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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육식만 하는 까닭

    그날 할머니께서 이고 오시던 광주리에는 떡뿐 아니라 잔칫집 주인이며 손님들이 보채는 아이 보듬는 정(情)도 담아들 주었던 모양입니다

    헌데 이 산중에서는 저도 정에 굶주려서 마음 같아서는 한 번에 다 달라고 떼라도 써서 뒤져먹고 싶었지만 그렇게는 차마 못하고 고개 하나에 하나씩만 달라고 했던 겁니다

    받아먹으면 먹을수록 그리워지는지라 아흔 아홉 고개를 넘어서 받은 아흔 아홉 개도 못내 아쉬워 딱 백 개만 채우고 그만두려 했던 겁니다

    그런데 마지막 하나는 할머니 마음속에 있는지라 그 마음만은 어쩌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니 눈에 뵈는 게 없더라 그겁니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이 떠올라 가엾은 생각에 오두막집으로 달려갔던 겁니다……

 

    그때부터 벼이삭만 봐도 떡과 동아줄이 떠올라 풀같이 생긴 것들은 아예 입에 대지도 않게 된 겁니다


                                                                                                                                1999. 1. 29.

어디서 왔지?
[["synd.kr", 34], ["unknown",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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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과

돌아가신 할머니가
자기는 안 먹는다며
주셨던 음식
그리고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셨던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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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고무신

- 홍수 30
제비꽃 실어 띄웠으니 지금쯤 할머니께서 건져내셨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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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매일 아침 힘든걸 참아가며 다녀오겠다는 아버지의 소리

매일 아침 취업도 못하는년이라고 할머니가 나에게 욕하는소리 
매일밤 기침하는 아버지의 소리
매일밤 할머니가 나를 욕하는 소리
매일 새벽 나를 항상 응원해주는 아버지 

매일 새벽 나를 항상 옥죄어오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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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우리는 인생이란 레이스를 달리면서 뒤를 돌아보며 "그 때가 좋았지.."라는 한탄을 한다. 우리는 그러한 한탄을 '추억'을 되새김질한다고 표현한다.
나는 요즘에 추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애절하고,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초등학교 때에도 그 순간을 소중하게 간직하기는 커녕 학교를 가는 것에 대해 푸념만 늘어놓기 바빴다.
중학교 때 짝사랑하던 여자아이에게 고백하다가 차였을 떼에도,  하기 싫었던 야자를 할 때도, 그리고 나에게 하나밖에 없는 할머니가 나를 위해 잔소리를 할 때도 나는 철없이 푸념만 늘어놓았을 뿐이다.
이렇게 추억을 홀대한 과거의 나를 향해 괴롭게 소리치고 있는 지금도 내가 하나의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할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에 잠기게 하는 오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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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간을 회상시켜드립니다-기억회상소

흐으음 일어났나? 난 하루의 연속이라는 숙제에서 한페이지를 넘겼다 나는 이제 아침에 일어나고 씻기라는 숙제를 할 차례다 샤워를 마쳤더니 시간이 8시를 가리켰다 아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나는 급하게 밥을 먹고 영업을 시작했다 
-당신의 기억을 회상시켜드립니다 기억 회상소-
시계가 12시쯤을 가리켰다 흠 오늘은 손님이 없으시려나? 그런데 한 고령의 할머니께서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아! 어서오시죠 기억 회상소입니다 일단 여기로 앉으시죠 나는 할머니에게 홍차를 타드렸다 자  그래서 무슨 기억을 회상 하실려고 이곳에 오셨죠? 할머니께서는 말씀하셨다 먼저 떠나간 그이와의 대화하는 장면을 회상하고싶어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그리고 내가 겨우 꺼낸 첫마디는 할머니 차가 식게 군요 드시지요 다드실때 기억을 회상할 준비를 마쳐놓겠습니다 그렇게 할머니는 차를 다 드시셨고 할머니는 기억을 회상하는 방 앞으로 오셨다 자 여기서부터는 혼자 들어가주셔야겠습니다 그래야지 할머니께서의 기억이 눈앞에 펼쳐지거든요 할머니는 문을 열었다 방안에는 하얀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고마웠어요 총각 덕분에 좋은 기억 회상하겠네 그 한마디를 남기고 할머니는 들어가셨다 그리고 나는 말했다 부디 당신이 회상하고 싶은 기억으로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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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언제나 이맘때 쯤이면 감기를 달고 살았다. 여름이고 겨울이고 할 것 없이 찾아오는 감기는 내 평생에 풀지 못할 숙제같은 느낌이었다. 여름에는 더 고역이었다. 밖은 덥고, 실내는 춥고, 열은 나고, 기침이며 훌쩍거림 같은 것은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건 이미 괴로웠으니까. 그런 기본적으로 딸려오는 것만큼이나 실내외 온도차는 나에게 괴로움만 안겨주었다. 
 우리집엔 에어컨이 없었다. 오로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선풍기뿐이었다. 할머니는 털털거리며 돌아가는 낡은 선풍기를 무척이나 아끼셨다. 할머니 방에는 그런 것들이 많았다. 낡은 자개장 안에 이불을 펴고 할머니가 그 위에 누우시면 나는 그옆에 쏙 들어가 할머니처럼 옆의 텔레비젼을 보고는 했다. 할머니의 이불은 알록달록한 분홍색이었다. 나는 분홍색을 어릴 때부터 싫어했다. 하지만 그 이불은 좋았다. 할머니 이불에서는 정겨운 할머니 냄새가 났었다. 할머니의 낡은 선풍기도 아직 시원했던 시절이었다. 선풍기 앞에 모여앉아 수박하모니카를 불면 꼭 아빠한테 혼이 났다. 빨간부분을 남기면 안된다는 아빠의 주의 후에 나는 지금까지도 수박을 먹을 때 흰부분이 나오도록 먹는다. 그 선풍기 앞에서는 많은 일이 벌어졌다. 아빠가 시킨 신문읽기도 하고, 식탁앞에 끌어다놓고 밥을 먹었다.
 언제였을까. 할머니의 낡은 선풍기는 삶을 다했다. 대신 새 선풍기가 할머니 방에 놓였다. 그 이후 우리집은 재개발에 들어가 아빠의 직장이 있는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할머니방은 더 많은 것들이 변했다. 낡은 자개장은 새 붙박이 장롱이 되었다. 새로산 선풍기는 이 방 역시도 제가 주인인듯 파랑색 몸을 뽐내고 있었다. 아직도 나는 여름만 되면 감기에 걸린다. 선풍기가 아닌 에어컨 때문에. 에어컨 바람에 콜록콜록 기침을 뱉다가도 나는 문득 그 낡은 선풍기가 그립다. 그 것이 감기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추억들이 가끔 나를 부르는 것같다. 문득, 할머니의 새 선풍기를 보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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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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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5살 쯤
할머니랑 엄마랑 앉아서 수다 떠는데

옆에서 놀았던 기억...

삼대가 함께 할 때가

내 일생에서 제일 평온했던 때 같다.
2.
22살 때 칭구들과 유럽갔을 때,

특히 스위스가 떠오른다.

길거리를 걸으며 치즈가 맛있다고 생각했던 때
3.

새벽 3시에 혼자 안개를 내려다 보며

와인 한 모금에

담배 피우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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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빛바랜 사진들 중에 할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이 없다. 할머니 독사진만 달랑 한 장 건졌다. 얼굴은 잊혀져가고 목소리도 가물가물.
 할아버지와 찍은 사진 마저 너무 멀리 찍어서 흐릿하다. 그래서 옛날 할아버지 집에서 이제 아무도 쓰지 않을 기관에나 제출할만한 작은 사진 몇 장을 떼쓰 듯 우겨서 가지고 왔다. 이제 볼 수 없는 이들의 얼굴은 사진으로 아무리 수십번 되새기어도 점점 멀어져만 간다.
철없는 손녀는 조금 투정부립니다.
"사진 찍으실 때는 좀 웃으세요."
그래도 내가 아는 그 웃는 얼굴. 열심히 기억할게요. 부디 지금이 순간 웃고 계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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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할머니에게 사랑받고싶었다
열심히 노력했다 공부도 했고 학원도 한번도 안빠지고...그러나 그분에게 돌아온답은 "꺼져 자랄수록 그년닮아가지고 너같은건 바다에 빠져 죽어버려"
나는 항상 울었다 엄마 닮고싶어서 닮은거 아닌데..
다른애들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다른애들은 할머니가 그러는건 니잘못이라고 할머니가 손녀한테 그럴리 있겟냐며 핀잔을 줬다 
대학4학년이 끝났다 1박2일로 졸업여행을 다녀왔다
"취업도못하는년이 어딜놀러가 넌 동거인이야 그러니까 빨리취업해서 이집에서 나가!!"
눈물이 났다
할머니 생신 선물을 샀다 그러나 돌아오는건 "취업도 못하는년이 이딴거 살시간에 공부나 더해 그래 취직 왜못하는데? 그래 니 남자친구도 일본에잇는데.일본으로 꺼져버려"
우울해졌다 친구들은 날 이해해주지 않는다
왜 이세상 할머니들은 손녀를 이뻐할거라고 생각하는걸까 
나는 왜 미움을 받고있는걸까 나는 태어난것이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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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어릴적에 할머니집에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을 땐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어릴 적의 추억을 기억하며
동네 농구장에 홀로 서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뿌연 달빛과 듬성듬성한 별빛,
나머지는 캄캄한 어둠이었다.
마치 지금의 나를 말하는 것 같아서
그자리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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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집안 좋고 학창시절 부터 똑똑해서 여검사하는 친구의 생일이기도 하고,
내 손톱에 봉숭아 물들여 주고, 옛날 얘기 해주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이기도 하다. 
왜 삶은 늘 이렇게 장난을 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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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미안해는 대개 죄를 지었을 때 하곤 한다.
살아가며 내가 하루도 빠짐없이 죄인이 되는 사람은 할머니와 엄마다.
죄를 지으면서도 순간에, 나는 자각하지 못한다.
나의 죄악은 그대로 창이 되어 심장에 꽂힌다.
내가 꽂아넣은 그 창들은 살갗을 뚫고 나와 구멍을 남긴다.
부끄러움을 말미암아 미안해 한마디 하지 않는 나는
오늘도 또 다시 죄를 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