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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날씨를 확인하고, 대충 옷을 맞게끔 입고, 신발을 신은 뒤, 나를 배웅해주는 고양이의 머리와 배를 한번 만져주고 집을 나선다. 지금 시간을 확인하고, 산책 중 들을 음악을 선택하고, 담배도 한대 깊게 피운 다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발이처럼 걸어나간다. 
얼마 가지 않으면 바로 공원이 나오고, 그 공원 옆에 토끼굴이 있다. 아, 토끼굴이라는 말 너무 이쁜 것 같다. 그래서, 지나갈때마다 내가 엘리스가 되는 기분이 든다. 저 동굴 끝에 나가면 분명 케익과 물약과 열쇠가 있을거야. 먹으면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겠지. 하지만, 얄미운 토끼는 시계나 쳐다보고 늦었다고 하고선 도망갈거지만. 아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그렇게 한강변 자전거 도로에 도착한다. 
이제 고민이다. 왼쪽으로 갈까 오른쪽으로 갈까. 행주대교쪽으로 갈까, 여의도쪽으로 갈까. 언제나 내 결정은 행주대교 쪽이다. 당연한게, 그쪽은 사람이 별로 안다니고, 나무도 많고, 뱀도 다니고, 가끔 고라니나 오소리, 수달도 볼 수 있다. 
보폭은 최대한으로, 다리는 쭉쭉 펴면서 허리는 고추(!)세우고, 엉덩이에 힘을 주고, 배에도 힘을 주고, 가슴은 내밀고, 텅은 당기고, 두 팔을 자연스럽게 스윙 스윙 스윙 댄스. 
그렇게 한 30분을 걷다보면, 인천공항을 향해 질주하는 전철을 지나서, 인천공항을 향해 달리는 차를 위한 다리 언저리까지 이르게 된다. 그맘때쯤, 숨을 깊에 들이마시면서, 주머니의 담배를 만지작 거린다. 아 한대 필까말까. 아냐, 마지막에 펴야지. 라고 생각하곤 뒤로 돌아 갓.
돌아가는 길은 조금 더 속도를 내 본다. 보폭은 약간 더 넓게, 가랑이야 찢어져라. 음악도 마침, 월광 소나타. 힘을 내서 걸을 수 있는 음악이긴 개뿔, 그럴리가 없잖아. 그래도 힘을 내서 걸어 본다. 가끔 뱀을 본 곳에서는 나름 주위를 살핀다. 뱀한테 물리는 것이 겁이 나서 그러는 건 아니다. 내가 혹시라도 뱀을 밟을 수 있잖아. 미안하니까 주의하는거다.
그렇게 또 20분 정도 걷다보면, 또 다른 토끼굴이 나온다. 저 앞에 빨간 눈의 토끼녀석이 시계를 쳐다보곤 도망가는걸 본다. 쫓아가야지. 이번에 잡으면 반드시 토끼탕을 끓여버릴테다. 토끼는 탕으로 먹는게 제일 맛이 좋거든. 그렇게 쫓아가보면, 역시나 토끼는 사라지고, 공원 산책길이 나온다. 
폐타이어 등을 재가공해서 포장한 공원길이 참 좋다. 걸을때 뭔가 폭샥폭샥한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므흣해진다. 게다가, 조용하기도 하고 나무도 많아서 나름 운치가 있다. 중간에 있는 정자에서 언제나 앉아서 쉬고 싶은데 늘 그냥 지나치곤 한다. 혼자 앉아서 쉬는게 뭔 청승인가 싶기도 하고, 거기 기둥에 걸려있는 빗자루를 보면 뭔가 쓸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서 조용히 패스. 파인더. 어?
장애인 재교육시설을 지나 허준박물관 주차장을 지나 박물관 주유소를 지나 한강자이아파트 앞에 오면 비로서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 여유를 즐긴다. 이런걸 끽연이라고 한다지. 검지와 중지 사이에 꼬나들은 마치 장팔사모와 같은 흰 담배 한대가 나의 전승을 알려준다. 이 담배가 꺼지기 전에 적장의 목을 베고 오리다. 는 뭔, 그냥 담배 끄고, 편의점에 들어가서 맥주 한캔을 사고 이제 친해진 편의점 종업원과 가벼운 응원을 서로 나누곤 집으로 간다.
산책은 즐겁다.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게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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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피곤함

잠을푹잘수있는
시간도이제없고
                 졸리
             지만
         잠은
     오지
 않아
피곤하다는말만
늘어나는거같고
말을하면
          헛
        소
      리
    처
  럼
되어버려
잠을자
  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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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과 지성과 감성이 융화되는

그런 세상으로 인류는 진화해 가야 할 것이라
믿어왔고
믿고 있으며
추구해 갈 것이다.
흔들리는 때가 있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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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뜨겁게 사랑한다. 
그 마지막 순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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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중요한 가치로 보는 것들이 사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사소하거나 필요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느낀다. 내가 복잡하게 생각하는건지 아니면 쓸데없이 진지하게 생각하는건지 아니면 멍청해서 그런건지 이제 더 이상 모르겠다.
가치 중심적 사고방식이 익숙한 나로써는 큰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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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견디고 있었는데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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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무채색이다가 아주 아주 잠깐 팔각 유엔성냥 그은 불빛 정도는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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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유일하게 스스로 제어가 불가능한 영역에 감정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고삐 풀린 송아지마냥 하얗게 서리가 내린 겨울 논바닥 위를 뛰어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보는 내내 마음이 위태롭지만, 그 천진난만함에 마음이 놓이는 이상한 기분이다. 최근 내 감정은 뭐랄까, 한없이 극과 극을 오간다. 서서히 소진되는 감정의 게이지를 느끼지만, 어쩔 수 없다. 찬소주를 부으면 게이지가 차 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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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

심지에 붙을 붙이자 금새 올라오는 듯 하더니 그대로 사그러들기를 여러번 하였다. 몇번째 부싯돌을 부딪힌 이후에야 불길이 살아났다. 그 전의 노력들의 결과임에 분명하지만, 난 구태하게 지금의 행동이 이 불길을 살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붙은 심지가 언제 또 꺼질지 알지도 못한다.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거나 내가 숨만 거칠게 쉬어도 꺼질게 그런 약한 심지니까 말이지. 일희일비. 거기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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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판세를 뒤집었다.
지난 2004년부터 정말 단 한번도 인생이
풀린적이 없었으니
후회는 없다. 
난 떨궈내야한다.
어차피 내게 도움되지 않는 놈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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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

지금 당신의 연애가 가망 없다는 증거 3
1.더 나은 상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없었음)
2.당신의 연인은 당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지 않는다
(금전적으로는 빚만지고 정신적으로는 거의 싸이코됨)
3.당신 주위 사람들이 당신의 연애가 오래 갈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족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이 다 불쌍하게 봄)
-네이버

나는 남들과 다른 연애를 했다
그래서 이 3가지 케이스에 다 해당됐다
무슨 근거로 이 3가지가 가망 없다는 증거란건지..
사람 마음은 적어도 단정짓지 말자!!!
나처럼 지금 너무 행복한 사람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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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함


자고
싶어요
잠좀자자
자고싶어요
피곤해피곤해
잠좀재워주세요
잠자고파잠자고파
끄아아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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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즈음 문득 눈이 뜨였다
이중창 밖의 소리는 아직도 추적거렸고
커텐의 좁은 틈새로 바깥의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구름 가득할텐데 그래도 해가 보이려는걸까
아직도 지치지 않았을 네온사인의 흔적일까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가는 것도 겁나고
다시 시간이 오는 것도
그 시간이 지나갈 것도 겁이 난다
목 뒤의 싸늘함과 어깨의 욱신거림
그리고 떨려오는 온몸도 겁이 난다
조금 뒤척여본다
새벽 6시가 조금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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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 홍수 19
여기 멍게 한 접시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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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방문을 열고 몰래 엿본다.
엄마가 무릎이 망가졌다며 
침대를 재정비한다.
아직은 엄마가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45 kg 밖에 안되지만 아직 살아 있다. 
난 그녀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1분 1초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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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이런 걸 요즘 슈퍼에서 판다...
세상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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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집안 좋고 학창시절 부터 똑똑해서 여검사하는 친구의 생일이기도 하고,
내 손톱에 봉숭아 물들여 주고, 옛날 얘기 해주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이기도 하다. 
왜 삶은 늘 이렇게 장난을 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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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카메라

가슴에 이만하게 동그란 구멍을 뚫어

오목렌즈 볼록렌즈 앞뒤로 끼워
슬픔이면 당겨도 보고
기쁨이면 삼각대에 앉아도 보고
아픔이면 누워도 보고
이쯤에선 엎드려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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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들리

최근 봐야할 사이트가 많아서 피들리를 처음 써봤는데 정말 편하고 좋다.
(피들리는 rss서비스라고 하네요. )
분류도 쉽고 효율성도 올라가고 피들리를 쓰고나서 플립보드 앱은 바로 지웠다. 설치하고 사용을 거의 안했는데 
피들리는 많이 쓸거 같은 느낌.
feedly.com

인터넷 검색 많이 하시는 분은 한번 사용해보세요.
저는 인터넷 하면 창에 기본탭이 10개 이상입니다. ㅋㅋ 중독인가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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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야 천국으로 가렴🕊

강원도 울부모님집에 토토랑 미미랑
강아지가 두마리 있다.있었다.
토토는 남자고 미미는 여잔데
미미가 말썽을 마니 부려서 가끔만 풀어주고
부모님이 두마리 다 묶어 놓으셨다
삼면이 산으로 된 집이라 한쪽옆에 산물 내려가는
또랑 같은곳이 있었는데 꽤 높다
작은 판자 다리를 만들어 두마리를 떨어뜨려서
또랑 건너에 개집이 두개 다 있었다
미미가 임신을 해서 엄마가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새끼 낳다 또랑으로 떨어질까봐
아빠께 말씀드려 어제 미미집을 새로 만들고 있다가
볼일 보러 나가시고 엄마는 닭물을 주려고 나갔는데
토토(목이 아푼개인지 원래 짖는 소리가 엄청 작음)가
엄마테 말하는것처럼 갑자기 옆에서 막 짖어대서
미미가 목마르다고 알려주는건가 해서
미미집에 가봤는데 미미가 새끼 한마리는 낳고
아푸니까 또 다른 새끼 낳을려고 몸부림 치다가
또랑으로 떨어졌는데 개목줄이 짧아서
목이 감겨 매달려서 죽었다고 한다.
내가 맘이 아픈건 아직 낳지 못한 새끼들과
새끼도 다 못 낳고 맘도 몸도 마니 고통스러웠을 미미와
목소리가 안나와 알려주지 못한 토토와
이미 낳은 엄마 없는 새끼 강아지가
너무 불쌍하고 안쓰러워서..
강원도 가면 얼굴한번 제대로 본적없고
촉새처럼 자주 짖는다고 울엄마가 구박만 하고
사랑도 마니 못받아보고 이렇게 죽었다니
너무 미안하고 엄마아빠가 밉다
조금만 빨리 개집 새로 지어주지..
토토랑 빨리 개집 바꿔주지..
자주 나가서 미미좀 봐주지..
왜 내가 이렇게 죄책감이 드는지
찝찝해서 미치겠는지 너무 불쌍해서 미쳐버릴거 같다
그동안 미미랑 울아들이랑 찍은 사진 한장이 없네.
하느님 우리 미미 천국으로 데려가 주세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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