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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태풍이 휘몰아치기전 하늘은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조용하게 빛나곤하지,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게 빛나던 하늘은 검게 변하고 비와 바람을 보내지,

우리도 그래,

티없이 사랑했지만 곧 그사랑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감정없이 메마르곤 하지,

지금 그래 우리,

누구라도 한마디만 꺼내면 맑고 깨끗했던 우리의 사랑은 어둡고 칙칙한 마침표를 찍게되겠지,

그래도 말이야,

넌 한때 누군가에게 사랑스러운 존재였다는 것을 기억해,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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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폭풍 전에는 고요한데 폭풍 후에는 놀라울 정도로 맑아져. 근데 나는 왜 폭풍 후에 더 흐려지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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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나는 시험치기 전에 긴장을 하는데, 태풍이 미리 올 걸 알고 하늘도 긴장을 할까? 땅도 식물도 벌레들도 긴장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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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태풍이 온대도,
묵묵히,
할 일을 한다.
노처녀에 필수인 Vitamin D+ 망고를 빨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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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끄적(불치병/사랑)

덜컹
차가운 겨울날 너에게 헤어지자고 했다.
너는 이 말을 들은것인지 듣지 못한건지 반응이 없다.
아니, 듣고도 못 들은 척 하는거겠지. 너도 아는거야.
"헤어지자고."
내 목소리는 내가 듣기에도 차가웠다. 너만 모른다.
날 보는 검은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다. 단지 계속 눈꼬리를 휘며 웃었다. 재미있다는 듯이.
"아하하하..! 이거 맛있지 않아?""좀 먹어봐."
대답을 피하는 너는 나에게 동의를 구한다. 창 밖의 마른 나뭇가지가 유난히도 가냘프다. 바람이 부는대로 부러질듯이 휘는 저 나뭇가지가 마치 나와 같다.
아마 너는 헤어져주지 않을거다. 이제껏 그래왔으니까 그런 널 많이 사랑한다. 가슴 깊이 널 좋아한다.
그래서 너와 헤어져야만 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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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라고 속삭이며 웃는 너의 뺨을 어루만지며
나도 네게 작게 속삭여
사랑해,
이미 너는 내가 만들어낸 허구라는 것을 알고 있어.
만약 정말 너 였다면 내 가슴 깊이 칼을 찔러넣어도
성에 안 찬듯이 화를 내며 상처를 더 벌려놓고
고통에 바르작거리는 나의 몸짓과 신음을 즐기겠지.
하지만 아직도 사랑해
내 꿈 속의 너는 아무말 없이 가벼이 키스하며 웃음 지어.
거짓된 따스함에 내 뺨은 천천히 젖어들고,
너는 희미해지다 결국엔 사라져.
눈을 떴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너의 달콤한 고백들이 내 귀에 맴돌아.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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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ing

ending 이란 무엇일까. 직역하면 무언가의 결말. 소설이든 삶이든, 만화든, 영화든.
우리는 늘 언제나 늘 이 엔딩이라 하는것에 늘 마주하며 산다. 죽음도 어쩌면 일종의 엔딩.
헤어짐도 일종의 엔딩. 졸업도 일종의 엔딩. 이리저리 엔딩은 우리의 곁에 붙어있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안되기 라도 하는듯이. 원래부터 있었다는 듯이. 결국 엔딩은 이리저리 끈처럼 붙어있는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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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벽

쓰레기장에서
우리 팀 메이가 자꾸 입구에다 빙벽을 세운다
얜 이길 맘이 없는건가 싶었는데
빙벽 부서지자마자
적바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총알을 퍼붓는다
오해해서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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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지독한 아빠 방귀 냄새
솔직히 소리만 클 뿐
냄새가 그렇게 심하진 않지만
항상 아빠가 방귀 뀌면
우리는 저 멀리 도망간다
냄새 지독한 듯이 코를 막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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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흐드러지게 핀 꽃이 아름답던 날, 흩날리는 꽃처럼 어여쁘던 연인이 있었으니.
징검다리 밟고서 매화 맡으며 걸어가는 저 여인은 누구인가.
여인에게 아름다운 미소를 꽃피우며 껴안는 저 남자는 누구인가.
휘엉청 밝은 달빛 따라 그 빛 아래서 서로 속삭이는 저 연인들은 누구인가.
밝고 맑은 사랑 따라 저들처럼 사랑하는 이 없을 것이니.
티 없는 사랑 그대만을 위해 인생 보내겠노라 약속한 자들이 저들이니.
무엇이 어찌 되던 그대만을 바라보며 내 삶 살겠노라.
그대를 보아서 내 진정한 삶이 찾아왔노라.
어서 혼약해라, 남들이 재촉해도 그리하지 않는 그대들은
대체 어찌 이리도 애틋한 사랑 하는가.
두 팔 걷어붙이고 둘의 혼인을 도운 이들도 수없이 많으니, 참으로 훈훈하도다.
성화에 이기지 못해 떠밀려서, 허나 얼굴에 웃음꽃 가득 핀 둘은 분명 행복할 것이리라.
여인이 한 떨기 꽃이 된 듯 수줍어한다.
사내도 붉어진 얼굴 감추지 못해 입술을 깨물고.
내 저리도 행복한 자들을 본 적이 없네,
어쩜 저리도 잘 어울릴까,
훈훈한 덕담 오가고 그 둘은 행복하여 웃었네.
여인이 한 손을 들어 올리고.
그 손에 들린 것은 은장도였으니.
의미 모를 사람들은 놀라워하고.
그녀의 짝이 된 사내는 그저 웃으며, 여인에게 은장도를 건네받았다.
곧이어 사내가 여인의 가슴을 푹, 찌른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
그리고 여인이 그럼에도 행복하단 듯이 맑게 웃은 것은 더더욱 예상가지 않았던 일.
그것과 동시에, 여인이 피를 토해 비틀거리면서도 사내의 가슴을 똑같이 푹, 찌른 건 아무도 몰랐을 일.
곧이어 죽어 가는 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은, 하늘도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우리는 살아 있으면 언젠간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죽음이든, 바람이든, 어떤 것이든 우릴 떨어뜨릴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이렇게 같은 날 같은 시 같은 곳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저 하늘로 올라가겠습니다.
부디, 우리를 축복해 주시길.
웃음만 가득해야 할 혼인식이 피로 가득해지고.
그들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새빨간 꽃을 흘리며 서로에게 속삭였다.
안녕히 잠들길, 나의 연인이여.
우리는 행복하겠죠?
당연히 행복하겠지. 그대와 함께인데.
그래요... 안녕히 잠들어요, 나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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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는 이별

어그러진 듯, 숨을 쉬는 것 조차
나에게 벅찬 듯이
나의 한숨은 허공 속으로 타오르다가
보이지 않는 재가되어 떨어지네.
나의 심장은 더 살아가라고
나를 재촉하는데
그 박동은 여전히 
사랑으로 인한 것이라는 듯
애원하며 매달리며
나를 놓아주지 않네.
그리는 정은
떠날 생각을 않는지
그대 가시는데 마음 속에
깊게 패인 흔적을 남겨놓고
울음을 삼켜내며
전한 그 사랑한단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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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물들길 기다린다.

올 가을은 가을이 찾아온지도 모르고 지나갔다.
코 끝이 시리고 훌쩍거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릴 무렵에
고개를 드니 어느새 단풍 나무가 빨갛게, 또 노랗게
물들었더라.
그 중에 대부분은 이미 낙엽이 되어 바스락 거리고 있었다.
그래도 나,
빨갛게 여기에 있었다는 듯이
가을이 가기전에 알아챘다면 좋았을걸
빨갛게 노랗게 물든 너희들에게
예쁘다고 말이라도 했었다면
이렇게 미안하진 않았을텐데
사랑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떠나기전에 알았으면
예쁘다 말이라도 했을텐데
이렇게 미안하진 않았을텐데
지나버린 가을에
떨어져버린 낙엽에
보내버린 사랑을 추억하고
다음 사랑이 빨갛게 물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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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등

가로등이 어두운 밤하늘의 달 대신 밝게 빛났지.
늦은시간까지 너와 함께했던 오늘이지만
우리는 헤어지는게 아쉬운 듯이 네 집 앞에서 몇시간이고 대화를 나누었어.
그러다 문득,
나는 내 콧등을 문지르며 납작하게 생긴 코가 마음에 들지 않다며 칭얼였어.
위로랍시고, 너는 내 코가 낮지 않다며 제 코와 대어서 확인해 보자.
가로등 아래에서.
차가운 겨울 공기에 너와 코를 맞대고.
하얀 입김마저 나오지않을 것 처럼 둘 사이는 좁혀져서.
맞대고 있는 코끝까지 두근거릴까봐.
나는 서둘러 얼굴을 빼내었어. 겨울 공기에 발갛게 변한 볼과 귀를 손으로 덮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