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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좋은 빛깔의 하늘이다.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교 다닐적에, 소주를 두어병 먹은 상태로, 허름한 과잠을 걸치고 대학가를 배회하는것. 

그렇게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어떻게 그런 것에도 감동을 받았었는지,  스스로는 목석이라 생각했지만, 지금보니 나는 감수성 짙은 젊은이였구나 싶다.

나는 지금 비슷한 하늘을 보고 있지만, 사람이 변한건지 하늘이 변한건지. 

아직은 감흥이 없다고.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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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어릴적 할머니댁 이불에서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냄새가 났다. 이상하게 잠이 잘 오던 그때는 그게 추억속 깊이 남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릴 적 아무 고민없던 그때가 그리운건지, 그시절 함께였던 우리가 그리운건지.. 오늘 덮고 자는 이불이 나중에는 어떤 그리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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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사람

내 일이 아니면 뭐든 관심이 없지. 내맘대로 해결이 안되면 그날은 기분이 좀 별로야. 내 마음을 채우는 건 오직 내 관심사 뿐. 타인의 일을 도와주려면 나는 마음의 준비를 늘상 해야하지. 원래 그랬던건지 아니었던건지는 이제와서 잘 모르겠어. 유전이 이렇게 만든건지, 혹은 어린시절의 기억 때문인지 말이야. 친하지 않은 사람과의 어색함을 지우기 위해 하는 시덥지않은 농담을 할 때, 나는 대답하고 받아치는 것만 잘하지. 먼저 건내는 건 잘 못해. 타인이 뭘 하든 관심이 없으니까. 부모님과 친구들에게도 먼저 연락하지 않아. 나는 개인주의자니까. 하지만 그대로 살거면 왜 인간으로 태어나 사는건지 의미 없어 보여. 매번 이런 나를 고쳐야 한다고 하지만, 피곤할때면 돌아와있고 나는 또 친하게 지내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외로운 사람이길 자초하는 것 같아 이런 내가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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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하늘을 올려다보고
'엄마' 하고
평소처럼 불러본다
엄마뒤를 늘
졸졸 따라다니던
코흘리개
어린아이 시절부터
뭐든 해드릴 수 있는
이제서야 철이 든
지금까지
입에 달고 살았던
'엄마' 두글자에
가슴이 저릿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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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학교 다니던 그 시절이
그리웠으면 좋겠는데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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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오는 그 때

어릴땐 그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던날이 지금은 기다리지 않게 된다.마주하는 날도 예전의 설렘이 없고 짜증이난다.내가 어린시절을 많이 잃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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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꺼야

라고 생각하던 어리석은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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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건 무엇일까

그리운건 무엇일까
사람냄새 복작이던 시장골목일까
이제는 전부 가짜 잔디에 숨어버린 운동장일까
시끄럽고 북적이던 그 시절의 집일까
유독 맑은 날씨에 높고 푸르던 그 하늘일까

그리운건 무엇일까
잠도 안 깬채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감싸던 안개일까
반에서 옹기종기 모여 떠들던 점심시간일까
한걸음 두걸음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비추던 노을일까
그 날 쏟아질 듯 밤하늘을 수 놓던 별들일까
그리운건 무엇일까
어제 부고가 붙은 인심좋던 구멍가게 사장님일까
얼굴조차 흐릿한 옛친구들일까
연락을 잘 안하는 가족들일까
하늘을 같이보며 수줍게 웃던 너일까
어리숙하던 어린 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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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예뻐지고 싶다.
과거나 현재나 진득하게 내 마음 바닥에 들러붙은 욕망이다. 예쁘고 못생기고 딱히 생각하지도 않았던 시절이 있다. 내가 웃는 것 만으로도, 껴안는 것 만으로도 이뻐해주는 부모님이 계시니.
사실 나는 못 생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외모에 집착하게 된 계기는 매우 단순했다. '넌 왜 이렇게 다리가 굵어? 보통 남자 다리가 너보다 얇겠다.' 정말 지독히 단순하고 어떤 의미도 없는 한 마디에 상처 받아버렸다. 또래보다 마른편인데도 불구하고 체질상 이상하게 다리만 굵었다. 그리고 그게 내가 처음으로 외모에 대해 인지하고, 트라우마가 생겨버렸다. 바보같게도. 그리고 그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다른사람의 몸과 내 몸을 비교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거울을 보기 싫어졌다. 내 사진을 보며 놀리는 남자애들의 말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카메라를 피해 다녔다. 튀어나온 앞니들을 감추려 일부로 손으로 입을 가려 웃고 되도록이면 웃지를 않았다. 좋지 않은 시력으로 안경은 두툼해지고, 어느 순간부터 아무 생각없이 하나로 묶어 다니던 머리는 나를 '꾸밀줄 모르는 여자답지 못하는 여자애'라 부르더라. 하얀 아이들과 대조되게 내 피부는 언제나 짙은 갈색이었고, 미소 따위 없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아이가 되었다. 반에서 남자아이들과 농담하고 잘 노는 예쁜 아이들을 보며 부러웠다. 나에게는 그저 외모에 대한 트라우마만 주었던 아이들이 그렇게나 사근사근해질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예뻐지고 싶었다. 치아 교정이 끝나고 거울 앞에 서서 어색하게 웃어본다. 거의 8년 만에 뻣뻣하게 올라간 입꼬리가 너무 못생겨 보여서 다시 입가를 내렸다. 교정이 끝나면 많은게 달라질거라 생각했는데 나는 그대로였다. 입술이 빨갛면 나을까? 틴트를 발라본다. 그러다 입술만 벌건, 제게 맞지 않는 걸 입은 거 같아 문질러 지워버렸다. 예쁜 원피스를 입어본다. 삐적 마르고 다리만 퉁퉁한 내 모습이 꼴보기도 싫어 다시 벗어던졌다. 화장을 해보아도 어째서 거울 속 내 모습은 그리도 못생긴지... 그냥, 어디를 걸어가든 분명 존재하지 않을, 아니면 진짜 있을지도 모르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내 머릿속이 만들어 낸건지, 아니면 환상으로 치부하고 싶은 현실인지. '넌 못생겼어. 안 어울려.'
한 친구를 만났다. 나보다 훨 통통하고 덜 예쁘지만 밝은 아이. 난 겁나서 입지도 못할 하늘하늘한 원피스, 짙은 화장, 환한 미소. 그제서야 깨달았다. 정말 어여쁘다고. 다른 사람 눈에는 몰라도 그 맑은 기운이 내게는 참으로 어여뻤다. 조금씩 그 아이를 따라해본다. 어색하게나마 미소를 지어보고, 새벽에 수십번 입었다 벗었다 망설였지만 치마도 입어보고, 용기 내어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 틴트와 비비를 사온다. 같이 찍자며 들이미는 카메라를 보고 아무렇지 않은 척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어본다.
거울 속을 봐도 난 여전히 달라진게 없다. 난 못생겼다. 예뻐지고 싶다.
움추리고 싶지 않다. 있는지도 불명확한, 나에게 전혀 상관없는 시선들을 신경쓰다 이쁜 옷 하나 못 입고, 립스틱 하나 발라보지 못했던 과거가 너무 바보같다.
예뻐지고 싶다.
다른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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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우리가 무언갈 하든 하지 않든 계절은 돌아온다. 변함없는 건 돌아온다는 사실 뿐이고 언제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는 그도 매번 바뀌었다. 우리가 뭘 하든, 여름은 돌아온다.
관계는 완전히 사라졌다. 이미 완전히 망가진 것이었지만 그나마도 가짐과 아예 없음에는 큰 차이가 있다. 우습게도 그랬고 나는 그대로 소리내어 웃었다. 이까짓게 뭐라고 공허함이 느껴지는지, 심지어는 아쉬워지는 건지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어 웃었다. 어느 순간부터 네 웃음소리가 겹쳐들렸다. 영락없는 비웃음이라 나는 웃음을 뚝 그쳤다. 매미소리가 방 안을 메우고 있다. 창에 들러붙었는지 유난히 시끄럽다. 크게 착각한 수치를 느끼고 싶어도 주변에 널린 건 먼지와 쓰레기 뿐이었다. 감정이 존재하려면 관계가 우선이다. 하지만 관계를 유지하려면 필요한 감정이 있었다. 마음이 불편해졌다. 세상은 닭과 달걀로 이루어져 있었다.
계절이 왔음을 알 수 있는 몇가지 단서가 있다. 가령 사람들은 서늘한 밤에 낙엽이 지면 가을이 온 줄 알았다. 눈이 오면 겨울이 온다. 꽃이 피면 봄이 왔다고들 했다. 하지만 우리 집엔 늘 네가 그렇게도 좋아한 덕에 매일 꽃이 꽂혀있었으므로 나는 봄을 모르고 지나갔다. 밖에 나갈 일 없으니 가을바람을 맞을 새도 없었고 다만 느껴온 건 여름과 겨울 뿐이다. 차갑고 맛없는 도시락을 세 숫갈 겨우 들고서 무료하고 무기력하게 방 바닥에 엎드렸을 때. 바닥이 습기로 끈적거리면 여름이었고 대리석처럼 차가우면 겨울이었다. 이 정도만 알아도 충분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여러가지가 달라졌다. 아버지가 떠났고 네가 죽었다. 내가 바닥에 납작 들러붙기도 전에 여름은 시작해버렸고 매미가 울고 있었다. 의식하고 나니 귀가 따가워 나는 신경질을 내며 발로 창문을 걷어차 매미를 날려버렸다. 그새 움직였다고 열이 오르는 몸을 식히려 그나마 서늘한 벽에 몸을 기대 앉았다. 노이로제처럼 멀거니 매미소리가 들렸다. 집에는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었다. 부채도 없었다. 매년 여름은 더더욱 더워졌다. 그는 늘 스스로와 싸움을 했고 늘 이겼다. 아직은 초여름이지만 이대로라면 나는 이 방 안에 통째로 갇혀 열병을 앓을지도 모르겠다. 나가지 못한 열이 내게로 들러붙은 채로 겨울을, 아니면 나는 모르는 가을을 기다릴 것이다. 
여름이 왔다. 공기가 눅눅하게 무거워지고 더는 시원한 바람을 맞지 못하며 마찬가지로 눅눅한 열에 갇히다 보면 어느 순간 여름이라 한다. 나도 전엔 사계절을 모두 알 때가 있었다. 그 시절엔 가을 겨울이 되면 여름의 생기가 문득 그리워질 때가 있었다. 선명한 색상으로 파란 하늘에 맴맴 울리는 소리를 그리워했다. 이제서 아무 의미 없는 그리움을 떠올리는 건 더위를 먹어서일까. 여름은 생각만큼 파랗지 않다. 눈오기 직전 구름 낀 하늘보다 더 흐리고 잿빛이다. 땀이 차 들러붙기 시작한 겉옷을 벗었다. 흰 양말은 여전히 짝짝이었지만 어째 벗을 생각을 않는다. 여름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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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혹시 그거 아니?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내 모든 인생을 한꺼번에 넘길 수 있는 그거.
손끝에서 맑고도 생기넘치던 청춘이 펼쳐지는데.
언젠가 어리숙했던 미소가 
이를 내보이며 들어서는데.
하늘이 맑고, 구름이 떠있고.
마치 한 폭의 수채화같은 날이 오면
나는 어김없이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선단다.
이제는 말이지? 
마지막 사진을 찍어야 하거든. 
네가 알 수도, 알지 못할 수도 있을 
그것 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거든.
인생도, 그 속의 모든 것들도.
사랑도, 우정도.
전부 똑같아.
쉼표로 끝나면 불완전하거든.
그래서 말이야.
완벽히 불완전했던 내 삶을 끝맺어야해.

최고로 완전한 그 시절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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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 , 첫 사람

어쩌면 웃는 너였거나, 어쩌면 같이 걷던 너였거나
또 어쩌면 그 때 그 시절의 너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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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도 애벌레 시절이 있었고 꽃도 씨앗시절이 있었다.
애벌레와 씨앗도 나비와 꽃이 되기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