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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끔 ..주말에 집에있을때면..

학교의 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듣는다


그럼난.. 일어나 베란다에서 보이는 건너편

  학교를 본다

  그리고 혼자서 중얼거린다..

그대로네...라고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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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립 그리고 보행

걷기를 멈추는 인생, 뭐를 더 기대하겠는가. 
걷기는 심장을 건드리고 두뇌를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 눈에서 나오는 레이져는 하늘도 쏘아보고 벛꽃도 쏘아보고 건너편을 걷는 인간들에게도 쏘아본다. 선거용 현수막 나부랭이, 위로 솟은 교회첨탑, 하교를 하는 자녀를 태우기 위해 길가에 길게 늘어서 있는 한 고등학교 학부모들이 고삼전쟁을 하는 진풍경도 눈빛으로 쏘았던 레이더망에 걸려들었다. 출퇴근하는 길거리에서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은 그렇게 그렇게 쌓여서 내 시간들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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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다 받아들이고 스스로 이해한, 끝난 일이라고 생각했었지.
예상한대로 건너편 팀장 승진 메일 수신.
읽다보니 얼굴이 붉어지고 숨이 가빠지더라.
내가 뭘 잘못했을까?
어느 시점에서 어떤 판단이 잘못됐던걸까?
개같네.
속으로 삭히고 또 열심히 하는 수밖에...
개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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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거실의 큰 유리창 앞에 서면,
건너편에 보이는 한 아파트가
다른 아파트들의 흐릿한 존재감 속에서 시선을 잡는다.
그 아파트는 두 명의 옛날 로보트가
각지고 넓은 어깨를 최대한 넓게 벌리고 있는듯하다.
그리고 나는 분명 그 문지기들의 기에 일찌감치 눌려
그들 너머로 보이는 산의 옆구리나, 머리만 보고
아ㅡ, 참 멋진 산과 풍경이네.
라고 말하고는
바깥바람이 추워 거실의 유리창을 다시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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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흠짓, 찐한 녹쇠 냄새가 코를 찌르르 찔러 꿀 같은 잠에서 깼다. 놀라 걸어가본 방바닥에는 핏물이 흔건하게 차있었다. 그러게 잘 쫌 치우라니까 . 물에 흠뻑 젖은 수건을 가져와 바닥을 닦다 굳이 닦을 필요가 있을가 싶어 수건을 핏물 위에 던져 놓고 외출을 했다. 새벽은 마치 파란색 필터를 씌운 것처럼 세상이 파랗다. 남들이 보는 내 얼굴도 파랗다. 한참을 걷다 건너편에 지나가는 사람을 보았다. 찾았다. 나보다 파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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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건너편을 볼수있지만 분명 막혀있다.
투명할수록, 단단할수록 그 가치가 더해진다.
더 잘 볼수 있고 
더 잘 막혀 있고
유리는 소통일까 단절일까.
애인과 함께 있을때 참 좋다.
애인과 멀리 떨어져 있으려니 막연히 그립다.
전화 통화로 목소리를 들었더니 반가웠지만 그리움은 더 커졌다.

영상통화로 얼굴을보니 눈물이 났다.
유리는 차갑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어쩌면 벽보다 더한 단절일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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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스스로를 늘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내 자신을 볼때 문득 낯설어서 견딜 수 없다.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자면 내가 원하던 그런 절세 미인을 아니지만 순하고 고와보여 소름 마저 끼친다. 어색하지 않으려면 어둡고 괴팍하며 기괴한 모습이라야 납득 할수 있을 것이다. 기억이 떠올랐다. 마음이 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지옥을 맛 보았을 때 가출했을 때 쳐맞았을때 질질짜서 눈은 불어터지고 머리는 눈물 콧물 땀에 찌들었을때 그때 거울을 본 순간,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내 눈빛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 내가 있다는 걸 확신했다. 영혼도 물질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드나 건너편에 내가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내 자화상을 몇번이고 보며 일그러진 얼굴이 나 자신이라고 믿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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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여행

 작게나마 나가고 싶은 마음에 휴대폰하나 달랑 들고 지갑에... 어쨋든 집문 걸어잠구고 문 앞에 붙여분 한 쪽지
‘ 우유배달 아저씨 배달온 우유 드셔두 되요-! ’
뭔가 우유배달 아저씨...가 아니고 우유배달 존잘 오빠를 위해 붙여둔 쪽지랄까. 난 쪽지를 잘 확인하고 집을 나섰다.
가을길이라곤 하나 아직까지 여름기운 물씬 풍겨지는게 아직 가을이란 느낌은 안들었다. 간단히 걸친 가디건을 살랑 바람이 흔들었다.
도시를 둘러보니 여러곳에 식당이 있고 마트가 있고... 항상 복잡한 도시 사이에서 살아야한다는 사회의 말에 따라 행동하고 복종하다보니 맘 편히 도시를 바라보지도 않고 눈을 피해 다니니 맘이 복잡했지 않았나 싶다. 씽씽 지나가는 차들이 도로를 달리고 건너편 길에 갓 회사에 취직해서 상사를 따라다니는 사원들을 보니 나도 저럴때가 있었지 라고 생각해봤다. 처음에 한 회사에 입사할 때는 엄청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곤하나 그 사직서를 생각하니 뭔가 허전했다. 다시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니 작가의 생활을 하게 된 걸지도.
버스를 타고 요금을 내고 자리에 앉는 것도 뭔가 나에겐 새로운 경험같았다. 항상 똑같은 버스가 아닌 다른 버스를 타고, 항상 내던 요금이 아닌 조금 많은 요금을 내고, 앉던 자리가 비어있음에도 다른 자리에 앉아보고, 정말 여행인 것 같았다.
동물원도 구경해보다가 딴 길 새서 도시 근처 작지는 않지만 작아보이는 마을도 구경해보다. 집에 도착하니 문앞에 적혀있는 쪽지는 없어지고 새 쪽지가 붙어 있었다
‘ 오늘 어디가셨나보네요. 좋은 추억이 되었길, 그리고 우유는 제가 먹기엔 그래서 내일 두개 갖다 드릴께요 ’
드시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드시지 않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내일 두개를 배달해야하는데...일거리를 더 드린게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나에겐 좋은 경험과 여행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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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목소리

"안녕하세요."
 길 모퉁이 식당 앞을 지나치며 본 그 붉은 치마의 여성은 몇초만에 나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게 아름다웠다. 붉은 치마와는 대조되게 푸른 눈동자와, 옷과 조화를 이루는 빨간 입술, 투명하게 빛나는 하얀 피부. 모든 것이 한데 섞여 쨍하게 내리쬐는 햇볕을 받아 스포트라이트처럼 그녀를 빛나게 하고 있었다.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가 갑자기 다가와 인사를 건네면 내가 생각해보아도 수상한 사람일것이라는 느낌이 먼저 와 닿을것 같았다. 그렇기에 발 걸음소리를 줄여, 등 뒤에서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그녀는 돌아보기는 커녕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조금 자존심이 상했다. 한 번 거절당하고 나니 기분이 그리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쩌면 정말로 그녀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 한번 인사를 건네려고 했는데,
"비키세요!"
 그녀 앞으로 웬 빨간 자전거 한대가 요란하게 지나갔다. 정말로 그녀는 다른 곳에 한눈 팔고 있었던 것일까. 내가 건넸던 인사처럼 자전거를 몰던 사람의 말도 듣지 못했다보다. 생각보다 가녀렸던 그녀는 자전거에 살짝 치여 카드탑이 쓰러지듯 가볍게 넘어졌다. 
"괜찮으세요?"
 그녀에게 처음으로 건넨 말 한 마디가 인사가 아니게 되었지만 우선은 이 가녀린 여인을 부축해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내 손을 잡고 고맙다는 뜻(으로 해석하겠다)으로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넘어지는 바람에 살짝 헝클어진 머리가 어디선가 불어온 하늘의 입김에 나풀거렸다. 미소를 지으며 살짝 감은 눈은 꽃잎 두 장이 겹쳐진 것 같았다. 잠시동안 그녀의 얼굴을 감상하고 있자니 마음이 황홀해지는 듯 하였다. 그때였다.
 "아씨 괜찮으십니까!"
 건너편 도로에서 작은 마차 하나가 길에 멈춰서더니 뚱뚱하고 머리가 희끄무레한 한 남자가 내렸다. 그 남자는 이쪽을 쳐다보더니 얼굴이 사색이 되어 소리치며 달려왔다. 
"아이고 아씨.. 부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가씨. 저희 아씨가 조금 몸이 연약합니다. "
"아닙니다. 그저 아름다우신 분의 얼굴에 흠집이라도 날까 하여 도와드린것 뿐입니다. 클레어라고 불러주십시오."
"클레어 아가씨. 감사합니다."
그는 감사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해주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 몇 명을 마차에서 불러 그녀를 부축해갔다. 
"아, 저 한가지 질문 해도 되겠습니까?"
"무슨 질문이시죠?"
"아씨께서 제가 인사를 드렸는데 아무 반응이 없으셨습니다. "
"아아.
저희 아씨께서는 목소리가 들리지도, 나오지도 않으십니다.

"
고개를 끄덕였다. 아씨는 언덕 너머의 작은 오두막에서 요양중이라고 하였다.전에 나들이 갔다 본 적이 있는 집이다.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길에 생각했다. 다음에 아씨께 가 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