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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 <Aaron Burden / Unsplash>

풍경

세월이 흘러도 오랜 풍경 속 그 사람은

여전히 그자리에 있다.

기억이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고 미화되는 건데,

그 사람은 더욱 선명해지기만 했다.

애초에 아름다웠던 기억이기에

어디서 왔지?
[["synd.kr", 2], ["unknown",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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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낼 수 없던 편지

22살에 내가 17살의 너에게.
안녕, 잘 지내니? 날씨가 오락가락해. 감기조심해, 준아. 아, 이런 흔한 말로 안부를 묻는 날 용서해. 

나는 잘 지내고 있어. 추워진 날씨에 니가 좋아한다던 베이지 색 가디건을 여민 채, 그렇게 지내고있어.
너와 나는 중학교 2학년 어린 나이에 만났어. 그것도 인터넷 소설 카페에서 말이야, 기억나니? 너는 카페에 몇 없는 남자였고 나는 카페에 흔한 여자였어. 사실 그때 그 카페, 잘 기억나지 않아. 그런데도 흐릿한 기억 속에서 너와 함께 떠들고 연락하던 그 떨림이 아직 잊혀지지 않아. 
비록 우린 온라인에서 맺어진 인연이었지만 친구로 1년, 연인으론 1년 남짓한 세월을 함께했어. 참 우스웠지? 온라인에서 어떻게 우린 애정을 속삭였을까.
당연한 수순이지만 우린 헤어졌어. 얼굴 한번 못 본채, 그저 문자와 전화로 그것도 요금이 떨어지면 네이트온으로 밖에 연락할 수 없었던 우리가, 참으로 애틋하게 서롤 보냈잖아. 지금 생각하면 오글거렸지만 서로를 위해 헤어지자고, 그렇게 끝이났잖아.
난 우리가 완전히 연락할 수 없다는게 무슨 의민지 몰랐어. 막상 하염없이 시간이 지나보니 갑자기 무언가 와닿았어. 동시에 왤까, 미친듯이 니가 보고싶단 생각이 들었어, 나는. 
18살 겨울, 난 아직도 기억나. 나는 카톡에 뜨는 낯익은 니 이름에 한 사나흘을 망설이다 먼저 연락을 했어. 우린 다시 연락만 하는 사이가 됐고 나는 홀린듯 니게 매달렸지만 넌 거절했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했는데 너한테 두어번 차이니깐 연락하지 못했어. 너 역시 두어번은 형식적으로 연락을 해줬지만 그 다음은 없었고. 사실은 이후에도 연락하려했지만 그럴 수 없었어. 너 여자친구 생겼잖아. 
그래, 좋은 대학에 좋은 여자친구가 생겨버렸으니 내 자린 당연하게도 없지. 웃긴다, 그치. 얼굴 한번 본적 없는 우리가 너의 체온도 모르는 내가 널 이토록 아끼고 그리워하니. 
지금 나도 대학교 다녀. 너보다 좋은 학굔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고 있어. 나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잖아, 기억나? 
나 있지, 비록 작은 신생 사이트지만 연재제의도 들어왔다? 있지, 준아. 너는 내 첫사랑이고 내 학창시절의 반절을 가진 사람이야. 고맙고 또 고마워. 이 말 꼭 해주고 싶었어. 잘 지내고 지금 여자친구랑 오래가.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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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그늘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나무를 '키 큰 사람' 
또는 '서 있는 사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큰 나무일수록 그늘은 넓고 깊다. 
나무가 사람이라면, 사람도 나무가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아주 작고 어린나무겠지. 

지금보다 큰 나무가 되고 싶다. 
아름드리나무까지는 감히 바라지도 않는다. 
한 사람 정도 가끔 쉬어갈 만한 그늘을 줄 수 있는, 
그만큼 큰 나무. 그런 나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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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

언제 부터였는지. 어떻게 시작했는지 솔직히 이젠
 기억도 안납니다. 다만 나에게도 누구보다 찬란했던 사랑을 꿈꾸었던. 영원한 사랑을 꿈꾸었던. 그런적이 있었다는것만 기억나는거죠
모두가 겪는 그런 첫사랑 말입니다.
그때 처음 시작한 사랑은 당연히도 서툴렀고
이제 보니 순수했습니다. 
남 눈치 안보고 뜨겁게 사랑했으니.
그러나 끝은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전 남들처럼 헤어졌고 
남들처럼 잊어가려 애썼습니다.
사랑을 잊는법이

다른 사람, 사랑하는 법 밖에 없더랍니다.
그때부터였던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미치도록 사랑하고,
미치도록 후회하면서도
다시 또 사랑하게 된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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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오늘도 설레인다.

너를 보던 그 순간, 내 마음과 내 두 눈은 네게 홀린 것 마냥,
내겐 오로지 너로만 가득히 찼다. 
모든 것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단, 네게는 전교 1등을 할 만큼이나 집중이 되던 것.
뭐랄까 . . . 내 모든 집중력이 네게로 쏠린 느낌?
응, 그런 느낌.  / 리진, 感性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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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억압된 것에서 벗어서 스스로에 대해 결정하는 수 있을 때, 사람이라 부른다.
환경에 의해 지배당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기 식으로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을 때, 사람이라 부른다.
삶이 자아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숙고하고 좁히기 위해 달려가는 행로에 접어들 때, 사람이라 부른다.
스스로를 이해하고 변화를 인식하는 건, 언어로부터 구체화되며, 이 언어로 인해 구체화된 인식들이 우리의 감정과 기억을 주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사람이라 부른다.
페터 바에라의 [자기 결정]이라는 핏빛 커버의 책을 읽고 있다. 짧은 책이지만, 난독증에 난시도 심해져 읽는 게 여간 난감한 게 아니다.  가끔 말인지 막걸리인지, 라고 투덜거리며 시대의 지성에 침을 뱉는 얕디얕은 인내심을 보이기도 한다.
다 읽고 나면, 난 괴이한 보상심리에서 비롯된 '각성' 따위를 기대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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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기억이 싫어서
이리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싫은 기억이
다시 남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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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가장 오래되었다고 생각하는 기억부터 시작해보자. 유치원이었다. 크리스마스였고 나는 산타가 선생님이 분장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 다음, 아직 어린 시절. 친하게 지내던 가족과 마트에 갔었다. 아줌마와 아저씨는 가지고 싶은 장난감을 하나 고르라고 했었다. 인형 세트를 골랐던 것 같다. 부모님께 들켜 결국 갖지도 못한채 거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혼이 났다. 그 날부터 원하는 것을 쉽게 말하지 않았다. 초등학교였던가 중학교 시절, 늘 그렇듯 부모님이 크게 싸운 뒤였다. 엄마는 베란다 창문을 열고 다 같이 뛰어내려 죽자고 했다. 동생은 말렸지만 나는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어차피 뛰지도 못할가면서. 4층에서 뛴다고 죽나. 하고 생각하면서. 뛰지도 못할거라는 생각은 맞았고 4층에서 뛴다고 죽지 않는다는 생각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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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기억

책상 위 책들 말해
슬픈 기억은 언젠간 잊혀진다고
하지만 모두들 알지
슬픈기억은 절대로 잊지 못 한다는 걸
무서운 영화처럼
확인한다면 힘들걸 알기 때문에
모두들 잊은 척 살지
좋은 기억만 가지고 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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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기억

인생은 길고긴 여행같다. 
그 긴 여행동안 우리는 울고 웃으며 많은 추억을 쌓는다. 그런데 가끔, 그 추억속에 마음속 깊이 남는 기억들이 있다. 이 기억들은 아픈 사랑의 기억이 일수도 지우고 싶은 인생의 흑역사 일수도 있다. 분명한것은 이 기억들은 발자국처럼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궂은비가 내린다면 금세 지워질지도 모른다. 기억의 발자국으로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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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 노래

당신의 날들은 어떤가요? 저의 날들은 종일 비가 오고 있답니다. 당신이 그렇게 떠나버리신 후에, 저는 한참을 울었어요. 그리고 이젠 더는 의미없는 눈물도 나오지 않게 되어버린 것만 같네요. 하늘이 내 대신 슬퍼해주려나 보다, 그런 멋쩍은 생각도 잠시 했어요. 맞아요 실없는 소리지요. 당신의 핀잔이 그립네요. 
아프다던 허리는 괜찮으신가요? 그 숨가빴던 삶은, 이제 좀 느슨해져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나요? 날 밝은 날 산책도 하시나요? 복숭아도 많이 드시면 좋을 텐데. 당신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면 저는 괜찮습니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당신은 제 머리를 무릎에 얹고 노래를 불러주셨죠. 그 조용한 목소리가 제 머리칼을 어루만지면 저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곤 했어요. 저는 그 목소리를 참 사랑해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 내내. 
저는 지금 다시금 하릴없이 눈물이 나오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제게 주신 사랑의 기억들은 제게 고스란히 있어요. 저는 그걸 헛되이 쓰지 않을 거에요. 사랑해요,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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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계절을 돌고돌아
어느새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계절따라 산과들에 풍경도
옷갈아입기를 멈추지 않는데
그 속에 기억은 변하질 않고
여태 그대로 남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다신 현실이 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지만
기억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태연하게 그 자리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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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그 후

물건이든 사람이든 버릴껀 버려야 된다. 하지만 사람의 기억은 떠나지 않는다.
기억을 버렸다고 생각했지만 문뜩 지나가는 바람에 떠오르는 것들.
아마도 내가 살아있는 세상엔 진짜 이별은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