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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

유독 맑은 날이었다.
비록 내 한에서만이었지만 나에게는 충분히 맑은 날이었다. 밖에 오래 앉아 있어도 손이 차가워지지 않는 계절이 이렇게 빠르게 올 줄 몰랐다. 
그저 내 겨울만이 한 해를 채울 줄 알았는데
이리 따뜻한 날이 올 줄은 몰랐다.
그런데 눈물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너의 부재일까? 아니면 그저 나의 외로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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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나를 보는자 거기 있었다
그 놈 보기 부끄러워 외면해왔다
갈 곳 잃어 방황해온 시선
그 답없는 질문은 나를 묻는다
곧이어 허무가 자리하였다
자신의 부재를 목격한 목격자는
마침내 나를 본다
목격자와 목격자가 목격한다
나를 보는자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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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적성에 안맞다

몇달 전부터 불면증이 도졌다
수면제를 먹거나 병원에 가보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저 어둠고 조용한 새벽을 버텨내기 위해 가만히 누워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무서워서, 또다시 어둠에 먹히면 이번엔 영영 돌아올 수 없을까봐
밤에게 들키지 않기위해 자는 사람들을 흉내내는 걸 반복하고, 그마저도 안되면 한참을 핸드폰을 붙들고 있었다
텅 빈 공간을 조금이라도 채워보기 위해 귀엔 이어폰을 꼽았지만
슬픈 노래는 그 무엇하나 채워주지 못한다는 걸 깨닫고 애써 나오는 울음을 참았다
밤은 자꾸만 그리운 이름을 불러왔다
그 애와 함께 있을 땐 미련할지언정 이렇게 외롭거나 슬프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그 앨 더 미워하게 됐다
진심을 다해 사랑했던 사람을 더이상 사랑하지 않으려면 미워하는 법 외엔 다른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리움은 후회를 불러왔고 후회는그 아이의 부재를 증명했다
점점 모나고 비뚤어질 것 같은 밤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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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감의 부재

유독 모든게 힘들고 싫은 날이 있다. 몸이 피곤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인지 아니면 정신적으로 지쳐서 몸에 힘이들어가지 않는것인지도 분간되지 않는날, 묘하게 모든것들이 현실감이 없고 괜시리 숨이 차는것도 아닌데 숨을 헐떡이게 되는 날. 부동산 중개소 전광판으로 보이는 평생 인연조차 없을것같은 숫자의 나열과 걷고 있지만 사실은 더이상 걷고싶지 않음을 느꼈을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체 '현실'이란 무엇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일까. 어쩌면, 이미 지금도 그렇지만 이 세상은 점점 현실이 아니게 되는것 아닐까. 이제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도 손으로 만질수도 냄새를 맡을수도 맛볼수도 없는 무언가를 거래하고, 그 거래수단조차도 이제 더이상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아직 인간에게 남아있는 물욕이 그런진행을 오히려 늦춰주는것일지도 모르지만 이제 더이상 세상은 피부로 와닿는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 아니게 되었다. 어쩌면, 곧 세상도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고 알아서 자기들끼리 돌아가는것 아닐까. 과연 이 기계화된 톱니바퀴 사이에서 나란 존재 하나가 어느정도의 가치를 가질수 있을까. 아니 전부까지 갈것도 없다. 내 주변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우울해지는 날이다. 아직도 추위는 손끝에서 떠나지 않는다. 이 손으로 누군가를 만질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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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어머니의 미소 하나에 울다가 웃는 아이에게
어머니의 부재는 너무나 컸다.
분명 크지 않았다 믿었으나 그것은 단지 나 자신이 나에게 최면을 건 것 뿐이었으며 무의식적으로 매 순간 어머니라는 단어의 무게와 빈 공간이 얼마나 큰지 깨달아 왔던 것이다.
어머니의 따스함이 아직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았고
어머니는 따스함을 잃고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지는 아니, 누구나 이상하게 느낄만한 말들을 내뱉었다.
나는 원망스러웠다.
마음 속이 눈물에 흠뻑 젖어 더 이상 건조시킬 수 없다 느낄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다시 돌아가길 원했다.
하지만 나는 나의 가족이 다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뿌리 속까지 완전히 박살났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모든 것이 끝이난듯 감정을 잘랐다.
원망해도 소용없었다.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나는 혼자였다.