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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제자모임- ( 조카 롯을 구한 아브람 )

◇ 말씀 : 창세기 14 : 1 -24

◇ 요절 : 창세기 14 : (16절)

" 모든 빼앗겼던 재물과 자기의 조카 롯과 그의 재물과 또 부녀와 친척을 다 찾아왔더라 "


    엘람 왕 그돌라오멜을 중심으로 한 가나안 북방 세력과 소돔 고모라를 포함한 사해 다섯 왕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그 결과는 사해 연합의 참패로 끝났습니다. 이때 아브람의 조카 롯도 사로잡히고 그의 재물까지 빼앗겼습니다. 아브람은 조카 롯의 사로잡힌 소식을 듣고 집에서 훈련시킨 자 삼백십팔인을 거느리고 단까지 쫓아갔습니다. 그는 밤에 기습 공격하여 조카 롯뿐만이 아니라 함께 사로잡혀 갔던 부녀와 인민들과 재물을 찾아 왔습니다. 과거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여 바로와 애굽 사람 앞에서 부끄러움을 당했었는데 그가 하나님의 믿음을 회복한 후 달라졌습니다. 그는 한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전부를 쏟아 부었을 뿐만 아니라 소돔왕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는 또 물질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전쟁에 참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재물보다는 하나님의 영광을 앞세우고  한 영혼을 구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세상의 안위와 즐거움을 위해 사용하지 말고 한 영혼을 구원하는데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아브라함과 같이 한 영혼을 구원 하고자 하는 간절한 소원 가운데 살아야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말씀을 통해서 아브라함과 같이 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서 자신과 물질을 아끼지 않은 것처럼 저도 간절한 소원을 갖고 캠퍼스에서 전도를 해야 하겠다 소원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직장 생활과 동시에  공부도 하고 전도도 하는 것은 여간 피곤한 일이 아녔습니다. 그렇다고 전도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지만 사실 한 가지 일만 하더라도 피곤하고 힘든 일인데 간절한 소원을 갖고 전도를 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양들에 대해 간절한 소원을 갖는 것은 전도를 하는 것보다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어느 때는 의무적으로 보고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전도를 하게됩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나를 어떻게 구원하셨는가 깊이 돌아보고 저도 이 예수님과 같은 마음으로 간절한 소원을 갖고 전도하고자 소원을 갖게됩니다. 과거 예수님께서는 심판 받고 영원한 불못에서 고통 받을 자를 구원해 주시고, 죽음이 주는 두려움과 삶의 무의미 가운데서 빛과 생명이 넘치는 자로 일으켜 세워주셨습니다. 뿐만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비전과 목표를 주시고 뚜렷한 방향 가운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전도를 할 때는 먼저 나 자신이 어떻게 구원 받았는가를 깊이 돌아보고 캠퍼스에서 복음을 적극적으로 전하는 삶을 충성스럽게 잘 감당해 나가겠습니다.


    한마디. " 예수님께서 나를 어떻게 구원하셨는가를 깊이 돌아보고 한 영혼들을 구원하고자 하는 간절한 소원을 덧입겠습니다. "

어디서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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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사도행전 제 6 강

■ 말씀 / 사도행전 5:17-6:7
■ 요절 / 사도행전 5:20
   < 이 생명의 말씀을 다 말하라 >

 1. 옥에 갇힌 사도들이 어떻게 나왔습니까?(17-19) 주의 사자는 사도들에게 무슨 명령을 하였으며 그들은 어떻게 순종했습니까?(20,21a) 사도들을 옥에서 꺼내서라도 생명의 말씀을 다 말하기 원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생각해 보시오. 
ㅡ> 주의 사자가 와서 옥문을 열어주었습니다.
ㅡ> 가서 성전에 서서 이 생명의 말씀을 다 백성에게 말하라 하고, 그들은 이 말을 듣고 새벽부터 성전으로 가서 말씀을 가르쳤습니다.

ㅡ> 말씀이 곧 생명이고, 말씀을 통해서만 한 영혼이 구원 받고 살아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하나님의 강한 의지가 잘 드러남 ( 옥문을 열어서라도 제자들이 성전 위에서 복음을 전하기를 원하심 )

2. 사도들을 잡아오도록 명한 종교지도자들은 어떤 보고를 들었습니까?(21b-24) 또 어떤 소식을 들었습니까?(25) 사도들을 다시 잡아왔지만 왜 강제로 하지는 못했습니까?(26)
ㅡ> 옥에 가두었던 자들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ㅡ> 옥에 가두었던 자들이 다시 성전 밖으로 나가서 말씀을 가르치는 것을 들었습니다.

ㅡ> 백성들이 돌로 칠까 두려워했습니다. 


3. 대제사장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어떻게 여겼습니까?(27,28) 사도들의 단호한 대답이 무엇입니까?(29) 사도들은 어떻게 예수님을 증거했습니까?(30-32)
ㅡ>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의 이름으로 사람을 가르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ㅡ>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 말합니다.

ㅡ> 그들이 나무에 달아 죽인 예수를 우리 조상의 하나님이 살리시고, 이스라엘에게 회개함과 죄 사함을 주시려고 그를 오른손으로 높이사 임금과 구주로 삼으셨다고 했습니다.



4. 종교지도자들은 사도들을 어떻게 하려고 했습니까?(33) 가말리엘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34) 그는 왜 사도들을 죽이는 것을 반대했습니까?(35-39)
ㅡ> 사도들을 죽이고자 했습니다.

ㅡ> 율법교사로 모든 백성에게 존경을 받는 자입니다. 

ㅡ> 그들이 가르치는 사상과 소행이 사람으로부터 났으면 무너질 것이고, 만일 그것이 하나님께로부터 났으면 제사장들이 도리어 하나님을 대적하게 됨으로 이것이 염려가 되서 죽이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5. 그들은 사도들을 풀어주기 전 어떤 형벌과 위협을 가했습니까?(40) 사도들은 오히려 무엇을 기뻐했습니까?(41) 그들은 얼마나 전도에 힘썼습니까?(42)
ㅡ> 채찍질을 하며 다시는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을 금하고 풀어주었습니다.

ㅡ> 사도들은 그 이름을 위하여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면서 공회 앞을 나갔습니다. 

ㅡ> 그들이 날마다 성전에 있든지 집에 있든지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가르치기와 전도하기를 그치지 않았습니다.



6. 교회 공동체에 어떤 문제가 생겼습니까?(6:1) 열두 사도는 어떤 새로운 방향을 잡았습니까?(2-6) 사도들이 기도와 말씀사역에 전념했을 때 그 결과가 어떠했습니까?(7)
ㅡ> 그 이후에 제자들이 더 많아졌는데 헬라파 유대인들이 자기의 과부들이 매일의 구제에 빠지므로 히브리파 사람을 원망하는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ㅡ> 모든 제자들을 불러다가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접대를 일삼는 것이 마땅치 아니해서 형제들 가운데 지혜와 성령 충만하여 칭찬 받는 사람 일곱을 택해 이 일을 그들에게 맡겼습니다. 그리고 온 무리가 이 말을 기뻐하여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 스데반, 빌립, 브로고로, 니가노르, 디몬, 바메나, 유대교에 입교했던 안디옥 사람 니골라를 택하여 사도들 앞에 세우고 사도들이 기도하며 그들에게 안수를 했습니다.  

ㅡ>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더 심히 많아지고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도 이 도에 복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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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관심을 주세요.
이왕이면 당신의 사랑을 듬뿍 담아 주세요.
간격이 짧아지는 손 떨림과
가까이 할 수록 당신을 밀쳐내는 제 마음은
사실 제 것이 아니랍니다.

당신과의 관계 속 여백마다
늘, 제겐 당신이 있습니다.
제 마음 속의 당신께선 언제나
거짓의 모습으로
참되게 참되게 저를 사랑해 주십니다.
그러면 저는 넘보지 못할 그 곳을 향해
감히 손을 뻗어 봅니다.
관념의 실재를 탐닉하는 자는
현실을 아직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나 봅니다.
그러니 관심을 주세요.
당신은 그저 순수하신 채로
검은 머리 짐승을 안아 주세요.
당신이 아닌 당신에게 빠져버린
저를 꺼내 주세요.
현실에 직면할 수 있도록 구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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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처럼 굴던 무더위가 뚝 꺾일 즈음이 되면, 우리 마을은 어김없이 짙은 안개에 휩싸였다. 심한 날은 자기 발도 잘 안 보일 정도라, 안개라기보다는 거대한 먹구름이 온 산맥을 끌어안고 있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이걸 안개철이라고 불렀다.

 “만약 안개에 불이 붙으면, 여기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을 텐데.”

 안개철은 좁은 시야만큼이나 사람의 생활도 어둡고 축축하게 만들었다. 마을에 있던 외지인들이 전부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한 철 장사로 먹고 사는 이들이 반절이 넘는 마을에서 아이들은 밟혀 죽지 않기 위해 숨을 죽여야만 했다.

 “방화범이 되고 싶은 거야?”

 내 말을 듣고 찡그린 누나의 얼굴은 여기저기 터진 상처들로 붉어 보였다. 문득 아래로 내린 시선에 걸린 것은 물결치고 있는 수많은 멍이었다. 피가 말라붙은 입안에 비린 맛이 가득했다. 나는 덜어낸 연고를 상처 위에 조심스레 바르며 대답했다.

 “아니… 오가닉 테러리스트.”
 “…머리 잘못 맞았나 봐.”

 말은 그렇게 하면서 피식 웃는다. 그제야 한 줌 번지는 웃음만이 우리가 잡고 있는 유일한 구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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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바다

가슴을 아릿하게 만드는 만년의 스틸컷들이 있어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아버지가 가난해도 원망하지 않았어요. 모든 사람이 손가락질을 해대도, 난 챙피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음과 희망이 끝내 세상을 구원할 거라고 하셨어요. 과연, 그건 진짜였어요.  
난 단 한 번도 아버지보다 위대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이 스틸 컷들을 사랑해요. 아버지를, 사랑해요.
2월에 떠나신 아버지를 기억하며.
<네 멋대로 해라>의 철든 아들과 철든 아빠





[p.s] 머지않아 둘 째 아이의 아버지가 될, 씬디의 주인장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좋은 아버지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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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청년

 겨울이 되자 유난히 자주 코피가 터졌다. 예고 없이 떨어지는 핏방울은 가지런히 개어두었던 빨래와 아끼던 목도리에 자국을 남기고 기껏 복사한 서류를 붉게 적셨다. 지리멸렬했던 한 해가 끝나 제야의 종이 나를 새해로 떠밀었던 순간에도 그랬다. 피가 좀처럼 멎지 않아 휴지 한 통을 다 쓸 만큼 애를 먹었다.
 
 달력을 넘기면서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이들 특유의 요란함이 왜 내게는 없는지 생각했다. 새해가 뭐. 당분간 연도를 쓰다 끝자리 숫자를 다시 고치게 될 거라는 점 말고는 와닿는 것이 없는데. 이제 나는 반이 바뀔 일도 없고 수강 신청을 할 일도 없으니 언제나 어제 같은 오늘, 작년 같은 새해였다. 가끔 짙은 안개 같은 무력감이 깔릴 때면 말해 보고 싶기도 했다. 선생님, 저는 이제 살아갈 이유를 모르겠어요. 우리는 왜 삶의 끝을 결정할 수 없을까요. 하지만 막상 병원에 가려니 마음이 안 먹힌다. 결국 가는 곳은 늘 교보문고였다. 마음이 복잡해지면 책 냄새를 맡으며 자기계발과 심리학 코너를 빙빙 도는 것이다. 이런 거 읽으면 좀 좋아질까. 무심코 중얼거렸는데 누군가 불쑥 대답했다.
 “그거보다는 이게 더 나을걸요.”
 깜짝 놀라서 옆을 쳐다보자 씩 웃는 얼굴이 보였다. 그가 하도 태연해서 내가 아는 사람이었나 잠시 고민했다.
 “이십 대 초반이시죠?”
 “그런데요.”
 “아,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M 출판사 직원인데요, 요즘 이십 대들은 어떤 책 좋아하는지 조사하고 있거든요.”
 내미는 명함보다 길고 가느다란 손마디와 매끄러운 손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다음에는 도톰한 흰색 종이에 진초록으로 찍힌 글자가. M 출판사 마케팅부 D 대리. 받았으니 나도 줘야 하나? 잘은 몰라도 일단 지갑에서 명함을 꺼냈다.
 
 “와, 직장인이었어요? 어려 보여서 학생인 줄 알았는데.”
 “어린 건 맞아요. 스물둘.”
 D는 겨우 스물 예닐곱 정도로 보였지만, 사회생활에 익숙한 사람 특유의 유연한 반응, 세련됨, 오랜 시간 갈리고 축적되어 생겨난 둥근 석공 같은 단단함이 있었다. 요령 없이 서툴러서 죽고 싶은 나는 가질 수 없는 것. 붙임성도 좋아 낯가림이 심한 나를 그 자리에서 웃게 만들었다. 서점에 잔잔하게 흐르는 클래식 음악과 그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잘 어울렸다. 내가 들고 있던 책에서부터 요즘 뜨는 베스트셀러, 하는 일 얘기까지 이어지던 대화가 끝날 무렵이었다.
 
 “혹시 내일 시간 되나요? 오늘 주말이라 인터뷰 용지가 회사에 있어서, 괜찮으면 내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어….”
 내가 잠시 머뭇거리자 그가 마치 손수건을 권하듯 웃음을 건넸다. 인터뷰하면 책도 보내드려요. 활짝 올라간 입매가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입술이 고우시네요,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을 할까 봐 조그맣게 입을 열었다.
 “…하죠, 뭐.”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나이는 올해로 서른하나. 서초동에 살고, 날씬한 몸매에 윤기나는 갈색 털을 가진 아비니시아 고양이를 길렀다. 나는 보기보다 많은 D의 나이와 주인과 똑닮은 고양이의 생김새에 놀랐다. D가 그의 집에서 정반대인 내 회사 근처로 온다는 것을 말려 중간 지점에서 보기로 했다. 퇴근하고 역 출구로 나오자 약속 시간 전인데도 벌써 나를 기다리는 뒷모습이 보였다.
 “어. 어제 봤을 때보다 더 예쁘네요.”
 “오늘 미팅 있어서요.”
 “맞아, 직장인이지 참. K 씨가 어려서 자꾸 잊게 되네요.”
 봄은 아직 멀어서 여전히 해가 짧고 칼바람이 불었다. 우리는 조금 걷다가 발견한 카페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D가 따듯한 커피 두 잔을 시키면서 물었다.
 “배고프죠? 뭐 빵 같은 거라도 먹을래요?”
 “아, 괜찮…”
 “여기 케이크도 많네. 혹시 단 거 싫어해요?”
 나를 살피는 두 눈이 묘하게 반짝거린다. 좋아한다고 대답하자 그는 한껏 기쁜 얼굴로 케이크 두 개를 추가했다. 
 납작한 가죽 가방에서 설문지와 펜을 꺼내든 D는 질문을 읽어주고 내 대답을 적었다. 처음에는 평범하고 예상 가능한 질문이 이어졌다.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인지,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뭔지, 특별히 관심 있는 장르가 있는지. 서로 흥미 있는 책이 맞물릴 때마다 잡담으로 빠져서 진행이 더뎠지만 그게 싫지 않았다.
 “한 달에 책 몇 권 정도 읽어요?”
 “요즘 바빠서 많이는 못 읽고… 한 달에 두 권쯤.”
 “진짜? 그거 엄청 다독 아니에요? 요즘 일 년에 세 권도 못 채우는 사람 수두룩해요.”
 “그래요?”
 “그럼요. 회사 다니면서 바쁜데 대단한 거죠.”
 나는 D의 공들여 손질된 단정한 머리카락, 커피를 불어 마시는 입술, 내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대답을 기다려주는 차분한 눈, 영영 질리지 않을 새그러운 웃음을 보았다. 시간이 많았으면, 질문이 좀 더 길게 이어졌으면 하고 헛되이 바랐다. 어느새 설문지는 마지막 장이었다.
 “이건 좀 추상적인 질문이라, 특별히 생각해 본 적 없으면 건너뛰어도 돼요.”
 “네.”
 “K 씨는 책이 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선뜻 운을 떼놓고 잠시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가랑눈이 내리고 있었다.
 “……저는 책이 삶의 근간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어서 떠오른 뒷말은 목구멍으로 삼키지 못하고 저절로 흘러나왔다. 그게 곧 무너질 삶이라도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도 뿌리가 필요하잖아요. D는 대답을 바로 적지 않고 나를 응시했다. 미미하게 떠돌던 웃음이 곧 진하게 번졌다. 와, K 씨.
 “보기 드문 청년이네요.”
 짧은 시간 동안 목소리를 잃었다. 호흡을 잃고 시간을 잃었다. D의 말이 나를 순간 속에 박제했다. 나는 종교 대신 다른 것을 믿었다. 많은 이들이 하얀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내 몸의 수분은 빗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심장을 관통하는 음악과 영화도 나를 구원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살아간다는 것은 선택의 연속이고 내게는 그것을 헤쳐나갈 에너지가 없다. 열정을 불태우고 증명하며 나아지지 않을 삶을 일구는 것은 너무나 혼곤한 일이다.
 “진짜로요. 우리 회사 데려가고 싶다. K 씨 글도 잘 쓰죠?”
 그럼에도 숨을 붙잡는 것은 그 부질없는, 어쩌면 인사치레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누군가의 말이었다. 한심해도 어쩔 수 없다. 나는 나 자신만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인간이었으므로.
 가끔 쓰는 일기와 졸업 후 질리도록 썼던 자소서, 취미로 쓰는 글에 관해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막차 시간 직전에 카페를 나왔다. 눈은 그치고 바닥만 젖어 있었다. 우리는 아까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역까지 나를 데려다준 D는 주차장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요. 나는 꾸벅 인사하고 계단을 몇 걸음 내려가다 도로 올라가 그를 붙잡았다. 저기.
 “…또 연락해도 되나요?”
 
 D는 동그랗게 떴던 눈을 반달처럼 접어 웃었다. 그럼요. 다음에는 맛있는 거 사줄게요. 언젠가 비에 녹아 스러지는 것, 달의 인력, 영원히 팽창하는 우주 같은 것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D야말로 드문 청년이었고 나는 나를 버리는 마음을 조금 누그러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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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자, 후 불어야지?"
그렇게 말하는 검붉은 얼굴은 짓궃은 미소를 짓고있었다. 나는 입을 꾹 닫았다. 불빛에 드러난 상대방의 얼굴이 녹아내린 거친 살거죽과 혐오스러운, 고름으로 번들거리는것이 보였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이 불가능할정도로 망가진 얼굴이었다. 이런 얼굴이라면 삶 자체가 고통이고 절망일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귓구멍이 막혔어?어서 불어."
목소리 또한 연기를 잔뜩 마신 사람처럼 꽉 막혀있었다. '분명 그런걸꺼야, 연기를 심하게 들이마셔서. 기관지가 화상을 입은거지.' 머릿속으로 쉼없이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생각을 멈추면 내앞에 케이크를 들고있는 사이코가 무슨짓을 저지를지 상상해버릴것같았다.
"겁 먹은거야?"
갑자기 녹아들도록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깜짝 놀라서 온몸을 크게 떨었다. 묶여있는 의자에서 한뼘정도 뛰어오른것 같았다.
덜덜 떨리는 턱으로 대답했다.
"누,누구야.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상대방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는것이 보였다. 할로윈에서나 쓸법한 흉악한 가면처럼 그, 끔찍한 얼굴이 미동도 없이 날 바라봤다.
"오늘은 생일이야."
고저없는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즐거운 날이라고."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
"쉿."
그는 내 입술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의 손도 얼굴과 마찬가지로 고름으로 젖어있었다. 견딜수 없는 혐오감에 토기가 올라왔지만 꾹 참아냈다.
"지금부터 이야기를 들려줄게."
"나에게 왜.."
뿌드득-
무언가 뒤틀리는 소리가 나고 나서야 그가 내손에 무슨짓을 했다는걸 깨달았다.
"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틀었지만 이마와 턱을 고정한 철제받침대가 움직임을 막았다. 그가 오른손을 들었다. 펜치의 끝에 살점이 조금 붙어있는 조각이 보였다. 그는 흠, 하고 그것을 관찰했다. 몇초전까지 내 손끝에 붙어있던 것을 그는 황금조각이라도 되는듯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끄윽...끄아아..."
"쉿."
겨우 손톱이었다. 그러나 나는 정수리부터 주체할수없이 많은 땀을 흘리며 격통을 참아내야 했다. 그가 다시 입술에 손가락을 올렸다.
"쉬이이-"
"끄흑...으흐흑."
"조용히 해봐."
그가 천천히 펜치끝을 벌렸다. 손톱이 툭하고 내 무릎에 떨어지는것이 느껴졌다. 그가 다시 펜치를 내 손으로 가져가는게 보이자 나는 입을 꽉 닫고 숨소리도 내지 않기위해 숨을 멈췄다. 그가 흡족하다는 듯 웃음소리를 냈는데, 그 웃는 얼굴은 단순한 가죽의 일그러짐으로 보였다. 내가 잘게 떠는동안 그가 천천히 웃음을 멈췄다.
"어디부터 할까."
그가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그말을 빠르게 이해했다.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나에게 좋은일이 아닐것이다. 나는 내가 할수있는 최대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만...제발, 그만둬주세요."
"당장에 너에게 뭔갈 하려는게 아니야."
"제발, 하지마...살려주세요.제발."
"그저 이야기 해주려는거지."
"제발,제발제발제발제발제발."
"여자애가 있었어. 부모는 없었고, 5살위의 오빠와 같이 살았지. 그들이 살던 동네는 후진곳이었어. 얼마나 후졌냐면 밤이 되면 켜지는 가로등이 손에 꼽을정도로 적은 동네였거든. 어둡고, 음침하고. 그 동네는 한창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지역 옆에 있었어. 그들이 사는 좁은 지하 단칸방은 쥐와 바퀴벌레들로 득실거렸지."
별안간 그가 참을수 없다는듯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거 알아?여자애와 그 오빠는 이상할 정도로 속눈썹이 짧았어. 나중에 인터넷으로 찼아보니 그 눈썹들을 바퀴벌레가 먹었을수도 있다고 하더군. 그들은 서로의 눈썹을 보며 소름끼쳐하면서도."
그가 말을 멈추고 다시 헐떡이며 웃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동안 내 신음소리가 커지자 그가 다시 펜치를 위협적으로 움직였다. 나는 다시 입술을 깨물고 숨을 삼켰다.
"여자애와 오빠가 살던 집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재래시장이 나왔어. 요즘처럼 철제 아치를 세우고 그사이 천막을 올려둔 현대화된 시장이 아니라, 가판대마다 파리가 날아다니고 과일가게에서 생선비린내가 날정도로 가게들끼리 다닥다닥 붙어있는 좁고 비위생적인 시장이었어.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 집앞에서 들려오는 시장소음과 뒤에서 아파트를 올리느라 쿵쿵거리는 공사소리 때문에 온몸이 울리는것 같았지. 시장의 상인들은 자기들이 내는 소음과 재건축현장의 레미콘이 돌아가는 소리, 포크레인이 굴러가는 소리에 점점 목소리를 높여야 했지. 세상에 그런 난장판이 또 있을까 싶을정도로 온갖 소음공해의 천국이었어. 그리고 여름이 왔어. 여전히 시장의 소음과 공사판에서 무언가 뚝딱거리고 쿵쾅거리는 소리가 끝이질 않았어. 거기다 미친듯이 매미들이 울었지. 여자애와 오빠는 마침 여름방학이었고, 돈이 없으니 어디론가 갈수도 없었기에 집안에만 박혀있었어. 집밖에서 들려오는 소음으로 시끄러웠지만 어쩔수없었지. 그리고 어느날 여자애와 오빠는 크게 싸웠어. 너도 들어봐서 알고있을거야. 공사소음이 얼마나 사람을 날카롭게 만드는지. 오빠는 집을 박차고 거리로 나왔어, 사실 어딘가 갈곳은 없었을거야. 발길 닿는데로 그냥 걸어갔으니까. 집안에 홀로남은 여자애는 훌쩍이며 울다가 곧 대성통곡했어. 그들은 정말 별것도 아닌걸로 싸웠거든. 여자애는 그들 사이의 다툼을 후회했어. 하지만 벌어질 일은 벌어지는 법이잖아.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지. 그들은 가난했어. 여자애는 가난이 싫었어, 너무 가난해서 생일케이크 하나 사지못하는 환경이 저주스러웠어. 하지만 그걸 이유로 서로에게 욕설을 주고받을 필요는 없는거잖아? 여자애는 오빠와 싸우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지. 하지만 교회 헌금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가난뱅이들을 누가 구원해주겠어? 그런데, 짠! 네가 나타난거야!"
그가 힘차게 박수를 치곤 양팔을 벌려서 나를 가르켰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멍하니 듣고있다가 천둥같은 박수소리를 듣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내 머리는 미동도 하지않았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스멀스멀 스며나왓다. 이자는 미쳤다. 이 미치광이는 망상에 빠져서는 멀쩡한 사람을 데려와서 고문했다.
"바로 네가!!"
그는 또 다시 박수를 치곤 흐느끼듯 웃었다.
그리고 도저히 환희를 참을수 없는듯 피투성이 펜치를 지휘봉처럼 휘저었다.
"여자애는 현관문이 잠겨있지 않다는걸 몰랐어. 오빠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집문을 그냥 열어두고 나온걸 몰랐지. 그날은 두 사람 다 그럴 정신이 없었어. 세상은 시끄러웠고, 그들의 마음은 어지러웠거든. 그런데 네가 나타난거야! 네가 나타난 덕분에 그들의 삶은 단순 명료해졌어. 술에 떡이 된 네가 여자애를 깔아뭉게고 강간하면서 말했어.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고. 여자애가 빌었지. 제발 그만둬달라고. 살려달라고. 네가 말했어. 오늘은 즐거운 날이라고, 너도 즐거워 하라고. 그날은 무슨일이 있어도 즐거워해야 하는날이었어. 네게 무슨일이 있었는지 난 몰라. 그런데 넌 그날 아주 즐거웠어. 술을 너무 과하게 마셨고, 현관문이 열려있었고, 여자애가 있었고, 그 동네는 아주 시끄럽기 때문에 여자애의 비명소리같은건 쉽게 묻혔지. 몇시간이나 여자애를 강간했어? 여자애는 하루종일이라고 했어. 어쩌면 이틀, 어쩌면 일주일. 그 시간만큼 너는 즐거웠어. 그런데 모든짓을 다 끝내고 여자애의 몸을 엉망진창으로 만든걸 알았을때 너는 아차했을거야. 즐거운 날을 망치면 안되니까. 그래서 너는 가스렌지의 불을 켜놨어. 여자애의 오빠가 모아둔 폐지를 싱크대에 쌓아놨지, 쉽게 쓰러지도록. 그리고 떠났어. 참 유감이야, 그 여자애의 오빠가 조금이라도 빨리 왔으면 네 좋은 하루를 씹창내줬을텐데.
오빠는 너무 늦게 돌아왔어. 하지만 집안에 여자애가 있다는걸 알았으니 포기할순 없었어. 오빠는 불타는 집안으로 뛰어들어갔어. 세상에 단 둘밖에 안남은 혈육이잖아. 하지만, 어찌나 끔찍하게 뜨겁던지 숨쉴때마다 목구멍과 폐가 까맣게 타들어가는 기분이었지. 기분탓이 아니었을테지만. 아무튼 오빠는 집안으로 들어갔어. 머리카락에 불이 붙었고, 얼굴이 녹아내렸어. 작은방에 누워있던 여자애도 똑같았어. 그냥 죽는게 나을것같다고, 차라리 죽고싶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오빠가 방안으로 들어왔어. 불타는 문을열고 불타는 방안으로 들어와서 불타는 여자애를 두손으로 일으켜서 제 몸으로 보호하며 집밖으로 나왔지. 집이 불타면서 나온 까만 연기에 그 지역의 모든 소방대가 왔을거야. 그들은 구급대원에게 발견됬고 병원에 실려갔어. 두 사람 다 심각한 화상으로 살아남기 힘든 상태였지. 하지만 살았어."
그가, 아니. 그녀일까? 모르겠다. 화상으로 짓무른 얼굴이 좌우로 찢어졌다. 뭉툭하게 흘러내린 코 아래로 까만입이 히죽 미소지었다.그 미소를 보고나서야 깨달았다. 아니다. 그럴리가 없다. 그날은 아닐것이다. 내가 아니야. 그 애가 살아있을리가 없어.
"그래!네가 나타났어!! 살아 남아야 할 그 이유를 네가 만들어 준거야! 알겠어? 네가 우리 삶의 목표가 된거라고!!"
그가 들뜬 동작으로 내려놓은 케이크에 다시 초를 꼽고는 불을 붙였다. 일렁이는 촛불너머로 그의 얼굴이 보였다.
"오느을은 즐거우운 날이지이."
그가 반짝거리는 까만 눈구멍으로 촛불과 나를 번갈아가며 본다. 기대감 어린, 어린아이같은 맑은 눈.
"자, 후 불어야지?"
2 1

댄스댄스 下

 4.
 “양쪽 고막에 천공이 생겼어요. 구멍이 커서 자연 치유는 안 되겠네요. 방치하면 전음성 난청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럼, 아예 안 들릴 수도 있다는 건가요?”
 “방치하면요. 간단한 수술만 받으면 회복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의사가 한 시간 내외로 걸리는 아주 간단한 시술이라고 덧붙였지만 그 말은 곧 구멍으로 빠져나갔다. 난청. 그 단어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혹은 구명정의 마지막 자리처럼 안도감 있게 들렸다.
 “고소는 안 하마.”
 다행인지 불행인지, B는 생각만큼 많이 다치지 않았다. 옆구리를 가볍게 스친 정도였다. 큰아버지는 나에게 협조를 요구했다. 서류의 사인과 앞으로 서게 될 법정에서 고분고분히 있는 것. 나는 건네받은 캔커피를 그의 코에 들이붓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왜 안 해요. 그러면 제가 고마워할 것 같아서?”
 “네가 잠깐 돌아서 행패를 부리긴 했지만,”
 행패라니. 마치 B가 남의 장례식장에서 한 짓은 행패가 아니라는 투였다.
 “그래도 나는 널 아직 내 자식처럼 생각한다.”
 “큰아빠.”
 “그럴 수 있어.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얼마나 상심이 크냐. 그래도 도가 지나쳤다.”
 “도요? 먼저 도를 넘은 건 큰아빠 자식이죠! 제가 아니라요!”
 결국 캔을 집어던지고 자리를 떴다. 깡, 캔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마음을 우그러트렸다. 모든 것이 끔찍했다.
 5.
 부산행 KTX 표를 끊었다. 살면서 한 번도 여행한 적이 없었다. 학교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전부 빠졌다. 그런 주제에 엄두를 낸 것은 예상보다 빠르게 꺼져가는 청력 덕분이었다. 거기에 말랑말랑한 메모리폼 재질의 귀마개가 용기를 보탰다. 괜찮을 거야. 기차 타자마자 눈 감고 자면 아무 일 없을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부산에는 삼촌이 있었다. 엄마와 이모들이 업어서 키웠다고 버릇처럼 얘기했던 집안의 늦둥이이자 나의 유일한 친구인 막내 삼촌이. 그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재작년에 회사 발령으로 부산에 내려갔다. 장례식 때는 난장판이라 경황이 없었으니 제대로 얼굴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뜬 나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지독한 가위에 눌린 것처럼 숨이 막혔다. 플랫폼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비웃는 환각에 사로잡혔다. 그동안 겪었던 모든 멸시와 환난이 거기에 있었다. 두려움이 두 발을 휘감고 구렁이처럼 올라와 숨통을 조였다. 조금씩 어두워지던 시야는 곧 암흑천지로 변했다. 식은땀을 뻘뻘 흘리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정오를 넘긴 후였다. 이미 출발 시각이 한참 지났으니 표를 취소할 필요도 없었다. 방 안을 둘러보았다. 언제나 순서대로 꽂혀있는 책들. 제자리에 그대로 놓여있는 물건들. 그들은 나에게 달려들거나 해코지하지 않는다. 내게 안전한 곳은 이곳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작은 소음도 허용하지 않는 8평짜리 내 방. 아무도 여기에 들어올 수 없고, 나도 여기서 나갈 수 없어. 무언가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문을 걸어 잠그고 서랍에서 테이프를 꺼내 방문을 따라 물 샐 틈 없이 몇 겹으로 붙였다. 나는 여기서, 우북하게 자라나는 침묵에 파묻혀 죽을 것이다.
 6.
 밖에서 매도당해 뒈지는 것보다는 혼자 곱게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으나 그 숨 막히는 평온함도 얼마 못 가 끝났다. 세상은 나를 가만히 두는 법이 없고 틈만 나면 불행을 뒤집어씌우기 좋아하는 저질, 변태, 개자식이었다. 오래 방치했던 핸드폰을 손에 쥔 게 화근이었다. 부재중 전화가 백몇 통, 문자도 오십몇 개. 그중에 큰아빠와 이모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삼촌이었다. 산사태의 잔해처럼 쌓인 문자들은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너 왜 연락이 안 돼. 걱정되니까 답장이라도 해. 삼촌 진짜 서울 올라간다. 올라가는 중이다. 거의 다 왔어. 전화 진짜 안 받아? 여기까지 읽고 숨을 들이켰는데 휴대폰이 부르르 떨었다. 삼촌이었다. 나는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
 “…삼촌?”
 “야!! 너 대체 뭐하다 이제 받아!”
 “진짜 왔어? 회사는?”
 “……지금 문 앞이야. 얼른 열어, 얼굴 좀 보자.”
 삼촌은 내가 망설이는 낌새를 느꼈는지 당장 열지 않으면 부술 기세로 문을 두드렸다. 방 안이라 들리지는 않았지만 수화기 너머 나는 소리로 짐작건대 아예 발로 차는 듯했다. 나는 그가 한때 격투기에 심취해 아마추어 대회까지 나갔던 것을 떠올렸다. 열 테니까 그만하라고 소리를 빽 지르고 나서야 살벌한 소리가 멈췄다. 테이프를 뜯어내고 방 밖으로 나가 대문 도어락을 풀기 무섭게 문이 벌컥 열렸다.
 “야! ……아이고, 얼굴이 왜 이렇게 반쪽이 됐어.”
 잠깐 성난 곰 같았던 얼굴은 나를 보자마자 미어캣으로 변하더니 이내 비 맞은 퍼그처럼 불쌍해졌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삼촌. 울지 마.” 
 “안 울어, 마.”
 하하. 가벼운 웃음이 입 밖으로 툭 튀어나왔다. 문득 이렇게 웃은 게 언제인지도 모를 만큼 오랜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낮에 손톱만 한 초승달을 발견한 것처럼 생경했다. 삼촌은 괜찮다는 데도 기어이 배달되는 한식점을 찾아 음식을 시켰다. 우리는 소파에 걸터앉았다. 삼촌은 누나가, 우리 엄마가 꿈에 나왔다고 했다.
 “너 살 빠진 거 나보고 도로 찌워놓고 가랬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감정이 가슴께로 밀려와 울렁였다. 두 다리를 끌어안고 무릎 위에 턱을 얹었다. 이제 보니 삼촌도 얼굴이 많이 상했다. 예전에는 항상 멀끔해서 반질반질한 사과 같은 인상이었는데. 눈 밑으로 거뭇하게 그늘이 지고 볼이 옴폭 들어간 데다 턱 위로 꺼칠한 수염이 자라 있었다. 
 “…삼촌. 나 난청이래.”
 “뭐?”
 “수술하면 괜찮대. 근데 나는 그러기가 싫어.”
 “…….”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어.”
 삼촌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빤히 쳐다보자 손사래를 치며 해명했다. 아니, 미안. 보통 고등학생이 그러면 건방지다고 할 텐데, 니가 그러니까… 뭐라고 못 하겠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배달 음식이 왔다. 삼촌은 손수 된장찌개와 고등어구이, 나머지 반찬들을 꺼내어 식탁에 놓고 랩을 벗겨 주었다. 그러고 보니 일하던 아주머니는 어디 가셨냐고 물어서, 내가 잘랐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삼촌은 이유를 물으려다 그냥 입을 다물고 따끈한 백반을 내 앞으로 밀어놓았다.
 “많이 먹어.”
 삼촌이 먼저 수저를 들었다. 그도 딱히 식욕은 없어 보였는데 일부러 먹성 좋게 먹는 것 같았다. 나도 마지못해 한술 떴다. 생존의 이유를 잃어가는 이에게 식사만큼 의미 없는 것도 없다. 깨작거리며 어느 정도 먹었을 때 삼촌이 머뭇머뭇 이야기를 꺼냈다. 있잖아, 염치없는 얘기인 건 아는데.
 “삼촌이 요즘 힘들어.”
 “…….”
 “빚이… 좀 생겼어.”
 그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입만 뻐끔거렸다. 나는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식탁 위에 놓인 삼촌의 손을 잡아 토닥였다. 얘기해봐, 얼만데. 삼촌은 어두운 얼굴로 나를 흘끔 보고는 다시 아래로 시선을 떨궜다.
 “팔천만 원.”
 “팔천만 원?”
 “사실 회사 때려치운 지 좀 됐어. 친구랑 사업하려고 했거든. 근데 그놈이 돈만 들고 날라버려서….”
 팔천. 일 문제로 통화하는 아버지의 입에서 훨씬 높은 금액이 쉽게 오갔던 걸 떠올렸지만 그 규모가 선뜻 와닿지는 않았다. 그때 나는 고작 열여덟이었다. 미성년자였고, 내 손으로 돈 한 푼 벌어본 적 없는 어린애였다. 가늠할 수 없는 일에 망설이는 동시에 선뜻 삼촌을 잡아주지 못하는 내가 호래자식처럼 느껴졌다. 하루아침에 천애고아가 된 나에게는 삼촌이 마지막 남은 버팀목이었다. 삼촌이 내 손을 꽉 잡았다.
 “한 번만 도와줘. 삼촌이 꼭 갚을게.”
 그의 진심을 의심하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삼촌이 나에게 얼마나 잘 해주었는가. 그러나 나는 보았다. 삼촌의 눈동자가 발하는 어두운 빛을. 희미하게 비틀린 입가에 고인 탐욕을. 피식자 특유의 예민한 본능이 내가 그것을 알아보게 했다. 그건 큰아버지와 똑같은 짐승의 얼굴이었다. 나도 모르게 삼촌의 손을 뿌리치고 일어났다.
 “생각…을 좀 해 봐야 할 것 같아.”
 삼촌은 얼어붙은 얼굴로 나를 올려다본다. 이런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이. 어떻게 나를 이렇게 매정히 내칠 수 있냐고 말하는 듯한 피해자의 얼굴을 했다.
 “미안. 내가… 내가 다시 연락할게. 오늘은 그냥 가줘.”
 그는 다시 손을 잡으려다 실패하자 허리를 껴안고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애타게 내 이름을 불렀다. 땡땡아, 제발, 제발 한 번만 도와줘. 너밖에 없어. 균형을 잃고 휘저은 팔에 의자가 쓰러지고 식탁의 그릇이 와르르 바닥으로 떨어졌다. 삼촌이 처음으로 무서웠다. 집히는 그릇 아무거나 손에 쥐고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이거 놔, 나가, 나가라고, 나가!!”
 있는 힘을 다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겨우 그를 쫓아낸 뒤 다시 고요해진 집은 어느 때보다 난장판이었다. 고여있던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얼마 안 가 둘째 이모에게 삼촌이 파산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너한테까지 가서 행패 부렸다며? 이모가 대신 사과할게. 이모는 담배를 태우는지 깊게 숨을 내쉬고는 자세한 얘기를 해줬다. 글쎄 걔가 진 빚이 죄다 노름빚이더라고. 부산에서 밤낮 도박장 드나들다가 회사 잘리고 돈도 날리고 나중엔 사채 끌어다 처박았댄다. 도박에 미쳐서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 지금은 내가 병원에 겨우 입원시켰어. 애가 아주 성실하지는 않았어도 한량은 아니었는데 막내라 너무 오냐오냐 키웠는지……. 얘, 넌 별일 없지? 이모는 덕분에 흰머리 왕창 나서 할머니 다 됐잖니. 깔깔깔.
 7.
 감당할 수 없는 공허함에 잡아먹힐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잡을 지푸라기마저 사라진 기분은 참혹했다. 큰아버지는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 나에게 갖은 농간을 부렸다. 번지르르한 혓바닥을 뽑아 버리고 싶었다. 그에게 완전히 질린 나는 내가 죽더라도 이 인간에게만큼은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이를 악물었다. 모순적이게도 큰아버지의 존재가 나에게 살아갈 힘을 준 것이다. 관련 법을 공부하고 아버지와 연이 있던 변호사에게 연락을 넣어 상담도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그간 받았던 겁과 사탕이 같잖은 협잡에 불과했다는 걸 알았다.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큰아버지는 소송에서 졌다. 법원은 제삼자인 변호사를 후견인으로 선임했다. 소송을 건 큰아버지를 포함해 친척 중 재산을 욕심낼만한 이들이 많으니 당연한 판결이었다. 물려받은 재산과 사망보험금은 내가 일정 나이가 될 때까지 신탁에 맡길 거고, 그렇게 되면 누구도 내 재산에 눈독을 들일 수 없게 된다.
 
 “잘 끝났는데 표정이 왜 그래요?”
 법원을 나와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는 동안 변호사는 웃으면서 내 등을 두드렸다. 난청이 상당히 진행되어서, 이제 반 정도는 입 모양을 읽어 알아듣는 수준이었다.
 “얼굴 펴고, 어깨도 펴고. 나중에 내 나이 되면 고생해.”
 억지로라도 입꼬리를 올려 웃으니 과연 좀 나았다. 문득 올려다본 법원 건물 위로 회색 하늘이 내려앉아 있었다. 매서운 바람이 불 때마다 헐벗은 나무들이 춤을 췄다. 코트를 더 단단히 여미고 귀 위로 털 달린 귀마개를 덮어 썼다. 그녀가 품에서 차 키를 꺼내면서 물었다.
 “집까지 태워다 줄까요? 추운데.”
 “아, 아뇨. 택시 타고 갈게요. 감사합니다.”
 “그래. 조심히 들어가고, 무슨 일 있으면 또 연락해요.”
 시내로 나와 택시를 잡아타려다 음악이라도 틀었으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이 들어 일단 걷기로 했다. 평일 낮인 데다 날씨가 추워서 거리는 한산했다. 상가가 없는 쪽으로 돌아가다가 아파트 단지를 질러 집으로 가면 음악도 마주칠 일 없고 안전하겠지. 아무튼 별 탈 없이 끝나서 다행이었다. 소송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밤마다 법정에서 춤추는 악몽에 시달리는 바람에 심적으로 더 힘들었다.
 “야.”
 마음 놓을 때가 가장 위험한 때라던가. 별안간 귀마개가 벗겨졌다.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큰아버지가 내 귀마개를 들고 서 있었다. 카악, 퉤. 그가 나를 똑바로 노려보면서 바닥에 침을 뱉었다. 꼭 얼굴에 침이 튄 것처럼 아주 더럽고 모욕적이었다.
 “끝이라고 착각하지 마. 내 새끼한테 그런 짓 하고도 발 뻗고 잘 수 있을 줄 알아?”
 그는 흉악한 표정으로 귀마개를 반대로 꺾어 부러트린 뒤 바닥에 내던졌다. 내 다리를 저렇게 부러트리고 싶은 거겠지. 나는 정말로 지긋지긋해졌다. 이미 지독히 덧난 염증이 곪아 터져 고름이 흐를 지경이었다. 
 “예전에 아빠가 빌려준 것도 다 말아 먹었으면서.”
 “뭐야? 그건 어른들끼리 애저녁에 다 끝난 얘기야!”
 “큰아빠 사업병 있는 거 온 집안 식구들이 다 알아요! 그런데 후견인은 무슨, 이 사기꾼 새끼야!”
 그는 참지 못하고 내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내가 다부진 그를 힘으로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으나, 살면서 크고 작은 싸움에 자주 휘말렸기 때문에 맷집만은 좋은 편이었다. 여러 대 맞은 뒤 옷자락을 붙잡고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그의 고간을 걷어차고 도망쳤다. 억! 단말마 같은 비명을 지르며 고꾸라지는 큰아버지를 뒤로한 채 무작정 달렸다. 긴 이명이 산발적으로 양 귀에서 울려 몇 번이고 벽에 몸을 부딪쳤다. 방향도 모르고 계속 앞으로 향했다. 가쁜 숨이 터질 때까지, 다리가 완전히 지쳐 멈출 때까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다리 위였다. 세찬 칼바람 사이로 눈이 흩날렸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난간을 잡고 아래를 내려다본다. 파도 못지않은 세찬 물결이 넘실거리며 다리기둥에 부딪혀 부서졌다. 이런 날 물에 뛰어들면 적어도 저체온증으로 죽지 않을까? 그 물음을 시작으로 생각해봤자 소용없는 소모적인 가정들이, 여태 결론 내리기를 보류했던 질문들이 상처 틈새를 비집고 터져 나왔다. 어딘가 돌이킬 지점이 있지 않았을까. 내가 무언가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부모님은 나를 버린 게 아닐까. 내게 드디어 오만 정이 떨어져 사고를 위장하고 도망가버린 게 아닐까. 시신까지 내 눈으로 다 확인했으면서. 이제 어떤 사소한 일상도 공유할 수 없다는 걸 알았으면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흑, 참지 못하고 흐느끼던 그때였다.
 “…….”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온 세상이 물먹은 것처럼 고요했다. 어깨 위로 눈이 소리 없이 쌓이고 있었다.
 8.
 침묵하는 세상은 나에게 위협이 되지 않았다. 오랜 풍파 끝에 맞이한 평온함과 함께 막막한 바다에 표류한다.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올곧게 나아갈 이정표가 필요했다. 언젠가 한 소설가가 자기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했던 것을 떠올렸다. 자서전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빈 종이를 놓고 펜을 들자마자 원래 그렇게 약속되어 있었던 것처럼 손이 움직였다. 단어가, 문장이, 나를 이루는 모든 기억이 낱낱이 춤을 추었다. 첫 문장은 이런 글이 흔히 그렇듯 자신에 대한 고백으로 시작한다.
 나는 불치병을 앓고 있다. 음악이 들리면 몸이 멋대로 춤을 추는 병이다. 웃지 마라. 이것은 아주 좆같은 일이다. 나는 가족, 이웃, 선생님, 같은 반 아이들, 그 외 길 가던 행인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들면서 자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