는? 물었지만
나는 말없이 집으로 갔어.
엄마는 또 누가 놀렸냐, 괴롭혔냐, 아까 같이 놀던 그 애가 그런거냐 했지만 나는 말없이 울기만 했어.
늘 하던대로 말이야.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까 너무나 다행이야. 그정도로 끝나서.
내가 조금만 작게 울었어도. 남자가 그 빌라에 살았어도. 우는 내 입을 틀어막았어도.
나는, 어떻게 됐을까?
당신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니? 유치원생이 성인 남자에게 끌려가 고작 성추행만 당하고 끝난일이?
그래, 퍽이나 다행이지.
난 몇년이 지나도 뚜렷이 기억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는데. 아 정말. 그 남자 죽여버리고 싶다.
내 이야기 어때? 재밌었니? 
오우. 나도 재밌으라고 한 이야기는 아니야. 
너무 정색하지마. (정말 재밌어서 깔깔 웃었다면.. 난 인간 이하 말종은 상종하고 싶지 않네.)
이건 그냥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구.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말이야.
그리고 나의 이야기는 이게 끝이 아니야.
하하. 이야기는 많아. 차고 넘치지!
꼭 이런 성추행당한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니야.
다음에 글 쓰면 또 읽으러 올래?
그럼 안녕!
나는 당신이 아는 사람, 알지도 모르는 사람, 알았던 사람, 알지 못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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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가제:금성에도 평화가 있나요?) #1

1. 윤 평화 (18세, 여자) : 부모님 맞벌이로 혼자 서울로 자취하러 온 고등학생.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것 보면 잘사는 집안이지만, 정작 자신은 경제적인 것을 제외하곤 그 어떤 것도 남의 집안보다 턱없이 부족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외동 인생 주제에 혼자가 편한 나날을 꿈꿨으나, 막상 잘 안되는 것이 분해 괜히 옆집 이웃에게 핑계를 돌린다. 어른스러운 척 쿨한 척 보이다가도 사실은 마음이 여리다는 이 시대의 대표 미성년자.
2. 금 성 (28세, 남자) : 직장생활 3년차, 괜찮은 잡지회사에서 영업부에 종사하고 있다. 그저 그런 삶에 굴곡 없이 적당히 힘들어 하고 노력해서 살아온 결과, 여지껏 여자 친구도 사람 친구도 없이 혼자 남아 버렸다. 다행히 혼술과 혼밥이 유행인 요즘, 유행 따라간답시고 당당히 혼자 점심 먹는 인간이 되었으나, 저녁만 되면 늘 허전한 마음은 꾸준하다. 게다가 어느 날 부턴가 옆집 꼬맹이가 신경 쓰이기까지 하면서 잔잔한 호수같은 제 인생에 작지 않은 물결이 이는 것 같다고 느낀다. 물론 로리타 콤플렉스라던가 어린여자나 미자를 좋아하는 그런 쓰레기는 아니다. 그냥 조금은 어딘가 평화가 나와 약간 닮아 보일 뿐.
3. 그 이외 : 평화의 부모님, 달님, 치킨집 배달부님, 냉면집 배달부님 등등
4. 소개: 서울 소재 고등학교를 다니고자 혼자 자취하는 고등학생 윤평화와 3년차 영업부 직딩 금성은 어느 날부터 약속 없이 매일 밤 9시 30분만 되면 집 앞 베란다에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가 없으면 음식을 나누고, 그 것마저 없으면 말 없이 풍경만 감상하다 12시가 되면 각자 집으로 들어가 버린다. 
이름과 나이 밖에 알지 못하는 사이 주제에 제 부모도 모르는 이야기들도 나누곤 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삭막한 사회에서 어린 왕자 속 B612 마냥 동떨어져 있다가도 서울 주변은 다 보인다는 우주 오피스텔. 
로맨스를 키우기엔 서로가 귀찮아 하는 이 시점에서 둘은 세상에 치인 상처들을 나누고 치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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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오늘도 하루를 끝내고 우울한 밤이 찾아온다. 사람들 앞에선 얼굴에 경련이 나고 눈을 마주치면 내 속을 들키는 기분이다. 내가 눈을 마추면 싫어하겠지. 내가 어버버 거려서 한심하게 보겠지. 어려워 어려워 너희들이라는 존재는. 친해지고 싶지만 친해지기 싫어. 나를 싫어 할까봐. 재미없다 할까봐. 동정심으로 놀아줄까봐. 난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싫어. 누군가 나를 알아봐줬음해. 난 더러운거 같아. 시궁창 물 같이. 검은 종이에 난잡하게 뿌려진 물감같이. 어지러워 매일 소리만쳐 날 알아주길 원했어. 하지만 내 감정을 표현 할 수록 나를 미친 사람으로 보겠지. 이젠 밖에 나가기가 두려워. 옆집에서 미친년이라고 수군댈까봐. 무서워 세상이 두려워. 난 어느 곳에 초첨을 맞추지 못하는 내 눈을 뽑아버리고 싶어. 웃으면 못생겨지는 내 얼굴을 찟어버리고 싶어. 뭐만 하면 긴장되서 굳어버리는 내 얼굴근육을 다 짤라버리고 싶어. 날 사랑해주는 사람은 없어. 언제나 내 곁에 있을 사람은 없어. 이젠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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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기쁨에 대해 이야기하라면 여러가지의 모습이 있다. 어제 저녁 9시에 태어난 어느 집의 아이처럼, 오늘 8시에 면접을 합격한 어느 성년처럼,  내일 8시에 대학에 입학하는 이름모르는 고등학교 3학년의 학생처럼. 끝없는 고난에서 벗어난 옆집의 아저씨처럼. 기쁨은 이렇게 언제 어디서나 늘 찾아온다. 아마 이 기쁨이 오는지 안오는지는 서울에 사는 생각하는 기계의 연구원도 모르겠지. 확률적인 기쁨은 있겠지. 다만 진짜 기쁨은 잴수가 없겠지. 잴수 있다면 과연 누가 잴수있을까. 신도 모르는데 우리라고 기쁨을 알수가 있을까. 아니. 누군가 처음 새상을 만들때 기쁨을 좀더 만끽할수 있도록 기쁨을 잴수 없도록 만들어놓은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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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어둠소녀

제목:저는 오늘 입학식이라 등교 중인데요?
오늘은 SWAPE 고등학교 입학식이다.
'이 학교는 언니따라 많이 왔었지....'
나는 옆집 언니인 루나 언니를 따라 SWAPE 고등학교에 많이 와보았다.
루나 언니는 책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이 학교의 도서실에 자주 데려왔었다.
'여기는 책이 많아서 좋아...'
나는 익숙한 책 냄새를 맡으며 도서실 안으로 들어왔다.
'뭘 읽을까... 역시 이 책을 더 읽어 보는 게 좋겠어'
내가 고른 책(이라 해야 하나?...)은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당연하지만) 문서를 빌렸다.
사서 선생님은 여기 있는 책이나 문서를 다봤냐며 나를 알아보시고는 물으셨다.
나는 그런 질문을 억지웃음으로 회피하고는 문서를 챙겼다.
'솔직히.. 내가 이걸 봐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지만.....
To Be comple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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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나는 산을 오르고 있었다. 지독한 피비린내가 자욱하게 깔린 안개 속에 고르게 퍼져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코와 입을 막지 못하고 두 손으로 시체가 담긴 포대자루를 힘껏 끌며 산을 오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포대자루를 끌 때마다 자루에 쓸려 마른 낙엽들이 바스러지는 소리며 뾰족한 바위에 포대자루가 긁혀 찢여지는 소리가 축축한 공기 중에 불쾌하게 울렸다.
  그 날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을 죽여본 날이었다. 그 뿐이었다. 살인을 한 후에는 일말의 죄책감도, 두려움 따위도 없었다. 이 썩어빠진 세상에서는 앞집, 뒷집, 옆집에서도 허구한날 피튀기는 일만 일어나니까. 그런 상황이어도 사람을 죽이면 안 되지, 같은 20년 전 선생님같은 훈계는 두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왜냐면 그 말을 하는 동안에도 당신의 목숨이 잘 붙어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세상이니. 
 이 세상은 썩어빠졌다. 그러니까 내 말은, 절대로 소설에나 나올법 한 법이나 경찰 하에 보호받을 수 있는 그런 착해 빠진 사회가 아니란 말이다. 그러므로 나는 당신이 썩어빠진 세상에 사는 소설의 주인공은 다를 것이라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이런 세상에 살기 때문에, 나도 썩어빠진 사람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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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우리는 마무리와 끝의 차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우리는 마무리와 끝과 종말과 아쉬움과 영원과 중단과 절단과 끝맺음과 자맥질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필요가 있다' 고 한 것은 그 과정이 지극히 복잡하고 비논리적이기 때문이다. 무엇도 그 개념들을 구분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종지부를 찍을 수 없다. 우리의 노력이 그것을 '마무리'해준다면 더없이 수학적으로 아름다울텐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선, 마무리는 끝이다. 끝을 보는 것이다.
끝은 종말이다. 성경도 노스트라다무스도 하다못해 옆집 치매 노인도 그렇게 말했다.
종말은 아쉽다. 만약 지구에 종말이 찾아온다면, 당신은 아쉬울 것이다. 첫사랑에게 끝내 전하지 못한 말을 눈 앞에서 터지는 섬광탄에 전할 것이다.
아쉬움은 영원이다. 아쉬움은 기억이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영속한다.
영원은 중단이 있기에 영원이다. 영원은 중단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의 망상질환적 도피처이다.
중단은 절단이다. 한자를 풀어보면 둘다 단자 돌림의 형제고, 두 글자고, 초성도 ㅈㄷ으로 같다. 끝과 끝 사이의 어느 허리가 똑 잘린 것도 같다.
놀랍게도, 절단은 끝맺음이다. 바느질을 할 때 끝맺음의 기본은 탯줄마냥 강마냥 이어폰 줄마냥 실타래에 뻗은 손을 가위로 자르는 일이다.
끝맺음은 자맥질이다. 우리가 오리면 몰라도 사람인데, 어쭙잖게 자맥질을 하다간 인생에 마침표를 찍기 딱 좋다. 최고의 끝맺음 방법 역시, 같은 논리로 자맥질이다. 우리는 오만한 사람의 머리를 위대한 바다에 쳐박는다,
그러므로, 이 개념들은 모두 같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우리는 새 시대의 새 철학자가 명확한 구분선을 그어주길 기다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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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저녁 8시만 되면 아침에 울리는 자명종처럼 시끄럽게 울어재끼던 옆집 아기 고래의 울음 소리와 나이 서른 처먹은 백수 주제에 술이 입구녕으로 넘어가냐던 윗집 노망난 영감탱이의 잔소리가 사라진 지금, 내 옆에서 젖은 눈으로 잠든 이 꼬마의 숨소리만이 방 안을 가득 메웠다.
"아저씨, 괜찮아요?"
언제 깼는지 비몽사몽 걸어와 되려 나를 위로한다. 고작 8살밖에 안 된 이 아이가 기특하게 울지도 않고 괜찮냐고 물어오는데 안 괜찮아도 별수 있나.
"괜찮아. 너는?"
"안 괜찮아요. 근데 엄마가 그날 안 울고 가만히 있으면 꼭 데릴러 온다고 했어요. 엄마는 약속 잘 지키니까 꼭 데릴러 올 거예요. 전에 놀이공원 간다는 약속도 지켰으니까요."
아이의 목소리가 떨리는 게 느껴졌지만 그냥 모른 척해 줬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시끄러운 평범한 일상이 거짓말처럼 다시 시작되길 바랐다. 지금 이 아이에게 내가 유일하게 해줄 수 있는 건 네 말이 맞다고 인정해주는 것과 눈시울이 붉어진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밖에는 없었다.
"꼭 약속 지키실 거야."
사건당일은 물살이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일렁이고 산호초가 평소보다 심하게 요동치는 그런 날이었다. 나 포함 이웃들은 각자의 은신처에 숨어 숨소리마저도 아주 조심스럽게 내뱉었다. 그리고 곧 장시간 지속됐던 정적이 깨지며 외마디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엄마!"
"우리 아이는 잘못이 없어요! 차라리 절 데려가세요!"
모녀가 울부짖는 소리에 질끈 감고 있었던 눈을 천천히 떴다.
아이의 엄마는 정체모를 도구에 끌려가는 아이를 구하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성인 몸집만한 큰 도구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이는 도구에 붙잡혀 점점 위로 올라가는데 어찌할 바 몰라 애타는 마음에 발만 동동 구르던 아이의 엄마는 이윽고 자신의 머리를 큰 도구에 들이받는다.
"엄마! 그러지 마! 엄마 피! 엄마 잘못했어! 하지 마!"
아이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다 못해 경끼를 일으켰다. 얼마나 세게 부딪혔는지 철컹 소리와 함께 아이가 풀려났다. 아이의 엄마는 행여나 아이가 다치진 않았을까 구석구석 살폈다.
"괜찮아? 다친 곳은 없···"
이번엔 커다란 도구가 아이의 엄마를 꽉 움켜쥐었다. 놀란 아이는 엄마 주변만 빙빙 맴돌았다.
"괜찮아. 아까 엄마 머리 부딪혀서 피났잖아. 이번엔 치료해주려고 온 거야. 그러니까···"
아이의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그, 우리 아이 좀 잘 부탁드립니다..."
"엄마!"
"울지 말고 얌전히 있어. 엄마가 꼭 데릴러 올 거니까."
아이 엄마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날은 육지 사람들이 고래사냥을 하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