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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한달이란건 참 무서운 시간이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한달만에 그애의 존재를 

알아차렸고, 

그 애의 존재를 알아차린지 한달만에 그 애와 나는

중간고사를 봤다. 

중간고사를 본지 한달만에 그 애와 체육대회와

현장체험학습으로 인해 더 친해졌고,

그렇게 더 친해지고 한달 후 난 그 애와 커플이 

되었다. 그리고 그 커플이 된지 한달만에 나와 그 애는 여름방학을 맞이하였고, 학원과 휴가일정, 봉사활동으로 바뻤던 그 애와 나는 방학동안 고작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날만큼 만났다

손꼽아 기다리던 개학을 하고 약 한달 후 그 애와 나는 이별을 맞이했다.

그리고 벌써 그 애와 내가 헤어진지 한달이 다되어 

간다.  그 애와 함께한 추억을 한달 단위로 쪼개면

너무 적은데.. 난 더 많은 날을 함께 하길 원했는데

그 애와 나의 한달은 모이고 모여 3달만에 끝이 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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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부가 너인 것은 아니었다

분명 난 잘 살아가고 있다. 밥도 잘 먹고, 숨도 잘 쉬고, 친구들과 깔깔대며 재미나게 살고 있다. 수업도 열심히 들어서 이번 중간고사때 전교 석차가 7등이나 올랐다. 부모님과 화목하게 여행도 다녀왔고, 할아버지 여든 잔치도 즐겁게 마쳤다.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것을 보니, 역시 나의 전부가 너인 것은 아니었다.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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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중독

반에 꼭 이런 유형의 친구가 하나씩은 있다.
공부를 딱히 잘하는 것도, 아주 못하는 것도 아닌데 시험공부를 새롭게 시작할 때마다 꼭 새 노트나 펜 따위를 사곤 한다.
이제 얼마 후면 시험 보잖아?
몇 주 전에 하도 졸라대서 그 애랑 같이 문구점에 들렀다.
이미 그 애의 가방이랑 필통은 색색깔의 볼펜이랑 노트, 디자인이 예쁜 참고서 같은 걸로 꽉꽉 채워져 있었는데도 또 펜을 고르는 데 눈을 빛내는 걸 보니 뭐랄까, 굉장히 신기했다.
도대체 그거 다 안 쓰면서 뭐로 공부하는 거야?
"이렇게 사 놓고서 또 쓰지도 않을 거잖아. 아까워."
"아니라니까? 이번에는 진짜 열심히 할 거야."
"너 그래 놓고서 중간고사 때도 공부 안 했잖아."
"그래도 그런 거 있잖아, 새롭게 마음먹을 때 새 학용품 같은 거 사고 싶어지는 거. 넌 그런 거 없어?"
지금 그 애는 독서실 책상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노트에 핑크색 민트색의 형광펜으로 줄을 긋는 데 삼십 분 동안 공을 들이더니 엎어져 있는 중이다.
"공부 한다며."
"오늘만 쉬고 내일부터 빡세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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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를 위한 일일까?

그래,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생각을 해.
그 생각이 뭐냐고? 너도 어쩌면 잘 알고 있을지 몰라.
내 경험은 처음에 아빠의 강요로 인해 내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본의치 않게 학원을 옮겨 다니게됐어.
전에 학원도 진짜 힘들었지만 옮긴 학원은 밤9시에 끝났거든
그리고 진도나 중간고사 기말고사나 그런것도 학원 안에서 시험을 봐서 낮설었어.
숙제도 많았고.. 여기서 문제점은 적어도9시 10분쯤에 집에 도착하는데 씻을시간이나 숙제할 시간이나 시간이 많이 걸려.. 공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학원숙제만 있는게 아니라 학교숙제도 있잖아?
하하.. 거기다 나는 아빠가 시켜준 수학문제집 (두꺼운거)3권을 하루에 몇 장씩 풀어야한다 ?강의들으면서..너무 빡세지 않니? 어쨌든 숙제가 다 끝나면 적어도 밤12시는 넘었는데 그때마다 엄만 빨리 자라고 재촉했지.가뜩이나스트레스 받는데..내가 딱히 공부를 잘하는것도,못하는 것도 아닌데 공부 못한다면서 그러니까 학원애들에 비해서 나 자신도 위축되고.. 무엇보다 힘들었던건 잠을 못 자서 학교나 학원에서도 졸리고 몸도 상한거였어.. 또 난 열심히 다니고 있는데 엄마는 그런 식으로 할거면 뼈저리게 일해서 번돈이니까 끊으라해. 끊으면 나야좋짘ㅋㅋ 하지만 그렇게 말했다간 야단맞으니 어느쪽이나 안좋아. 난 이렇게 생각해 공부는 쉬엄쉬엄하는 거고 놀시감도 없는데 공부하라고 맨날 논다고 하는 얼ㄴ들이 솔직히 난 싫어. 우리도 힘드니까. 이렇게까지 학원을 다니고 몸을 상하게 하면서 다니면 오히려 공부는 집중되지 않고 내가 왜 이딴걸 해야돼?라는 생각만 들더라고.. 제발 우리에게 스트레스 주지마세요 우리도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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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일기上

 이제는 누구도 믿어주지 않겠지만, 사실 H에게는 망나니 같던 시절이 있었다. 애티를 못 벗은 얼굴로 다 자랐다고 착각하던 중학생 무렵. H는 교내에서 유명한 또라이였다.

“내가 살다 살다 너 같은 꼴통은 처음이다.”

 당시 담임을 맡았던 학주는 H의 입학 이후 터진 수십 건의 개싸움에 뒷목을 잡았다. 미친놈에게는 매가 약이라는 것이 그의 굳은 지론이었는데, 그간 수많은 선배들을 갱생시켰다는 사랑의 매타작도 H에게는 별 소용이 없었다. 마이며 넥타이는 늘 실종 상태에, 정해진 수업 시간과 상관없이 내키는 대로 돌아다녔다. 더러운 성정만큼 입도 거칠어서 시비가 붙으면 반드시 싸움으로 번졌다. 의자를 던지고, 창문을 깨고, 끝까지 쫓아가 피떡을 만들어 놓았다. 늘 화난 짐승처럼 구는 H를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이 들고는 했다.

 “모글리를 납치해서 학교에 보내면, 아마 너랑 비슷할 거야.”
 “…모글리가 뭔데.”
 “몰라? 정글짐에 나오는 주인공.”

 그때 우리는 한참 점심을 먹던 중이었다. H는 안 그래도 험악한 인상을 잔뜩 우그러트린 채 나를 빤히 노려봤고, 교실 분위기는 한층 더 살벌해졌다. 개의치 않고 디저트로 나온 요플레를 뜯어 뚜껑을 핥자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교실을 나갔다. 식판도 안 치우고 말이지. 긴장으로 숨까지 참고 있던 애들은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떠들기 시작했다.

 H가 자리에 없을 때면 가끔 반 애들이나 선생이 나에게 하소연했다. 네 동생 좀 어떻게 해 봐. 딱히 살가운 사이도 아니었고, 같은 날 태어났지만 H와 나는 외모도 성격도 극단적으로 달랐다. 그런데도 형제인 게 소문이 난 이유는 내가 H를 건드려도 싸움이 나지 않는 유일한 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봤자 H를 갱생시킬 수 있는 건 아니어서, 나는 낄낄 웃으며 항상 똑같은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있으면 진작 했지. 그러면 다들 깊이 수긍하고는 돌아갔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사실을 하나 고백하자면, 그때까지 H는 나에게 일종의 취미생활이었다. 동물원에서 코끼리 쇼를 구경하듯 어디로 튈지 모르는 H를 간간히 관찰하는 것이다. 공부 외에 별다른 취미도 특기도 없는 심심한 인간인 나에 비해 놈은 흥미진진함으로 가득 찬 통제할 수 없는 동물이었다. 지금은 전부 불타 없어졌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몰래 써온 관찰 일기도 그즈음 열 권이 넘어가 있었다.

 이런 일상이 계속되리라는 생각이 얼마나 안일한 착각이었는지 깨닫게 된 건 중간고사가 끝난 5월이었다. 내내 H를 고깝게 보던 3학년들이 직접 학교 뒤편으로 H를 불러냈던 날. 점점 실세에서 밀려나 마음이 급했는지 열댓 명쯤 되는 놈들이 모여 한꺼번에 다구리를 놓았다. 아무리 싸움에 도가 텄어도 쪽수로 밀어붙이는 데는 수가 없어 일방적으로 맞고 있었다. 패도 패도 일어나던 H는 코와 입에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그들에게 덤벼들었다. 살벌한 눈빛에는 마치 좀비 같은, 사람이 아닌 무언가의 검은 생명력이 반짝였다. 미친 뭐 저런 또라이가 다 있어, 다들 때리기에도 지치고 질려서 헉헉대고 있을 때였다.

 “…어?”

악에 받친 한 놈이, 어딘가에서 쇠파이프를 주워 달려오고 있었다. 벤치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것조차 잊고 뛰쳐나갔다. H, 소리쳤지만 늦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H는 이미 바닥에 쓰러져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상황 파악이 되자마자 새된 비명을 질렀다. 심지어 H를 때린 놈마저도.
 소란에 수위 아저씨와 선생들이 달려왔다. 그들이 구급차를 부르고, 용의자들을 잡아 이름을 적는 동안 나는 꼼짝 없이 서 있었다. 머리가 하얗게 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