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 잠 못드는.
새벽이다
하늘은 화창하다
비가 올 것 같지 않다
맑게 갠 하늘 위로
오늘도 소원 한 개를 빌어본다
오늘은 이토록 맑은 날이니
구름이 훼방 놓지 못하게 해달라고
오늘은 이토록 맑은 날이니
내 안의 구름도 제발 물러가달라고
아침이 밝았다
하늘은 화창하다
여우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햇살 맑은 하늘 위로
웃으며 원망을 시작한다
오늘은 구름 한점 없는 날이지만
비가 온다고
내 안속 깊은 구름이 안아달라지만
당신은 그러지 않았다고
점심이 슬프게 나를 불렀다
맑았던 하늘을 보니
소나기였다
소나기가 올 징조가 아니였을텐데
어째서 소나기가 왔냐고 하늘에게 따졌다
소나기는 나에게 되려 물었다
넌 너를 제대로 알지 못하지 않냐고
항상 나에게만 의지하는 이유가 뭐냐고
소나기는 나를 증오하며 떠나갔다
시들어가는 하늘을 보았다
구름이 한 점 없다
파랗던 하늘이 눈시울을 붉히며 자책하고 있었다
하늘이 나를 소리를 지르며
내게 되려 화를 내며 원망했다
구름이 한 점 없는 날의 나는
대체 누구냐고
너는 내게 무엇을 해주었길래 나를
그토록 함부로 하냐고
하늘이다
형형색으로 물들어버린
얼룩져 거무스름해져버린
아름다운 하늘이다
미안해 하는, 되려 어두워진 나를 안고
하늘은 내게 소원이라며 속삭인다
오늘은 이토록 어두워져버린 날이니
내일의 나에겐
내일의 너에겐
나와 너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기회를 달라고
하늘은 그렇게 빌며 밤이 되었다
그날 나는,
그날 하늘은,
누군가의 별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