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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ESTRO

나는 마에스트로. 아첼레란도, 크레셴도. 지휘봉 끝에 떨어지는 희고 달콤쌉싸름한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렷다. 나는 마에스트로. 마 논 트로포. 당신은 내 손짓에 놀아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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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당신

눈이 오면 다시 끄적이는 시. 뇌까리는 시. 
시 하나로 형용되는 아스라한 시간과, 그 눈에 은닉된 사람. 
하여 어느 날, 눈녹듯 사라질 사람. 
참 불쌍하고 안타까운 사람. 
시 한 편의 발자욱 받으며 소리 없이 떠나가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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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

처음에는 춤을 추는 줄 알았다
그러더니 커튼을 치는 것이다
노오란 형광등빛으로 당신의 그림자가 졌다
내내 당신은 춤추었다
아무래도 좋을 그 손짓과 발짓에 마음대로 의미를 붙였다
까마득한 밤에 노란 커튼이 외로워 보였다
밤새 당신의 창문가에 내 편지가 쌓여가는 줄도 모르고
당신은 끝없이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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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

궃은 하루의 끝에 곱아든 손가락을 매만지며 나는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내가 두고 온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그날 펑펑 울던 당신이 무어라 말했는지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그날은 정말 추웠습니다. 겨울 바람은 매서웠고, 손발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품은 따뜻했습니다.
다시는 놓고싶지 않을정도로.
긴 울음과 잔인하도록 짧은 포옹이 끝나고 우리는 서로에게 거듭 미안하다 말했습니다.
사랑이 끝나서가 아니였습니다.
끝내야 했기 때문에 미안하다 말해야 했습니다.
세상은 아직 차고, 어깃장으로 붙여두기에 우리 두사람은 너무 가난했습니다. 서로를 바라만 봐도 배가 부르고 손만 잡아도 행복에 겨웠지만. 아무리 숨어봐도 가난에서 도망칠 순 없더군요.
지하 단칸방에 나란히 누워있던 어느날 천장에 붙어있던 야광별을 손짓하며 당신이 웃었습니다.
전 입주자가 붙여놓은 그것을 우리는 굳이 떼어내지 읺았습니다. 당신은 밤하늘을 좋아했고, 나는 그런 당신을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하늘을 바라보느라 비스듬히 올라간 턱과 동그란 당신의 뒷머리에 나는 늘 가슴떨려했습니다.
하지만 그날만큼은, 그날만큼은.
지난 장마로 눅눅해진 이불과 천장모서리에서 타고내려오는 곰팡이를 보며 나는 참담함을 느꼈습니다. 두 사람이 꼬박 2년여를 노력해도 우리는 그 어두침침한 지하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배움이 부족하고 천성이 멍청할지언정 나는 알고있었습니다.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누군가의 질 나쁜 장난도 아닙니다.
하지만 알고 있었지 않나요?
당신이 독한 감기에 걸렸을때 아무것도 하지못하던 내 절망을. 공사장에서 떨어져서 내가 다리를 절때마다 당신의 눈속에서 뚝뚝 떨어지던 슬픔을.
나는 그저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서 도망쳤습니다.
가난에서 도망치지는 못할지언정 우리는 서로의 반대방향으로 달음박질 쳤습니다.
봄날의 햇빛으로부터, 당신과 나누었던 속삭임으로부터. 당신의 볼에서 영글어 떨어지던 눈물방울과 겨울바람보다 사나웠던 내 숨소리로부터.
그저 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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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당신을 어떤단어로 표현할수있을까요,
당신은

그냥 '0'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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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걸이

 당신은 역시 저번에도 저에게 깨끗이 빤 옷을 입혀 주었습니다. 당신이 입혀 준 옷에선 항상 꽃향기가 났습니다. 앙상하게 흰 뼈만 드러내고 있던 나에게, 당신은 따듯한 모직코트를 둘러 주었죠. 가느다란 목이 그 무게를 짊어지지 못할 때에도 당신은 항상 저에게 그 코트를 다시 둘러 주었죠. 당신은 저에게 유일한 따뜻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당신이 저를 벗겨 당신을 채우네요. 당신이 없는 밤은 참 춥습니다. 당신이 나를 감싸안아주는 밤이 또 오길 빌어 봅니다. 그럼, 그때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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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놓아주세요. 나를 두고 가세요.

나를 두고 가세요. 
나는 이 말밖에는 할 수가 없습니다. 이미 망가진 내가 당신에게 얼마나 큰 짐이 될지를 알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이 나 없이 살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나를 놓아주세요.
나를 놓아주면 나는 새장에서 나온 새처럼 날겠습니다. 날개가 부러지고 찢어져 피가 흰 깃에 피가 엉겨 붙어도 당신 근처에서 날겠습니다. 
그러니 날 두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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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당신은
나를 닮았군요
내 움직임, 행동, 컴플렉스마저
나와 너무나도 닮았군요
당신에게서 보이는 내 단점은
가끔씩 너무도 미워
당신을 떼어버리고 싶기도 해요
그러나
그래도
당신만은 끝까지 내 옆에 있어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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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당신의 향기가 묻은곳에
당신의 향기가 나는곳에
당신의 향기에 취해
당신을 그리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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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들이마시면, 당신이 내게 들어온다. 
숨을 내쉬면 당신이 내게서 떠나간다. 
그렇게 숨을 쉬지 못하게 되면 
당신을 찾아 이불에 얼굴을 파묻어 
당신의 이름자를 불러본다.
 어서 내게 숨을 불어 넣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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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삶들 중에서 나의 삶은 어떠한가.
당신의 삶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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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당신을 잊을 때가 되었죠.
그러나 나는 한번도 당신을 잊어 본 적이 없어서,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당신을 잊는 연습을 하렵니다.
당신이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매일 내게 물어봐주어요, 잘 되고 있는지.
그러면 나는 대답합니다. 그럼요. 벌써 당신이 입었던 옷 무늬가 기억나지 않는걸요.
당신은 그저 웃어주세요. 떠나기 전까지는 이렇게 연습을 하면 되겠습니다.
그 날이 오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다만 당신은 이제 떠나고 나는 남겨집니다.
그냥, 잊기 위해 잊는 연습을 하는겁니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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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밝네요
당신을 사랑할 시간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